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6/21 03:29
저도 어머니처럼 생각하던 친할머니가 어느날 뇌출혈로 다른사람이 되셨을 때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전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냈고 이곳저곳 모시고 다니고 밥도 많이 차려드렸고 해서 평소에 더 잘해드릴걸 하는 생각은 덜했습니다. 그래도 쓰러지시기 바로 전날 같이 간 절에서 좀 더 편히 모셨으면 그런일이 안일어났을까 하는 후회나 쓰러지시기 몇시간 전에 평소처럼 화장실 문을 안닫고 일을 보셔서 그 일에 대해 핀잔을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는 못볼 할머니였다면 절대로 안그랬을텐데 하죠. 그 이후로 6개월간 전혀 다른사람이 되어 혈관성치매를 앓으시며 병원신세를 지시던 할머니는 초반에는 제가 가족이란건 아셨지만 후반부엔 저를 알아보지도 못하셨습니다. 간병인 정도라고 생각하셨죠. 지금 어느 정도 상황이신진 모르지만 그래도 몸 가누는게 불편하신 정도고 정신은 맑으신 상태면 천운이라 여기시고 남은 시간 할머니와 화투도 치시고 티비도 같이 보시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보내세요. 같은 아픔을 겪어 본 사람으로써 힘내시라는 말 하기엔 너무 이 말이 가볍게 느껴지네요...
16/06/21 21:41
현직 작업치료사로서 뇌졸중하고는 직업적으로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시설 입소는 개인적으로 집에 혼자 계시는것보단 훨씬 좋다고 봅니다. 외로움도 어느정도 해결할수 있고 관리도 어쨋든 해주니까요. 다만 한가지 그 시설에 자주 찾아가주는건 중요합니다.적어도 한달에 한두번이라도 찾아가 주는거랑 안찾아 가는건 천지차이며 환자의 남은 생의 삶의 질도 확 바꿔버릴수 있습니다.시설입소에 부정적인 생각이 있으신거 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시설입소 자체는 오히려 레드스카이님이 잘하시는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16/06/26 22:48
네 조언 감사합니다.
시설 입소는 일이 터진 직후부터 제가 가족들에게 줄기차게 주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특히 아버지를 포함한 아들들은 그 의견에 반대했고, 강경한 분은 본문의 표현대로 "너는 이 일에서 빠져라"라는 말로 되돌아왔죠. 근데 막상 그렇게 되고 보니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귀한 조언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