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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29 01:05:54
Name Neo
Subject [일반]  [영화이야기]살인의 낙인(1967년)(스포일러 듬뿍)

-오른쪽 맨 아래 4명은 차례로 박찬욱, 김지운, 류승완, 쿠엔틴 타란티노?-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1967년 작.
[X230,261].jpg>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7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영화 고전 중에 항상 이 영화는 손꼽혔고

저는 재미있는 영화라면 시대, 배경, 기술 등을 가리지 않고 보기 때문에 꼭 보고 싶었죠.

사실 7년 전에 이 영화를 보려고 시도를 했었습니다.

근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상하게 보기가 싫어서(가끔 이유없이 싫어질때가 있습니다.)

기억의 저편에 던져 두었다가 며칠전에 보았습니다.(시험이 막 끝나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는데

영화 두 편이 제 리스트에 올라왔습니다. 하나는 지금의 '살인의 낙인'이었고 다른 하나는

알랭 드롱 주연의 '암흑가의 세 사람'이었습니다. 먼저 후자를 보려고 했다가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일본영화나 봐야지 라고 생각이 들어서 보게 된 것이죠.)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쓰레기라고 말을 하거나 박수를 치거나...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을 보면서 박수를 친 사람들은 대부분 이 영화를 보고 박수를 칠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마지막 씬 보고 박수친 사람도 환호할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 제작 당시 영화사 사장은 이해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들었다며 감독을 해고해버립니다!!!




네... 맞습니다. 이 영화는 내가 왜 이제야 봤을까 후회가 들 정도의 B급 영화의 정수입니다.

전 제대로 만들어진 B급 영화를 좋아합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무시하고 감독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그런 영화를 좋아합니다. 병맛같은 그런 매력을 좋아합니다.

틀에 박혀있는 생각보다 자유로운 생각을 좋아하며 남들이 시도하지 못하는 것을 과감히 시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엄청 웃긴 상황을 아주 진지하게 설명해서 관객들마저 첨에는 속이다가 나중에서야

관객들이 스스로 속은 것을 알고 어이없어하게 만드는 그런 감독의 능력을 좋아합니다.


살인의 낙인. 사실 이 제목보다는 영어 원제 'Branded to kill'이라는 제목이 더 와닿습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하나다'라는 업계 넘버 3 킬러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킬러 세계에 랭킹이

있다니...랭킹1위는 유령, 2위는 코, 4위는 사쿠라...)

하나다는 넘버 2와 넘버 4를 제거하고 일을 승승 장구 잘 해나가지만 미모의 여인 미사코로부터

의뢰받은 일을 실패하고 죽음에 내몰립니다.(이쪽 세계에서는 한번 실패하면 바로 아웃인가봅니다.)

그 과정을 헤쳐나가면서 최후의 랭킹 1위 유령과의 본격적인 싸움을 합니다.

사실 이런 전반적인 스토리도 황당무개한데, 세세한 내용을 보면 더욱 병맛입니다.



네! 이 킬러는 밥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바(Bar)에 가서도 밥을 시킵니다.


밥 냄새를 맡고 만족하는 넘버 3 하나다.




랭킹 2위 코의 죽음. 맨처음 자켓을 벗을때는 더워서 벗는 줄 알았더니 죽을때를 위해서 벗는 군요. 무려 스스로 덮어줍니다.



차가 고장 난 남자를 막 태워주는 쉬운 여자 미사코! 그녀는 비오는 날 오픈 카를 타는군요.






미사코에게 일을 제안받은 하나다. 여자가 틈을 보일 3초안에 죽여야 하는데... 죽이려는 순간 나비가 렌즈를 가려서 엉뚱한
행인이 사망합니다.(나비의 화려한 등장!!! 포스터에 보이고 나중에 여러 장면에서 나오는 귀한 나비입니다.)


업계 퇴출 및 죽음의 위기에 몰린 하나다


하나다는 미사코를 찾아와서 해결을 보려 합니다. 이순간에도 그는 밥만 찾는군요.


네 밥해드렸습니다.




하나다를 어느 덧 사랑하게 된 미사코(???)는 하나다를 죽이지 못해 납치당하고 고문당하고... 하나다에게 최후의 통첩을 하는 악당들...


역시 킬러에게 어울리는 명품시계



실력이 없는 건 아니군요. 오픈된 장소에서 스스로 차로 엄폐물을 만들어서 상대방과 전쟁을 벌입니다.


드디어 승리! 이제 해방이 된 것 같은 하나다. 그러나 하나 잊은게 있지 않나???


업계 1위 유령의 등장!!!




유령은 말로만 유령이 아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이죠. 하나다는 진정한 업계 1위 유령의 위엄을 느끼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 그것은 정말 피말리는 것이죠. 하나다는 불안감에 점점 지쳐 갑니다.
(근데 보통 1위라고 하면 총실력이 뛰어나야 하지 않나? 1위가 좀 특이한 1위네...)



유령의 장난 속에 지쳐간 하나다는 자살까지 시도하지만 실패!




오히려 하나다가 밥을 굶을 까봐 걱정하는 업계 1위 유령. 잠도 못자는 하나다는 거의 그로기 상태에 까지 몰리는데...



몰래 빠져나와서 밥먹으러 간 하나다. 하지만 유령의 눈길을 피할수 없고 보고전화까지 드리는 상황...


이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짜잔! 드디어 유령의 등장.(미남이시네^^)



어떻게 죽일지보다는 잠을 어떻게 잘지가 고민인 두사람.



살인 미소를 가진 유령!



뜬 눈으로 잠을 잘 줄 아는 능력도 가진 유령! 괜한 1위가 아니였습니다.




남자는 대사를 앞두고 일도 그자리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유령!
(저 장면에서 하나다 역을 맡은 사람의 웃음은 배우의 진짜 웃음이 아니었을까요?^^)



규칙까지 만듭니다. 움직이거나 일볼땐 서로 팔짱끼기!!!(우린 친한사이^^)




식사하러 갈 때도 팔짱을 끼어야죠^^ 그러나 식사 도중 화장실 간다며 사라져버린 유령!!






유령의 선전포고! 거기에 맞서는 하나다.('이것이 넘버 원의 작업 방식이다'라는 말 기억해두세요. 자주 나옵니다.)





드디어 결전의 시간! 긴장한 빛이 역력한 하나다! 총을 쥔 손조차 땀에 젖어들고...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유령!




또 다시 지치게 상대방을 지치게 만드는 작전을 쓰는 유령!





상대가 지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타난 유령. 유령에게 일격을 당한 하나다. 하지만 하나다도 유령에게 일격을 가하는데...


"드디어 내가 해냈어" 유령을 꺾은 하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불안해하고...



불안에 떤 하나다는 자기를 위해 고문을 견딘 미사코도 그냥 죽여버린다.


하지만 이제 내가 넘버 원^^




이 영화! 여러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영화를 본 기분입니다. B급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과감히 즐겨주시고

싫어하시는 분들은 과감히 패스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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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ndertal
12/10/29 10:12
수정 아이콘
기회가 된다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왠지 저랑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12/10/29 15:39
수정 아이콘
저랑 영화취향이 비슷하신듯...허헣
죽기직전 스스로 자켓을 벗어 덮는 장면에서 급 땡기네요
넘버원의 방식도 맘에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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