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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2/14 00:34:53
Name emonade
Subject [일반] Nocturnal Animals(2016)
아무 정보도 없이 재밌다는 이야기만 듣고 찾아본 영화입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가끔 보여지는 현실속의 풍경은 지루할 따름이지만, 어느 순간 극중극과 심리적으로 이어지면서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깨닫게 됩니다.

사실 그렇게 집중해서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제 핸드폰의 드퀘3을 얼른 깨야 다음 게임을 할 수 있으니까요. 넷플릭스에서 지정생존자를 달릴 때도 한손은 항상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사실 최근에 몰입해서 본 게 몇개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집 앞 영화관에서 스타워즈 로그원을 볼 때? 원래 영화관이라는 환경은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곳이니 몰입하는 것이 당연했겠죠. 하지만 집에서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만 몰입해버렸습니다. 단순히 재밌게 본 것 뿐만이 아니라 한번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요.

다 보고나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굉장히 단순한 플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말부가 조금 모호하긴 한데, 조금 생각해보면 극중극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금새 깨닫게 되죠. 제이크 질렌할은 나이트 크롤러에서 광기어린 분위기를 보여주더니, 이 영화에서는 찌질한 남자를 제대로 연기합니다. 잠깐 동안 연기인줄도 모르고 봤었어요. 잘 모르던 여배우(찾아보니 에이미 아담스라고 하네요)도 섬세한 감정 묘사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사실 소설을 저렇게 몰입해서 본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만화나 소설로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경험을 많이 해(봤다고 생각해)서 어색하지는 않았었어요. 아니, 공감이 됐었죠.

다만 극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 건조하고 야성적인, 황량한 사막을 무대로 진행되는 극중극은 사실 크게 느낌이 없었지만,
현실 파트의 음악과 각종 디테일들(가구나, 색감이나, 구체적으로 쓰기에는 어렵네요)이 이 영화를 무언가 있어보이게 만듭니다. 있어보이는게 아니라 진짜로 있구요.

영화를 다 보고 톰 포드라는 이름이 익숙해서 찾아봤더니 디자이너네요. 정장을 검색해보니 5백만원이 넘어가는군요. 아쉽지만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사야죠. 언젠간 살 날이 오겠죠?

내용은 의도적으로 배제했습니다.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보는게 나을거에요. 그런 영화가 몇개 있었는데, 헤이트풀8이나 곡성같이 도무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는 모호한 상황이 기가 막힌 것들 이었죠. 이 영화는 사실 초중반에 감이 잡히긴 합니다. 다만 혹시라도 보실 분들의 재미를 위해서 내용은 적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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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쥴레이
17/02/14 00:45
수정 아이콘
이거 잔인하거나 무서운가요.

예고편만 봐서는 이게 왜 청소년 관람불가이고 R등급일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면 나를 찾아줘처럼 임팩트 있는 장면이 있어서 그런건가..궁금하니 봐야겠죠. 하하하
17/02/14 00:53
수정 아이콘
어.. 영화 타이틀 나올때부터 19금이긴 합니다. 상황은 잔혹하지만 묘사가 잔인하지는 않습니다. 공포 영화 절대 혼자서 못보는데, 공포도 아닙니다.
Rorschach
17/02/14 01:44
수정 아이콘
심리적 측면에서 R등급을 줘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사실 오히려 장면만 놓고보면 그렇진 않아요.
'물론 꼭 R등급이어야만 해' 정도의 생각까지는 안들긴 하지만... 아무튼 미성년자는 안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크크
예쁜여친있는남자
17/02/14 08:08
수정 아이콘
그정도로 임팩트 있는 장면은 없는데 플롯이나 분위기 자체가 그렇습니다
SuiteMan
17/02/14 10:09
수정 아이콘
전혀 잔인하거나 무섭지는 않고요. 오프닝 임팩트가 강렬합니다.
17/02/14 01:50
수정 아이콘
저는 재밌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습니다.

저도 최근에 집에서 본 것 중에는 단연 압권의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송파사랑
17/02/14 08:28
수정 아이콘
현재까지는 올해개봉작중 최고작입니다
리콜한방
17/02/14 09:45
수정 아이콘
에이미 아담스 보러 가서 제이크 질렌헐에게는 연기로 못미치는구나 생각하던 차에
마이클 섀넌이 그냥 다 정리해주시더군요.. 메쏘드의 끝을 경험했습니다.
SuiteMan
17/02/14 10:11
수정 아이콘
재밌기는 한테 3가지 이야기가 섞여 있어서 조금 헷갈렸습니다. 저는 끝나고 나서 좀.. 뭐지? 했네요. 수상 면면이 화려한것만 봐도 작품성은 어느정도 보장된다고 볼수 있어요.
드라카
17/02/15 00:2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리뷰글이 올라오니 반갑네요. 저는 다른것보다 배우들 연기와 화면 구성이 이뻐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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