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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2/09 21:01:26
Name aDayInTheLife
Subject [일반] 라 라 랜드 보고왔습니다. - 스포!
‘라 라 랜드’는 고전적 향취가 풍겨나오는 뮤지컬 ‘영화’입니다. 유난히 영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영화가 가진 차이점을 잘 활용한 뮤지컬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빛’의 활용에 있을거 같네요.
보통 무대에서의 빛은 기본적으로 관객의 방향만을 고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비해 영화는 빛과 그림자를 감독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추고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점에서 뮤지컬 ‘영화’로써 뛰어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라 라 랜드는 두 개의 방향성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자는 머뭇거립니다. 본인이 직접 쓰고, 직접 연기하는 일인극에 대해서, 본인에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면접의 기회에서 여자는 머뭇거립니다.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길 주장합니다. 여자가 머뭇거릴 때 마다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야함을 역설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남자의 방향성은 본인이 원하는 방향과 멀어졌습니다.
원을 그리며 추는 춤은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닮아있습니다. 머뭇거림과 전진 사이에서 원을 그리던 춤은 줄이 끊어지면서 각자의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이죠. 결국 이런 점에서 영화의 서사는 꿈과 인간 관계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영화의 결말은 그런 점에서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타협에 가깝습니다. 각자의 방향으로 갈라져 나갔지만 각자의 방향을 성취한거죠. 또 서사를 쌓아 올린 방식보다 서사를 쌓아 올린 형태를 더 중요시한 결말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if 들이 꽤 많이 들어간 이야기이지만 그 if 들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방점이 찍힌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결말을 즐거웠던 여름을 기억하며 좋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도, 혹은 목표와 과정 사이에서의 씁쓸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를 더 강하게 느꼈던 거 같습니다. 저에게는 영화의 형식이 더 강하게 느껴졌던거 같거든요. 일단 보통 영화들의 16:9와이드 스크린보다 고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2.35:1의 시네마스코프 배율로 찍힌 영화이기도 하고요,(*잘못 알고 있었네요. 아래 댓글 참조 부탁드립니다) 영화에서 애정을 표하는 대상들이 과거의 향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뮤지컬 영화의 황금기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연출과 미술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달콤씁쓸한 로맨틱한 뮤지컬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후반부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게 빛나면서도 씁쓸함을 남기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저에게 가장 황홀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P.S. 아-주 사소한 소심한 딴지 하나만 걸자면 음악 자체는 좋은데, 뮤지컬 영화로써 기억될만한 멜로디는 아주 조금 아쉽습니다. City of Stars가 기억에 남긴 하는데... 그래도 일단 ost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만 안보신채로 여기까지 오셨으면 저는 아이맥스는 반반인거 같습니다. 큰 화면-좋은 화질-화면비는 아이맥스의 강점이긴 한데 그 화면이 그저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는 위치라면 굳이 아이맥스가 아니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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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야한다
16/12/09 21:05
수정 아이콘
저도 방금 아이맥스로 보고 나왔는데.. 크크 마지막에 생각지 못하게 감성 폭격 당했네요.
aDayInTheLife
16/12/09 21:06
수정 아이콘
그 복잡미묘한 맛이 일품인거 같아요. 흐흐 전작인 위플래시도 뒷맛이 복잡한 영화였는데..
16/12/09 21:13
수정 아이콘
뮤지컬 영화로 생각하고 봤는데 음악은 기억에 없고 스토리가 남네요.
aDayInTheLife
16/12/09 21:15
수정 아이콘
저도 아-주 사소한 단점이 그거인거 같아요. 흐흐 음악이 서사의 도구로 활용된 느낌이 있는거 같습니다. 근데 이미 ost가 스트리밍 되고 있..
Rorschach
16/12/09 21:25
수정 아이콘
기술적인 부분을 조금만 바로잡자면, 극장에 개봉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TV나 모니터에 쓰이는 와이드스크린인 16:9(1.78:1)은 아니고
비스타비전(1.85:1) 혹은 시네마스코프(2.35:1) 입니다. 블록버스터는 오히려 2.35:1이 많죠. 올 해 개봉했던 시빌워나 BvS 등도 모두 2.35:1이고요.

그런데 과거 TV가 나오고나서 극장이 차별화를 두기위해 처음 사용했던 시네마스코프는 원래 현재의 2.35:1과는 다른 2.55:1을 썼었습니다. 그리고 라라랜드가 과거의 시네마스코프 비율인 2.55:1을 사용했죠.
aDayInTheLife
16/12/09 21:28
수정 아이콘
아 바로잡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
순수한사랑
16/12/09 21:27
수정 아이콘
니가사는그집~~~~


JK시몬스 나올때도 영화관에서 피식이 터지던군요 주변에서도 크크..
aDayInTheLife
16/12/09 21:29
수정 아이콘
스파이더맨이나 이영화나 악덕기업주에 최적화된 외모.....?일까요. 크크
송파사랑
16/12/09 21:38
수정 아이콘
재미있긴 했는데 명작까진 아니라고 봅니다.
뮤지컬영화로서 노래들이 하나같이 별로였습니다. 그냥 들어줄만하다 정도지 확 꽂히는 노래는 단 한 곡도 없었습니다.
aDayInTheLife
16/12/09 21:39
수정 아이콘
취향은 다 다른거니까요. 흐흐
킬러 트랙보단 서사와 감정, 화면과의 조화를 중점에 둔 ost의 느낌은 좀 들더라고요.
바카스
16/12/10 01:55
수정 아이콘
마지막 셉스 피아노 연주 씬에서 왱?! 평행우주? 했는데 결말...ㅜ

비긴 어게인이 지극히 한국인에게 먹힐 대중성이었다면 라라랜드는 적당히 매니아 층에게 먹힐 예술성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라이언 고슬링(어째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다니엘 레드클리프 삘ㅜ)과 엠마스톤의 케미도 쩔고 la 랜드마크(그리피스 천문대에 저런게 있었나..?) 및 카메라빨이 너무 이쁜 영화.
올해 본 영화 중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재관람 또 가야겠습니다 크크
aDayInTheLife
16/12/10 09:10
수정 아이콘
쌓아올린 이야기 자체보단 그걸 되짚는게 영화의 핵심이었죠. 크크 화면빨도 쩔고...
라이언 고슬링은 영화에 나오면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아는거 같습니다. 크크
16/12/10 12:34
수정 아이콘
평론가들 취향의 지루한 영화가 아닐까 싶었는데 반응이 꽤 긍정적이군요~~
aDayInTheLife
16/12/10 12:36
수정 아이콘
매니아들도 매료할만큼 형식이 매력적이지만 그 자체로도 좋은 영화 같아요. 흐흐
세바준
16/12/10 17:46
수정 아이콘
저도 '클래식'이란 단어라 먼저 떠올랐어요~ 흔한 재미난 상황, 억지 신파가 없는 부담없이 클래식한 영화~
소위 요즘 자극적인 MSG가득한 영화가 많았죠~
기대한 만큼 푹 빠져서 보았습니다~ 엠마스톤...
저는 영화 '버드맨'같기도 하고 뭔가 디즈니(?)스럽기도 하던데요. 꿈, 현실, 연극같은~
결말도 '위플래시'처럼 찜찜하지만 여윤이 긴~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네요~
저는 다시 여윤을 느끼고픈데 여자친구는 싫다네요 하하
정말 푹 빠졌습니다~
aDayInTheLife
16/12/10 19:14
수정 아이콘
저는 첫사랑 류의 영화가 떠올랐어요. 500일의 썸머 같은... 혹은 사랑이나 인간 관계의 방식에 대한 영화라는 측면에서 떠오른 영화도 몇편 있었구요. 흐흐
그녀석
16/12/11 16:29
수정 아이콘
저에게는 올해 최고의 영화 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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