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2/03 07:13:13
Name 직장안다녀!
Subject 겨울왕국1,2 한국(KOREA)형 감상기 (스포 포함) (수정됨)
크리스 벅과 제니퍼 리가 감독한 11월 21일 개봉작
겨울왕국 2를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멜로디로 독재를 비판하는 수작이었습니다.
작품내 전제정에 대한 비판이 민주주의의 열망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암중모색이랄까요?
최근 중국과 홍콩, 자본의 힘을 통한 문화 검열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디즈니의 대답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겨울왕국2를 이해하기 위해 1의 스토리를 잠깐 함께 훑어보지요.

겨울왕국1의 주인공 엘사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여왕이 됩니다.
어릴 적 소중한 사람이자기 탓에 총-과 비스무리한 무언가에 맞는 것을 직접 본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오랫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꺼려 합니다.
자책하고 또 자책하죠.

그러다 엘사가 비로소 대중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수많은 국민은 부풀려진 과거의 기억을 엘사에 포갭니다.
선왕에 대한 기억은 풍화하여 좋은 기억만 남게 되었고, '공주'로 이미지메이킹된 엘사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그리지요.
하지만 웬걸(when girl), 처음 보는 낯선 사람과 결혼을 한다는 동생과 갈등을 빚어내던 중,
엘사는 끝내 참지못하고 폭력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맙니다.

동생에게 화를 내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국가 전체를 얼음으로 물들게 하고야 말죠.
겨울과 얼음으로 은유되는 것은 독재의 서슬퍼런 공포정치 그 자체일 것입니다.
희디 흰 색이 아닌 핏빛으로 그려졌어도 위화감이 없었을 것입니다.

나름 자제한답시고 자제하는 군주의 아주 적은 권력의 사용도
권력의 분립이 이루어지지 않아 견제되지 않는 전제정의 아래에서는
필연적으로 공포정치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훌륭히 묘사하였습니다.
대표곡 Let it go는 이와 어울리는 독재자의 노래, 그 자체입니다.

Couldn't keep it in; Heaven knows I've tried
(내 내면의 폭풍을) 숨길 수 없었어. 하늘은 내가 노력했던 걸 알거야.

Let it go, let it go
그냥 내버려두자, 내버려두자.

Can't hold it back any more
이제는 더이상 참을 수 없어.

Let it go, let it go
그냥 내버려두자, 내버려두자.

Turn away and slam the door
돌아서서 문을 닫아버리자.

I don't care
난 상관안해

What they're going to say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지.

(소통 않는 독재의 공포를 노래한 Let it go만으로도 글 한 편을 쓸 수 있겠습니다.)

겨울왕국2 이야기를 해야 하니 1편 스토리를 간략히 줄이자면,
이렇게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 엘사가 본인의 행동에는 책임지지 않고
그저 철인정치의 이데아를 그리며 스스로 힘을 조율해내는 것으로 이야기는 맺어집니다.

허나 주제는 간명합니다.
요컨대, 개인인 왕의 역량과 그 도덕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전제정의 참담한 한계를 드러내는데 주력한 작품이라는 것이지요.
마지막, 동생 남자친구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장면에서 디즈니의 본심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개봉한 2편은 전제정 이후를 다룹니다.

모두가 아시겠지만 이번 편의 소재인 불,물,땅,바람 등 원소는
도시의 불을 밝히고 이동수단이 되거나 하는 존재로 도시에 기능하며 실제로 운영하는 주역입니다.
즉, 산업사회의 도래와 함께 등장한 신흥 부르주아 세력을 은유하는 것이지요.

부르주아 세력의 부흥으로 인하여 엘사는 실질적인 권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고, 주변사람들과 소일거리 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부르주아들은 파업을 하기도 하고, 집권세력 엘사의 약점인 북풍과 과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마침내 전제 군주 엘사를 유폐시키고 본인들과 동일한 입장으로 격하시키는 것이 본작의 핵심 스토리죠.

적국 뿐 아니라 국민을 기망한 '평화의댐' 사건과 '북풍'과 '부모의 기억'에만 매달리다가
국민을 다시금 도탄에 빠뜨리는 엘사를 통해 전편의 주제인 전제정의 참담함을 다시금 그려내는 한편
이를 통해 도덕적인 우위까지 등에 업은 부르주아들이 자연스레 산업사회의 주요 권력이 되어가는 과정을 우아하게 묘사합니다.

엘사가 몸으로 말하는 퀴즈에서 제대로 표현하지도, 다른 사람의 말을 맞추지도 못하며 겉도는 장면은 키친 캐비닛 그 자체였습니다.
결국 그 캐비닛에서 국가를 좌지우지하던 친인척 중 한명이 다시 왕이 된 것은 또 하나의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안나와 원소 간 모종의 결탁이 있었음은 당연한 추론입니다.

본글이 패러디 하고 있는 이동진 평론가의 말대로

'겨울왕국'이라는 영화의 국내제목, 좋습니다.
원제에서는 눈을 뜨고 찾아볼 수 없는 '왕국'과 '겨울'을 통해
본 작의 주제를 간결하고 적절하게 우리말 제목으로 옮겨낸 듯 느껴집니다.

산업혁명 이후 브루주아 세력이 권력을 차지한 아렌델에는 봄이 올까요?
본작에서 은유하듯 혁명 없이 그것은 요원한 일일 것입니다.
원소들이 의도적인 파업과 태업을 통해 끝내 뜻한바를 이뤄내는 것에서,
디즈니의 명징하게 직조된 의도가 마음 한켠을 울립니다.

아렌델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에는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은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 안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세이밥누님
19/12/03 08:0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아침 출근길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꿀꿀꾸잉
19/12/03 08:11
수정 아이콘
성경구절이 빠졌네요
19/12/03 08:31
수정 아이콘
독재자의 상징은 역시 말이죠.
링크 주의, 김정은 말사진입니다.혹시 열어보고 기분 상하실까봐...
http://naver.me/xWFDTmpB
19/12/03 08:43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크 무슨 약을 드셔야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거죠?
덴드로븀
19/12/03 09:37
수정 아이콘
(KOREA) 형인데 엔터가 왜이리 많습니까? 수정하십시오

겨왕1 : 돌연변이가 나라를 말아먹을뻔함
겨왕2 : 유전자가 최고시다

흠... 이런 결말은 요즘세상에 참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겨왕3 에선 노동계급이었지만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이룬 크리스토프를 내세워 쿠데타를 일으켜 아렌델의 초대 총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안나는 방구석 여왕으로 만들고 말이죠.
그리고 아렌델의 발전을 위해 정령의숲까지 개발하려는 크리스토프와 여기에 빡쳐 얼음의여왕으로 각성한 엘사가 운명의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보리달마
19/12/03 10:17
수정 아이콘
한자와 성경이 없는 한국형은 인정할수 없습니다!!
귱귱이
19/12/03 10:20
수정 아이콘
이상욱논리속독학원이 빠졌군요 후후후
사업드래군
19/12/03 10:41
수정 아이콘
여러 의견과 지적에 감사드릴 타이밍이 됐는데...
카페알파
19/12/03 10:41
수정 아이콘
나중에 감상평을 따로 올리게 될 지 모르겠지만......

스토리나 연출이 쳐지는 작화를 캐리하는 애니는 봤어도 비주얼이나 연출이 스토리 전개를 멱살잡고 캐리하는 애니는 처음입니다. 진짜 그 연출이나 비주얼이 아니었으면...... 하...... 스토리 전개하는 것만 보면 '이거 정말 디즈니에서 만든 거 맞아?' 라는 느낌이 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기사조련가
19/12/03 10:44
수정 아이콘
아... 꾹 참고 있었는데 여기서 터졌...
직장안다녀!
19/12/03 10:53
수정 아이콘
여러 의견과 지적에 감사드리며 곧 전반적인 수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치열하게
19/12/03 11:36
수정 아이콘
더러운 괴뢰 노덜드라 놈들이 우리의 상왕을 꼬셔 납치해다시피 했으니 꼭 그들이 Dam it 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VictoryFood
19/12/03 14:01
수정 아이콘
1편이 어수선한 상황에서의 정권의 확고한 힘을 보여준 거라면
2편에서는 정권의 세습 후 선대 정권의 신격화를 표현한 겁니다.
19/12/03 14:10
수정 아이콘
어릴 적 부모를 잃은 퀸..???
19/12/03 15:06
수정 아이콘
역시 정답은 프로레타리아 혁명뿐!!
19/12/03 15:48
수정 아이콘
???: 영원히 변하지 않는것은 세금 계층 왕정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jjohny=쿠마 19/11/08 5892 0
공지 [일반] 정치 카테고리 규정 개편 공지입니다 & 자유게시판 운영위원 한 분을 모셨습니다 [27] Kaise 19/10/23 9519 13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3] empty 19/02/25 33355 5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0] OrBef 16/05/03 194518 24
83664 [정치] 지역 정책으로 보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불안한 점 [17] 케넨615 19/12/07 615 0
83663 [정치] 청와대 하명수사 사건의 포인트 [150] 유대감6687 19/12/07 6687 0
83661 [일반] 조조의 인생학 [5] 성상우2194 19/12/07 2194 2
83660 [정치] 혼란한 국회 상황 [111] 숨결11492 19/12/06 11492 0
83659 [일반] [프랑스] 프랑스 150만 총파업, 마크롱 정부의 위기(?) [53] aurelius7989 19/12/06 7989 6
83658 [정치] [매일경제 펌] 윤석열 사냥 [252] 사악군12440 19/12/06 12440 0
83657 [일반] 우리, 하나은행의 DLF 보상 가이드가 나왔습니다. [41] Leeka5976 19/12/06 5976 0
83656 [정치] 황교안 “주 52시간 과도…한국 좀 더 일해야 하는 나라” [149] 꿀꿀꾸잉10451 19/12/06 10451 0
83655 [일반] [단상] 이슬람세계는 왜 현대문명(서구문명)에 적응하지 못했던걸까? [27] aurelius3895 19/12/06 3895 10
83654 [일반] 쓰레기 대학원에서 졸업하기 9 [6] 방과후계약직1040 19/12/06 1040 2
83653 [일반] 포드 V 페라리 - 궁극의 레이싱 영화(스포?) [8] aDayInTheLife1469 19/12/06 1469 0
83652 [일반] 겨울왕국2 Into The Unknown으로 본 자막이 망한 이유(펌) [41] 치열하게3416 19/12/06 3416 3
83651 [일반] <조커> 리뷰: 하강의 경쾌함, 추락의 즐거움 [12] 실제상황입니다2393 19/12/05 2393 8
83650 [일반] 보이스 피싱 조심하세요!! (feat. 아들아 어떡하니..) [35] 손나이쁜손나은5037 19/12/05 5037 10
83649 [일반] 한국(KOREA)형 커피모델(2) [25] 성상우1829 19/12/05 1829 2
83648 [정치] 추미애 법무부장관 지명자가 총선을 포기하고 법무부장관직을 수락한 이유가 뭘까요? [186] 마지막좀비13646 19/12/05 13646 0
83647 [일반] 수도권 및 6개 특광역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실시되었습니다. - 이과의 산수놀이로 보는 실효성 [62] 초록옷이젤다5228 19/12/05 5228 9
83646 [일반] 부산. 시속50km 시속제한부터 BRT까지. [41] Friday5536 19/12/05 5536 2
83645 [일반] (스포무) 포드v페라리를 봤습니다 [28] 오래된낚시터4949 19/12/05 494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