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7/13 06:32:26
Name 몽키.D.루피
Subject [일반] [넷플릭스] 아지즈 안사리 요즘 세상 (수정됨)
아지즈 안사리라는 미국의 인도계 코미디언이 있습니다. 많은 미국의 코미디언이 그러하듯 스탠드업 코미디와 시트콤 연기 등을 주로 하는데 저는 넷플릭스의 “마스터 오브 제로”하는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마스터 오브 제로(원제: Master of none)이라는 드라마는 무명의 소수인종 배우인 주인공이 뉴욕에서 살아가면서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밌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좋았던 건 그 곳에 살아가는 그 세대가 겪을 법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정말 잘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그 중에서 시즌 2 8화는 이 드라마를 안 본 분이시라도 이 에피소드만 따로 찾아봐도 될 정도로 명 에피소드입니다. 극 중 아지즈의 베프로 나오는 리나 웨이스라는 배우의 자전적인 내용으로 레즈비언 흑인 여성이 보수적인 흑인 가정에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공동집필한 리나 웨이스와 아지즈는 2017년 69회 에미상 코미디 부분 각본상을 공동 수상합니다. 게다가 아지즈는 2018년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사 코미디부분 주연상까지 타면서 커리어 정점을 찍는 듯 했습니다. 일주일 동인만요.

골든글로브 일주일 후 미투가 터집니다. 에미상 뒷풀이 파티에서 만난 한 여성과 했던 데이트가 문제가 됐습니다. 아지즈는 방송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할 정도로 유명한 페미니스트였기에 이 소식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강간도 추행도 아닌 단순히 본인이 기분 나쁜 데이트를 했다는 게 아지즈의 커리어를 끝장낼만한 미투거리냐는 비판도 일어났습니다.

어쨋든 아지즈 커리어는 정점에서 아작났고 한동안 활동을 접어야했습니다. 다행히 여론은 그렇게 아지즈에게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었나 봅니다. 곧 스탠딩 코미디로 복귀하게 됐고 최근 넷플릭스에 ”요즘 세상(원제: Right now)”을 공개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지즈 안사리에 대해 구구절절 적은 이유는 왜 이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는지 맥락을 알고 보면 더 이해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제가 봤을 때 지금까지 본 여러 글, 드라마, 다큐, 코미디 등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 요즘 우리가 사는 2019년이라는 세상에 대해 가장 재밌고 쉽고 통찰력있게 풀어낸 쇼인 거 같습니다.

그런 사건을 겪은 유명인이 이런 식으로 복귀한 적이 드물기 때문에 호기심 반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원래 성향처럼 페미를 시전할 것인지 아니면 흑화돼서 반페미 선봉에 설 것인지. 그런데 코미디는 예상과는 좀 다르게 전개 되더군요. 아지즈는 쇼를 시작하면서 미투를 했던 여성분께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하지만 그 후에 페미니즘의 페 자도 안 꺼냅니다. 하지만 이 스탠딩 코미디의 주제는 어쩌면 우회적으로 지나친 PC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겪는 피로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리고 PC하는 것보다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직접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초반에 인상적인 부분 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또 무슨 얘기할까요? 미국? 모두 엄청 걱정하고 있죠. 상심한 사람이 많아요. ‘세상에 나라꼴이 엉망이 됐어’
전 걱정 안합니다. 왜 인줄 아세요? 여긴 미국이니까요. 나라가 엉망이 된게 아니에요 늘 엉망이었죠.
미국은 모두가 그 세대에게 맞는 엉망진창을 겪었고 잘 버텨왔어요. 우리도 그럴 겁니다.”
(제 생각엔 미국이라서 가능한 얘기인 거 같기도..)

*오프닝에 나왔던 노래가 너무 좋아서 첨부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잉크부스
19/07/13 08:45
수정 아이콘
이거슨.. 접속 사운드 트랙이었다고 삼춘이 알려주네요.
19/07/13 10:42
수정 아이콘
이분 살아계시네요. 뉴바이블에서 죽는 거 봤는데.
19/07/14 13:06
수정 아이콘
뜬금 없지만 Louis ck 나왔으면 좋겠다는...생각이 드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888 [일반] 주차장 사고로 아이를 잃은 사고가 안타까워서 공유합니다. [33] 마법거북이10058 19/07/19 10058 6
81887 [정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승만 추모식에서 '물세례' [64] Davi4ever12672 19/07/19 12672 9
81886 [일반] 뚜루뚜루, 죠스가 나타났다? [22] probe7451 19/07/19 7451 2
81884 [일반] [역사] 스페인 유대인들의 역사 [8] aurelius10057 19/07/19 10057 14
81882 [일반] 일본대사관 건물 앞 차에서 불…70대 온몸 화상 [185] 나디아 연대기19163 19/07/19 19163 1
81881 [일반] 라이언킹 - 실사화의 장점과 단점을 그대로 보여준 리메이크. [34] aDayInTheLife9463 19/07/19 9463 2
81879 [일반] [9] 휴가로 일본에 다녀온 이야기 [26] 기사조련가9023 19/07/19 9023 78
81878 [정치] 오늘 한은에서 금리인하를 발표했습니다 (feat. bloomberg) [81] 15131 19/07/18 15131 25
81877 [일반] [9] 휴가를 보내고 계신 당신께 [1] 꿀꿀꾸잉4765 19/07/18 4765 5
81876 [일반] 태풍 다나스가 북상 중입니다. [47] 아유9497 19/07/18 9497 1
81875 [일반] 피자나라 치킨곶주가 너무 좋습니다. [131] 삭제됨14459 19/07/18 14459 3
81871 [일반] 유명 애니 제작사 쿄토 애니메이션 건물에 방화가 일어났답니다. [87] 홍승식17868 19/07/18 17868 0
81870 [정치] 우리공화당 한국판 VOX가 될까? [42] 나디아 연대기12452 19/07/18 12452 1
81869 [일반] [인물] 신임 美아태차관보 데이비드 스틸웰은 누구? [14] aurelius8576 19/07/18 8576 4
81868 [정치] 선 넘는 일본 방송 [173] 크레토스17992 19/07/18 17992 21
81865 [일반] 노스포) 라이온 킹 용산 아이맥스 관람 후기 [27] 녹차김밥8753 19/07/18 8753 2
81864 [일반] 너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할거야. [24] Restar6836 19/07/18 6836 29
81862 [일반] 여름이 왔습니다 불쾌한 이웃이 찾아올 때가... [35] 타카이8587 19/07/18 8587 1
81861 [정치] 성폭력상담소의 실태 고발 [59] 유소필위13716 19/07/18 13716 39
81859 [일반] 일본 오사카 현지 분위기 입니다 [42] 마지막천사23855 19/07/17 23855 58
81858 [정치] 북한, 중국, 일본에 대한 증오역사와 개똥철학 [15] 삭제됨8064 19/07/17 8064 6
81857 [일반] 녹번동쪽 주민분들 조심하세요.... [22] 전직백수12285 19/07/17 12285 8
81856 [일반]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가 됐어요(홍보x) [59] 삭제됨11153 19/07/17 11153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