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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19 10:11:55
Name 김신욱
Subject [일반]  좋은 영화와 좋은 글귀들.


한번이라도 주머니 넉넉한 10월을 보내고 싶다.
여름 한철 색바랜 립스틱 하나쯤 새로 사주고
낙엽색의 은은한 구두도 한 켤레

한번이라도 신나는 10월을 보내고 싶다.
하지만 번번히...

담배길이 만한 혀를 말아
체념으로 뱉었던 결정적 순간들

10월에는 나를 깨울 반칙이 필요하다.




내 두개골에 시라노의 펜이 있어
오늘 편지를 쓴다.
동공의 살랑거림 없이 감정 옭가매고
너, 읽어라, 낱 글자들의 조합

포장없을 단세포... 사랑
멋대지 않아도 능히 살아남다.



당신을 만나고자 9cm의 하이힐을 샀어요
지난 가을 당신은 그 구두를 8.7cm로 만들어주고 떠났죠
당신을 만나고자 연홍립스틱을 샀어요
지난 가을 당신은 버리기 아까운 립스틱을 남기고 떠났죠

단화에 맨얼굴, 난 요즘 그렇게 지내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지만
팽겨쳐둔 구두와 립스틱은
아직도 기다리나 봐요

언젠간 만나겠죠
꼭은 아니더라도

씩씩하게... 안녕!



사랑은 날렵하게 떠나갔다
내 애증의 가락도리는
영영 찾을 수 없었고

너의 갈증을 풀어 준 내 눈물은 기억하겠지만
때론 비련, 때론 아련

남은 나는 이렇듯
녹록히 살아가리라





KBS <영화가 좋다>
'추억의 부스러기'코너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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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19 10:2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13/11/19 11:02
수정 아이콘
정이현 작가의 히어로&히로인 이라는 조선일보 섹션 추천드려요 지금은 안하시는 것 같긴한데 영화관련 좋은글이 많았습니다.

스포도 간혹있으니 보신 영화위주로 읽으심이
13/11/19 11:59
수정 아이콘
저도 추억의 부스러기 코너를 좋아해서 영상을 구하려고 이리저리 뒤져보았습니다만
아무리 찾아도 없는 영상이 있어서 안타까울 다름이네요.
꿀멀티
13/11/19 15:14
수정 아이콘
이상준 작가님의 글에 원호섭 성우님의 멘트... '추억의 부스러기' 코너가 너무 좋아 카페에도 가입했었는데 아직 남아 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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