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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08 15:52:23
Name Right
Subject [일반] 자신과 타인의 과제 분리하기
많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괴로움은 자신과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지 못함에서 발생한다. 예를들어, 남이 나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무척이나 괴로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여기서 타인이 나를 싫어한다는 것은 그 타인의 감정이다. 타인이 가지고 있는 싫어한다는 감정은 타인의 과제이지 내 과제가 아니다. 그것을 내 과제라고 부르려면, 내가 그것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타인의 감정은 내가 통제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남이 나를 싫어할 때, 그것이 온전히 내 탓이라고만 생각한다. 어쩌면 그것은 타인의 감정까지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다.

나의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타인을 싫어하는 감정이 생겨났을 때, 이것은 1차적으로 나의 과제이다. 타인의 어떤 싫은 행동을 보고서, 타인을 원망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생겨났을 때, 우리는 이 감정에 대해서 타인의 것으로 돌리면 안된다. (ex. 쟤가 저렇게 행동을 했으니 내가 화가나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당연해) 왜냐하면 감정의 주체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우리가 ‘인간관계에 있어서 무슨 행동을 하든 아무 잘못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타인이 나의 행동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고, 싫어하는 감정을 표현했을때, 1차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스스로 내 행동에 대해 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 행동에 대해 고쳐야 될 점이 있는지, 아니면 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면 된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사과를 하면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타인이 나를 미워한다는 사실 자체에 매몰되고, 그 자체로 본인에 대한 비판을 하게 된다. 한번 더 강조하자면, 타인이 나를 미워하는 감정은, 그 사람의 것이다.

책 ‘미움받을 용기’에서는 누군가가 나를 미워하는 것은 내가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남이 나를 미워할까 지나치게 신경쓰는 사람은 행동을 할 때 늘 ‘남이 어떻게 볼까’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현재 느끼는 본인의 감정, 욕구가 아니라 ‘타인’에게 비치는 나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 남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있는 사람은 본인의 감정과 욕구를 느끼며 행동한다. 이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 것으로, 타인의 과제가 아닌 본인 과제 중심으로 사는 것이다. 이 ‘미움받을 용기’는 자신과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타인의 시선과 감정을 타인의 과제로 보는 것, 그것이 주체적인 삶을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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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
18/04/08 15:57
수정 아이콘
어디선가 저도 듣는 말인데, 전형적인 속 편한 사람의 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조종하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게 만드는 가장 효율적이고 많이 쓰이는 방법은, 그 대상자가 자기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가지고 살지 않고, 나의 감정과 욕구를 가지고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상사가 그렇게 하고, 금전으로, 감정으로, 권력으로 위협해서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것을 가지고 살도록 위협하죠. 그걸 이겨내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그런 방식으로, 타인의 감정을 실제로 조종하고 통제하고, 내 뜻대로 가도록 만들어서 집단을 운영하는 것은 심지어 주된 방법입니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 국가에 대한 애국심 또한 그것의 연장선이고요. 타인의 감정에 의해서 자신이 절대로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근시안적인 생각에 가깝습니다.
18/04/08 16: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부당한 대우, 권력으로 인한 강요를 받아도 그것에 대해 드는 생각이나 감정은 사람마다 제각각입니다. 그 사건에 대해서 제각기 다르게 해석을 하기 때문이죠. 타인의 감정을 조종한다고 표현해주셨는데요, 감정은 타인이 마음대로 조종할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본인의 감정조차도 마음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https://pgr21.net/?b=8&n=76302) 비합리적인 사회구조, 부당한 권력 등은 분명 사회적, 정치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건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개인이 바로 바꿀 수 있는게 아닙니다. 이 글은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한 행복하게 살기위해 본인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다룬 것입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저격수
18/04/08 16: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https://www.ted.com/talks/dan_gilbert_asks_why_are_we_happy/transcript?language=ko
댄 길버트, "우리는 왜 행복할까요?"
=====
위 강연은 행복을 말씀하셨길래 가져왔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고, "자신이 행복하다"라고 최대한의 방법을 동원해 가면서 정신승리를 하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는 이들이 여러 고민을 하면서 세상과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여러 사람들에게 [행복이 최선의 해답일 필요는 없습니다.] 행복은 각자가 사는 방식 중에 하나이고, 그것을 위해서 자신을 괴롭히려는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하나의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저는 본글의 "과제"라는 단어의 사용에서 '미움받을 용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그 책에서는 자유의지를 "굉장히 공격적으로" 강조하고, 본인은 오직 본인의 의지로만 움직일 수 있음을 역시 강하게 주장합니다. 저는 멀리는 아들러, 가까이는 그 책의 저자들이 인간에 대해서 "생물학적으로" 얼마나 이해했는지가 의심스럽습니다. 글쓴이께서도 인간의 의지는 그렇게 강하지 않고, 자기 자신조차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없음을 알고 계신 듯합니다. 그에 의하면, 글쓴이의 주장은 "인간은 이렇게 살게 된다" 라는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니라, "이렇게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 라는 다짐에 가깝습니다. 다짐을 하실 때는 다짐임을 강하게 주장하셔야 오해하지 않습니다.
조종되지 않으려는 노력은 이해하지만, 사람은 혼자 모든 걸 해낼 수 없고,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에 글쓴이가 의도한 바대로 감명받는 것, 교과서의 내용을 교과서 저자의 의도대로 이해하는 것 역시 그 사람에 의해서 조종되는 것입니다.
TheLasid
18/04/08 21:09
수정 아이콘
좋은 댓글이네요.
이유진
18/04/08 16:1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아직까지 책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한번 봐야겠어요.
마스터충달
18/04/08 16:13
수정 아이콘
저는 남이 저를 싫어한다는 사실이 무척 괴로운데요. 미움받지 않으려고 신경쓰다 보니깐 흑화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사과하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모자람이 보일 때가 많더라고요.

그리고 살면서 미워하는 사람은 살면서 2명 밖에 안 되는 거 같아요. 미워하는 게 제 탓 일수도 있지만, 오죽했으면 나 같은 사람이 미워할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18/04/08 16:46
수정 아이콘
미움받지 않으려고 신경쓰는 것에도 분명 장점이 있습니다. 타인이 싫어할만한 언행을 조심하고, 더 자기 자신을 관리하게 되겠죠. 다만, 이게 지나치면 삶의 중심이 내가 아닌 타인이 된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요.
10조만들기
18/04/08 16:23
수정 아이콘
공자님 말씀도 모두에게 Good Man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셨죠.
18/04/08 16:42
수정 아이콘
사실 모두에게 Good Man이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어딜가든 이유없이 날 싫어하는 사람이 한두명정도는 생기기 때문이죠. 그래서 혜민스님은 이걸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이라고 하였습니다.
파란무테
18/04/08 16:52
수정 아이콘
https://pgr21.net/?b=8&n=62416

경계선에 관한 이야기군요.
좋은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면 삶이 편해져요.
18/04/08 17:14
수정 아이콘
이런 좋은 글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Dreamlike
18/04/08 17:14
수정 아이콘
살아가는데에 있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8/04/08 19:40
수정 아이콘
사람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때 과제분리만 해도 반이상은 자연스럽게 대응방향이 보입니다
4막1장
18/04/08 21:05
수정 아이콘
논란의 여지가 있음에도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돌아보아 괴로움을 더 당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또 그 이후가 중요한 것도 같습니다.
metaljet
18/04/09 00:05
수정 아이콘
참 좋은 글이고 공감은 되지만, 현실은 또 어려워요.
결국 우리는 직장 상사나 동료, 배우자 및 연인, 스승이나 멘토 등 나의 인생에 큰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나에게 가진 생각과 사소한 감정에 계속 연연해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니까요.
그것이 때론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그런지 그외의 범주의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없어지는게 문제더군요.
프렌들리
18/04/09 01:49
수정 아이콘
분리하지 못해서 괴로운 게 아니고 원래 분리가 안 되는 거라서 괴로운 거죠.
18/04/09 09: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정말 인상 깊게 읽은 책인데, 나름 핵심부분이라고 생각됐던 ‘선의’ 부분이 생략되었네요.
여하간, 타인과 나의 과제를 분리한다는 것은 남 일이니 무시하자 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은 생각의 관점, 철학적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리고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과제가 분리된 상태에서의) ‘선의’도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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