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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24 05:35:42
Name epic
Subject [일반] 캐드펠 수사와 슈가맨
엘리스 피터스 추모 작품집 '독살에의 초대' 서문 중에서

"...겸손하고 인정 많은 사람이었던 그녀는 팬들과 다른 작가들이 그녀에게 갖고 있는 애정이 얼마나 큰지 정말로 모르고 있었다. 런던에
한 번 와보라고 몇 년을 그녀를 설득한 끝에,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시골의 은둔처를 떠나
'서점 일급살인'에서 드디어 [욕망의 땅] 사인회를 가지게 되었다. 사인회 때 그녀의 얼굴에 떠올랐던 그 놀람의 표정을 나는 언제나
큰 기쁨으로 회상하곤 한다. 그녀는 자신을 보러 올 사람이 하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가게 문 앞을 지나
채링 크로스 로드까지 촘촘히 붙어선 사람들의 줄이 몇 겹으로 길게 늘어서 있었으며 그들 중 대부분은 멋진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시로프셔에서 몇 차례 지방 행사에 참석했던 것을 제외하고 그때까지 그녀는 작가로서 공적인 자리에 나타났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자신을 만나 좋아하는 독자들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된 그녀의 얼굴에 번진 기쁨의 표정은 말로 표현하게 힘들 정도로 대단했다. 그녀는
예정보다 훨씬 오래 머물렀으며 책을 몇 권씩 들고 와서 사인을 받으려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재미있게도
이 일로 크게 고무된 그녀는 몇 달 뒤 미국 여러 곳을 돌며 홍보 및 사인회를 갖는 데 동의했다. 그것은 매우 고된 일정이었으나
그곳에서의 반응은 영국에서처럼 열광적이었다. 당시 이디스는 팔십 대의 노인이었고 움직일 때면 아주 힘들어 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엘리스 피터스(1913~1995)는 영국의 추리/역사 소설 작가 입니다. 그녀는 여성 추리소설 작가의 대명사인 애거서 크리스티와 공통점이
있는데 크리스티가 세계대전 기간에 간호사로 일하면서 독극물에 대한 지식을 쌓은 것과 마찬가지로 화학실 조교 및 조제사 등을 거쳐
관련 지식을 터득했으며 2차 대전 중에 해군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크리스티와 확연히 다른 점은 집필을 매우 늦게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녀의 첫 작품 [죽음의 가면]은 1963년, 그녀가 50세가 됐을 때 출판 됐습니다. 그 후 몇 권의 추리소설 및 역사소설을 더 내면서
평단의 인정을 받았지만 많이 팔리지는 않았습니다. 1977년 64세가 됐을 때 그녀는 중세 수도원의 수사 '캐드펠'이 탐정이 되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첫 권을 내고는 처음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습니다.  본래 한 권만 내고 말 예정이었다고
하는 이 시리즈는 그 후 18년 동안 총 20권이 이어졌으며 1995년, 그녀는 21권을 쓰던 도중에 82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역사 추리소설'이라는 하위 장르를 뿌리 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 받는 작품 입니다.

엘리스 피터스는 (수 백년의 시간차는 있지만) 캐드펠의 수도원이 있는 바로 그 동네에 살았고 일생에 걸쳐 그곳을 거의 떠나지
않았습니다. 극도로 사람들 앞에 서기 꺼리는 성격 탓에 그녀의 출판업자는 책을 홍보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앞서 인용한 글에
나오는 [욕망의 땅] 이라는 작품은 캐드펠 시리즈의 제 17권 입니다.




NAVER 영화 서칭 포 슈가맨 (2011)  Searching for Sugar Man

팝 역사상 가장 신비로운 가수, ‘슈가맨’의 놀라운 이야기!

● 본고장 미국: 음반 판매 6장,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비운의 가수!
● 반대편 남아공: 밀리언셀러 히트가수, ‘엘비스’보다 유명한 슈퍼스타!

70년대 초, 우연히 남아공으로 흘러 들어온 ‘슈가맨’의 앨범은
지난 수십 년간 가장 큰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히트를 기록한다.
하지만 ‘슈가맨’은 단 두 장의 앨범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신비의 가수!

전설의 ‘슈가맨’을 둘러싸고 갖가지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두 명의 열성 팬이 진실을 밝히고자 그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단서라고는 오직 그의 노래 가사뿐!
기발한 추적 끝에 ‘슈가맨’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었다고 생각한 순간,
그들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놀라운 사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예고편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91101&mid=18721#tab


'슈가맨'은 포크가수 로드리게즈의 첫 번째 앨범 타이틀곡 제목으로, Searching For Sugar Man은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입니다.
멕시코계 미국인인 그는 1970년대 초 두 장의 앨범을 내지만 모두 완전히 실패하고는 음악을 포기하고 본래 직업이었던 공사판 노동자로
돌아 옵니다.
그런데 이 음반이 우연히 남아공으로 흘러들어가 오랫동안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기이한 일이 일어납니다. 더욱 기이한 일은
로드리게즈 본인이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남아공은 너무 먼 곳이었고 현지 유통된 음반은 물론 죄다 불법 복제판이었으며
인터넷이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남아공 사람들 또한 공연 중 자살했다는 둥의 루머 외에는 그의 정체를 전혀 몰랐습니다. 20여 년 후가
되어서야 남아공의 두 음악 평론가들이 재미삼아 이 루머를 파헤쳐 보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살아있는 그를 찾아 냅니다. 자신이 남아공의
국민 가수였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된 로드리게즈는 1998년, 남아공에서 큰 환호 속에 전국 투어 콘서트를 치뤘으며 이후 정기적으로
공연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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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멘붕이다
12/09/24 09:30
수정 아이콘
서칭 포 슈가맨 시사회 봤는데 정말 놀라운 이야기라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실화인지 픽션인지 팩션인지 반신반의하며 봤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충실히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게 해주는 영화더군요. 다만 영화 홍보를 너무 감동적인 영화 쪽으로 해놔서 약간 감흥이 덜한 정도?-_- 전 딱 눈에 눈물 고일 정도였어요..
12/09/24 09:37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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