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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22 18:04:16
Name 백호
Subject [일반]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 삽니다.
스타를 좋아해 가입한 후 여러 회원님들의 주옥같은 글들로 즐거움을 얻었습니다.
지금껏 즐거움을 얻었기에 혹시 나의 글도 남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저는 중국 칭다오에 삽니다.
출장으로 다닌지는 9년정도이고 와서 살기 시작한 것은 5년, 가족을 데리고 들어온건 1년반정도 됐군요..
칭다오는 산동반도 아래쪽 바닷가에 있는 도시이고 인구 700만, 중국에서 살기좋은 도시순위가 한자리수 안에 들어갑니다.
기후는 한국보다 덜 덥고 덜 춥습니다.
등록된 체류비자의 한국인이 10만명정도이고 조선족이 15만 정도 되고 여행비자로 생활하시는 분도 꽤 많으니
한국의 지방중소도시인구보다 많은 분들이 한국어를 하고 삽니다.
중국 장사치들이 한국말을 할 정도니 중국어를 몰라도 살만한 곳입니다.

제가 거주하는 곳은 청도시 청양구입니다.
9년전 처음 왔을때는 모두 이였고 군데군데 한국분들이 세운 공장만 있는 시골이었습니다.
포장된 도로도 별로 없고 지저분하고 난방은 오직 석탄으로만 가능했습니다.
이곳에는 한국분들이 15년전쯤 진출하기 시작했다더군요.
이 한국분들의 덕택에 지금은 상전벽해입니다. 포장된 넓은 도로에 단독주택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가득합니다.
공장은 전부 외곽으로 밀려나고 대형마트, 대규모 아파트단지, 대형마트, 오피스텔등이 가득 차 있습니다.
집값은 9년전에비해 다섯배 정도 올라있는데 최근 3년 정도는 정체되어 있습니다.
워낙 많이 짓기에 빈 아파트들이 수두룩 하지만 계속 짓습니다. 그러다 보니 타지에서 인구가 유입되어 들어와 결국은 다 채우더군요.

저는 중문과 졸업, 대학시절 미국에서 1년, 대졸후 호프집 3년, 무역협회의 무역 전문가과정10개월, 시계회사 무역사원1년, 일본6개월, 이후 지금까지 악세사리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영국, 일본, 미국에 수출합니다.
좋았던 시절도 있지만 지금은 운영하기가 팍팍합니다. 전 세계적인 불황과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경쟁때문입니다.
누군가 악세사리관련 사업을 구상중이시라면 완전 조언해 드릴 수 있겠네요.

9살 큰애는 중국 외국어실험학교 1학년2학기에 다니고 있네요. 사실 중국 로컬학교와 별로 다르지 않게 중국어 수업이 대부분입니다.
한국보다 한학기가 늦어버렸네요. 오자마자 중국어 부족으로 바로 입학시킬 수가 없어 준비반에 보내느라 늦었습니다.
다행히 잘 적응하고 학교생활에 만족하네요.. 저보다 중국어 발음이 훨씬 좋습니다.

7살딸은 한국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비용은 한국에서 보내는 것보다 더 비쌉니다만 먼저 한국어를 읽고 쓰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한국 유치원에 보내고 있습니다.

PGR에는 젊은 분들이 많으시니 혹시라도 관심있는 분을 위해 제가 사업을 하면서 느낀점을 몇가지만 적겠습니다.
1. 사업 아이템은 무궁무진합니다만 시작하고 실제로 이익으로 돌아설 때까지 드는 자금을 고려하면 할 수 있는게 거의 없습니다.
그러므로 헛된 꿈은 버리시고 본인의 자금여력을 먼저 살피시기 바랍니다.

2. 돌발 변수는 언제나 있습니다만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가능한 변수 이상의 변수가 발생한다면 빨리 접으시는 편이 손실을 줄이는 길입니다. 혹시라도 다른분에게 파실 수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 단계에서 많은 분들이 본전 생각하시고 안파시다가 더큰 손실을 보시더라구요.

3. 우리나라처럼 경쟁이 심한 곳은 없습니다. 해외에서 만난 많은 한국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한국에서 들이는 노력만큼 외국에서 노력하신다면 성공의 확률은 굉장히 높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특히 중국). 젊으신 분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시면 기회는 있다고 봅니다.

4. 사업이든 자영업이든 기획단계에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익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보시고 지출은 넉넉하게 계획을 짜셔야 합니다. 사업에 있어서 돌발변수=지출이라는 공식이 성립합니다. 너무 큰 규모로 시작하시기 보다는 작은 규모로 시작하셔서 늘려가시는게 훨씬 안전합니다.

사람의 미래는 아무도 모릅니다. 본인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것이 미래입니다.
사십대에도 얼마든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고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기회는 언제나 오지만 본인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기회인지도 모르고 지나가 버립니다.
언젠가 올 수도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항상 공부하는 마음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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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독에빠진
12/03/22 18:06
수정 아이콘
좋은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12/03/22 18:13
수정 아이콘
갑자기 확 떠오르는 글이 있네요.

예전에 부인되시는 분께서 한글연습하신다고 남편분 아이디로 게시판에 3~4줄 정도로 글썼었는데..

리플도 초반에는 파이어되려다가 남편분의 해명으로 응원글로 변했었드랬죠.

글내용과는 전혀 관계없는 리플이네요-_-..
12/03/22 18:18
수정 아이콘
네 좋은 글이네요~
좋은 글 꾸준히 올려주세요
아스라이 사라진
12/03/22 18:22
수정 아이콘
저도 청도에서 초3 때 부터 고3 까지 살다가 대학교는 북경에서 다니고...지금은 한국에 공익근무하러 와있습니다. ㅜ 반갑고 좋은 글 감사해요. [m]
한선생
12/03/22 18:40
수정 아이콘
전 현재 홍콩이고 미국에서 franchise용 식당하나 들여오려고 하는데 조언 주실 수 있으신가요??
12/03/22 18:46
수정 아이콘
의도하신 유익하고 즐거운 글 맞네요~
한국분들이 10만이면 음식도 입에 맞으시겠어요.
좋아하는 칭따오 생맥주를 맘껏 드실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TWINSEEDS
12/03/22 18:4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12/03/22 18:51
수정 아이콘
이거 기대가 되는대요. 앞으로도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중국에서의 자녀교육에 대한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사업도 쿨하게 망해 보았고, 세 아이의 아빠라 관심이 많아요. 청따오가 여행지로선 어떤 곳인지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2/03/22 18:54
수정 아이콘
헐...지금은 다른 일 하지만, 무역협회 거쳐서 광주, 청도에서 몇 개월 지내긴 했네요. 반갑습니다...
중국에 수출하는 회사 해외영업 일도 한 적이 있긴 한데, 공장을 직접 운영하시다니 대단합니다. 이거 얼마나 어려운건데요.
PoeticWolf
12/03/22 19:06
수정 아이콘
가깝고 먼 나라 중국! 중국 이야기 종종 들려주세요. 전 중국에 대한 안 좋은 편견만 많아서요 ㅜㅜ (가본 적이 없으니....)
미리 감사합니다.
12/03/22 19:41
수정 아이콘
엑세서리 계통이면 완제품인가요. 아니면 특정 파트부분인가요. 아니면 도금? 특수재료?
저도 9년정도 전에 청도에서 관련된 일을 조금 해봤던터라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12/03/22 19:51
수정 아이콘
일단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침 대학원 과정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데 많은 도움될 것 같습니다.
혹시 자금여력에 얽메이지 않는다면 현재 시점에서 괜찮은 아이템이 어떤게 있을까요?

3주전에 상하이를 다녀왔는데 많이 발전했더군요.. 상당히 이색적인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중국은..
JunStyle
12/03/22 20:3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혹시 한국 온라인 시장으로 무언가 해보고 싶으시면 쪽지 주셔도 됩니다.

저는 대학교 3학년때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해서 7년간 운영하다가 친구를 주고 나왔습니다. 이때 아이템은 의류였구요. 악세사리 (지갑, 벨트, 시계 등등) 도 조금 있었지만 90% 이상의 제품들이 의류였습니다.


그리고 소셜커머스라고 새로운 업종을 창업했다가 말아먹고 2억 정도 날리고 흐흐흐, 다시 화장품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해서 운영중에 있습니다.


7년간 운영했던 의류 쇼핑몰은 누적 매출이 100억 정도 나왔구요.

소셜 커머스는 14일동안 88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접었습니다. 광고비가 너무 많아 들고 수익이 거의 없어서요 ㅠㅠ

지금 화장품 쇼핑몰은 작년 9월에 오픈해서 누적 매출이 6억 조금 넘었네요.


온라인에서 결국 매우 크게 하려면 생산 기반을 잡고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것도 쉽지 않겠지만요.
선데이그후
12/03/22 21:00
수정 아이콘
고객중에 청도에 공장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그러시던데.. 뒷돈이 많이 든다고 하던데.. 칭다오도 그런가요?
글 잘봤습니다.^^
끝없는사랑
12/03/22 23:34
수정 아이콘
아 부럽네요.. 저랑 제 와이프 꿈이 중국가서 사는건데..
호주에 2년가량 있다 한국와서 기술 배우는데 힘들어 죽겠네요.. 제 와이프는 HSK 10급 가지고있는데도 경력이 하나도 없어서
무역업체들에 계속 면접에서 떨어지고있어서 고민입니다.. 그냥 영어 강사를 시키려하니 차라리 신입이라도 회사 취직해서 경력 1~2년 쌓고
더 좋은데로 옮기는게 낫지 않겠나 싶어 계속 입사지원서 넣고 면접보고 다니지만 나이가 걸리는지 경력이 걸리는지 계속 떨어지네요.ㅜㅜ;
저도 기술 배우느라 거의 돈도 못 벌고 있어서 참 고민이네요.. 30대 초 여성이 중국쪽 무역 업체에 취직할만한 노하우 혹시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모노크롬
12/03/23 05:22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쪽지 넣어드렸는데 혹시 시간되시면 한번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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