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은 암호화폐에 가치투자 한다는 얘기였고
2는 버블이 심해서 뺀다는 얘기였고
3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2때 대부분을 빼긴 했지만, 어쨌건 완전히 뺀 건 아니다보니 그 이후의 떡락은 잘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제처럼 떡락을 거듭할 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과거보다 너무 싸 보여 마음 같아서는  막 지르고 싶기도 하지만,
그거 다 앵커링 효과에 의한 심리적 편향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자제하고 있습니다.

한편 그동안 무얼하고 있었냐면, 기술적 투자 방법론을 규칙화해 봇으로 만들어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업 얘기는 차치하고, 기술적 투자와 퀀트에 주목했다는 것이 암호화폐 투자에서 달라진 점입니다.

가치투자가 어떤 대상의 본질적인 가치를 판단해 현재가 그 가치대비 저평가되어있다고 여기거나 향후 가치가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이루어지는 투자라면,
기술적투자는 가치 같은건 잘 모르겠고 차트 패턴이나 수급 인간 심리 따위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방법론입니다.
사이비와 뇌피셜과 기동이 고양이등이 판을 치고 저도 불과 1년전까지는 bull shit 으로 생각 했지만, 파다보니 이 분야에서도 진짜는 있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퀀트란 계량화된 투자, 규칙 기반의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평가주를 매수했다가 적정한 타이밍에 판다가 아니라, PER 값이 제일 낮은 주식 10종을 1/N씩 매수한 후 1년후 매도한다는 식인 겁니다.

그럼 왜 기술적 투자와 퀀트인가?
일단 현존하는 암호화폐는 본질 가치가 모호하다보니 자연히 가치투자 방법론이 부적당할 수도 있습니다.
뭐 저는 본질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있다손 쳐도 합리적인 측정이 어렵지요.
아직은 지갑수나 트랜잭션 수 같은 조악한 방법론만 제시된 상태입니다.
한편 개인위주의 시장 참여자, 심리에 좌우되는 성향, 높은 변동성등은 기술적 투자가 보다 수월해지는 조건들입니다.
퀀트는? 인간이 매매를 하면 편향과 감정에 빠져 헛짓거리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규칙에 맡기는 편이 좋겠지요.
또 저는 차트를 매번 보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기 때문에(이제는 키배할 시간도 별로 없습니다), 자동화된 트레이딩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더욱 투자는 규칙화가 전제되어겠지요.

하여, 전략이 만들어지고, 그 전략을 돌리는 봇이 나오고, 그 봇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사용중입니다. 반년이상 돌았는데 현재까지 나쁘진 않습니다.

물론 기술적 투자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여전히 암호화폐는 투자 자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예측하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제 자산 중 크지 않은 비중으로 일부 들고(기술적 투자/퀀트와는 별개로 그냥 홀드) 있습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경우 가격 상승의 논리는 분명하고 (물론 실현 가능성은 별개입니다),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되는 토큰이라는 기술적 공통점이 있을 뿐, 다양한 암호화폐가 응용될 분야와 그에 따른 가치 상승 모델은 다양히 존재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가장 노골적인 케이스는 그냥 실물 자산을 증권형 토큰으로 치환해서 풀어버리는 경우인데 (가령 건물 월세를 1/n 으로 받을 권리를 부여한 토큰 같은식), 이걸 두고 실체가 없다고 말할 사람은 없겠지요.
요즘 STO라는 이름으로 관련 제품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다양한 가능성의 실현에 인전, 물적 자원의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사기꾼들도 크게 벌어갔지만, 멀쩡한 사업자와 개발자들도 돈을 쥐었고, 기술 발전과 사업 발전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성공 케이스가 나오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요.

물론 이러한 예측이 타당하다 해도 특정한 암호화폐를 가치투자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마땅치 않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것을 인정하면, 그에 맞는 방안을 찾고, 수익을 내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트레이더인 에드 세이코타가 한 말이 있습니다.
"모두들 (시장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얻는다."
스릴을 원하는 자는 스릴을, 환상을 원하는 자는 환상을, 그리고 투자를 하는 자는 투자의 경험을 얻을 것입니다.
세상이 혼탁해도 자기 길을 걷는게 늘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