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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29 23:04:08
Name aDayInTheLife
Subject [일반] <겟 아웃> 보고왔습니다. - 그 미묘한 위화감.
미국 박스오피스 성적을 올려주시는 블로그가 있는데 거기서 언젠가 약간은 뜬금없는 영화가 엄청난 호평과 동시에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었습니다. 감독은 시트콤으로 유명한 코미디언의 데뷔작이었구요.
<겟 아웃>은 정말 갑작스럽게 나타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출을 맡은 조던 필은 키앤필로 유명(죄송합니다 셰프 개그 스케치)한 코미디언이긴 하지만 영화 연출은 처음 인데다 영화 장르도 갑자기 뜬금 없는 공포/스릴러 였으니까요.

영화의 내용은 백인 여자친구의 집에 초대받은 흑인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위화감을 쌓아 올리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딱 집어서 차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데 차별이 아니라기엔 이상한 부분들을 꾸준히 제시하면서 위화감을 쌓아 올리는 거죠.
꽤 섬세하게 쌓아올리긴 했는데 아무래도 저를 비롯한 한국 관객들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인종차별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아니지만 그 미묘한 감각을 온전히 받아들이긴 어느 정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겠죠.

촘촘히 쌓아올린 긴장감이 영화에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따지고 보면 이야기는 아주 방대하거나 깊지는 않아요. 때때로는 친절하게 설명으로 러닝타임을 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에 눈 돌리지 못하도록 관객을 몰아 붙입니다. 때때로 주인공처럼 움찔거리는 거 외엔 할 수 있는게 적기도 해요. 크크
그렇기에 이건 공포와 스릴러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깜놀이나 잔인함보다는 그 미묘하게 섞여들여가지 않는 위화감, 거리감에서 나오는 긴장을 잘 활용한 영화라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 미국 현지에서 나왔던 압도적 호평은 우리가 받아들이기엔 조금 어색할지 몰라도 충분히 저를 쥐고 흔든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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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29 23:20
수정 아이콘
저도 재미있게 영화를 관람했는데요. 특히 마지막 장면이 첫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인상 깊었습니다.
aDayInTheLife
17/05/29 23:32
수정 아이콘
몰입감이 좋다보니 마지막에 어 설마...? 하면서 두근거리는 맛이 있더라고요.
17/05/29 23:39
수정 아이콘
저도 마지막에...그 사람을 생각했는데...전혀 다른 인물이 나타나서 크크크 재미있었어요.
aDayInTheLife
17/05/29 23:41
수정 아이콘
저는 누구라기 보단 상황 상에서 압박감이라고 해야할까요. 크크
동네형
17/05/30 09:19
수정 아이콘
그 엔딩도 유투브에 있습니다
그대의품에Dive
17/05/29 23:26
수정 아이콘
한국 관객은 잘 못 느끼겠지만, 좀 이상한 흑인들이 사용하는 어휘나 말투가 영어 원어민이 보기에는 정말 위화감이 느껴진다네요.
아마 해외 평가보다 국내 평가가 박한 건 이런 탓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aDayInTheLife
17/05/29 23:33
수정 아이콘
제스쳐나 어투에서 복선을 꽤 뿌려두죠. 회수도 잘 된편이라고 생각하구요.
광기패닉붕괴
17/05/29 23:27
수정 아이콘
영화를 아직 보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위화감을 쌓아 올리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딱 집어서 차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데 차별이 아니라기엔 이상한 부분들을 꾸준히 제시하면서 위화감을 쌓아 올리는 거죠."

주변 평과 이걸 봐선 마이크로어그레션을 아주 잘 드러낸 영화인가보네용.
aDayInTheLife
17/05/29 23:34
수정 아이콘
네 그 미묘한 지점의 묘사가 좋은거 같아요. 반대로 제가 그 압도적인 호평보다는 아쉬웠던 것도 오히려 그걸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17/05/29 23:35
수정 아이콘
제가 미국인이었다면 이 영화가 두배정도 재밌었을거라 생각합니다.
aDayInTheLife
17/05/29 23:4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거리감이 좀 있는 소재죠. 뭐 2층 양옥 공포물이 우리나라에선 부러움을 불러 일으키는 거랑 비슷한게 아닌가 싶기도.... 크크
모지후
17/05/29 23:36
수정 아이콘
댓글에 이미 언급되었지만 현지인 아니면 잘 모르는 말투, 어휘, 미국에 관한 배경지식?을 알아야 영화 내용을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영화 내용 중간에 여자 주인공이 "우리 아빠는 평소에 안쓰던 말투를 갑자기 쓰고 왜그러지?" 하는 부분이 있었던 걸 보면...)

그래도 보통 다루기 어려운 소재(인종차별, 백인우월주의 등)를 스릴러에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신용재
17/05/29 23:37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봐서 제 손에 꼽을 만한 스릴러 영화라고 생각하고 주위에 추천하고 다녔는데
생각보다 대부분의 변 반응이 미지근하더라구요. 그냥 볼만하다 정도?
aDayInTheLife
17/05/29 23:40
수정 아이콘
문화적 차이가 큰게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은 독특한 미국 상황에서 나오는 공포감이니까요. 듣기로 특히 흑인 관객들이 평가가 높다던데 그런 맥락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alphamale
17/05/29 23:38
수정 아이콘
저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아예 예고도 주인공도 얼굴도 모르고 본 게 신의 한 수 였습니다.
aDayInTheLife
17/05/30 00:17
수정 아이콘
저는 박스오피스를 보고 좀 찾아보고 간터라 충격적인 맛은 덜했는데 오히려 곱씹어볼 복선들을 더 잘 찾아보고 간거 같아요.
김블쏜
17/05/29 23:41
수정 아이콘
이건 예고편 안보고 봐야되는 영화에요.
예고편 보는순간 재미가 반이 됩니다.
애패는 엄마
17/05/29 23:43
수정 아이콘
스릴러로서는 좀 아쉽죠. 오히려 흑백 문화로 봤을때 그 미묘함과 시선이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새벽포도
17/05/29 23:59
수정 아이콘
이런 미묘하면서 불편한 상황이 주는 공포감이 더 와닿더라구요.
밧줄에 꽁꽁 묶이는 듯한 공포보다 보이지 않는 거미줄 한두 가닥이 계속 살갗에 닿는 듯 찝찝하면서
불편한 공포가 훨씬 더 스릴 있었습니다.
aDayInTheLife
17/05/30 00:1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공포영화를 무서운거 못봐서 안보는거 반 지나치게 자극적인 편이라 취향에 안맞는거 반... 으로 거르는편인데 이건 재밌게 봤습니다. 크크
네오크로우
17/05/30 00:14
수정 아이콘
보는 내내 뭔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싶다가 다 보고 나서는 흠.. 이상한데???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동네 작은영화관이라 중간중간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확 몰입을 못한 이유도 있긴 했죠.
애초에 포스터가 너무 강렬해서 이 주인공이 어찌 될런지도 빤히 알만했고.. 소재는 독특했지만 제게는 평이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계속 평이 좋기만 하고.. 내가 뭘 놓쳤나 싶어서 해석본을 읽어보니. 무릎을 탁 치게 되더군요.
aDayInTheLife
17/05/30 00:20
수정 아이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쓴 감독의 역량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익숙치 않은 소재의 거리감이기도 하죠. 우리에겐 피부에 와닿는 얘기는 아니다보니..
1llionaire
17/05/30 00:15
수정 아이콘
공항경비대 친구가 영화를 너무 무겁지 않게 잡아주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명품 조연이랄까요.
17/05/30 00:21
수정 아이콘
저두요
감독이 코미디언인데 그가 연기하던 캐릭터를 그대로 갖다박은 듯한 느낌이더라구요 크크

여주가 "너 나랑 섹스하고 싶잖아?"라고 묻었을 때 "개소리하지마!" 라고 하고 끊은 다음에 "천잰데?" 드립은 정말..
17/05/30 00:34
수정 아이콘
적당히 긴장감도 있고 인종갈등이라는 주제로 복선도 그렇고 잘 풀었다 생각이 듭니다.
뭐랄까...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라서 좋았어요. 인턴이후에 오랜만에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랄까...
무엇보다 영화에 나오는 그 여친이 이뻣....아 아닙니다
17/05/30 00:38
수정 아이콘
연기가 다 좋더군요.
아리아
17/05/30 00:55
수정 아이콘
이 영화 원래 결말이 있는데 바꿨다더군요
스포상 여기엔 적지 않겠습니다
찾아보시길 흐흐
The Seeker
17/05/30 17:4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영화관에서 결말을 보고 정말 X을 안 닦은 기분이었는데 잘 닦아 주셨습니다.
목허리곧추세우기
17/05/30 01:30
수정 아이콘
예고편 안보고 보시길 추천합니다.
17/05/30 02:08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가 이런 스릴러 류 영화 안좋아하시는데 오늘 보시곤 재밌다고 하셨어요 크크
이시하라사토미
17/05/30 09:24
수정 아이콘
예고편도 주인공도 모른채 가서 봤습니다. 꿀잼이더군요.
연기는 다들 좋은데 특히 그 가정부 역할하셨던분.. 울다가 웃으면서 No No No 할때 와 진심 지렸습니다......
감사합니다
17/05/30 10:2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컨저링보다 스릴 있었던거 같네요 크크
17/05/30 10:45
수정 아이콘
인종갈등이 생활인 미국인들은 영화를 받아들이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더라구요.
강약중강약
17/05/30 10:55
수정 아이콘
질문이 있습니다.
혹시 사람을 썰거나, 피가 튀긴다거나, 마루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바이올린 소리가 날카롭게 난다거나, 어둡다거나..
어떤 식의 공포인지 알 수 있을까요? 글쓴 분의 감상평을 보니 영화를 너무 보고 싶은데, 워낙 '대놓고 무서운 영화'를 못봐서 걱정이 됩니다.
aDayInTheLife
17/05/30 11:09
수정 아이콘
기묘한 위화감이 주된 공포요소입니다. 잘 섞이지 않는 존재를 두고 기괴한 행동을 하는게 공포 요소에 가까운거 같아요. 썰거나 피튀기는 장면이 없진 않은데 극 후반부에나 좀 나오고요. 사운드는 좀 무섭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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