::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03/20 07:42
스위스 정부가 반강제로 UBS에게 CS를 짊어지게 했죠. 신기하게도 미국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베어스턴스와 닮은 꼴이긴 합니다. 당시에도 베어스턴스가 무질서하게 무너지는 걸 지켜볼 수 없었던 미 정부가 JP모건을 압박해 베어스턴스를 짊어지게 했죠. 그때도 파산이 3월에 발생했다는 것 또한 같아요. 더 신기한 건 당시에도 워렌 버핏이 골드만 삭스에 50B 투자 하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는데, 현재 분위기가 이번에도 워렌 버핏이 구원투수(?)로 나설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불이 꺼진줄 알았지만 그 해 9월에...
23/03/20 07:51
리먼 사태 이후로 미국 및 전세계 경제가 환부를 도려내는게 아니라 대충 땜빵만 하고 넘어가는 모양새라 내부는 점점 더 곪아서 터지기 직전 상황으로 가는거 같아서 정말 불안합니다
민주주의 시스템에선 정부는 내 임게 중에만 큰 사고 터지지 말라고 물 한잔 떠놓고 비는게 일상이다보니 더더욱 그런거 같습니다 저저번주엔 뜬금없이 실리콘밸리 뱅크가 터졌고 저번주에는 위험하다고 신호를 계속보낸 크레딧트 스위스 뱅크를 강제로 겨우 수습했는데 이제 또 뭐가 어디서 터질지 감도 안오네요
23/03/20 07:59
동감합니다. 솔직히 이번 위기에 대해서 "급등한 금리 인상" 탓이라고 하는 것도 정말 싫습니다. 그건 그냥 상황인거죠. 제가 보기에 이건 그냥 명백한 기업의 (모럴 해저드에 가까운) 경영 이슈와 연준의 안일한 트랜지토리가 환장의 콜라보를 밟은 결과물이거든요.
SVB 는 2-3년 전에 전체 총예금 211B에서 120B를 유가증권을 매수하였습니다. 그 중 57.7B는 만기보유금융자산(HTM, Hold To Maturity)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수합니다. 또 일부 중 1.05B는 CMO(주택저당담보부 다계층증권), 26B는 매도가능금융자산(AFS), 국공채를 매수합니다. 채권 투자하는게 무슨 모럴해저드냐고 하는데, 2021년이면 이미 여기저기서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고 시그널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던 때였습니다. SVB는 금리 급등은 없을거라는 연준의 말을 믿고 제대로 헷징도 걸지 않은 안일한 투자를 진행했고, 그 결과는 채권 풀배팅했다가 자본 잠식이 일어나는 수준으로 채권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삐딱하게 보면 주갤럼이 트랜지토리 믿고 영끌 풀배팅했다가 조진거랑 하등 다를게 없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주갤럼들은 끽해봤자 신용 대출이나 주택 담보를 걸었다면 쟤네는 수많은 사람들의 예금과 투자금을 때려박았단거죠. 이걸 그냥 "경영 이슈"로 봐야하나 참 의심스럽습니다.
23/03/20 08:03
경제 공부한 개인도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매리트가 떨어진다는걸 아는데 소위 전문가들이 저렇게 미 국채에 올인급 투자를 했다는게 솔직히 어이상실이지요
이걸로 이득본 사람이 없으니 사기는 아닌거 같긴한데 금융의 나라에서도 저러는거 보면 그저 황당합니다 그리고 정말 언제 어디서 또 어떤 약한고리가 터질지 모르겠네요 모두가 대충 붕대 덮고 가즈아 외치고 있는데 바닥 밑에는 무저갱이 있으니까요
23/03/20 13:56
그렇진 않습니다. SVB의 예금 중 2/3가 저축성 예금이 아닌 요구불 예금이었습니다. 이 경우엔 현금 비중을 높게 가져가야 하기에 미 국채에 넣어놨다 하더라도 매우 위험한 베팅이 됩니다. SVB는 금리는 올라가지 않을거란 예측하에 장기 미국채 투자를 통한 장단기 금리차를 노린 베팅을 했던 거고, 그 예측이 어긋나며 망한겁니다. 듣기론 그냥 국채를 산 것도 아니고 레포를 통한 레버리지까지 했다고 하죠. 투자 은행이 미 국채에 돈을 넣으면 안전 자산에 넣어둔 것이지만, SVB는 엄연히 일반 상업은행입니다. 요구불 예금의 경우 이자를 거의 지불할 필요가 없기에 그런 몰빵 투자가 애당초 필요없었음에도, 큰 수익을 노리고 투자해선 안되는 돈까지 끌어서 함부러 투자하다가 큰 손실을 남긴겁니다.
23/03/21 00:12
그렇죠. 무엇보다 SVB는 투자은행이 아닙니다. 투자은행은 원금이 손실나면 그저 안타까운 일이지만, 상업은행에 원금 손실은 그 타격이 꽤 크죠. 그래서 상업은행은 안전하게 대출을 주고, 그 이자로 수익을 만들죠. 그리고 그런 대출에 담보를 잡아 원금 손실을 막고요.
이런 상업은행을 마치 투자은행처럼 돈을 돌리다가 터진겁니다. 투자은행의 시각에선 국채투자는 저축 수준의 투자지만, 상업은행 기준에선 위험한 투자가 되는거죠. SVB의 저런 몰빵 국채 투자는 상업은행 기준에선 매우 위험한 투자인 거죠. 정말 이상한 경영을 하다가 은행 하나 터뜨린 겁니다.
23/03/20 08:16
조금 덧붙이면, 현재 SVB의 속사정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만, SVB의 가장 큰 문제는 단순 국채 투자때문이라기 보단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요구불 예금 비율이 전체 예금의 2/3나 될 정도로 타 은행들에 비해 매우 높았음에도 현금비중을 높게 가져가지 않고 채권에 무리하게 투자해 돈을 벌려고 했다는 거죠. 아무리 채권이 안전자산이라 해도 엄연히 투자는 투자죠. 들리는 이야기엔 이런 언제 빠질지 모를 급 돈들을 갖고 단순히 채권을 쥐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레포를 통해 레버리징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건 단순 경영 실수를 넘어 매우 안일한 판단이었죠. 은행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판단입니다. 현 CEO가 리먼에서 CFO했던 사람이라던데, 일반 상업은행을 마치 투자은행처럼 운영하다가 이 난리를 낸 거죠.
23/03/20 18:18
하이리스키한 결단을 내렸다가 잘못되면 피 제대로 볼 만한 예금 구성이었는데(돈이 언제라도 빠질지 모르니까요) 무시하고 안일하게 판단해서 결정했다가 폭탄 터지고 손해 엄청 본 다음에 뱅크런까지 터져서 예금 빠져나가니 버틸 재간이 없었던거군요….?
23/03/21 00:22
그렇죠. 상업은행인데 투자은행처럼 돈을 돌리다가 국채에 물린 상태에서 예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그걸 못 버틴거죠. 투자은행에겐 안전한 국채라지만, 상업은행에 저런 예금 구조면 현금이 아니면 뭘하든 위험한 거죠. 다들 국채 몰빵을 지적합니다만, 상업은행에 있어 국채 이상의 자산은 매우 위험한 자산이기에 본인들 선에서 최대한 위험하게 투자한겁니다. CEO가 예전 리먼에서 CFO하던 분이라던데, 제 버릇 못 버리고 위험한 투자를 반복하다가 은행 하나 또 날려먹은 거죠.
23/03/20 08:38
SVB의 행태를 보면,
1997년 국통금 사태 때의 종금사들 작태(단기 자금 얻어다 장기 융자: 장-단기 금리차 따먹기)가 겹쳐집니다.
23/03/21 00:30
상업은행이라서 헷징 수단 자체가 별로 없었을 겁니다. 헷징을 해봤자 돈만 더 시장에 물리고, 더 위험해지기만 할 뿐이죠. 현금을 쥐고 있었어야 하는데, 저 CEO성격에 현금 쥐고 참을 수 있었나 싶네요.
23/03/20 08:44
작년쯤에 주가순자산비율 30%미만으로 파산설 루머 나오던 데가 도이체방크, 크레디트 스위스, 소시에떼 제네랄레 삼총사 였는데요. 과연...
23/03/20 10:07
SVB때도 그렇고 이번 크레디스위스 건도 그렇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하는데 정말 그런건지 그렇게 믿고들 싶은건지 모르겠습니다.
23/03/20 13:03
아직 금리상단 도달 조차 안했는데 사고가 팡팡 터지는구먼 뭘 믿고 있는지 도통 이해가 안되긴 하죠
금리상단 도달하고 바로 금리인하 할것도 아니고 1년 정도는 금리동결 할텐데 말이죠
23/03/20 10:56
CS 건은 당장은 대마불사가 적용하는 분야라서 이렇게 갈거라고 봤습니다.
이런 건이 연쇄로 더 등장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23/03/20 13:22
한시름 놓았다.. 라는 분위기지만 어제 하루종일 본 경제 유튜브에서는 다들 2008 금융위기때와 소름이 끼치도록 비슷하다 다들 이러고 있으니..
23/03/20 13:30
조금 다른 점이 있는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서브프라임 모기지: CDO에 얼마나 물렸는지 아무도 모름 • 재무부 채권: 대강 숫자가 나옴
23/03/20 13:55
SVB 는 미 국채에 물린 게 맞는데, CS는 터지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안 터지게 하려고 UBS가 인수를 하긴 했는데... CS 에서 리스크 관리 한다고 파생 인수 계약 규모를 줄이면 그 나비효과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23/03/20 13:33
19세기 미국 주식시장 완전 야만의시대였다고 온갖 재미난 이야기 해주던데
20-21세기 경제계도 나중가면 비슷한 이야기 들을지도
23/03/20 13:38
이와중에도, 은행이 2개나 파산직전까지 갔으니 더이상 금리인상은 없을거라며 주가상승 각을 보는 경제전?문가 들을 보고 있자니 복장이...
23/03/20 18:18
그사람들은 절대로 증시가 하락할거라는 뷰를 제시하지 않죠
염승환 보세요 그사람이 언제 앞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할거라는 소리를 했던 적이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