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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01 20:46:04
Name sprezzatura
File #1 bob.jpg (21.6 KB), Download : 71
Subject [일반] 마약김밥을 만들어 먹어봤습니다.


시골집에서 추석연휴를 그럭저럭 보내고 오늘 귀경했습니다.
도로가 어지간히 막히더군요.. 평소엔 3시간 거리인데 오늘은 고속버스에만 6시간 갇혀있었습니다.  

여튼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강남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오후더군요.
부근 센트럴시티의 한 식당에서 마약김밥이라는 걸 팔길래,
집에 가져가서 먹을 요량으로 한 봉지 사다 가방에 넣어뒀습니다.

헌데, 집에 와서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이 아줌마가 소스를 안담았더군요..
마약김밥의 핵심이 겨자소스인데, 그 마약을 빼먹고 깁밥과 단무지만 넣어놓은 것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약김밥의 김밥에는 당근, 단무지뿐이 안들어있죠. (업소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다시 찾아가서 따지기엔 너무 먼 거리였고, 마약의 존재 유무를 확인치 못한 제 자신에 대한 자책과,
그 식당 아주머니에 대한 극심한 분노가 동시에 들끓어오르더군요.

어찌됐든 이왕 이렇게 된거 저 싱거운 밥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중,
"그래 소스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도달케 되었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의외로 소스 레시피들이 줄줄이 쏟아져나오더군요.
그중에 제 입맛에 맞을만한 재료들만 채택하여 '수제 마약김밥 소스'를 만들어봤습니다.

비율은 이렇습니다.
사이다 1 / 간장 1 / 연겨자 0.8 / 식초 0.8 / 설탕 0.8 / 약간의 깨
(겨자는 0.5가 권장치였으나, 개인적으로 겨자향을 좋아해서 조금 더 넣었습니다)

대략 저 비율로 종지그릇에 대충 부어 섞었더니 그럭저럭 때깔이 나오더군요.
대망의 시식을 하여본 결과, 오.. 맛있었습니다!
뭐 광장시장의 원조소스만큼의 오묘한 맛까지는 아니었지만, 굳이 밖에서 사다먹을
필요가 없겠다 싶을 만치, 나름 준수한 퀄리티의 소스가 나오더군요.

내친김에 슈퍼에서 천원짜리 김밥김에 단무지 하나 사서 대충 말아 찍어먹어봤더니
역시 나름의 맛이 있었습니다. 가볍게 한끼 때우기엔 이만한 것도 없겠다 싶더군요.
새삼 소스를 빠뜨려주신 아주머니를 재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오늘같은 일이 없었으면 제가 언제 소스를 만들어볼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여튼 앞으로도 종종 만들어먹어봐야겠습니다.
입맛 없으신 분이나 김밥 좋아하시는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네요.



* 참고로 허니 머스타드나 들기름을 넣으라는 레시피도 있던데, 이건 각자 식성에 따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겨자를 많이 넣을수록 톡 쏘고, 설탕을 많이 넣을수록 답니다. (당연한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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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01 20:49
수정 아이콘
아무리 맛있어도...이름이 마약김밥;;; 좀 거시기 하네요..
12/10/01 20:49
수정 아이콘
맛있겠네요츄릅...
근데 제목을 보니 문득 천하장사 소세지에 마약들었다고 글올렸다가 검찰에 잡혀간사람이 생각납니다 크크 [m]
착한밥팅z
12/10/01 20:51
수정 아이콘
그런일이 있었나요? 아 빵터지네요 크크크크
프링글스 마약설도 기억이 나고....
12/10/01 20:51
수정 아이콘
근데 마약김밥이란게 뭔가요?
sprezzatura
12/10/01 21:01
수정 아이콘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유명한 김밥입니다. 잘게 썰어낸 김밥을 겨자소스에 찍어먹죠,
12/10/01 20:55
수정 아이콘
가끔 순이X빈대떡 생각나서 와이프랑 광장시장에 가는데 마약김밥은 꼭 사먹는거 같네요.
먹으면서도 어떻게 이게 맛있을수가 있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먹는데.. 레시피가 있었네요 크크
sprezzatura
12/10/01 21:04
수정 아이콘
소스에 뭔가 대단한 비밀이 숨어있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간단한 조합이었습니다 헐헐.
물론 원조집만 아는 첨가물이 있겠지만, 얼추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더군요.
12/10/01 21:23
수정 아이콘
근데 진짜 저렇게만 먹어도 맛이 있나요?;
12/10/01 21:25
수정 아이콘
김밥은 우리엄마 김밥이 제일 맛있던데...
구자철
12/10/01 21:33
수정 아이콘
PGR에서 봤던 게시글인가.. 글제목이나 내용에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었단 이유로 뭐시기 경찰인가 검찰인가 어디 수사팀에서 연락이 왔었다는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크크
12/10/01 21:44
수정 아이콘
이거 보니 호주의 아보카도 김밥이 생각나네요.
안에 든것도 없이 그냥 밥에 아보카도가 들어있는 얇은 김밥이었는데 소스에 찍어 먹으니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더라구요.
일본식 된장국과 먹으면 끝없이 먹게되던...
박준모
12/10/01 22:00
수정 아이콘
사먹는 맛을 낼려고 할때 저정도 양이면 티스푼으로 듬뿍 미원을 뜨거운물에 녹여서 첨가하시면 그 맛이 납니다 -_-;;;;
예전에 하는거 봤는데 1l정도 소스를 만든다고 하면 국주걱으로 미원이 티스푼 들어가는거 보고 기겁;;
12/10/01 23:23
수정 아이콘
맞아요! 원조소스의 오묘한 맛이 어쩌면 미원 첨가된 맛일지도 몰라요 ㅠㅠㅠㅠ
건강 생각하면 그냥 스스로 만들어 먹는 게 최고인 듯!!
12/10/01 22:08
수정 아이콘
김초밥이라고 초밥밥으로 만든 미니김밥에 와사비 찍어먹는거도 있는데
참맛있습니다
12/10/01 22:11
수정 아이콘
마약김밥에도 소스가 있었나요? 광장시장에서 꽤 자주 먹었는데 여태 몰랐네요... 충격적이군요.
goodluckyo~!
12/10/02 00:07
수정 아이콘
글과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누가 미니홈피에 장난식으로 마약을 했다고 적어서 검찰조사 받았다는게 생각나서 갑자기 웃기네요. 크크
12/10/02 01:31
수정 아이콘
저는 광장시장에서 마약김밥 진짜 오래 기다려서 먹어보고 아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줄서서까지.. 했는데 의외로 여기선 반응들이 좋네요
12/10/02 09:22
수정 아이콘
과연 맛있을까 하는 의문은 있는데 반응보니 먹어보고는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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