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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27 19:56:23
Name The HUSE
Subject [일반] 보이스 피싱에 멘붕이 오다.
아침 9시.
분주한 아침 회의가 끝나고 커피나 한잔 할까 하던 찰나에 울리는 전화 한통.
"음...처음 보는 번호네?"
하면서 매번 무시하던 내가 왠일인지 오늘은 무심코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저기 XXX 씨, 전화 맞으시죠?"
"네"
"어머님께서 머리를 심하게 다치셔서 전화했습니다"
라는 순간...혹시 보이스 피싱??? 이라는 생각과 함께 별 대수롭지 않게
"네..." 라고 대답했다.
"어머님께서 머리를 다치셔서 말을 잘 못하시는데요. 주저리주러리..."
보이스 피싱 맞네!!! 욕이나 한바가지 해버릴까? 하는데, 갑자기 딴 사람으로 전화가 바뀌었다.

"XXX 씨, 나 감방에서 출소한지 며칠 안되었는데, 지금 어머니 내가 데리고 있거든..."
순간 보이스 피싱이 99% 맞다고 이성적으로는 생각하면서도 덜컹. 심장이 내려 앉았다.
"허튼 짓 하지 말고 내 말 잘 들어" 라고 말을 이을려는 찰나,
"저기요, 제가 지금 회의 중이라서요. 회의실 나가서 전화 받을께요" 라고 일단 말을 끊었다.
"XXX 씨, 지금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있는데..."
"저기요, 그러니까 나가서 바로 전화할께요" 라고 무작정 전화를 끊고,
바로 누나에게 전화를 했다.
혹시나 부모님께 전화했는데, 실제 상황일수가 있어서...

"누나, 이런 전화 왔는데 부모님 별 일 없지???" 라고 떨리면서 물었더니
대수롭지 않게 "잠깐만 기다려봐, 전화해볼께" 하고 전화를 끊는다.
1초1초가 정말 살떨리던 순간 다시 걸려오는 누나의 전화.
"응, 별 일 없는데. 지금 등산 중이시래"
바로 어머니께 전화했더니, 웃으시면서
"보이스 피싱인가보다. 신경끄고 일해" 란다.
이 무심한 가족들.
난 얼마나 가슴 떨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덤덤할 수가...ㅡㅡ^

그리고 한 1분 후, 다시 그 이상한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을까하다 혹시나 부모님께 해꼬지 할까봐 받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바로 경찰서에 보이스 피싱 신고했다.
물론 대포폰이었겠지만...

아침의 멘붕으로 오전 내내 너무나 화가 나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미친 개baby 들.

저녁에 공중 전화로 전화 걸어봤더니 안 받더군요.
아,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진짜 남일이 아닙니다.
PGR 분들도 모두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P.S : 근데 대체 내 정보는 어떻게 가져간 것이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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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27 20:02
수정 아이콘
저는 한가한 상황이면 그냥 그 폰잡고 한 30분동안 놀듯...
그리고또한
12/03/27 20:03
수정 아이콘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개인정보란 의미가 없으니까요.

제 경우는 공익으로 소집해제 이후 추가로 예비군 면제까지 받은 몸인데, 군대에서 허벅지에 총맞았다고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던 적이 있었죠.
뭐 이렇게 다 아는 경우야 웃으면서 넘어가지만...
윤성호
12/03/27 20:05
수정 아이콘
근데 중국쪽에서 저짓 많이한다고 들었는데
남조선 사람 말투던가요??
12/03/27 20:30
수정 아이콘
놀라셨겠네요;
요즘은 정말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하죠.
네이트, 옥션, 넥슨이 털렸으니 거의 전국민 수준이네요... [m]
화이트푸
12/03/27 20:34
수정 아이콘
저 훈련소 있을 때(화생방 훈련 중) 중대장님의 호출로 부랴부랴 갔는데, 집에 저 관련하여 보이스 피싱이 왔다고 했답니다.

전화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아들이 머리를 크게 다쳐서 병원에 있는데 치료비가 급하니 돈을 입금하라는 전화가 온거지요.
어머니는 너무 놀라서 아무것도 못한 패닉상태에 빠지셨었고,(제가 아파서 '엄마' '엄마'를 계속 외쳤다고 하더군요)
다행히도 집에 아버지가 계셔서 전화한 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려 하니까 자구 말을 돌리고 돈을 입금하라는 식으로 말을 해
아버지가 어느정도 사기라는 것을 간파하고 뭐라 뭐라 했더니,
그쪽에서 "아들 손이 잘라서 집에 보내줘야지 돈 붙일테냐?" 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군요.

부모님은 이래나 저래나 다급한 마음에 논산훈련소에 전화를 해서 이러저래 통화를 하고 잘 해결이 됐습니디만,
그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네요. 훈련중이라 전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부모님의 당황은 더욱 컸을테니까요.

정말 보이스 피싱... 으아.... 나빠요.
LenaParkLove
12/03/27 20:42
수정 아이콘
근데 멘붕이란 표현이 어디서 어떻게 나왔나요? (멘탈붕괴의 줄임말인 건 압니다)
요새 사람들이 허구헌날 멘붕멘붕 이러는데, 왜 듣고 있으면 이렇게 거부감이 드는지 알 수가 없네요.
갑자기 사람들이 쓰기 시작한 걸로 압니다만 이 단어를 쓰는 분들은 그 어감에 거부감 안 드시는지...
선미시카니콜
12/03/27 20:53
수정 아이콘
멘탈붕괴란 표현을 처음 들었을때 참 기발한 단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슬픈노래를 듣다가 옛사랑이 생각나 멘탈이 붕괴되었다'
어쩜 이렇게 적절하고 참신한 표현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요새는 여기저기 멘붕. 상황에 안 맞아보이는데도 멘붕.
글쓴 분께 꼭 하는 말은 아니고요. 위 리플보고 동의를 갖고있어서요.
오늘 인터넷 기사에도 '한혜진, 원숭이 짝짓기 보고 멘탈붕괴'라더군요.
'당황'이라고 해도 될것을.
별을찾아
12/03/27 21:19
수정 아이콘
많이 놀라셨겠네요;;

그나저나 이 보이스피싱 사건소식은 참 많은데 법적으로 처벌받았다는 이야기는 한번도 못들어본거 같네요.
물론 국외를 경유해서 하는거라고 듣긴했지만..
보이스피싱 건으로 실제 사법처리된 건이 있긴 있었나요?
12/03/27 21:42
수정 아이콘
딱 5일전에 최초로 주요 조직원들이 검거됬다네요.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2032307192730027
라니안
12/03/27 21:37
수정 아이콘
보이스피싱 혹시 역관광하시려는분들
조심하세요...보복이 장난이 아니랍니다
신상을 다 알고있기때문에 발신번호도
똑같이 뜨게해서 집주소로 피자50판주문 뭐 이런식으로... [m]
아키아빠윌셔
12/03/27 21:49
수정 아이콘
우리 개인정보 정도야 공공재 아닌가요? ㅜㅜ
전 보이스피싱 전화올때마다 '전화 잘못 거셨는데요. 그런 사람 모릅니다. 누구요?' 스킬을 쓰곤 합니다.
예전에 우체국이라고 보이스피싱하는 아저씨는 '죄송합니다'라고...=_= 몇 주전에 한 번 걸어 놓고선;;
12/03/28 09:26
수정 아이콘
핸폰 번호는 3달에 한번은 바꾸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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