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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5 02:31
보수주의자가 모든 도덕적 기반을 공평하게 취급한다... 는건 새롭군요.
저는 당연히 진보의 반대편 도덕적 기반들을 더 중요하게 본다... 는 식으로 전개될 줄 알았거든요. 비슷한 요지의 다른 글을 읽어본 적도 있고.. 그리고 공평성이란 측면에서 한마디 말씀드리자면... 진보주의자들은 결과로서의 공평, 즉 배려쪽에 한참 치우친 공평성을 중요시하는 한편 보수주의자들은 기회로서의 공평을 중요시하지요. 즉 능력주의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평하다는걸 하나로 취급하는건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양쪽에서 말하는 공평이 서로 다른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21/04/05 03:52
해당 부분은 기제는 동일하다라도 기제가 작동하는 값이 다른 형태로 설명할수 있을겁니다. 공평하다고 느끼는것이 도덕과 연결되는 기제를 굥유하지만, 어떤것을 공평하다고 느끼느냐가 다른거죠.
21/04/05 03:14
저는 무엇에 공감하느냐보단 무엇에 공감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1번과 5번은 제가 가장 공감하지 않는 가치관이구요. 특히 1번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언행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고통스러웠다고 해서 그게 잘못인 것은 아니죠. 근데 이건 정도의 문제라고는 생각합니다. 타인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해서 고통을 유발시켰는데 그게 악이 아니라고 느끼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그렇다고 단지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악이다? 도가 지나친 비약이죠.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시선강간이라든가 성적 대상화 같은 것들이구요. PC 같은 경우에도 그런 게 많죠. 저는 탈코르셋이라거나 가부장제를 타파하자 같은 소리에는 진심으로 공감하는 편이지만(그래서 동성혼, 근친혼도 찬성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수준으로 차별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거나 5.18 역사왜곡처벌법, 2D 아청법 같은 주장들은 진짜 싫어합니다.
21/04/05 04:01
진보의 도덕은 권력에 소외된 우리가 같이 행복하고 잘살자에 있다 생각합니다. 권력을 잡지못하니 머리수를 동원하기 위한 포용적 모습을 보이지만 기존 기득권층이란 적을 설정하고 빼앗은 이득을 볼 우리와 남을 구분하며 우리안에서도 보다 많은 이득을 누릴 천룡인과 가재의 구분이란 배제의 모습도 보이죠.
21/04/05 10:01
같은관점으로 보수의 도덕을 보면
권력을 쥐고있는 우리가 계속해서 행복하게 잘살자에 있거든요. 권력을 잡았으니 이걸 이용해서 계속 해먹자는 생각을 하고 이를 위해서 새롭게 부상하는 산업이나 사상,세력등을 힘으로 찍어 눌러서 사회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21/04/05 08:17
죄를 저질렀다는 걸 부인하는 놈과
죄가 죄라는 걸 부인하는 놈 요즘 말하는 이게 딱인 것 같네요 후자의 뻔뻔함이 더 피부에 와닿는 상황...
21/04/05 09:46
이 책 정말 좋습니다. 종교/ 정치 얘기로 쓰잘데기 없이 갑분싸 만드는 사람 오프라인에서 볼 때마다 정말 어디 가둬놓고 십회독 시키고 싶습니다.
21/04/05 10:09
개인적으로 저는 [진보주의자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평성에 문제가 되지 않으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이 부분이 약간 마음에 안드는군요. 과거의 사례들을 보면 이 부분도 그다지 지켜진 것은 아니니까요. 역사 속에 있던 진보적 사건들을 보면 언제나 누군가는 희생되어왔으니까요. 그 희생자들이 선한가 악한가로 혁명가들의 선악 역시 갈렸겠지만 말이에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평성에 문제가 되지 않으면' 이란 조건을 만족한 건 지극히 선한 이타주의자들이었지 그 들이 진보적인가 보수적인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는군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이타주의자들 역시 일종의 정신질환의 일종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말이지요.
21/04/05 10:28
미국에서 쓰여진 글이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도 있습니다.
첨언하자면 '현실 정치'에서 진보/보수 '정치세력'이 권력의 획득과 유지라는 현실적 여건이 추가된 상황에서 공유하고 표방하는 가치와, 개인의 도덕적 수용체 레벨에서 진보주의자/보수주의자가 어떤 식의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가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은 개인이라는 층위를 분석한 글이라서 현실 정치와 역사적 맥락이 개입된 현실의 정당/지지자들을 분석하는데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활용가능한 툴이 아니기도 합니다.
21/04/05 10:30
세부적인 분류는 좀 의구심이 들긴 하는데 선호하는 도덕적 가치가 있고 그에 따라 진보 보수적 행동 양식이 나뉜다는 것 자체는 맞는 말 같습니다.
21/04/05 10:42
저도 이 책을 추천받고 사서 읽었는데 도무지 재미가 없어서 도저히 1/4을 넘기기 어렵더군요. 요약해주신 내용을 보니 왜 재미가 없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일단 이 책은 생래적 진보주의자와 생래적 보수주의자를 구별하고 있는 듯한데, 미국에서는 그런 구분이 유용할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유럽식 진보주의자를 식별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현대 사회가 구조적으로 꽉 짜여져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의 심리는 사회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도덕성이 결부되지 않은 사회개혁을 외칠 수 있는 것이고요. 이것은 마르크스가 역사를 도덕이나 의지로부터 분리하여 오로지 객관적 경제법칙으로 해석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해가 쏙쏙 잘 되게 요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21/04/05 11:14
이 책은 안읽어봤지만, 인지심리학자의 책이라 나름 생물학적인 측면에서는 설득력이 있을 거라 생각하긴 하는데
말씀하신 부분이 재밌습니다. 사실 미국도 좌우가 있고, 유럽도 좌우가 있고, 유럽도 프랑스 좌우 독일 좌우가 다 다른데, 한국 보수주의자는 미국 우파를 따오고 한국 진보주의자는 유럽 좌파를 따오죠. 아예 기반한 논리 자체가 다르니 서로 니들은 진짜 진보/보수가 아니야 하고 말이 안통할 수밖에 없음 크크
24/02/08 17:50
최근에 이 책을 읽어보고 비슷한 주제를 다룬 글이 이미 PGR21에 있었나 찾아보다가 이 글을 만났네요. 4분의 1을 넘기기 어려웠다면 아마 다른 이유 때문에 재미가 없으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문은 2부 요약이고, 1부는 “도덕적 판단은 직관에 따라 결정되고, 추론은 직관을 정당화한다.”는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이 책의 단점 중에 하나로 꼽히는 게, 1부 2부 3부를 따로따로 책 한 권씩으로 내도 될 만한 걸 하나로 묶어서 읽기 버겁다는 점입니다.
21/04/05 10:49
이와 관해서 전에 읽었던 다른 글의 해석으로는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차이는 나를 둘러싼, 내가 소속되고 지켜야 하는 [우리]라는 범위를 어느 정도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었는데 아주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보수 쪽으로 갈수록 우리의 범위가 좁아지며 극단적으로는 나 혼자가 되고 그게 아니면 내 가족 정도만이 우리의 범위가 됩니다. 진보 쪽으로 갈수록 우리의 범위가 넓어지며 넓게는 국가, 민족, 인종, 심지어 인류까지 확장됩니다. 그리고 양쪽 모두 자신을 둘러싼 우리라는 울타리를 지키려는 생각 자체는 다를 바 없습니다만 범위가 다르다보니 방법론도 달라지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죠. 진보주의자들에겐 난민들조차 우리라는 울타리 안쪽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죠. 하지만 보수주의자들에게 난민이란 울타리 한참 바깥쪽의 존재입니다. 받아들일 이유가 없는거죠. 트랜스젠더는 어떨까요? 진보주의자들에겐 트랜스젠더 역시 사회 구성원이고 우리의 일부입니다.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보수주의자들에겐 그들은 이질적인 존재고 우리와 다른 존재죠. 이런 보수주의자들의 배타적인 기질은 과거에는 생존에 좀더 유리했습니다만 발전과 함께 우리의 범위도 좀 더 넓게 인식되어야 하는 필요성이 계속 생기게 되죠. 그리고 인류의 역사는 우리라는 인식 범위를 넓히려는 지속적인 시도의 연속이구요. 그래서 진보인거고 그래서 보수인거죠. 하지만 사회제도적으로 아무리 우리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마음속으로 인정하는 우리의 범위가 좁은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래서 계속 싸우는거죠. 본문에서의 기준으로 설명한다면 보수주의자들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도덕적 가치인 충성심, 권위, 고귀함에 대한 추종은 모두 어떤 조직체계를 견고하게 유지하는데만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내고발자에 대해서 진보적인 사람이라면 그 회사를 포함한 좀더 넓은 범위의 사회에서 이러한 사내고발을 통한 솎아내기는 크게 도움이 된다고 볼겁니다. 그러므로 긍정적이지만 그 회사만이 오직 지켜야할 범위인 사람에게 사내고발자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배신자일뿐이겠지요. 뭐 이렇게만 보면 진보는 선이고 보수는 철퇴되어야 할 구악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장기적인 방향성을 보면 그렇습니다만 단기적으로 볼때 무리한 진보는 대개 안좋은 결과만을 가져왔습니다. 성공한 적이 거의 없지요. 진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도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진보와 보수는 조화되어야만 하지요.
21/04/05 11:07
길게 쓰다 보니 일반게시판이네요. 현 정치집단들이 여당 야당 다 저 기준에서의 올바른? 진보 보수에 맞지 않는 부끄러운 행동을 보였던 것을 열거했다가 지웁니다. 뭐 다들 아실 내용들이니까요.
찐진보에서 찐보수로 전향한 제 입장에서, 솔직히 좌파우파 가리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그렇지 못한 제 자신을 반성도 많이 합니다만 매번 반성에 그치고 실천을 못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전 그럴 때마다, 스스로 되내입니다. 진보좌파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신들이 믿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선한 의도로 저런 행위를 한 것이다. 심호흡을 하며 그런 생각을 하면 이내 흥분하며 공격성을 보였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그리고 누구누구처럼 못된 진보좌파 정치인들은 진보좌파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고, 그런 못된 자들은 진영에 상관 없이 여기저기 있다는 것에도 생각이 미치게 됩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는 분열과 갈등이 줄어들고 더 통합된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너무 갈등의 골이 깊어졌어요. 그 출발점이, 이 훌륭한 본문의 글 같은 생각이 널리널리 퍼지는 것이길 빕니다. 상대가 악마가 아니라 그저 정의의 기준이 다를 뿐이라는 것을.
21/04/05 11:13
제가 선호하는 진보 보수의 차이점을 강조하는 관점은, 스티븐 핑커가 인용하여 정리했던 관점입니다.
보수주의자들은 주변 환경을 더 비관적으로 보며, 진보주의자들은 더 이상적으로 본다는 것이죠. 근본적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 자체에서 차이가 있기에, 같은 문제에 있어서도 더 조심하게 되는 보수주의자들과, 더 좋은 쪽을 생각하게 되는 진보주의자들은 부딪힐 수 있겠지요. 보수쪽을 생각 안하고 진보적인 관점만 추구하다가는 사회 전체가 큰 혼란과 위험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고, 진보를 무시하고 보수쪽만 생각한다면 사회가 발전이 없을 것입니다. 좋은 사회란, 세상을 더 조심하자는 사람들과 더 나은 쪽으로 가자는 사람들이 정반합을 일으키며 안전하게 발전해 나가는 사회라 생각합니다
21/04/05 12:39
약 600쪽 가량 되는 다소 두꺼운 도서이기는 하나 해당 주제와 관련하여 인지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가 저술한 [도덕, 정치를 말하다 -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원제: Moral Politics - How Liberals and Conservatives Think)]도 추천합니다.
21/04/05 12:51
결국은 두번째가 큰것 같아요
이 분류에 따르면 저는 진보인데, 전 제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거든요 상류층이 많은걸 가져가는것은 좋지만, 그만큼 희생도 해야한다 그래야 사회가 유지되고 결과적으로 사회가 안정화되기에 결과적으로 상층에게도 이득 이게 제 관점인데 뭐 이런말하면 씨도 안먹히더라구요
21/04/05 14:06
동의합니다. 제가 사회주의의 필연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쓴는 비유인데. 현 기득권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큰힘 큰책임은 필수라고 하지만 주변에는 씨알도 안먹히네요.
21/04/05 14:16
제가 평소에 막연하게 생각하던 내용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돼있는 걸 보니 뭔가 안심(?)이 되는군요. 좋은 글이네요.
본문의 관점과 비슷하게,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진보 정치세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진보세력은 1,2를 취하고 3,4,5를 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거든요. 충성심 강하고, 권위적이고, 고결함을 추구합니다. 3,4,5를 의도적으로라도 무시하고 1,2에 집중하는 정치세력이여야 진보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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