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함께 나누고 싶어 쓴 글입니다. 본문은 편의상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http://youtu.be/6Mn26Pp_eHo
장기하와 얼굴들의 '좋다 말았네' 뮤직비디오는 단순하다. 그저 정성스러운 요리의 과정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음식들은 하나같이 먹음직스러워보일 뿐더러 아름답다. 뮤비 속의 상차림은 단순히 상차림을 넘어서 상대방을 향한 구애 그 자체이다. 그 과정은 자못 신나기까지 하다.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짓고 요리를 하는 것은 곧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의 방증이다. 같은 상에 앉아 먹이를 공유하는 것은 너와 내가 '우리'로 맺어져있다는 합의 하에 이루어진다.
뮤비가 끝나기 직전까지도 구애는 성공할 것만 같다. 여자가 침을 꿀꺽 삼키는 모습이 클로즈업 되고,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은 극에 달한다. 그리고 마침내 남자는 여자에게 밥 한술을 떠서 먹여주려고 한다.
그 결과는 '좋다 말았네'이다. 와장창이다. 상 아래로 뚝뚝 떨어지는 된장찌개 국물이다.
'나 좋다 말았네 이번엔 정말 잘 될 줄 알았는데
또 좋다 말았네 이번엔 정말 예감이 좋았는데'
라는 가사처럼 .
이 반전이 뮤비의 묘미이다. 그러나 이런 반전은 현실에서 오히려 흔하다. 아무튼 상대방을 위한 상차림만으로 그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무려 12첩이 넘는 밥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우리는 신나게 밥을 차리는 것이다. 이번엔 정말 잘 될줄 알고, 신나게, 열심히. 구애의 과정은 아름답고 가열차다.
사족. 누님에게 이 뮤비를 보여줬더니 일단 맛있겠다를 연발하다가 끝날때 되니 여자욕을 하셨습니다. 싫으면 먹지말지 집어치우고 x랄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