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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9 06:03
유부남 유부녀 사이에 익명 대화를 할 때 흔히 나오는 고민 중 하나가 '난 성욕이 진짜 없는데 의무 방어전 해야 해서 괴롭다,' '나는 섹스가 하고 싶은데 내 배우자는 섹스에 아예 관심이 없다' 입니다. 이게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부인성 발기부전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섹스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인 거지요.
해서 무성애라는 단어 자체는 널리 사용되지 않습니다만, 이 현상 자체는 공공연한 비밀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결혼할 때에는 속궁합도 중요하다고들 하지요. 무성애자끼리 결혼해서 동지애로 사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무성애자와 섹스가 너무 좋은 사람이 같이 살면 서로간에 그만큼 괴로운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17/02/09 12:36
사실 나이나 정신적 소모에 의한 성욕 감퇴와 무성애는 구분되어야 하지만, 그러한 현상이 무성애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고 실제로 무성애자이거나 무성애적 성향이 짙은 사람이 결혼해서 성행위를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겠죠. 참 어려워요 사람이란 게.
17/02/09 08:05
무성애에대한 취급을 생물학적인 성욕이 왕성한 10대~20대와 중장년층에서 다르게 잡아야하지않을까싶기도합니다.
구별없이 취급하면 무성애의 범주를 조금만 넓게 잡으면 동성애보다 훨씬 더 많을것 같습니다. 성정체성에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행위를 아예 안하는 사람은 그저 주류의 방식을 수용할것이거든요. 그리고 성관련이야기는 지극히 사적인이야기들이라 굳이 말하라고 강요하는 이도 없는법이고요.
17/02/09 12:41
정체화한 무성애자의 수는 적겠지만, 무성애적 현상을 겪고 있는 사람의 수는 생각보다 굉장히 많을 거에요.
그만큼 여러모로 피곤하게 만드는 세상이니까요. 다만 예를 들어 수 년간의 성 경험 부재만으로는 무성애자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의 인생 대부분에 걸쳐 지속적인 충동의 부재 상태에 있어야 하며, 성적인 매혹을 일으키는 이미지가 없어야 하죠.
17/02/09 12:46
음...관심이 적다는 것은 분명 유성애자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무성애는 정말로 어떠한 성적 집단에도 끌림을 느끼지 않는 거예요. 다만 정서적으로 끌리는 대상은 있을 수 있겠죠. 다만 아주 드물게 성적 끌림을 경험하는 회색의 사람들을 포함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대해선 논란이 있긴 합니다.
17/02/09 10:32
성욕이 강하지 않다는 말로 충분할 것을 왜 이름을 붙이는지 모르겠어요. 말씀하신 분류에 따르면 저도 그쪽에 가까운 이성애자정도일텐데.
17/02/09 12:52
성욕만이 성적 지향을 설명하는 모든 것은 아닙니다. 특정한 대상에게 발기를 비롯하여 성적으로 반응한다는 것과 성적인 매력을 받는 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이며, 성욕 감퇴나 부재의 원인엔 여러 가지가 있겠죠. 하지만 그 경우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이성애자거나 동성애자임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단지 실행할 체력이나 의욕이 상실된 상태일테죠. 무성애는 정체화하는 것이 늦을 뿐 아주 옛날부터 그러함을 느끼는 것이며, 성적 행위나 접촉을 꼭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동기가 다르다는 거죠.
17/02/09 12:57
초식남과도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초식남 중 많은 수가 경제 사회적 여건에 의해 발생하고, 특히 섹스를 '필요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데 반해 무성애자는 아주 옛날부터 그러했음을 느끼는 사람들이고, 특히 성을 싫어하거나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혐오하는 사람도 있긴하겠지만, 그것은 조금 다른 이유에서죠. 아무튼 저는 아닙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나와 관련없는 것'으로 생각하죠.
그리고 사실 무성애자(임을 밝히는 사람들)는 대부분 여성입니다.
17/02/09 11:17
[정체성으로 규정함으로써 성애절대주의에 반기를 든다]는 말씀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생각건대 성애라는 용어부터가 애초에 성과 애를 뭉뚱그려놓았지만, 말씀하신대로 성과 애는 대상에 있어서나 행위 양태에 있어서나 늘 일치하지도 않고 일치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죠. '성역할'처럼 '성애' 역시 점차 해체해 나가야 할 낡은 고정관념 중 하나라는 데 적극 동의합니다.
17/02/09 12:07
글 중간의 묘사가 제 평소 생각과 많이 비슷하네요. 유부남이라 드러내고 말한 적은 없지만... 성적 성향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실 저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성에 관심이 많은 것 자체가 좀 이상한거 아닌가 생각할 정도라...
17/02/09 12:19
콘돔 안 끼고 피임 안하고 애 만들려고 하는거 말고 그냥 쾌락을 위해 하는 섹스가 뭐 대단한거라고 다른 욕구들하고 분리해서 생각하는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이성애니 저성애니 동성애니 하는 부류가 초식 육식 잡식 얘기하는거라고 대체 뭐가 크게 다른지...
사회학적으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개념이라는데 동의하네요.
17/02/09 12:48
케이크 표식이 보이니 드는 생각입니다. 성적 지향이라는 게 어떤 케이크를 좋아하느냐와 무어가 다를 게 있나 싶습니다. 누군가는 당근 케이크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초콜릿 케이크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무성애 뿐만 아니라 모든 성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와 같다면 갈등도 차별도 없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런 세상이 온다면 좋아하는 케이크에 따라 집결할 필요가 없겠지만... 현실은 성적 지향에 따라 뭉치지 않으면 다수의 횡포에 억압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안타깝고 씁쓸할 따름입니다.
17/02/09 13:45
제 성향과 거의 흡사하시네요.
저도 제가 뭔지도 모르고 있다가, 링크하신 나무위키(당시 엔하위키) 무성애 항목을 읽고 이거구나 무릎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현재 제 자신을 romantic asexual 로 규정짓고 있으나 말씀하신것처럼 Grayromantic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네요)
17/02/09 14:34
히틀러도 사실 무성애자라고 할수있죠.
성이나 연애에는 관해서 금욕이라기 보다는 무욕으로 일관하였는데 덕분에 성불구자, 게이, 트랜스젠더등등 각종 설이 난무했지만 제생각에는 무성애자같네요.
17/02/09 15:55
무성애라고 뭐가 특별한가 싶어요. 성이라고 뭔가 다른가요?? 윗분이 정확히 표현했죠. 생크림 케익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하여 초코 케익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도 아니며, 케익을 안좋아하는 사람도 이상한게 아닙니다. 모든 애(사랑)가 다 그렇죠. 한쪽을 좋아하는 부류, 다른 한쪽을 좋아하는 부류, 둘다 좋아하는 부류, 아무것도 안좋아하는 부류.
사소한 케익이나 사탕부터 뭔가 거대하고 대단해보이는 성까지. 똑같이 생각하면 편합니다
17/02/09 17:29
특별할 건 없지만 특별한 척 하냐고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죠. 이를테면 아직 맛을 못봐서 그런거라고 말하는 사람들..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면 그런 흐름에 나도 모르게 휩쓸려 고통받게 될테니까요. 물론 안 봐도 비디오여서 맛을 안 본 걸 수도 있고 정말 맛을 못 봐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판단은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어야 하죠.
17/02/09 18:28
아직 맛을 못봐서 라는 상처를 주는 사람은 애초에 그들이 무슨 맛을 좋아하더라고 혹은 안좋아하더라도 상처를 주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특별한거와 특이한거는 다릅니다. 특별한척을 한지 특이한 것을 알린지는 엄연히 다르니 그 미묘한 차이가 중요하겠죠.
17/02/09 16:55
무성애자들 상당히 역사속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연구는 생각보다 없는 것 같아요 크크...
비잔틴 제국의 황제 바실리우스 2세도 있지요.
17/02/09 17:08
그런데 사실 그런 사람들이 정말로 asexual인지, 아니면 현대인처럼 이성혐오증에 걸린 사람일지 알 수가 없긴 해요. 어쩌면 성-혐오주의자거나 동성애자인데 억눌려서 아무것도 발현을 못했을 수도 있죠. 누가 무성애적 성향이 있었을 것이다~고 할 수야 있겠지만, 동성애나 양성애처럼 확실하게 역사적 인물 누가 그렇다고 규정짓기는 어려운 문제인 듯 합니다.
17/02/09 17:58
무성애는 [없는 것] 이기에 [있는 것]인 동성애에 비해서 연구하기도 힘들고 연구되지도 않아서 실체가 좀 불분명한 면이 있죠.
동성애와 이성에 사이에도 범성애나 양성애가 있듯이, 무성애와 유성애 사이에도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 수많은 스펙트럼에서 그냥 성욕이 적은 사람과 무성애를 구분하기는 참 힘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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