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10/15 18:32:16
Name 제네식
Subject [일반] 외선순환차
지난 토요일,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던 중이었습니다.
신촌역에 정차하고 차 문이 열린 순간, 한 남자가 들어오더니 짐 놓는 선반 위의 물건을 들고 서둘러 나갑니다.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참에, 남자는 역사 벤치에 앉은 여자에게 다가가 물건을 건넵니다.
그림을 가지고 다닐 때 쓰는 검은색 화판입니다.
여자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신촌 다음 역은 홍대입구역. 내가 탄 차는 외선순환차.
아! 그제야 무슨 일이었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닫히는 지하철 문 너머, 잃어버린 소중한 작품이 한 바퀴 되돌아올 때까지 기다린 연인의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여자친구를 웃으며 달래주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저도 미소 지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하루04
12/10/15 18:35
수정 아이콘
열차가 올때마다 매번 확인했었겠네요
홍삼먹는남자
12/10/15 18:35
수정 아이콘
아름답네요. 하지만 PGR답지않아...
A Peppermint
12/10/15 18:36
수정 아이콘
뭔가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나올법한 이야기 입니다.. :)
내조하는남자
12/10/15 18:38
수정 아이콘
아.. 보기에 정말 훈훈했겠어요...
이럴땐 남친이 있다는게 여자측에서는 안도감과 남친이 듬직해보이죠.
하지만 솔로분들은 시기와 질투의 불꽃이...
설탕가루인형형
12/10/15 18:39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Lainworks
12/10/15 18:44
수정 아이콘
다음부턴 서울메트로에 전화합시다.
대충...몇시쯤 지나갔고, 몇호선이고 어디부터 어디 구간 안에서 잃어버렸다고 전화하면 역무원이 출동해서 찾아 보관해줍니다.
jjohny=Kuma
12/10/15 18:48
수정 아이콘
나도 열차 한 바퀴 도는 동안 기다려줄 수 있는데...
진중권
12/10/15 18:49
수정 아이콘
뭐 어떤 뒷이야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멋있네요..
12/10/15 18:50
수정 아이콘
왠지 한 바퀴 돌때까지 그냥 기다리진 않았을 것 같고
순환선이니 반쯤 앞지러가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 같아요
그냥 한 바퀴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김어준
12/10/15 18:53
수정 아이콘
저도 누군가를 위해 기다릴 수 있습니다.
12/10/15 18:57
수정 아이콘
이해를 못하겠네요..

여자가 작품을 잃어버린 건 알겠는데
남자가 어떻게 찾아준거죠..?

설마..
그냥 한바퀴 돌 동안 기다린거에요 -_-?
그랬다가 누가 들코 날르면 어떻게 하려고 '';;
그리메
12/10/15 18:58
수정 아이콘
그 짧은 광경으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것에 더 박수를 보냅니다 사실 호선번호나 내린 시간만 알면 금방 상황 파악 가능한데 커플의 경우 고생을 좀 더 한 경우군요
DavidVilla
12/10/15 19:12
수정 아이콘
당연히 역에서 근무하는 안전요원(검은 옷 입으신..)일 줄 알았는데, 남자친구였군요..ㅜ

훈훈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아라리
12/10/15 19:36
수정 아이콘
아 따숩다..
근데 리플은 별로 안따숩네요.. [m]
12/10/15 21:01
수정 아이콘
뭔가.. PGR 인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댓글들이...
저도 동참해 봅니다. ㅠㅠ
12/10/15 23:23
수정 아이콘
추천수에 속았다.. 엉엉!
혹은 그 남자가 요원,직원..일 수는 없는건가요? 후자라면 무척 훈훈한 이야기인 게 맞습니다만...
바나나배낭
12/10/15 23:49
수정 아이콘
역시 리플이 피지알 스타일 크크크
12/10/16 02:49
수정 아이콘
오... 추억이 생각나는군요...
저도 대학교 때 중요한 노트를 놓고 내려서 진짜로 한 바퀴 돌아온 다음에 찾은 적이 있습니다(20년도 넘었네요 -_-).
역무실에 물어보니 본인이 언제 하차했는지만 알고 있으면 그 차가 언제 돌아오는지 가르쳐 주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9763 [일반] 유시민 장녀, 서울대 학생회장 사퇴 이유논란 [188] 순두부9591 12/10/19 9591 0
39762 [일반] 김근태 고문을 다룬 [남영동 1985] 영화. [18] 만렙소갈딱지4569 12/10/18 4569 6
39761 [일반] 부일장학회 김지태의 친일 논란에 관하여(+친일의 기준) [24] 르웰린견습생4906 12/10/18 4906 0
39760 [일반] 오늘 '세상에 이런 일이' '당나귀는 사랑을 싣고' 보셨나요? [6] 가라한5944 12/10/18 5944 1
39759 [일반] 여배우 실비아 크리스텔이 사망했군요... [15] Neandertal6469 12/10/18 6469 0
39758 [일반] 영화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공유해요. [41] ForestHymn6545 12/10/18 6545 0
39757 [일반] [어제] 유신 [32] 눈시BBbr11413 12/10/18 11413 2
39756 [일반] 호족들의 나라(외전)-꿀물!! [9] 후추통5573 12/10/18 5573 0
39755 [일반] 또 다시 꿈을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3] The xian5673 12/10/18 5673 0
39753 [일반] 좋아했던 게임 음악들 - 두번째 [15] 말랑3742 12/10/18 3742 0
39752 [일반] 카라 일본싱글 및 도쿄돔 콘서트 외 이모저모 [2] karalove4774 12/10/18 4774 0
39750 [일반] 리먼브라더스 인수에 관한 폭로가 나왔습니다. [18] 후추통8449 12/10/18 8449 0
39749 [일반]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부제 :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34] 엷은바람4522 12/10/18 4522 0
39748 [일반] 한달간 PGR을 접속하지 않는다는 것.. [18] Granularity4754 12/10/18 4754 0
39747 [일반] 박정희 정권 2회나 북한정권에 유신체제 사전통보 [35] 후추통6933 12/10/18 6933 0
39746 [일반] 제가 좋아하는 여자의 영상과 사진입니다. [30] 제 시카7760 12/10/18 7760 0
39745 [일반] MBC 전재호 기자의 막장뉴스 [33] 무플방지위원회9866 12/10/18 9866 0
39744 [일반] 영평상 수상자와 대종상 후보들 [13] 타나토노트3395 12/10/17 3395 0
39743 [일반]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의 NLL 포기 발언 관련 대화록과 관련한 정쟁 [89] 타테시5392 12/10/17 5392 0
39742 [일반] 과연 통일이라는게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 [114] 아는 지인5098 12/10/17 5098 0
39741 [일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 티저 영상 공개 [26] 오우거5206 12/10/17 5206 0
39740 [일반] 잊혀진 전쟁 66~69년 DMZ 남북 충돌 [12] swordfish3857 12/10/17 3857 0
39739 [일반] 안철수, "햇볕정책을 계승하여 발전시킬 것이다." [244] 도니버거8255 12/10/17 825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