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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0/24 18:42:03
Name 글곰
Subject [일반] 그 사람이 그럴 줄이야 (수정됨)
  복학했을 때 학과에는 새로운 교수가 와 있었다. 국문학과라는 전공의 특성상 워낙 어르신들의 고인물대잔치인지라 젊은 40대 (부)교수는 보기 드문 존재였다. 해당 분야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명성을 쌓은 사람이었다. 소위 명문대의 교수로 임용될 정도였으니만큼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전공필수 학점을 채우기 위해 그 교수의 강의를 신청했다. 원래 그 분야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지만, 한자로 가득 찬 고서라든지 15세기의 우리말 따위와 씨름해야 하는 다른 과목보다는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실제로 들은 강의는 꽤나 졸렸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나는 그 분야가 꽤 마음에 들었다.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다음 학기에도, 그다음 학기에도 그 교수의 강의를 찾아 들었다. 재미를 느끼다 보니 강의실 앞에 앉게 되었다. 그러다 교수와 나름대로 친하다고 할 만한 사이가 되었다. 교수와 친해진 학생들이 으레 그러하듯 같이 술 한 잔 하거나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나가다 만나면 인사하며 반가워할 정도는 되었다. 아마도 우리 학과의 많은 교수들 중 내 얼굴을 기억하는 교수는 그가 유일했으리라.

  언젠가 그 교수가 내게 대학원에 오지 않겠느냐는 의중을 은근히 비추었다. 사실 귀가 솔깃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앞서 말했다시피 학과의 특성상 그야말로 고인물대잔치였고 어딜 가나 나이와 경력이 충만한 원로학자들이 즐비했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아무리 잘 풀려 봤자 희망찬 미래는 없으리란 생각이 들어, 나는 대학원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잘해낼 것이라는 자신도 딱히 없었다.

  결혼할 때 그 교수에게 주례를 부탁했다. 결국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되었지만. 이후 직장과 가정에 바쁜 나는 자연스레 그 교수와 멀어졌다. 대학에서 멀어졌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어제 우연히 포털의 뉴스 란에서 그 교수의 이름을 보았다. 알파벳 한 자로 대체된 성과 나이만 나왔지만 그 교수임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기사의 내용은 간단했다. 십여 년 전부터 이루어진 성추행으로 인해 그 교수가 파면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그 교수와 알고 지낸 무렵부터 이미.

  누군가가 쥐꼬리만 한 권력을 쥐었을 때 그 인간의 그릇이 가장 잘 드러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일부 교수들이다. 자격 없는 교수들이 많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연구비를 자기 용돈처럼 횡령하는 자들. 제자들을 사적인 일에 멋대로 부려먹는 자들. 제자의 옷 속에 손을 집어넣는 자들.

  대학원에 진학한 여동생이 교수에게 불려갈 때마다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던 사람이 기억난다. 그 교수가 술에 취해 여제자를 불러내곤 한 시간은 대체로 밤 열두시를 지난 시각이었다. 하지만 눈물로 괴로움을 토로하면서도 그녀는 아무 조치도 하지 못했다. 교수에게 재능 없는 대학원생을 살릴 능력은 없지만, 재능 있는 대학원생을 죽일 능력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해칠 수 있는 가능성. 그것이 권력의 본질이다.

  학계라는 곳이 워낙에 좁아빠졌기에 대학원생이 교수를 거스르는 건 대체로 자신의 진로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동의어다. 내 전공처럼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십여 년에 걸쳐 자신의 청춘을 모조리 바친 일을 포기한다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선택이다. 그래서 교수의 알량한 권력은 더욱 공고해진다. 그리고 그럴 자격이 못 되는데도 불구하고 권력을 쥐게 된 사람은, 대체로, 그것을 멋대로 휘두른다.

  하지만 그 교수가 그럴 줄이야.

  기사를 보자 문득 한 학생이 생각났다. 이름도 얼굴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나보다 서너 살쯤 어렸던 그녀는 그 교수를 잘 따랐다. 아직 학부생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대학원생 같은 느낌이 있었다. 고백건대 내가 대학원 진학을 깔끔하게 포기한 데에는 그녀의 영향도 있었다. 그녀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야. 이 사람의 재능과 노력은 대단하구나. 나 같은 놈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겠구나. 학문이란 바로 이런 사람이 해야 하겠구나. 하고.

  오늘의 나는 그녀가 혹 피해자가 아닐지 걱정한다.

  확인해 보니 지금도 내 휴대전화에는 그 교수의 전화번호가 있다. 이제는 지울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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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아빠
18/10/24 18:54
수정 아이콘
교수에게 재능 없는 대학원생을 살릴 능력은 없지만, 재능 있는 대학원생을 죽일 능력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해칠 수 있는 가능성. 그것이 권력의 본질이다.

공감합니다. 글 정말 잘쓰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풀러맨
18/10/24 18:59
수정 아이콘
우리는 교수를 보고 유교적인 스승의 개념을 대입하여 도덕적 잣대를 높이 들이대지만, 사실 교수는 매우 좁은 분야를 열심히 파고드는, 그래서 소위 그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일 뿐입니다. 당연히 그 분야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보다 못할 수도 있지요.
공부 많이하는 사람이 고매한 인품을 가질 것으로 상상하는 것은, 폄하하자면 돈 많이 번 사람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18/10/24 19:05
수정 아이콘
엄밀히는 상상이라기 보다는 오피니언 리더, 대가로 대접받는 계층에게 자연스레 기대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 봐야할 듯 싶습니다.
18/10/24 19:12
수정 아이콘
최소한의 직업윤리죠. 그러니 (들키면) 잘리기도 하고요...
18/10/24 18:59
수정 아이콘
고고한 선비인척 하다 쥐꼬리 같은 권력으로도 쥐새끼 같은 짓을 하는 놈들이 너무나도 많아요. 어쩌면 성선설은 거짓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8/10/24 22:18
수정 아이콘
옛적 꼬장꼬장한 선비들은 벼슬하지 않음을 미덕으로 여기기도 했죠. 어쩌면 권력이 자신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지도요.
구양신공
18/10/24 19:25
수정 아이콘
주례가 무산된 게 천만다행이네요. 자칫 결혼식 사진에 같이 찍힐 뻔.
18/10/24 22:15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와이프가 그 말을 하더라고요.
타카이
18/10/24 21:10
수정 아이콘
교수는 교육능력보다 연구능력으로 선발됩니다
교육을 하지만 교육자로서의 마인드가 거의 없죠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기대보다 못한 결과를 보이면
본인이 못가르친 면은 없고 학생탓을 하는 걸 너무 많이 봅니다
새로 뽑힌 교수들은 이런 선배들의 자세를 금새 배웁니다
위기감은 전혀 없습니다
교육학을 전공으로 하는 교수들은 조금 생각이 다르지만 그 행동이 다른지는...
안타까움만 있습니다
히화화
18/10/24 21:14
수정 아이콘
네 교수는 선생님과는 다른 느낌이에요. 연구자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을 가르치고 상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교육자로서의 마인드 함양이 필요할텐데..현실은 그렇지 못한 교수들이 많죠
타카이
18/10/24 21:19
수정 아이콘
대학에서는 교육적 마인드를 심어주려 노력하죠
그렇지만 이미 수많은 교수들이 대학의 교수로서의 풍토를 고정해놨고
대부분 그 편한길을 따르게 되죠
대학이 좋게 바뀌는데 10퍼의 교수만 참여해도 좋아질텐데 실제로는 1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센터내꼬야
18/10/24 22:05
수정 아이콘
강사입장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게 있는데...
학생들이 본인이 성인이란 자각이 좀 더 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민등록증 있으면 어른인데
고등학생스러운 보호를 원할때마다 어마어마하게 큰 벽을 느낍니다.

그리고 제가 권위를 보인 적이 없고 꼬박꼬박 존댓말까지 써가며 강의하곤 하는데
왜 제 말에 자기들 스스로 권위를 부여해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는 말들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적 회의 批判的 會意를 하라고 하는데 그게 잘 되질 않아 많이 답답하죠.

사실 그래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한다고.. 강의를 모두 접고 야인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18/10/24 22:44
수정 아이콘
생각을 한다는 건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심지어 전혀 할수 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건 그 말에 권위를 부여해서라기보다, 그 정도로 생각을 하는 게 힘든 과정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센터내꼬야
18/10/24 23:25
수정 아이콘
솔직히 고백해야겠네요. 그 힘든 과정을 버텨낼 에너지가 사라져버린거 같아요. 거의 10년 가깝게 강의를 하면서요.
에너지가 없어지니 일단 짜증부터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더 크게 사고치기 전에 강의경력을 정리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겁니다. 흐흐흐.
18/10/24 22:23
수정 아이콘
파인만이 이른바 천재 계열의 굇수 중 강의를 잘 하는 사람으로 이름났었죠. 하지만 반대로 가르치는 실력이 형편없었던 굇수들도 꽤 있었다 하더라고요. 다만 대학교에서 연구만 시키지 않고 강의도 맡기는 이상, 어느 정도의 강의스킬은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티모대위
18/10/25 10:11
수정 아이콘
교수 선발 과정에서 교육자로서의 능력이 애초에 기준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데 세계 어디를 가도 교육자 역량을 기준으로 대학 교수를 뽑는 곳이 거의 없을것 같아서 이게 바뀌기도 쉽지 않죠..
18/10/24 21:44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네요. 타전공 교수님이었지만 수업이 넘 괜찮아서 그러실거라고 생각도 못했었어요.
18/10/24 21:58
수정 아이콘
학계라는 것에 대해서 너무 두리뭉실하게 생각하고 다른 한편으론 괜한 두려움을 갖는 듯 하네요. 물론 학계마다 성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학계 교수들은 생각하는 것 만큼 서로간에 유대감이 강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협력하는 듯이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서로가 서로의 경쟁자이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어느정도 폐쇄적인 학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학계들은 겨우 노교수 한명이 근거없이 사람 한명 쳐낼만큼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지도교수와 어긋났다고 젊은 사람 한명을 그 학계에서 밀어낸다? 엄청난 연구실적을 가진 대가라면 모를까, 보통의 경우는 젊은 사람의 유입만큼 노교수의 가치가 높은 경우는 매우 드믑니다.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잘못하는 일이 있을때 가장 겁나는 건 교수들 본인일 겁니다. 누구보다도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도덕적 잣대를 잘 알고 있고, 또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테니까요.
18/10/24 23:04
수정 아이콘
음. 일단 제가 글을 잘못 쓴 것 같습니다. 학계의 문제라고 뭉뚱그릴 수는 없겠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두 가지에도 동의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른바 규모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국문학이라고 하면 많은 학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갈리는 수십 줄기의 세부전공으로 가다 보면 결국 범위가 매우 협소해집니다. 저도 대학원은 못 갔으니 말하기 조심스럽습니다만, 업무상 특정 분야의 세미나나 학회나 토론회 같은 걸 종종 가 보고 가끔씩은 주관도 하고 그러는데 그러다 보면 참석자가 결국 그 사람이 그 사람이더라고요.

그러니 어떤 세부전공을 선택한 후 들어갈 수 있는 연구실은 무척이나 한정이 되어 있을 겁니다. 제 학과 기준으로 특정한 세부전공을 고를 경우 선택가능한 교수는 하나 혹은 둘에 불과합니다. 업계 자체가 매우 좁지요. 그런 현실에서 이런 일이 터졌을 경우, 그 대학원생이 다른 교수의 연구실이나 혹은 아예 다른 대학원으로 도중에 옮겨가는 것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일까요? 더군다나 피해자가 그 사실을 공공연히 밝히기도 어려운 상황에서요.

물론 특출난 인재라면 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흔한 대학원생 A라면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겁니다. 나갈 수는 있어도 갈 곳이 마땅치 않겠죠.
18/10/25 20:13
수정 아이콘
그게 제가 말씀드렸듯이 괜한 걱정이라는 겁니다. 말씀드렸듯이 학계는 좁아도 교수끼리의 유대감은 생각보다 깊지 않습니다. 강조드리듯이 교수들은 서로를 자신의 경쟁자로 바라봅니다. 더욱이 그런 분야는 박사과정 학생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서 더더욱 반길겁니다. 단, 옮기려고 하면 그 학생을 받는 교수가 그 이전 교수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게 유일한 걸림돌입니다. 그래서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연구실을 옮기면 당연히 관계가 껄끄러워지기도 하고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전 교수가 명백히 잘못한게 있다면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18/10/24 22:20
수정 아이콘
교수도 일반인하고 다를 것 하나 없지요. 좋은 분들은 한없이 존경스럽고, 쓰레기 같은 놈들은 정말 더럽고 그렇더라고요.
18/10/24 23:08
수정 아이콘
어떤 면에서는 존경하는 교수였기에, 이 교수는 그런 형편없는 인간들과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기에..... 그래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씁쓸하네요.
18/10/24 22: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학부생들, 특히 대학원 가고 싶다는 애들끼리 막 "□□□ 교수님 진짜 사람 좋더라. 그 밑으로 대학원 갈까봐" 라고 이야기할 때마다,
"그 교수님 밑에 제자는 있어? 제자들은 뭐라든? 교수를 보고 판단하지 말고 그 밑에서 공부하는 사람에게 물어봐."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막상 대학원생 입장에서는 대놓고 안좋다고 이야기하기도 뭐하고, (심각한 사안일수록 내부고발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듣는 대학원 진학 희망자들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모양이더라구요.
진흙탕에 들어오기 전에 어느 정도 알 수 있어야 하는데, 같이 들어와서 빠져보고서야
아.. 이래서 그때 그 사람이 그랬었구나, 하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아요.
18/10/24 23:12
수정 아이콘
직장도 마찬가지더군요.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부서장이지만 그 부서 직원들은 하나같이 치를 떤다든지... 뭐 그런 경우를 자주 보았습니다.
크낙새
18/10/24 22:31
수정 아이콘
학문적 소양과 인격과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18/10/24 23:01
수정 아이콘
K대 K과 K교수 파면 뉴스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18/10/24 23:10
수정 아이콘
쿡 대 클럭스 과 클랜 교수....
18/10/24 23:48
수정 아이콘
아아 차마 그 드립은 안 하려했는데...
cienbuss
18/10/24 23:33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하필 그 K대네요... 제가 있던 과에서도 권력형은 아니지만 몇 년 전 사건이 터졌었는데. 주기적으로 터지는건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조용하다고 더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은폐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으니 주기적으로 터지는 게 최악의 상황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타대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거기서도 교수와 동기간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졌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상호간 오해로 결론나고 종결됐던 게 기억납니다. 실제 오해였을 수도 있지만 그 분야가 매우 폐쇄적인 편이고 권력을 남용하는 교수들이 극소수는 아닌데다 유능하지만 성격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렸던 분이라 아직도 의심 중입니다. 게다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교내 인권센터들이 학생간의 분쟁과 달리 학생과 교수간의 분쟁은 교수편을 들면서 학생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듣기도 했고 실제로 그러다 이슈가 되었던 적도 한 번 있었고요.

배웠다고 성욕이 사라지는건 아니니 그자체는 문제가 없고. 차라리 성매매를 했다면, 불법성이나 배우자에 대한 도리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성판매자가 본인 의사에 반해 일을 하던 중이 아니면 피해자가 있다고 보긴 애매한데. 굳이 강제로 하급자에게 저러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갑니다.
저격수
18/10/25 09:42
수정 아이콘
최대한 순수하게 생각하자면, 교수를 할 정도면 공부하고 연구하는 걸 꽤 좋아하는 걸 넘어서서 인생의 대부분일 거고, 사람을 보는 기준도 거기에 가까울 겁니다. 그거면 사람이 좋아지는 기준도 상당부분 공부와 연구에 연계되어 있을 테고, 자연스레 자신이 제일 자주 보는 이성인데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을 (자기 분야에 대한 공부) 하는 사람이라면, 사실 꽤 많은 교수들이 끌렸던 경험을 갖고 있지 않으려나 싶습니다.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서 위협했다면 다른 문제지만요.
첸 스톰스타우트
18/10/25 10:02
수정 아이콘
왜 그렇게 되었을지에 대해 유추해보는 관점에서는 꽤 그럴듯한 추론이네요. 물론 이런 추론이 합리화나 변명의 소재로 쓰여서는 절대 안 되겠습니다.
cienbuss
18/10/25 10:06
수정 아이콘
그럴 수도 있겠네요. 같은 분야를 좋아하는데다 권력차이로 인해 본인에게 잘 보이려 하는 여성인데 외모만 일정 이상이라면. 게다가 학창시절에 연애생활이 순조롭지 않았다면 보상심리로 더더욱 그럴 수도 있고요. 물론 정당화 된다는건 아니지만.
사악군
18/10/25 10:56
수정 아이콘
거꾸로도 통하는 이야기지요
18/10/25 16:06
수정 아이콘
1. (자기 딴에는) 호의를 표한다.
2. 상대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적극적 거절 의사를 나타내지 못한다.
3. 그걸 상대가 자기의 애정표현을 받아들인 거라고 착각한다.
...라는 경우도 간혹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사람이 악하다기보다는 그저 멍청한 것이니 아주 약간은 정상참작도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손을 댄다는 건, 그런 변명의 여지조차도 없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걍 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거죠.
첸 스톰스타우트
18/10/25 10: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능력과 도덕성은 별개죠. 칼라로 연결되있지 않은이상 그사람이 평소에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거고...
18/10/25 16:07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프로토스들은 서로의 성욕을 칼라로 공유하고 있었던 거군요. 이런 끔찍한 외계인들 같으니...
18/10/25 23:23
수정 아이콘
아...?
티모대위
18/10/25 10:21
수정 아이콘
성욕이라는 것이 특히 그렇습니다.
그 사람의 (비록 포장되어 있던 것이라 할지라도) 평소 인격과 성적인 영역에서의 인격이 갈라져 있는 사람들 정말 많아요.
물론 선을 넘어갔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 인격에서 나오는 자제심과 도덕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겠지만...
특히나 교수와 같은 권력을 지녔다면 욕망을 어느정도 실현할수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일이 일어나기 쉬웠겠죠... 교수가 지도학생들에 대해 갖는 권력은 실로 거대하니까요.
18/10/25 16:03
수정 아이콘
성욕 자체는 인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머릿속으로야 뭐든지 할 수 있죠. 당장 제 머릿속에도 오만가지 음란한 상상들이... 어흠 어흠.
여튼 문제는 그걸 '현실로 표출하느냐 상상으로만 남겨두느냐'에 있고, 말씀하신대로 그 사람의 인격에서 비롯된 자제심과 도덕성이 그 여부를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인격 자체가 그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었겠지요.
티모대위
18/10/25 17:21
수정 아이콘
확실히 그렇죠. 성욕에 대한 인격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커다란 성욕을 억누르고 조절하기 위한 인격이 충분하지 못할 뿐이라고 보는게 맞겠네요.
adobe systems
18/10/25 12:21
수정 아이콘
저도 학부때 꽤나 좋아하던 교수님이 횡령 후 1년 휴식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복직 후 웃으면서 돌아다니는걸 보고 참 열받았었던 기억이...
데오늬
18/10/25 16:12
수정 아이콘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괜히 속담이겠어요.
다들 자기와 맺은 관계에서 보이는 딱 그만큼만 보는 거죠.
그래서 저는 (특히 성범죄에서) '그럴 사람 아니다'는 소리 싫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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