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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8/03/24 10:51:16 |
Name |
미사쯔모 |
Subject |
[일반] 북한ICBM과 배에 칼 맞는다 (수정됨) |
제가 이전에 다녔던 회사 동료인 L은 다혈질 건장 청년이었습니다.
L의 다혈질 정도가 어느정도냐 하면 기숙사에서 자다가 문 밖에서 중국인 근로자들이 샤워하고 나와서 좋다고 낄낄거리는 소리에 깨서 시끄럽다고 눈 부라리기와 멱살잡이를 하고서는 불면증에 잠을 못이룰 정도였습니다.
평소 이기적이면서도 괄괄한 성격 청년 L은 회사의 강요(?)로 원치 않는 중국 파견근로를 해야 했습니다.
제게 있어 중국 숙소 생활은 그다지 재미는 없었지만 못할 것도 아니었습니다.
파견된 다수는 그랬지만 다혈질 청년 L은 적응이 쉽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L은 저에게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곤 했습니다.
L은 점점 초췌해져가고 어두워져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L은 자주가던 한식식당에서 음식을 내는 구멍 안에서 뭔가를 발견 합니다.
그것은 바로 호기심에 가득차 있던 묘령에 여성의 눈동자였던 것입니다.
L과 호기심에 가득차 있던 묘령의 중국인 여성은 눈이 맞았습니다.
여성은 한마디의 한국말도 할 수 없었고 L은 한마디의 중국말도 할 수 없었지만 둘의 사이에는 아무 제약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작은 식당에 음식이 나가는 구멍으로 한쌍의 눈이 맞을 수 있단 사실에서 우리는 사랑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L은 어느순간부터 불평불만을 하지 않고 사랑하는 여자의 조국인 중국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L의 표정은 이제것 볼 수 없었던 기쁨과 희열이 넘쳐 흘렀고 파견 온 것에 심지어 감사해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른 어느날 저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묘령의 여성이 다니던 한국식당 주인으로부터 듣게 됩니다.
“그 아가씨 중국인 남친이 있었어요. 한국인이랑 사귀는거 알고 중국인 남친이 지금 사람 죽인다고 했대요. 같이 일하는 친구분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세요. 법인장님한테도 이야기 해 놨는데 한번 더 이야기 해 주세요.”
식당 주인장은 겁이나서 회사 법인장에게도 이야기를 해 논 모양이었습니다. 식당 주인장은 중국 남친은 연락을 했으나 매우 화가 나서 어떻게 말이 통하지 않고 그 여자 종업원도 사라졌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묘령의 중국 여성은 양다리를 걸쳤던 것이지요. 그리고 사실이 다 밝혀지자 여성은 잠수를 탔습니다.
숙소로 돌아오자 L은 과거의 씨니컬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싫다고 불평불만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법인장에게 이야기를 먼저 들었던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런것 보다 더 중요한건 사람의 목숨인 것이지요.
재수 없음 배에 칼맞는 겁니다.
저는 L에게 상황이 좋지 않으니 밖에 나가지 말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L은 매우 용감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뭐가! 무섭습니까! 하나도 겁 안나요!”
저는 역시 다혈질 L은 용감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인장은 사단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 L의 귀국을 서둘렀습니다. 물론 자신에게도 유리할게 없는 L의 연애사는 밝히지 않은채 L의 적응이 힘들어 돌아간다고 회사에 둘러대고 말이죠.
긴급 귀국은 할수 없어서 후임이 오기까지 약 2주의 시간동안 L은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L은 저를 볼때마다 매번
“뭐가! 무섭습니까! 하나도 겁 안나요!”
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L은 그후 약 2주 동안 퇴근 후 휴식일 모두 단 한 번도 밖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 좋아하던 산책도 그리고 인근 상가의 쇼핑도 L은 이후 하지 않았습니다.
L의 짧은 해외 출장은 실연의 아픔과 상처를 주변 동료와 법인장에겐 안도의 한숨을 남기고 끝났습니다.
L은 두렵지 않다고 매번 이야기 했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목숨은 소중한 것이지요.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실상 겁이 안난다는 것은 겁이 난다는 이야기 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북한 ICBM을 가지고 김정은이 말하던
"미국본토전역이 우리의 핵타격사정권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험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는 실상
“함만 봐주세요! 대국의 뜻을 거스를 생각은 없으니 이 dog 같은 목숨 적선하는 샘치고 한번만 살려만 주세요.”
라는 것과 똑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실상 중학생때 너 쟤 좋아하지 그랬을때
“아니에요. 아니에요.”
라고 한 풋풋한 사춘기 소년이 한 대답은
“맞아요. 저 쟤 좋아해요.”
와 똑같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될 것입니다.(그렇다고 안 되요 안되요,,,, 되요 되요 한다고 하는 강간범 논리가 맞다는 건 절대로 아니니 과대망상하는 피자알러분은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눌러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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