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12/11 17:26:28
Name 靑龍
Link #1 http://smh2829.blog.me/220883329384
Subject [일반] <삼국지> 관우의 시호인 壯繆는 선시인가, 악시인가.
관우의 시호 문제는 삼국지 커뮤니티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주제이다.
(내용이 길어 요약이 불가하기에 링크로 남긴다. )

1. 장목후가 맞다라는 입장.
http://smh2829.blog.me/220747939745 (by 야매읹)
http://smh2829.blog.me/220747934958 ( by 子明)
즉, 선시라는 입장.

2. 장무후가 맞다라는 입장.
http://gall.dcinside.com/samgugji/362018
즉, 악시라는 입장.

1번의 입장을 따른다면,
壯자와 繆자는 둘다 시법에 있는데 왜 굳이 통가자를 썼을까란 의문이 든다.

2번의 입장을 따른다면, 아래와 같은 구절이 마음에 걸린다.

당초 선주(先主) 때에는 오직 법정(法正)만이 시호를 받았다. 후주(後主) 때에는 제갈량은 공덕이 세상을 덮고 장완(蔣琬), 비의(費禕)는국가의 중임을 떠맡았으니 또한 시호를 받았다. 진지(陳祗)는 총애를 받아 특별히 특별한 포장이 더해졌고 하후패(夏侯霸)는 멀리 와서 국가에 귀부했으므로 또한 시호를 받았다. 그러다 관우, 장비, 마초, 방통, 황충과 조운이 시호를 추증받았으니 시론(時論)에서는 이를 영예로운 일로 여겼다.
- 촉지 조운전 -

악시라면 당시의 시론에서 이를 영예로 여길수 있었을까? 그리고 당시 관씨와 장씨는 각기 국가의 중추를 맡았는데 악시를 받고 순순히 인정할수 있을까?

나는 그런 점에서 제 3의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시법의 해석을 보자. 난, 문자향 출판, 시법, 이민홍 편역을 참고했다.  
일단, 관우의 시호인 壯繆부터 보도록 한다.

  壯
[시법] 적을 이겨서 난을 다스린 것을 '壯'이라 한다.
[시법] 용감하지만 이루지 못한 것을 '壯'이라 한다.

유희가 말하기를, "뜻은 절의를 보존하고 있으나 사세가 궁핍하고 급박하여 공을 이루지 못한 자이다. 춘추의 의리는 본의를 추구하므로 시호를 '壯'이라 하였다.


[시법해] 명분과 실제가 어긋난 것을 '繆'라 한다.


장비의 시호를 보자. 장비의 시호는 환후桓侯이다.


[시법] 아주 빠르게 공을 이룬 것을 '桓'이라 한다.
[시법해] 토지를 개척하고 먼 곳의 사람을 복종시킨 것을 '桓'이라 한다.
[시법해] 능히 공경함으로 백성을 동원한 것을 '桓'이라 한다.
[시법해] 토지를 개척하고 나라를 겸병한 것을 '桓'이라 한다.

<새로 고침> 옛 시법에 이르기를, "아주 빠르게 백성을 동원한 것을 '桓'이라 하고, 무력으로 사방을 안정시킨 것을 '桓'이라 한다"하였으니, '극극동민克亟動民'은 악행을 저지른 시호이고, '무정사방武定四方'은 선행을 행한 시호이다. 桓은 강하고 용맹함이 매우 빨라 해가 되지 않은 칭호이나, 악을 행하였다고 할 수도 없고 또 선으로 인정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합해서 "아주 빠르게 공을 이룬 것을 '桓'이라 한다"고 한 것이다. 제나라 환공은 관중의 형명술을 이용하여 천하의 패자가 되었는데, 시호를 桓이라 하였으니 그것은 아주 빠르게 공을 이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초의 시호를 보자. 마초의 시호는 위후威侯이다.


[시법] 상을 주어 권면하고 형벌로써 성낸 것을 '威'라 한다.
[시법] 정벌로써 먼 지방을 복종시킨 것을 '威'라 한다.
[시법] 강하고 굳셈으로 바름을 지킨 것을 '威'라 한다.
[시법해] 사납게 하되 강직하고 과감한 것을 '威'라 한다.
  - 사나우면 너그러움이 적다. 과果는 과감하게 행한다는 뜻이다.
[시법해] 사납게 하되 강건하고 과감한 것을 '威'라 한다.
- 강건하기가 강剛보다 심한 것이다.  
[시법해] 의로움을 굳건히 하고 바름을 지킨 것을 '威'라 한다.
- 묻는 것이 바르고, 말에 간사함이 없는 것이다.


황충의 시호를 보자. 황충의 시호는 강후剛侯이다.


[시법] 강하고 굳세면서 과감한 것을 '剛'이라 한다.
[시법해] 이전의 허물을 좇아서 고친 것을 '剛'이라 한다.
- 선행에 힘써서 허물을 고친 것이다.


조운의 시호를 보자. 조운의 시호는 순평후順平侯이다.


[시법] 자애롭고 온화한 것으로써 두루 감복시킨 것을 '順'이라 한다.
[시법] 이치에 화합하여 따른 것을 '順'이라 한다.
[시법해] 자애롭고 온화한 것으로써 두루 감복시킨 것을 '順'이라 한다.
-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그 자애롭고 온화함에 복종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시법] 다스림에 허물이 없는 것을 '平'이라 한다.

생眚은 재앙이고 죄이다. 다스리는 데 큰 허물이 없는 것일 뿐, 잘 다스리는 것은 아니다. 이는 평정平正(공평무사함)의 平이 아니라, 평상平常의 平이다. 주周의 평왕, 진晉의 평공, 한漢의 평제는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평정의 뜻을 취한 것이 아니니, 옛사람들은 平의 시호를 평상의 평으로 여겼을 뿐이다. 오직 안평중晏平仲만이 평정의 뜻을 취한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에 또한 평정한 사람을 平이라는 시호로 삼으려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취하지 않은 것이다.

[시법해] 다스려져 재앙이 없는 것을 '平'이라 한다.
- 재앙과 죄가 없는 것이다.
[시법해] 일을 집행함에 제도를 따른 것을 '平'이라 한다.
- 마음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시법해] 기강을 펴고 다스린 것을 '平'이라 한다.
- 정사에 시행하는 것이다.


시법에 대한 설명 https://namu.wiki/w/%EC%8B%9C%EB%B2%95

시호에는 선시, 악시가 있는데 관우의 시호인 壯繆를 악시라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같이 시호를 받은 창업공신인 장비, 마초, 황충, 조운의 시호도 악시가 아니므로 용례나 예법상 관우의 시호만이 악시가 되긴 어렵다. 다만, 장비나 조운의 예를 보면 무조건 선시라고 보기도 애매한데, 시호를 선시/악시로도 분류하지만 상시/중시/하시로도 분류한다. 선시는 극찬의 뜻을 담은 시호이고 악시는 폄하를 하는 시호이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시호는 중시에 해당한다고 본다. 시호는 시법에 의해 황제/왕/제후/신하에게 추서하는데, 조운의 시호중 하나인 平의 설명을 본다면 사례에 따라 볼 여지가 크다.
사견으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관우의 시호는 장무로 읽되, 악시는 아니라고 본다.


p.s 아마추어의 견해로 쓴 글이라 틀릴 여지는 많다고 본다. 추후에 전공자의 관련 서적이나 논문이 나오길 기대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회영
16/12/11 19:04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봤습니다.
나름 삼국지 읽어봤다고 할 정도인데 진짜 매니아분들 논쟁 수준에는 ㅜㅜ
16/12/12 12:26
수정 아이콘
아마추어의 글이라 틀릴 여지는 있으니 그점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

저도 삼국지를 읽다보니 궁금해져서 이것저것 마구 사서 읽는 편입니다. 관련 개설서나 논문, 해설서 같은 것들 말이죠.
오만과 편견
16/12/11 19:35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16/12/12 12:25
수정 아이콘
아마추어의 글이라 틀릴 여지는 있으니 그점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
보통블빠
16/12/11 20:2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손책의 별호 소패왕도 비꼬는 표현 아니었을까요??
한나라는 항우를 대한민국이 북한 보듯이 봤으니, 항우처럼 힘만 믿고 설친다는 의미의 조롱같은 느낌이 듭니다.(실제로 손책의 성격은 참....)
곽가도 '제 성질을 못 이겨 자멸할 것이다.'이라는 손책의 대한 평가를 했었으니까요.
키스도사
16/12/12 00:3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봤습니다.
16/12/12 12:25
수정 아이콘
아마추어의 글이라 틀릴 여지는 있으니 그점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9679 [일반] 대권에 도전하는 잠룡들... 우리도 있다. [73] ZeroOne11203 16/12/29 11203 2
69678 [일반] 내일이면 이 자리도 마지막입니다. [183] The xian16548 16/12/29 16548 36
69677 [일반] 취업 보고 드립니다. [82] 삭제됨10379 16/12/29 10379 62
69676 [일반] 스타워즈 IMAX 관람하신 분들 포스터 꼭 챙겨가세요 [23] 빵pro점쟁이7983 16/12/29 7983 1
69675 [일반] 신협 면접후기 [10] 삭제됨11351 16/12/29 11351 5
69674 [일반] 10년전에 했던 모의주식투자 과연 그 결과는? [18] AMBCF9051 16/12/29 9051 5
69672 [일반] 중국의 고집 센 외교가 ‘우방국’에게 까지 확장되었다. [13] 테이스터9985 16/12/28 9985 13
69671 [일반] 지금의 문재인을 있게 한 1년 [21] 뜨와에므와10420 16/12/28 10420 12
69670 [일반] 스타워즈 로그원 감상 후기 [32] 이사무8093 16/12/28 8093 2
69669 [일반] 문재인, 처마게이트 대법원 승소.. 무죄 판결 [163] ZeroOne25148 16/12/28 25148 32
69668 [일반] 현재 핫한 캐삭빵 [79] 그러지말자16710 16/12/28 16710 2
69667 [일반]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나이키... [33] Neanderthal10743 16/12/28 10743 2
69666 [일반] 개혁보수신당, 그리고 한국의 당명 [80] 루트에리노8700 16/12/28 8700 5
69665 [일반] 삼성 이재용부회장의 별명이 괜히 마이너스의 손이 아닌것 같네요. [133] 레스터19829 16/12/28 19829 3
69664 [일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긴급 체포 .jpg [28] 아라가키10859 16/12/28 10859 0
69663 [일반] 내부고발자 찍어낸 국민의당 [154] ZeroOne16397 16/12/28 16397 6
69662 [일반] 스타워즈 레아공주 (케리 피셔) 사망 [20] 쪼아저씨7349 16/12/28 7349 1
69660 [일반] 스타워즈 스토리: 로그원 아이맥스 후기 [31] 삭제됨8079 16/12/28 8079 1
69658 [일반] 2016년 영화 1년 결산을 해봤습니다. 추천작 15개. [6] 구밀복검8221 16/12/28 8221 3
69657 [일반] 세월호 당일 미용시술을 했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군요. [32] Ahri11267 16/12/28 11267 1
69656 [일반] 1인당 국민소득은 3천만원인데 우리는 왜 가난한가 [19] 예루리10340 16/12/28 10340 15
69655 [일반]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 글로벌 텔레토비 [5] 보통블빠5691 16/12/27 5691 0
69654 [일반] 다행히 빨간 마티즈는 저를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15] bongfka9482 16/12/27 9482 2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