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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23 11:56
제가 보는 오차장의 가장 큰 단점은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고, 자신의 행동 기준이 자신에게만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템포에 맞춰 업무 지시를 하고 야근을 시키고, 소리를 질러대고. 인간적인 상사라 포장할 수는 있겠지만, 한국의 저녁없는 삶을 만드는 전형적인 상사죠.
14/12/23 12:01
그 장면은 정말 미친짓이죠. 결국 신입들도 뿌듯한 감정을 느끼게 되더라는 설정은, 포르노에서 강간 당하던 여자들이 결국은 같이 좋아하더라 정도의 헛소리죠.
14/12/23 12:20
원작 만화에 없는, 드라마 작가가 더한 에피소드중에 하나입니다. 후반부로 갈 수록 드라마 작가가 조미료를 많이 치던데, 도무지 맘에 들지 않습니다.
14/12/23 13:58
동감합니다. 후반부에 끼워넣은 에피소드나 연출이 정말 이상한 부분이 많은거 같습니다. 근대 그 부분이 너무 말도 안되고 재미도 없는듯해서....
14/12/23 14:19
후반부로 갈수록 작가가 양념 너무 많이 쳤어요. 대리들이랑 입사 동기들 분량 다 만들어 주려고 별 이상한 장면들까지 만들어서.... 전반부는 정말 몰입하면서 봤는데 후반부는 대충 보게 되더군요. 오차장도 원작에 비해 더 감성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는데 후반부는 너무 할 정도라....
14/12/23 12:08
미생을 보면서 느꼈는데 시스템을 과감하게 고치고 개혁하는 것 보다는
현 시스템을 은근히 동료애와 우정으로 미화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차장을 인간미가 넘치는 상사로 그리고 있지만 어쩌면 일 밖에 모르는 상사래서 부하직원들이 피곤해 할수도 있는거구요..
14/12/23 12:20
그래도 이전의 전형적 드라마들보다는 훨씬 덜 미화되었다고 볼 수 있을듯 합니다.
현실세계가 가지고 있는 아픔을 그대로(오히려 더 이해하기 쉽도록 극적으로) 드러내니까요. 주인공들이 현실을 피할 수 없으니 긍정적 자세를 가지는 것을 보고 미화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는 느낌을 갖는 분들이 많지만, 염세적 드라마가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 장치이자, 오히려 현실의 팍팍함을 더 드러내는 훌륭한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미생 시청자들이 '직장 생활은 참 나름의 낭만이 있는거구나'라고 생각하기 보다 '현실에도 오차장 같은 인물이 있을까'라는 감상을 가지는걸 보면요.
14/12/23 14:00
그런데 갑자기 장그레 살리기 프로젝트를 한다고 한게 이 부분과 맞지 않게되는거 같아서 별로였습니다. 이 부분은 보통의 드라마처럼 미화되는 느낌이 너무 들었고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었네요.
14/12/23 14:01
그건 좀 전형적인 드라마 테크의 장치죠.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희망을 줬다가, 안되니 씁쓸함을 줬다가, 다시 주인공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해피엔딩...
14/12/23 14:06
하지만 원작과도 너무 괴리감도 크고 미생이란 드라마가 주던 다른 드라마의 차별성?이 깨진 느낌이라 더더욱 별로였습니다. 결국 드라마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네요...장백기 안영이 러브라인 태워주는 척하는거하고 마지막 장그레 추격전....등등도....
14/12/23 14:12
글쎄요. 저는 원작과 괴리감이 크다고 느끼지도 않았고, 다른 드라마와의 차별성도 유지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예술성을 유지하며 masterpiece로 만들었어야 하겠으나 드라마라면 그 정도는 나쁘지 않다고 보거든요. 재미있게 보기도 했구요.
14/12/23 14:20
적절하게 양념을 친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는 원작의 묘미를 망쳤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처럼 후반부에도 담담하게 그려내는것이 더 호평 받았을거같아요.
14/12/23 14:29
먼저 말씀하신 것처럼 전형적인 드라마 테크의 장치를 사용하면서 차별성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서요. 물론 다른 드라마처럼 심하게 막장테크를 타거나 한건 아니지만 미생이란 드라마가 뜬 이유가 사라지는 부분이 점점 생겨났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하게 드라마적 요소를 배제하는건 어렵겠지만 최대한 배제해서 했어야 좋았지 않을까 하네요.
14/12/23 12:10
나으 오차장 님은 그러치 않아요 드라마 버전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습니다만 정말 원작 캐릭터가 무너지는 걸 보고 있노라면 분통이 터져서 5분만에 채널 딴 데고 돌립니다
14/12/24 13:04
눈에 안 밟힐 수가 없죠 캡슐유산균 님 지적대로 분수를 모르는 짓을 개연성 없이 일삼으니까요 흥미가 있으시다면 원작 미생을 꼭 한번 봐 보세요 재미 개연성 캐릭터 모두 드라마를 압도합니다
14/12/23 12:18
전 드라마에서 가장 실망한게 오차장의 각색입니다. 원작의 오차장이 작가의 이상을 투영한 인물이었다면 드라마의 오차장은 그냥 현대사회의 꼰대 상사죠.
그런데 이런 오차장을 동료애와 같은 모습으로 미화하고 '더 나쁜 상사들이 있어'라는 식의 내용을 써내렸다는건 도무지 용납하기 힘들더군요. 현실에서는 저런 오차장의 권위가 가장 문제가 될텐데 이 드라마의 시간은 한 10년전에 머물러 있는지 모든 상황을 극단적으로만 맞춥니다. 특히 안영이가 있는 부서는 정말이지... 결과적으로 원작과 완전 정 반대의 메세지를 담은 드라마가 되어버렸어요. 저는 딱 4화정도까지만 좋았네요...
14/12/23 13:02
저는 원작/드라마에서의 모든 해석을 즐겁게 봤습니다.
기본 베이스는 같습니다. 사내 정치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의 갈 길을 가는 비주류의 샐러리맨이죠. 다만 이런 선택에 대한 원작의 해석은 이것이 하나의 전략이라는 것이죠. 오차장은 본인이 사내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일'만 바라보는 것으로 컨셉을 잡은 것입니다. 소위 '라인' 이라는 것이 달콤해 보이지만 '임원'은 '임시직원' 입니다. 계약직이죠. 라인을 타고 높이 올라가다 '라인'이 없어지면 발 디딜 곳이 없습니다. 추락의 데미지가 큰 거죠. 하지만 천천히 업무적으로만 성과를 쌓고 단계적으로 올라가면 정말 '일만 보게' 되는거죠. 라인에 상관 없이 영업 3팀은 역량이 뛰어나니까요. 물론 이런 입장을 취하는 것에는 오차장의 개인적 성품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겠죠. 결국 사업을 받는 것도 '좋은 사업이라서' 입니다. '장그래' 때문이 아니지요. 드라마의 해석은 조금 더 감상적입니다. 전략적 선택이 아닌 최전무와 있었던 과거사, 그리고 장그래에 더 집중합니다. 오차장이 최전무를 싫어하고, 최전무는 나쁜 사람이야! 근데 줄을 잡을 까 말까? 그런데 계약직 장그래가 걸려 있네? 내가 이 사람 인생에 관여해도 될까. 드라마에서 오차장이 최전무의 줄을 잡는 이유는 장그래입니다. 5억불의 엄청난 사업 성과보다 계약직 장그래의 정직원 전환이 더 부각되죠. 제가 두 해석을 모두 재미있게 보았다는 이유는 서로가 서로의 목적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원작 미생은 조금 더 디테일한 회사 생활을 그리는데 드라마틱한 요소를 첨가했을 뿐이고 드라마는 '드라마' 인데 원작의 디테일을 가져다 쓴 것이지요. 원작의 훼손 정도로 인하여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이 정도로 원작을 보존하며 재해석한 작품을 보기는 쉽지 않았네요. 오차장의 실책은 본인의 너무나도 좁은 시야로 인해 최전무를 믿지 못했다는 것이죠. 어떤 이유이건 간에 본인이 받기로 결정한 사업이면 신뢰를 가지고 께름칙한 부분이 있어도 추진했어야 했습니다. 본인의 불신은 상사에게 표출하고 그에 대한 확답을 받아야지 그것을 본인의 부하직원에게 표현했으면 안 됩니다. 팀장이 신입 계약직까지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겁니다. '전무님이 다 책임지기로 하셨다. 우리는 일만 보면 돼' 라고 그 특유의 카리스마로 헤쳐 나갔어야 합니다. 원작에서보다 드라마에서의 장그래의 실책이 크게 그려지는 것은 그가 주인공이기 때문이겠지요. 실수한 건 오차장입니다. 그토록 라인을 잡는데 오랫동안 고민했지 않습니까?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거죠.
14/12/23 13:08
저는 판타지가 아니라 오히려 불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직위로 인한 서열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사회이기에 판타지라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지 제 기준에서는 그마저도 울렁거리더군요. 마지막 가서 욕은먹지만 그래도 장그래가 가장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근데, 실력 검증 안 된 전형적인 낙하산이라... 뭐라 할 말이 없네요. (보인 것은 없지만 발전 가능성이있다고 판단하여 정당한 루트로 채용 됐기만 해도 좋았을 텐데.. - 어차피 그렇게 하는 것이긴 하지만 - 비공식 루트로 조용히 귀신 같이 들어오면 답이 없죠.)
14/12/24 07:16
낙하산이 실패하는 사례였죠.
공정함을 강조하던 3팀이 실상은 후반에서 보여진 모습처럼 그렇지 못했고 시작도 그렇지 못한거라 느꼈습니다.
14/12/23 14:50
드라마 작가가 너무 망쳤어요...
원작에서는 오차장, 장그래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고, 이해가 됐는데 드라마에서는 수정이 너무 많이 가해져서 오차장, 장그래 모두 트롤, 밉상으로 변해버렸어요.
14/12/23 15:51
근데 현실에서만 봐도 오차장 정도의 상사면 땡큐지 않나요?
별 시덥잖은 것 가지고 태클 안걸고,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 확실하게 말해줄 줄 알고. 물론 본문에서 얘기한 것과 댓글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아쉬움들도 물론 있지만, 현실과 비교했을 때 저 정도 약점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고 .. 저 같으면 당장 제 위에 있는 사람이 오차장만 되어도 회사 정말 야근 열심히 하면서 다닐 것 같습니다.
14/12/23 21:26
오차장의 단점은 스타일 덕분에 그의 승진과 더불어 부하들의 승진 역시 막아버린다는 겁니다.
일을 하는데 그 결과물이 크지 않고 편하게 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는 굉장히 피곤한 상사입니다. 대리급들 대화에서도 드러나죠. '아무리 욕하고 어쩌고 해도 결국 결과내는 상사가 좋다'라고 말이죠. 물론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일 자체에만 매진하고 적당한 샐러리맨 생활(동기들에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은 느끼겠지만)을 생각한다면 그리 나쁘진 않을 겁니다. 어차피 임원되지 않는 이상 샐러리맨 수명이야 거기서 거기고...승진 못한 오차장도 스타일이 문제라 그렇지 그 나름의 능력과 쓸모로 인해 어찌됐든 붙어는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맞기만 하면 별로 단점도 아닙니다. 보편적인 취향에 들어맞지 않아서 그렇지... 그리고 이 단점이 앞서 언급했듯이 그 자체로 장점이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드라마 마지막 최전무의 데칼코마니죠. '이 자리까지 오면서 그런 단점 없는 사람 있나?'라고 정의되는 특성 말입니다. 또 최전무뿐 아니라 오차장이 일을 추진하는 심리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되죠 최전무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오차장의 '세상엔 끝을 알아도 해야되는 일이 있어'라고 말이죠. 원작에서는 장그래 중심으로 뒀기에 전무의 행위를 딱히 시비를 가리기 힘든 희미한 것으로 취급했습니다. 반면 드라마에서는 오차장과 최전무의 대립각을 설정했지만 둘의 심리와 접근방식을 근본적으로 비슷하게 놓아두어 어느 일방으로 쏠리지 않게 했습니다. 단지 이게 원작과 달리 드라마적 요소로 내면적인 묘사보다는 외부의 갈등을 더 부각시켜서 3팀 인원들을 민폐처럼 만들어서 그렇지... 그리고 여기서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점이 드러나는데.... 원작은 철저하게 장그래 개인의 내면과 시야만 중심으로 돌아가고 사회적 부조리 역시 그만한 한계로 나타나집니다만 드라마는 다르다는 겁니다. 지속적으로 다른 캐릭터들을 부각시켜서 '너희들을 이런 인물,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부분에서 시청자, 관찰자들의 성향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죠. 단지 모두가 납득하고 넘어갔던 원작의 모습들이 드라마에서는 쟁점의 대상이 됩니다. 원작에서 마지막에 장그래를 바라보던 주변의 시선이나 드라마에서의 그것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허나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캐릭터에 대해 내리는 평이 갈립니다. 원작은 장그래 개인에 대해 몰입해 봤다면 드라마는 사람들이 좀 더 현실에 대입해서 보게 만들었다는 증거입니다. 마지막 부분뿐 아니라 장그래와 대립각을 세우던 장백기, 장그래한테 분노의 감정을 가지던 인턴, 그외 대리나 부장,안영이의 아버지 등등.. 원작에서는 못난 부분을 보여도 업무적 관점에서 약간 드라이하게, 그리고 과거형으로 넘어갔던 부분들이 드라마에서 현실적 인간군상의 모습으로 얼굴을 들이밉니다. 마치 '너희들은 그렇게 몰입해서 보던 원작의 장그래도 오차장도 아니다. 여기 있는 abc어느 누구 중 하나다'라고 물어보듯이 말이죠. 사람들이 미생을 직장판타지라 부르는 모습과 원작에 '공감'한다고 하는 그 사이를 의도적으로 찌르는 연출을 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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