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8/09/06 02:25:17
Name AnDes
Subject [일반] 한국영화의 흑역사 - (1) 월드컵과 함께 몰려왔던 '한국형 블록버스터' 열풍
* 제목이 쪼끔 자극적인 감은 있습니다만...
이 글은 말 그대로, 천만관객시대가 열리면서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외침에 따라 (지금은 또 그렇지 않지만)
저 멀리로 묻혀버린 한국 영화의 어두운 과거를 들춰보여드리는 시리즈 글입니다.

* 몇몇 영화를 제외하면, 이 글에 소개된 영화들은 아무리 호기심이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찾아서 보시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편하실 겁니다. :-)

--------------------------------------------------------------------------------------------------------------------------------------------------------------------------------------------------------



2002년 여름, 대한민국은 월드컵으로 떠들썩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뛰쳐나가,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태극전사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했지요.










그.러.나.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월드컵 덕분에 정작 '진짜 영화'와 영화관은 파리만 날리게 되었으니,
하필 이 시기에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하여, 또 하필 세 영화가 한달 터울로 개봉한 것부터 재앙의 먹구름은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2002년 여름 극장가 침체에 결정타를 날렸던, 세 블록버스터 영화를 하나하나 뜯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타자는 예스터데이.
좀 작긴 하지만 '한국최초 SF 블록버스터'라는 도전적인 문구가 보이십니까?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 전에도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의 '비천무', '단적비연수', 2001년의 '무사'(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6년 '은행나무 침대'까지)와 같이 전부 무협물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1999년 전세계 영화계를 뒤집어놓은 '매트릭스'를 표방한 SF 블록버스터의 시도는 참신했다고 보여집니다.
참신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해서 문제였습니다만...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1990년 여섯명의 아이들이 갑자기 사라집니다.(후뢰시맨이냐?!?!)
그리고 이들은 국방부가 진행하는 극비 프로젝트의 대상이었지요. 그리고 30년 후,
이들은 2020년 통일 한반도에서 발생한 은퇴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사건의 특수수사대(SI)로 투입됩니다.
영화는 SI가 펼치는 범인과의 싸움과 이들에게 숨겨진 비밀을 다루고 있지요.
제목 '예스터데이'는 영화에 등장하는 일종의 키워드로서, 모든 미스터리와 연관된 열쇠 역할을 합니다.





보시다시피, 전대물 시리즈에서 주로 다뤄지는
'아이들이 사라졌다가 나중에 어지러운 세상에 투입되어서 악당을 처치하는데 그들에겐 출생의 비밀이 있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스토리를 답습한 점이 이 영화의 아킬레스건입니다.
2020년 미래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18억의 세트, 3억원 이상의 의상과 소품 제작비를 들인 순제작비 48억급의 대작 영화였습니다만,
전국 관객 40여만명에 그치면서 재앙의 첫 테잎을 끊습니다. 개봉일을 포르투갈전 전날인 6월 13일로 잡은 것부터가 실수였습니다.
(또한 미군 장갑차 사건이 일어났던 당일이기도 하지요)
네이버 영화 평점 3.36점.



'예스터데이'의 각본 및 감독을 맡은 정윤수 감독은 이 영화 이후로 5년간 휴식,
작년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다룬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의 메가폰을 잡으셨습니다.
영화는 평작 수준 평가를 받았으며, 성인층의 지지를 받아(애초에 18세 관람가였습니다마는) 100만 관객을 넘기면서 다시 입지를 잡으셨습니다.
현재 올해 개봉을 목표로 차기작 '아내가 결혼했다' 준비 중에 있으십니다.












2번 타자 아유레디.
테마파크에서 벌어진 기이한 일을 다룬 점에서 이 영화는 '쥬라기 공원'과 '쥬만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영향만 받고 자신만의 색깔로 발전시키지는 못했지요.



줄거리 요약.

맘에 들지 않는 맞선 상대자와 함께 찾아온, 짝사랑하던 여학생에게 굴욕을 당한 이후로 악몽에 시달리는 성형외과 전문의,
자신을 버리고 떠난 가족을 경멸하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테마파크의 사파리 직원,
노인정 친구들과 함께 놀러 나온, 전쟁 중 자신의 잘못으로 소대원들을 잃은 죄값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노인,
보육원 단체여행을 온, 악몽을 먹고 산다는 신비로운 인형을 끼고 다니는 고아 남자아이,
너무나 다른 서로를 싫어하며 원수지간으로 지내는 두 남자 고등학생까지.
이렇게 서로 상관관계가 없는 6명은 갑작스런 사파리 동물들의 습격에 만나게 되는데...
이들 앞에 펼쳐진 '아 유 레디' 관에서 미지의 세계로 빨려들어가 각자의 상처를 형상화한 여러 사건들에 휘말리게 되고,
자신의 상처와 정면으로 맞서면서 서로를 의지하며 탈출하려고 하는 6명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





'아 유 레디?'의 치명적인 약점은 여섯 명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산만해진 이야기와, 그마저도 인물들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는 것.
또한 필연성이 부족한 스토리 전개와 최신의 촬영기법에 비해 부족했던 분장으로 인한 수많은 옥의 티들 등,
한국 영화가 헐리우드에 비해 저평가되는 모든 이유들이 집약되어있다시피 했습니다.

소니에서 대여하여 국내 최초로 사용된 파나비젼 HD카메라, TV 애니메이션 '큐빅스' 제작사의 CG작업, 최초로 시도된 홀로그램 기법의 3D 포스터 등
총제작비 80억 및 순제작비 60억이 들어간 영화였으나 첫주 주말 4만명, 최종 8만명의 독립영화급 관객으로 흥행 참패를 당합니다.
2002년 7월 12일 개봉했으나, 방학특수가 비켜가다 못해 유턴을 해버린 케이스. 네이버 영화 평점 3.45점.



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던 윤상호 감독은 과거 드라마 '백야 3.98' 조연출과 '고스트'(이녀석 초등학생때 떨면서 봤던 기억이...) 프로듀서를 거쳐,
극장용 영화에도 도전했지만 첫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말았지요. ('아 유 레디' 전에는 인터넷영화 '메이' 연출)

하지만 당시의 경험을 밑바탕으로 하여,
3년 지각방영된 SBS 금요드라마 '비천무' 연출 및 김종학 감독과 함께 '태왕사신기' 공동연출을 맡아 '영화같은 드라마'를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합니다.

그리고, 이제 스리런 홈런을 날린 마지막 타자가 등장하십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역시나 컴퓨터 속 세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매트릭스'의 영향이 컸으며, 거기에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컴퓨터게임, PC방 열풍'을 더했습니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게임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인 중국집 배달원에게 게임 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라는 게임에 접속하라는 메시지가 날아옵니다.
접속하고 나니 그는 게임 속 세계로 들어와 있고,
게임 속 성냥팔이 소녀를 노리는 각종 위험과 시스템의 방해를 뚫고 그녀를 구해서 동화 속에서처럼 편안한 죽음을 맞게 하라는 미션이 주어집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그것이 주가 되지만, 게임 속 성냥팔이 소녀가 게임방 알바생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
주인공의 현실 속 친구가 가상 세계에서는 적이 되어 주인공 앞에 나타나는 등 현실과 가상이 혼재된 난해한 세계관이 섞여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해 놓은 난해한 스토리가 영화의 거의 유일한 실패 이유입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명쾌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인기를 얻는데, 이 영화는 스토리를 너무 어렵게 만든 감이 있습니다.
(반면 위에 설명한 두 영화는 너무 스토리가 엉성했구요)
가상세계에 대한 상투적 상징인 장자의 '호접지몽'을 여기서는 나비로 형상화하는가 하면,
그것에 카오스 이론까지 연관되어 영화 속 세계관에 들어갔을 정도입니다.

또한, 2000년 기획 당시 30억 수준으로 책정되었던 제작비는 촬영 계획이 수정되고 촬영일정이 연기되면서 110억이라는 제작비가 투입되었고
(2002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제작비. 손익분기점 약 4백만명)
감독과 제작사 간의 불화로 개봉일이 연기 되는 등 이래저래 불미스러운 일도 많았던 영화입니다.



결과적으로 2002년 9월 13일에 개봉한 영화는 개봉 첫주 전국 7만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으며,
그 다음 주 추석 주간에 조금 더 관객을 모았지만 결국 제작비 110억 중 5억만을 회수했습니다. 네이버 영화평점 3.16점.
그리하여 예스터데이, 아유레디, 성냥팔이소녀의재림은 충무로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충무로의 재앙'으로까지 불려졌습니다.
그나마 같은 날에 개봉한 '가문의 영광'이 5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수습이 되긴 했지만요.



감독을 맡은 장선우 감독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전부터 파격적인 소재를 많이 다뤄 왔고, 난해한 영화를 많이 찍었습니다.
장선우 감독의 전작들을 봤다면 이 영화는 오히려 '장선우 감독답다'라고도 볼 수 있는, 상업영화를 독립영화처럼 찍으시는 분입니다.
1996년 5.18 광주 민주화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한국영화 '꽃잎'으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이정현씨의 데뷔작으로 유명하죠)
97년에는 불량청소년을 소재로 하여 아마추어 배우들을 등장시킨 세미다큐멘터리 '나쁜영화'(패러디영화 아닙니다!)의 감독으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키도 했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그렇게 개방적이진 않은데, 11년 전엔 오죽...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이후로 2004년 풍자적 에로코미디 '귀여워'에서는 직접 배우로 나서시기도 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귀여워'의 김수현 감독이 '나쁜영화'의 조감독이었으며, '나쁜영화'에 출연했던 아마추어 배우들 다수가 엑스트라 출연한다는 점.
역시나 특유의 난해함 덕에 관객들에겐 외면받았지만(네이버평점 4.90), 평단에서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



지금까지 2002년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실패작(;) 3편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이 영화들은 6년전 열악했던 한국영화 제작환경 속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비록 작품성은 조악할지라도 가치가 있는 영화들입니다.
앞으로 다룰 영화들 중에서 이 영화들은 상당히 양반입니다 ^^

이 시리즈글은 비정기적으로(바꿔 말하면 시간날때) 계속해서 올려드릴 예정이며,
다음 편은 '평점 1점 릴레이의 시발점 - 긴급조치 19호'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 한편만 가지고도 할말 많죠. 하하핫.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eOthers
08/09/06 02:46
수정 아이콘
서,성냥팔이!
씩씩이
08/09/06 02:51
수정 아이콘
이 세 영화들은 케이블에서도 거의 못 봤는데...한번 보고싶기도 합니다...
허접플토
08/09/06 02:57
수정 아이콘
세 영화 다 본 저는 어쩌라구요...성냥팔이...알유레디보다 좀 괜찮았습니다...

벌써 6년전 얘기네요...아..시간이 잘도 가네요...

그리고 전 생겨서 결혼도..~~~
08/09/06 02:59
수정 아이콘
성냥팔이의 재림은 뭐 솔직히 대중 취향은 아니어도 그냥 쓸만한 구석도 있는 영화다 정도로 평해줄 수 있겠지만, 문제는 제작비가 110억원 들었다는 게... 아마 역대 최고액이였고, 원더풀데이즈가 갱신할 때까지 안 깨졌었죠, 저 기록? 원더풀 데이즈도 돈 퍼다박은 작품입니다만..
信主NISSI
08/09/06 03:18
수정 아이콘
성냥팔이는 실험적 영화를 찍던 감독에게 블록버스터를 맡긴... 결국 '대규모 실험'이라는 말이 당시에도 있었죠... --;;
릴리러쉬
08/09/06 03:40
수정 아이콘
제가 다봤지만...다 망할수 밖에 없었습니다...2002년에는 로스트메모리즈도 있었던거 같은데..그건 2001년이었나요?기억이 확실하지 않아서...그건 안 보이네요...그 작품도 실망을 금치 못했었는데...
애연가
08/09/06 03:50
수정 아이콘
다 본 영화네요...

그것도 ... 여자친구가 있었던 2002 년.

으어... 새벽 4시에 쓸데없는 잡념이 들다니 ....

2002년 이후 ... 정말 안생겨요!!
율리우스 카이
08/09/06 08:28
수정 아이콘
이 3개에다가 이리님께서 언급하신 2003년 원더풀데이즈 까지 합쳐서 한국영화4대재앙이라고들 많이 부릅니다. 앞의 3개는 할리우드에 대항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전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SF, 블록버스터, 대규모 액션 장르들의 영화에 투자가 씨가 마르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요. 그래서 코미디, 조폭, 로멘스, 드라마 쪽의 장르로 장르가 편중되어버렸죠. 뒤의 1개는 대한민국 최고 돈줄인 삼성이 영상산업을 거의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고요, 물론 한국 애니메이션의 장래도 어둡게 만들어버렸죠. 삼성이 그 노하우를 살려 한국애니메이션을 지지해줬다면 지금쯤은 괜찮은 결과물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WizardMo진종
08/09/06 09:29
수정 아이콘
아유레디와 성소재림의 콤보는 한가인 김태희급 투톱이였지요..
Darwin4078
08/09/06 09:44
수정 아이콘
극장에서 성소를 봤었습니다.

최종병기 고등어자반을 보고..
미련없이 극장을 나왔습니다.

하늘이 참 맑더군요.
08/09/06 11:41
수정 아이콘
릴리러쉬 님 // 2009 로스트메모리즈도 2002년 개봉작 맞습니다. 근데 저기에 끼워줄 정도까지는 아닌 녀석이라...

원풀데 얘기가 나왔는데, 역시나 제 리뷰를 피해갈수는 없을 듯 합니다 :-) 관객평점도 나쁘지 않고 기술력도 좋았지만, 스토리가 버려놨죠.
2004년인가 2005년에 남양주 종합촬영소 원더풀데이즈관을 갔었는데, '이 영화는 언제 개봉하지' 라는 의문이 들었었던;;;
non-frics
08/09/06 12:33
수정 아이콘
아유레디는 제 짧은 인생에서 보는도중에 나왔었던 첫 영화네요..정말 뭐 이런영화가 다있나 친구랑 무쟈게 깠었죠..
wish burn
08/09/06 12:55
수정 아이콘
예스터데이는 봤습니다.
기억나는건 너무 어두워서 스크린 안팎이 식별되지 못했던 영상,
감상이 방해될정도로 영화곳곳에서 튀어나오는 PL광고..
보는내내 뛰어나가야할까 돈생각해서 앉아있을까 고민했던 영화였죠.
08/09/06 17:54
수정 아이콘
우연찮게도 제 친구가 대학서 아르바이트 했던 작품이 2개나 있군요. - 제 친구는 미대여서 영화 미술부쪽에서 일했습니다. - 부산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때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는데 영화계쪽의 관행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들려주는 이야기만으로도 왜 영화가 망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겠더군요.

오늘 아침 dmb에서 충무로영화제 관련 뉴스속에서 장선우감독의 '우묵배미의 사랑'이 나오고 예전 모습의 박중훈, 최명길씨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이 영화를 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성소라니...
08/09/06 17:55
수정 아이콘
ps) 김승우씨와 김민종씨가 나온 영화중에 범작축에라도 끼는 영화가 있나요? 이 두분은 영화복이 없는 건지, 안목이 없는 건지...
7drone of Sanchez
08/09/06 18:50
수정 아이콘
성소재림은 '블럭버스터'라는 카피문구만 보고 갔다간 정말 큰 코 다치셨을 겁니다.
(제 주위는 물론, 위의 댓글에서도 몇몇 분의 반응이 대변해주죠.)
장선우 감독의 필모그래피 연속선상에 놓고 봐도 좀 그럴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분명 상업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분한데 엄청난 창투와 홍보를 해댔으니 실망감이...)

근데 장선우 사단개념으로 접근하면 정말 그럴싸하게 재미있습니다. (엄청나게 돈으로 발랐는데 그게 모두 CG에 들어가진 않았으니깐요.)
97년 나쁜영화를 세 번 정도 본 거 같은데요, 그 당시의 장선우 사단이라면 정말 면식으로 끼니를 해결했을 정도로 허름한 맛이 나죠. (도리어 그 점이 B급영화의 제 맛을 살려줬겠죠.)
당시에 영화음악을 제공했던게 삐삐밴드(사실 제공이라고 말하기가 좀 그렇네요. 개봉 전에 이미 2집앨범을 냈었고 그 속의 수록곡을 ost化 시켰으니깐요)였고 아트 디렉터가 최정화씨(쌈지 브랜드의 키치적 성향과 관계가 있죠.) 입니다.
이런 분들이 엄청난 재정적 뒷받침하에 성소재림에서 재미난 후광을 만들어 냈죠. (삐삐밴드의 강기영씨가 달파란)
다만 소리없이 지켜보던 저같은 팬들에겐 꽤나 열성적이었지만 (나쁜영화도 개봉당시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금지당하다가 겨우 개봉된 곳이 대학로 조그만 극장이었고 그나마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옹호를 해주셨을거에요. - 제가 관람했을 당시에 제 앞줄에 수녀님들이 일렬로 관람을 하셨다는..- 그런 영화 만들던 사람의 작품을 에어컨 빵빵한 메가박스 대형관에서 보게되었으니 정말 감동 작렬했죠)
하지만 100억을 쏟아부은 블럭버스터의 영화만 바라보시고 오신 분들은 ...... 제대로 낚이셨을거라 생각되네요.

뱀 발>나름대로 영화에 꽤나 관대한 사람입니다.
'평점 1점 릴레이의 시발점 - 긴급조치 19호'라는 걸 알지만 저에겐 기본 이상의 재미(비슷한 런닝타임을 보여주는 공중파 프로급)를 주었던 것으로 여기지만,
정말 '아 유 레 디'는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하신 8만명 중 한 명으로서 자신있게 말하는데
시도와 과정을 다 떠나서 cg에 관심있는 전공자 말고는 봐야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싶네요.
08/09/06 21:15
수정 아이콘
그래도 원더풀데이즈는 'Sky Blue'란 이름으로 외국에서 꽤나 괜찮은 평을 받았습니다. 유럽에서 아시아DVD란에 Sky Blue는 쉽게 발견되었던것 같네요. 그리고 영화는 정말 별로였지만(감독이 영화는 미장센의 예술이다. 스토리를 원하면 책을 읽어라라고 말했다라는...) 음악은 참 좋았던 것 같네요. 그래서 OST는 따로 구입했는데, 이승열 씨가 부른 '비상'과 긱스밴드의 만능뮤지션 정재일의 'A prayer'는 정말 좋더라구요
햇살같은미소
08/09/06 21:44
수정 아이콘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인지, 굉장히 흥미있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두번째 글도 빨리 올려 주세요....보고싶네요..추천드립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949 [일반] 테트리스 하다가 열받았습니다 [16] 타나토노트6844 08/10/24 6844 0
8943 [일반] 경제대통령의 대한민국의 2008년 10월 [35] 폭렬저그5142 08/10/23 5142 1
8939 [일반] 현재의 경제위기, 몸소 안 느껴지세요? [39] [NC]...TesTER6931 08/10/23 6931 1
8937 [일반] 방금 찾아본 보아의 미국 버전 뮤직비디오 [23] 두툼이4332 08/10/23 4332 0
8935 [일반] 펀드런 주식 세계경제....가 저와 무슨상관일까요. [12] 베넷아뒤짱3407 08/10/23 3407 0
8927 [일반] 드디어!! 오늘 테트리스가 오픈합니다!!! [4] 200804634118 08/10/23 4118 0
8915 [일반] 피겨요정 김연아양의 선행일지...^^ [18] 나야돌돌이4278 08/10/22 4278 0
8908 [일반] 장기하와 얼굴들 - 싸구려 커피 [24] 스터초짜~!4886 08/10/21 4886 0
8889 [일반] 넘어진 분들과 함께해요. [10] sylent4466 08/10/20 4466 1
8854 [일반] 카라 - Good day (season2) [19] Special one.5247 08/10/18 5247 0
8807 [일반] [쓴소리] 종부세는 분노의 세금이 맞습니다. [36] The xian4548 08/10/15 4548 3
8796 [일반] [세상읽기]2008_1014 [34] [NC]...TesTER5787 08/10/14 5787 0
8776 [일반] [쓴소리] 두 명의 X맨 [34] The xian5618 08/10/12 5618 1
8774 [일반] FTA 국회 비준안 격론.. [21] 펠릭스~3606 08/10/12 3606 1
8750 [일반] Memory의 잡동사니 -3- (떼창 모음) [7] Memory4682 08/10/10 4682 0
8727 [일반] 금값 폭등... [11] Akira4200 08/10/09 4200 0
8722 [일반] 오늘은 562번째돌을 맞는 한글날입니다. [38] 동물의숲3616 08/10/09 3616 1
8721 [일반] 빈민의 식탁 [63] 켈로그김7264 08/10/09 7264 1
8692 [일반] 다우 일만선이 깨지는 역사적인 순간을 연일 지켜 봅니다.. [14] 적 울린 네마리4109 08/10/08 4109 0
8671 [일반] 불법 음원 다운로드 관련해서 이런 대안은 어떨까요? [27] TeO4191 08/10/06 4191 0
8669 [일반] EPL 7R 경기 영상 모음 + @ [26] Passion4U3461 08/10/06 3461 0
8647 [일반] 동양에도 과학이 있었다고요? [40] happyend6780 08/10/04 6780 3
8630 [일반] 씨야 '남규리' 브아걸 '가인' 원걸 '선미' 엠카 합동공연영상입니다 [49] 타나토노트7130 08/10/03 713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