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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2/03 15:29:11
Name Farce
Subject [일반] [스포 많음] 고마워요! 락커 신파! "보헤미안 랩소디" (수정됨)

저는 락을 좋아합니다.
사람이 자라날 때 들은 음악취향이 평생간다고 합니다,
2000년대의 속칭 "쩌는", "유명한", "좋은", "멋진" 음악은 다 락 음악이었습니다. 크크크크...
아시다시피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존재할 적에는, 모든 삽입곡이 다 락 음악일 정도였지요.

팝 시장조차도 능력이 된다. 멋있다. 싶은 사람이면 전부 락을 했습니다.
콘서트에서 밴드 반주를 가지고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은, 정말 존시나 멋졌습니다.

john-cena

[정말 끝나버린, 존시나 멋진 '오아시스' 형님덜 흑흑흑...]

저는 주말마다 "나는 가수다"를 시청하면서,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앞선 세대의 전설들이 다시 현역으로 음악 하는 것을 들으며, 
저녁을 아빠 다리하고 부모님과 같이 먹었지요.
밥상머리 주제는, 대마초를 피우고 다니는 락커들에게 혀를 차면서, 
동시에 장발을 길렀던 아버지의 썰을 듣는 것!

지금도 좋아하는 음악 틀어봐라~! 라고 친구들이 물어보면,
무조건 가벼운 락 음악을 틉니다. 

지금도 아주 가끔, 
혼자서 심심하면 '너바나', '시스템 오브 어 다운', '슬립낫', '램 오브 갓' (애정 가는 순서입니다. 흐흐...)의 음악을 틀고
지글지글하고, 아주 시끄러워도, 악기를 하나 더 못 쑤셔 넣어서 서글픈 소리가 나는(?) 아비규환을 들으며 
헤드뱅잉을 하고요.

그런데요. 저는 취향을 너무 지나치게 파버린 사람입니다. 오타쿠에요.
적당히 그 시대의 힙한 음악을 들어주고, '버즈'에 취했던 것처럼, 
'마이 케미컬 로맨스'나 '그린 데이'에 취하고서 지나간 시대에 버렸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어요.

지금 '힙'한 음악은, '힙합'입니다.
이건 한국이든, 지금 지내는 미국이든 똑같더라고요.

누가 음악을 잘한다? 래퍼 이야기입니다.
누가 음악을 잘 듣는다? 좋은 랩 음악을 안다는 이야기입니다.


[콜 아웃 마이 네임~ 콜 아웃 마이 네임~]

이게 무슨 힙합이야! 하시는 진성 힙합 리스너가 계신다면...
사실 2000년대의 락도, 왕년 할배들이 하시던 로큰롤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변명을 하겠습니다. 흑흑...

아무튼 저같이 후기(?), 말기(?), 힙했던(?) 락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인싸가 아니지요.

not-insa

[아아 제 영원한 우상! 커트 코베인! 인싸들이 보기에 얼굴은 반반해도 노숙자 패션의 선두주자에 불과하죠!]

insa

[요즘 인싸 우상은 요렇게 생겼으니까요. 스웩!]

그런데 애석하게도.

제가 이렇게 락을 어설프게 좋아하다 보니, 몇몇 명품 밴드들을 자꾸 빼먹게 되더라고요.

심지어 밴드 "퀸"은 정말 몰랐어요.

프레디 머큐리라는 프링글스 콧수염 아조씨가 노래하는 밴드라는 것 말고는 전혀 몰랐습니다.

오히려 음악이 너무 여기저기 많이 쓰인 나머지, 굳이 찾아서 들어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고요.

그러고서 이제 "조금씩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세상인 줄 알았는 데~" 서글프게 징징거리면서 살다보니

오오오오잉?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가 나온단 굽쇼!?

bohemian-rhapsody-cover

[그래서 누가 프레디죠? 프링글스 콧수염에 흰 란닝구는 안 보이는데?]

당장 보러갔습니다. 

평소에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흥분하는 경우는 드문데,
저는 심지어 팝콘 가게에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평상시보다 한 사이즈 큰 팝콘과 음료수 통을 받아서 닥터 페퍼를 받고 있었습니다.
락켈루야!

"보헤미안 랩소디"는 잘 만든 영화입니다.
그리고 락을 다루면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꼭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 교과서적인 영화입니다.
아주 뻔한 신파 (감성팔이) 영화이면서, 신파가 하도 욕에 쓰여서 그렇지,
"잘 만든 감성팔이 영화는 사람을 울리게 만든다는 진리"를 다시 알려준 갓갓 영화입니다.

시작하자마자,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는 아주 전형적인 '롹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rami-malek

[아니 이 곱상한 청년은 누구?]

옷도 그 시대에 맞게, 후줄근하고 촌스럽게 입은 대학생 하나가, 
롹스피릿은 충만해서 다짜고짜 
"니들 음악은 잘하는데? 내가 더 잘 부른다? 콘서트에서 내가 보컬해도 되냐 크크크?" 
라고 동네 클럽 밴드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꾸질꾸질한 대학생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음반 계약도 아주 쉽게 따내고,
미친 듯이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인생 헛살고, 술 처마시고, 여자친구에게 충실 안하고, 아주 뻔하게 굴기 시작합니다.
요즘 스웩과는 비교가 안 되는 락커 간지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크크크...
"야 이놈 진짜 노래 만들고 부르는 건 정말 기똥찬가보다!"라는 익숙한 감탄부터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영화는 이게 러닝타임 중간이라는 것을 의식하듯이, '프레디'에게 고난을 주지요.
점점 프레디의 기행과 일탈이 심해지기 시작하더니, 게이처럼 프링글스 수염으로 밀고는,
동성애로 대표되는 '타락'에 빠지고 대놓고 같이 열심히 한 밴드에게 '엿'를 날려주기 시작하네요?

이게 일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밴드 '퀸'의 이야기라고 몰입하게 된 저 같은 관객은
"이런 건방진 놈!" 이라고 절로 탄식이 나오면서, 롹커드라마가 막장드라마가 되는 꼴에 혀를 차고, 욕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다음, '막장 드라마'라면 모두가 기대하는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도 알고 있어야죠!
'불치병'에 걸립니다! 네! 프레디라면 '불치병'에 걸려야지요! 그것도 '도덕적 타락'에 대한 '천벌'인 '에이즈'를!
캬! 이거 각본 누가 썼습니까!? 완벽합니다. 이게 카타르시스입니다! 갑자기 에이즈에 걸린 '프레디'는 정신을 차립니다!

그렇습니다. 관객들은 이게 '희극' 또는 '비극'으로 가는 갈림길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만일 이게 추악하게 '프레디'가 골골거리면서 죽는 이야기였어도 쾌감을 줬겠지만, 그 쾌감은 죄책감이 섞인 복잡한 감정이었겠죠.
그러나 이쯤에서 갑자기 프레디의 '개과천선'이 일어나고! 
진정하게 뻔하고도 감정적으로 속 편한 롹커-문란-막장 드라마가 완성됩니다!

내가 이 영화표를 왜 돈주고 질렀느냐!
내가 왜 두 시간 동안 컴컴한 영화관에 앉아있었냐!

프레디! 네가 한번 쩔게 음악하는 것을 보고 싶었어!
에이즈에 걸렸다고 그런 장면을 안 보여주려고 했지? 괘씸한 것.
돌아왔잖아? 한 번 해봐. 자... 어서...



live-aid

[관객 앞에서 콘서트를 할 시간이야.]

마지막을 불사르고 조금 지친 기색 (엄청난 콘서트를 했으니 당연하죠!)의 프레디의 얼굴을 비추면서
영화는 새하얗던 콘서트장의 색을 뒤로하고
검정화면을 드리웁니다.
그리고서는 이미 영화 중간부터 모두가 알고 있던 결말을 말해주지요.

[이 콘서트 얼마 후 프레디 머큐리는 에이즈로 사망하였다.]

그리고서는 감정몰입의 대상이 죽어버린 제 마음이 먹먹해지려 하니,
바로 "The Show Must Go On"라는 음원이 깔리고, 밴드의 라이브 영상을 틀어주면서 크레딧이 올라갑니다.
이런 센스있는 사람들 크크크...

[울려고 했어? 이 양반이 언제 죽었는데 새삼스럽게 울상이야. 빨리 음반이나 사주고. 헤드뱅잉해 크크크크]

저는 퀸을 잘 몰랐던 사람입니다. 지금도 영화 이상으로는 잘 몰라요. 크크.
그래도 제가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락커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멋진 신파이자 멋있는 막장 드라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락을 사랑했다고 인생을 헛산 게 아니에요!
약쟁이, 자학쟁이, 동성애자들, 지나가 버린 유행의 꽁무니를 쫓아다녔지만, 
결국 이런 멋진 영화를 봤잖아요?

오히려 락을 좋아해 줘서 고맙다고, 이런 영화가 나와준 것이에요!

오우야! 락음악을 크게 틀자! 
락을 좋아했던 제가 자랑스러워요! 
락을 좋아해 준 저를 자랑스러워해 주는 이 영화가 자랑스러워요!

오우~ 놀줄 아는 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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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3 15:32
수정 아이콘
락? 그게 돈이 되겠어?
18/12/03 15: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까놓고 말해서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의 순한맛, 대중맛 버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락을 듣고 자랐으면서, 대중적인 취향하고 담 쌓은 10~20대 찌질이들을 위한 '완벽한 영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는 돈이 안 됬습니다. 크크크크크크............ 흑흑흑흐그극극...

우와, "보헤미안 랩소디" 뎡말 데단해!
LightBringer
18/12/03 16:07
수정 아이콘
리뷰 너무 재밌게 잘 쓰셨어요
18/12/03 16:1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워낙 스포 그 자체인 리뷰라 좀 늦게 썼어요 흐흐...
18/12/03 16:08
수정 아이콘
중학생때인가 고등학생때인가 야구 게임을 사서 하는데 BGM이 락 음악인데 그냥 대충 들어도 기가 막히더라구요.
가사를 히어링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까 'Oliver Hartmann' 이라는 가수의 'Alive Again'이라는 노래라는데

Alive Again 음원 자체는 인터넷에 올라온게 있는데
정작 그 곡이 실린 Out in the cold라는 앨범은 찾을수가 없더라구요.

당시 국내 1타 음원 사이트였던 벅스뮤직에 음반없음
당시 국내 1타 '불법' 음원 사이트였던 소리바다에 노래 단 한곡도 없음
한국 위키피디아에 정보 없음
유명한 용산 해외 음반가게 갔는데 아저씨 모름

당시에 해외 직구도 모르고 해외 커뮤니티도 모르고
결국 거의 이틀동안 매달려서 웹서핑을 한 결과 해외의 초기 P2P 사이트에서 음반을 다운받았는데 (그땐 합법 불법 가릴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때의 그 감동이란...

나중에 머리가 좀 굵어지고 찾아보니 올리버 하트만이라는 가수가 하는 유러피언 파워 메탈이라는 장르는
메탈잘알이나 락잘알 사이에선 소위 말하는 '그게 무슨 락이냐' '게이락이네 게이락 고추떼라' 소리를 듣는다고는 하던데
(한국에서 유명한 밴드중엔 랩소디가 이쪽 장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저는 올리버 하트만의 음악이 좋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3AHsJRJ0VA ㅡ(Alive Again)
https://www.youtube.com/watch?v=g8RMYJqU_Ls ㅡ(Out in the cold)

퀸도 올리버 하트만보다는 훨씬 유명하고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 매지션이지만
어휴퀸이나듣고님혹시락알못? 얘기 많이 듣던데...

우씨... 나만 좋으면 되지... 멜스메도 메탈이야 메탈! 노래 좋단말이야 ㅜㅜ
리뷰 잘 봤습니다!
18/12/03 16:25
수정 아이콘
아니 랩소디의 '에메랄드 소드'는 명곡입니다. '썩던콩' 만큼이나 명곡이에요!
키아 좋은 음악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모르던 가수네요.

애석하게도 락은 아니지만, 제가 음악부심(?) 부리는 사람을 퇴마의식 할 때 쓰는 노래가 있으니,
세기의 명곡 밥 말리(Bob Marley)의 "버팔로 솔저(Buffalo Soldier)"입니다.

진지하고 우거진 표정을 지어야지만 어떤 노래가 좋은지 말할 수 있는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것에는
이런 치료곡이 없더라고요. 특히 가사도 안 듣고 음악 나쁘려고 하려는 사람에게 이만한 곡이 없습니다. 흐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생곡은 Stone Sour라는 밴드의 Zzyzx Rd. 라는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락 발라드(....) 곡 입니다.
왜냐면 가사 문장 하나 하나, 단어 하나 하나가, 누가 제 머리 속, 제 인생을 보고 적은 것 같은 소오름이 매번 느껴져서요.
우씨... 나만 좋으면 되지...
답글 감사합니다.
소이밀크러버
18/12/03 17:23
수정 아이콘
저도 파워 메탈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입니다.
18/12/03 18:46
수정 아이콘
전 장르같은거 하나도 모르지만, 아반타시아랑 나이트위시같은 밴드도 좋더군요 흐흐
18/12/03 16:11
수정 아이콘
에~~~~~~~~~~~~~~오~
18/12/03 16:19
수정 아이콘
프레디의 '각성'을 위한 멘트로 쓰여서 정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키아, 주모 여기 에~~~~~~~~오 한 잔 더! 나 오늘 집에 안 가!
Cazellnu
18/12/03 16:14
수정 아이콘
오프스프링이나 그린데이도 당시에 매니아들에게 대차게 까이다가 지금은 그저 감사할 따름인것처럼요
18/12/03 16: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직 충분히 오래 살지 않았는데요.

가끔은 FT 아일랜드가 아주 약간 그립습니다. 지옥의 사탄님 맙소사.
18/12/03 17:59
수정 아이콘
오프스프링 깔때엔 밴드의 존재도 모르다가 머리 굵고 나서야 열심히 듣는 아재가 여기에 하나더...
18/12/03 19:14
수정 아이콘
아니 오프스프링은 또 누구 이십니까!?
오늘 음악 많이 배워갑니다.
세상은 넓고 밴드는 많군요!
18/12/03 19:23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7iNbnineUCI
딱 들으면 아실만한 대표곡이구요
https://youtu.be/40V9_1PMUGM
이건 저만 물고 빠는 최애곡 입니다...
18/12/03 19:38
수정 아이콘
아.. 둘다 처음 들어봅니다.
Gone Away는 Five Finger Death Punch의 버전으로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게 원본이 아니라는 것을 오늘 처음 원곡의 유튜브 덧글보고 알았네요.

원곡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及時雨
18/12/03 16:19
수정 아이콘
돈 스탑 미 나우로 끝간데 없이 살다가 인생 막바지에 정신 차리고 그래도 쇼는 계속 되야한다고 절규하고 가버린 크레딧 부분은 좋았습니다.
18/12/03 16:33
수정 아이콘
아 음악 선정을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리고서는 크레딧이 끝나는 것이군요.

보헤미안 랩소디를 그렇게 곡이 길다고 놀릴 시간에 차라리 보헤미안 랩소디 원곡을 다 틀어줬으면... 하는 아쉬움 빼고는,
정말 음악 선정을 잘 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기에는 사실 제가 퀸 노래를 아는 게 없습니다... 저 영화 리뷰 써도 되나요 크크크...

(딱 하나, "Under Pressure"는 'The Used'가 커버한 적이 있어서, 원곡을 찾아 흥얼거린 적이 있습니다만.
'The Used'라는 이름에 경기 일으키실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하하...)
불려온주모
18/12/03 19:00
수정 아이콘
돈스탑미나우하고 쇼머스트고온은 저 라이브 에이드 이후에 나온 곡입니다. 영화에서 곡 배치는 전기 영화라 당연한거지만 퀸이 발표한 순서와 같습니다.
18/12/04 12:27
수정 아이콘
키아.. 그런 요소까지 순서를 차려서 넣은 음악 선정이었군요. 대단해요.
김연아
18/12/03 16:23
수정 아이콘
잘 만든 감성팔이 영화는 사람을 울리게 만든다는 진리"를 다시 알려준 갓갓 영화입니다.

동의못해요 크크

영화 적당히 만들고 퀸 일대기와 그들의 노래를 끼얹으면 성공한다 가 더 적당한 평이라고 봅니다

그래도 너바나나 스매슁 펌킨스에 그치지 않고 소닉 유스, 페이브먼트,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요 라 텡고 정도까지(최근에 아이즈원말고 들은 음악) 파고든 사람으로써 글 정말 재밌게 잘 봤습니다
18/12/03 16:29
수정 아이콘
제가 어릴 적에 엄청 눈물 콧물 흘리면서 봐서, 지금도 가끔 그리워 하는 인생 갓갓 명작 영화가
"워터 호스 (원제:The Water Horse: Legend of the Deep)"이라는 정말 평-작 그 자체인 가족영화입니다.
나중에 제 스스로의 추억보정의 심각성을 조사해보려고 다시 봤다가, 아주 토할뻔 했어요.

사람은 꼭 이상한 시점에 '스위치'가 '띵'해서 "이건 인생영화야!"라고 하게되는 구석도 있다고 봐요 크크...
사실 제가 '퀸' 알못이기에, '퀸'잘알 분들이 계신다면 어서 빨리 저를 공격해주세요! 빨리요!
십년뒤에 아들 둘 낳고 이불킥을 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맙소사! 크크크...

로큰롤 만세! 감사합니다.
김연아
18/12/03 16:37
수정 아이콘
그런 거 많죠. 뛰어난 영화평론가들도 자기 평론 인생의 '짐'이 되는 영화들이 꼭 있거든요 크크크.
이 글은 퀸잘알보다는 영잘알들이 공격하기 쉬운 글인데, (제가 영잘알은 아니지만) 글 보다 보면 공격하고 싶은 마음같은 건 사라지는 유쾌함에 압도됩니다.

롹앤롤 만세~~
及時雨
18/12/03 16:32
수정 아이콘
사실 전 이거 보면서 딴거보다 브라이언 메이 배우가 넘모 본인하고 똑같이 생긴게 제일 신기했습니다.
아직 살아계신건 알지만 살아돌아오신 줄
18/12/03 16:48
수정 아이콘
뒤늦게 다시 사진 비교해보고, 정말 이 영화의 캐스팅과 연출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브라이언 메이 숨쉰채 발견, 와우.

저는 드러머 (로저 테일러...? 영화에서는 풀네임을 자주 언급 안하니 이렇게 나중에 검색하면서 자꾸자꾸 놀랍니다 크크...)가
프레디랑 주도적으로 티격태격하는 것도 그렇고, 정말 잘 생겨서 영화 보는 내내 프레디 다음으로 집중해서 봤습니다. 크크...
천칭토끼A
18/12/03 16:36
수정 아이콘
우연히 공짜표 생겨서 한 번 봤다가, 바로 엠엑스관으로 재관람 하게 만든 영화네요. 그러다 엠엑스관 싱어롱 열렸다길래 한 번 더보고 이제 더 볼일 없겠지 했는데 스크린엑스가 라이브에이드 쩐다고 말해서 한 번 더봤는데 신기하긴 한데 음향이 생각보다 구려서 짜증나서 엠엑스관 한번더 예매해놓은 상태입니다.
마이애미 목소리가 너무 좋습니다.
18/12/03 17:02
수정 아이콘
조연들도 정말 군더더기 없이, 등장했다가 퇴장하지요.
정말 복잡한 군상극은 아니지만, 밴드라는 집단으로 다룰 수 있는 흔한 '소재'는 빼먹지 않고 한번씩 흔들고 넘어가는 느낌 좋아요 크크...

저는 동네 영화관에서 봤는데요. 더 큰 영화관 표를 구하려고 하면 자꾸 일이 생겨서, 포기하고
언젠가 넷플릭스나 아마존 비디오 프라임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풀려서
친한 친구들이랑 취한 상태로 악지르면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 중입니다.
비디오 시절부터 제가 좋아하는 영화에게 표하는 일종의 의식이거든요, 이게. 크크...
세츠나
18/12/03 17:36
수정 아이콘
노래방에서 자주 불렀던 Don't stop me now...말 달리자보다 더 분위기 띄우는 노래죠.
18/12/03 17:45
수정 아이콘
Don't Stop Me Now. 저는 이 영화로 알게 되었네요.
그러고보니 노래방에 퀸 노래가 수록도 많이 되어있을테니
어서 예의를 표해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18/12/03 17: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솔직히 잘 만든 영화는 아니에요. 그냥 머리부터 끝까지 전형적인 것들뿐이고 감정묘사를 그렇게 잘하지도 못했다고 봐요

하지만 퀸의 멤버들을 과거에서 납치해 온 거 같은 비주얼의 배우들과 연기, 그리고 노래와 노래 그리고 노래로 '영화이기는 한' 만듦새를 해결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실존인물-그것도 여전히 락의 레전드이고 동료들이 살아 있는-의 인생을, 그것도 방탕했을(...) 인생을 제대로 그려내면서 퀸의 음악까지 살리는 건 불가능했을 거에요. 어떻게 보면 현명한 선택인 거 같습니다.


p.s. 전 일반관람으로 한 번, 싱어롱으로 한 번 했습니다. 싱어롱으로 라이브에이드 파트 보니까 미치겠더라고요. 진짜 콘서트 안에 들어와있는 줄 알았어요 다같이 부르니까.
18/12/03 17: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앗 저도 아직 못 다녀온 싱어롱을...! 부럽습니다.

콘서트 만세! 로큰롤 만세!

사실 지금에야 고백해보는 것이지만, '퀸'의 무난한 서사로 이 정도 급의 노래가 나왔다면,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신해철'과 'N.EX.T'의 서사를 소화하는 락 영화가 나온다면, 정말 인류에게 이른 영화가 되지 않을까... 망상해봅니다.

하지만 수정하신 부분을 보니, 아무래도 '신해철'은 흥불등급... 흥행불가등급인 것으로 으아아아...
아지르
18/12/03 19:05
수정 아이콘
락윌네버다이~~~~~~~~~~~~~~~~~~~~~~~~~

락은 점점 아재 음악이 되겠지만 그들이 남긴 음악은 죽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했던 마를린 맨슨은 2003년 이후로 죽고 그냥 아직도 허여멀건하고 늙은 아재만 있습니다만은... 그래도 엘튼존은 아직 정정합니다

그러니까 돌아가시기 전에 내한공연 한번만 더...
18/12/03 19:13
수정 아이콘
아아아아아
2000년대의 상징
가장 대중적인 적그리스도
지금은 아무도 몰라주는 아조씨
그리고 제가 가진 앨범도 많고, 자서전도 샀으며, 멤버 교체와 각 앨범의 백스토리, 좋은 음악, 싱글 컷 등등을 꿰고 있는 그 분이 갑자기 보헤미안
렙소디 글에서!?

반갑습니다. 엘튼 존이라는 분은 이제 성함을 들어봐서 좀 숙제를 해와야겠습니다만...
아지르
18/12/03 19:33
수정 아이콘
제가 락음악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중학교때 사춘기 반항심에 부를 지른 마릴린 맨슨때문이어서 언급해봤습니다 크크

엘튼존은 많은분들이 70년대 음악시장의 지배자가 퀸이라고들 생각을 하시는데 역사를 조금 파보면 저는 70년대는 엘튼존의 시대였다 라고 확신할만큼 대단한 양반입니다

이분에 대해서는 아시면 아실수록 보석같은 음악이 많을거에요 흐흐
18/12/03 19:18
수정 아이콘
사실 신파라고 할만큼 영화가 그걸 노렸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일생에 대해서는 관객 대부분 알고 계셨을 거고 밝혀진 일화들에 비해서는 오히려 밝고 명랑한 분위기 일관이였다고 생각되요.
전 감독이 어떤 약을 쳤을까 가슴 두근두근하다 큰 감정 기복없이 공연으로 넘어가는 걸 보고 오히려 너무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데뷔부터 성공 가도에 멤버간 사이도 좋고, 갈등은 에이즈 하나였는데 그것마저 별다른 고뇌없이 받아들이니 극에 갈등이 없다시피했죠.
18/12/03 19: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저는 프레디 머큐리를 고전적인 비극구조 (신파?)로 너무 뻔하게 사용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게 심심하다 못해, 밍밍할 수도 있는 것이군요...

사실 저도 락스피릿에 충만해서 꿈보다 해몽을 한 것 같기도 합니만, 저는 라이브 에이드 때 너무나도 짜릿했던게 기억이 나서 이 영화에 대해 나쁜말을 하기 꺼려지네요 크크...
해맑은 전사
18/12/03 20:57
수정 아이콘
조조로 혼자 보러 갔는데 티켓팅 하고 들어가자마자 배가 꾸루룩.
한창 화장실에서 힘주고 있는데 갑자기 흘러나오는 퀸의 음악.
어어어어 뭐야뭐야 급마무리 하고 화장실로 들어올 때보다 더 빠르게 상영관으로 달려 들어가니 조조인데도 앞 세줄 빼고 가득찬....
18/12/0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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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인기가 많긴 했나보네요.

아침영화관이 은근 주말이면 주말이라고, 평일이면 평일이라고 잘 안차던데 말이지요.
칼라미티
18/12/0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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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일반 한 번, 싱어롱 버전 한 번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굉장히 평면적이라 느꼈지만 그냥 노래가 너무 좋아서 이걸 두 번 보게 되네요...

싱어롱은 정말 복불복이 쩌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간 회차에서는 시작부터 아무도 노래를 안따라불러서 ㅠㅠ 너무 아쉬웠어요.
다행히 라이브 에이드 씬에서는 그나마 분위기가 올라와서 어느 정도 떼창 느낌이 나긴 했는데 중반까진 정말 이게 무슨 싱어롱인가 싶었...
18/12/0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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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싱어롱에 그런 복불복이 있군요. 콘서트도 아니고 관중 '물' 수준 으으...
어서 빨리 내려가기 전에 싱어롱을 보고 와야겠습니다!
칼라미티
18/12/0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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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을 기원합니다. 크크
그말싫
18/12/0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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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때 나온 노래는 돈스탑미나우 아니었나요 흠
18/12/0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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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끝나고 바로 이어서 쇼머스트고온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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