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11/09 09:35:02
Name 베이루트카페
Subject [일반] 한 아주머니의 절규 (2)
https://pgr21.net/?b=8&n=25336


2010년 9월에 추석 연휴 끝나고 이곳에 글을 하나 쓴 적이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의 이야기였죠. 5남2녀 중 여섯째로 위로 오빠가 다섯분이나 계셨던 이 아주머니. 지금은 50대 중반으로 자식 잘 키워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자신의 직계 가족이라고는 밑으로 여동생 뿐 아무도 남아 있는 사람이 없었죠.

남자라곤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라진 이 아주머니의 가계도를 보면 마지막 남은 한 남자는 아주머니에게 자식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와 남자의 어머니(이 아주머니의 올케 언니가 되겠죠. 오빠의 부인이니까요) 생활 형편이 너무나 어려웠고, 특히 더 괴로운건 이 남자였습니다. 유일한 남자 혈육. 이 집안의 대를 잇는(지금이야 뭐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남자는 한때 뛰어난 사람이 될꺼라는 큰 희망을 갖게 만들었지만 늘 집안에 앉아 컴퓨터만 하는 답답한 존재가 되었을 뿐 입니다.

이 남자는 30대 중반이었고, 실력도 꽤 좋았지만 몇년을 허송세월로 보냈고, 아주머니의 올케 언니의 지병은 갈수록 악화되었습니다. 물론 이 아주머니의 남편은 괘씸한 이 남자 때문에 도와주는 걸 반대했지만, 그래도 아주머니가 몰래 도와주는 걸 모른척 해 주었습니다. 아주머니가 도와주지 않느다면 마지막 남자 혈육의 집안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지경이 될 수 있었으니까요.



어제 저녁에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이 남자가 지병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심장이 순간 멈추는. 그래서 입원도 하고 꽤 투병을 했던 것 같습니다. 형편이 뻔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 병은 완벽하게 고칠 수 없다는게 더욱 괴로웠던 것이죠.

아주머니가 울면서 그러시더군요.

"결국 가버렸구먼"

별도의 장례식을 치루진 않겠다고 하더군요.

결국 이 아주머니의 가계도에 남자는 단 한명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쥴레이
12/11/09 09:49
수정 아이콘
아들은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인생에 지쳐서 그렇게 모든것을 자포자기한것일까요.

안타깝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0280 [일반] 류현진 선수 MLB 거의 진출 기념 MLB 투수 및 타자 친화적 구장들 [9] Neandertal7465 12/11/10 7465 0
40279 [일반] 정봉주, 수감 1년을 말하다… ‘2상3 271’ 정봉주 옥중 면회기 - 경향신문 [13] 타테시4329 12/11/10 4329 1
40278 [일반] 류현진이 거액의 포스팅을 받은 이유가 머라고 생각하시나요? [78] 은하수군단9515 12/11/10 9515 1
40274 [일반] 딕펑스 좋아요. [9] fd테란4307 12/11/10 4307 0
40272 [일반] 타이타닉호 침몰 100주년 유물 경매 [3] 김치찌개4600 12/11/10 4600 0
40270 [일반] [프로야구] 한화 류현진 2537만달러 포스팅 확정. 한화가 받아들였습니다. [272] 달리자달리자12416 12/11/10 12416 0
40269 [일반] 저희집 고양이 아리를 소개합니다. [44] 안젤라고소영5815 12/11/10 5815 0
40268 [일반] 김치찌개의 요즘 듣고 있는 해외앨범 [15] 김치찌개3261 12/11/10 3261 0
40267 [일반] 2012년 상반기 화제가된 사진들.jpg [17] 김치찌개7039 12/11/10 7039 2
40266 [일반] 고대 7대불가사의와 신(新)세계7대불가사의는? [21] 김치찌개6897 12/11/10 6897 1
40265 [일반] 정준영의 노래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매력이 있다? [48] 순두부10110 12/11/10 10110 0
40262 [일반] 아프리카TV에 대한 이상한 편견 [15] 순두부7060 12/11/09 7060 0
40261 [일반] 현직고위검사가 대기업과 조희팔로부터 억대 자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11] 타테시4611 12/11/09 4611 0
40260 [일반] 별/노지훈/피에스타/스매쉬의 뮤비와 달샤벳/씨클라운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3] 효연짱팬세우실3918 12/11/09 3918 0
40257 [일반] 야, 너는 무슨 잡초를 그렇게 열씸히 그려썄냐? [22] Neandertal6756 12/11/09 6756 2
40256 [일반] 브랜드? 제네릭? 오리지널? 카피? 대체? [36] parting7323 12/11/09 7323 1
40254 [일반] 한화와 류현진의 가이드라인은 1000만 달러... [123] BaDMooN9458 12/11/09 9458 1
40253 [일반] 여자를 봉으로 아는 스피드메이트! [19] SNIPER-SOUND6863 12/11/09 6863 0
40252 [일반]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 홍어x 막말논란, 새누리당 정옥임 전 의원 트윗 논란 [28] 타테시6063 12/11/09 6063 0
40251 [일반] [MBC스페셜]골든타임은 있다-외상외과 그 한 달간의 기록 [18] 쿠루뽀롱12989 12/11/09 12989 4
40250 [일반] 당신의 포인트는? [26] 구국의영웅오세훈3686 12/11/09 3686 0
40249 [일반] "왜 약이 바뀌었죠?........" [112] 애플보요8506 12/11/09 8506 0
40248 [일반] 박근혜 후보가 기존순환출자 의결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48] 어강됴리7425 12/11/09 742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