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1/13 16:33:19
Name Hon
Subject [일반] 첫사랑

첫사랑의 망령이 4년째 가슴속을 헤매고 있다. 헤어진 후 하루도 생각이 안 난 적이 없다.

첫사랑.

모두에게 첫사랑이 가지는 의미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호감을 가졌던 사람.
처음 짝사랑 했던 사람.
처음 사귀었던 사람.

등등

모두에게 첫사랑의 정의는 다를 것이며 나의 첫사랑의 정의는 ‘처음 사랑하는 감정을 알게 해 준 사람’이다.

결과적으로 내 첫사랑은 내 세 번 째 여자친구였다. 전 사람에는 미안하게도 이 여자를 만나기 전에 내가 느꼈던 감정들은 사람이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의 사람이었다. 너무나도 빛나던 아이였고 그 옆에 있으니 나도 같이 빛나고 있다고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었다. 헤어지기 전에 사소하게도 싸운 적이 없었고 행복하기만 했던 2년이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람과 헤어진 다음이었다.

빛이 사라지니 더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졌다. 미안하게도 전 사람들과의 이별 때는 밥만 잘 먹었으나, 첫사랑이 뭔지 스트레스성 위염으로 가슴이 아프고 밥도 못 먹고 잠도 잘 수 없었다. 내가 내린 첫 번째 결론은 시간이 답이라는 것이었다.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날카로운 첫사랑의 이별의 상처는 시간으로는 답이 없었다. 약을 먹고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을 해도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갔다. 그렇게 잠 못 이루던 어느 날 밤 나는 두 번째 결론을 내렸다. 다른 여자를 만나보자.

그래서 만났다. 첫사랑은 콜라를 싫어했다. 난 콜라를 좋아했었는데 첫사랑 끊었다.
그런데 대안으로 만난 여자는 콜라 같은 여자였다. 1년가량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서로를 상처 주고 감정을 소비하고 1년이 지나고 난 콜라를 끊었다.

20살 전까지는 여자를 몰랐다. 고등학교 때는 빼빼로를 준 이웃 여학교의 여학생을 울려 여학교에 안 좋은 소문까지 퍼진 적도 있었다. 그런데 20살이 넘어 대학을 가고 28살까지 여자친구가 없던 기간이 3개월이 넘은 적이 없었다. 외로움이 많은 건지 습관이 된 건지 의무적으로 여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연기하고 있다.

첫사랑 이후 그 때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첫사랑을 못 잊고 평생 혼자 살 수 없지 않은가?
내 남은 평생 혼자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단 여자를 만났다.
문제는 내가 좋아서 사귀는 건지 사귀려고 좋아하는 척을 하는 건지 구분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좋아하려고 의식적으로 무더니 노력을 한다.

그래도 다시 연애를 또 시작했다. 내가 나쁜 놈인가보다.


ps. 편의상 반말로 썼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 From m.oolzo.com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꼬깔콘초코
12/01/13 16:37
수정 아이콘
어떻게하면 여자친구 없는 기간이 3개월이 안넘도록 할 수 있죠?
Hook간다
12/01/13 16:38
수정 아이콘
그게 나쁜 건 아니죠. 남자든 여자든 연애는 꼭 해야 하는 겁니다.

다만, 만난 여자분을 좋아 할 수 없다면, 그냥 헤어지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여자분쪽이 이 사실을 알면 너무 비참해집니다.
헤르젠
12/01/13 16:41
수정 아이콘
전 첫사랑와 17년만에 다시 연애를 시작한지 1년이 지났네요
첫사랑은 추억으로 남기는게..좋은...응?? 이게 아닌....
12/01/13 20:47
수정 아이콘
첫사랑, 참으로 아련한 기억이네요. 몇년간 몇날며칠을 텅 빈 방에 홀로 앉아서 후회하곤 했는지.
뭐 사실, 시간이 점점 지나다보면 그 사람이 그리워지는게 아니지요. 그 때의 우리가 그리워질 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715 [일반] 다음주 나가수 2차경연이 기대됩니다.(스포유의) [25] 7549 12/01/16 7549 0
34714 [일반] 靑春 [2] 제이나3546 12/01/16 3546 0
34713 [일반] 태어나자마자 연봉 1억 찍는 나라 [26] 김치찌개10662 12/01/16 10662 0
34712 [일반] 환상과 환장, 양치질과 양치기질. [36] 삭제됨4631 12/01/16 4631 7
34711 [일반] 미필적 고의 [未必的故意, dolus eventualis] [17] 영원한초보6276 12/01/15 6276 0
34710 [일반]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아침식사 비교 [35] 김치찌개9430 12/01/15 9430 0
34709 [일반] K팝스타 이하이양, 이승훈씨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63] 브릿덕후9243 12/01/15 9243 1
34708 [일반] 오늘 죽치고 집에서 본 1월신작 일본애니메이션에 대한 이런저런 평가 [21] 방과후티타임5639 12/01/15 5639 0
34706 [일반] 술자리를 필사적으로 피해야겠습니다. [97] 로렌스8307 12/01/15 8307 0
34705 [일반] 혼자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10] 해소5344 12/01/15 5344 0
34704 [일반] [K리그] 이적 분쟁이 생겼군요. [29] 해피스마일4783 12/01/15 4783 0
34703 [일반] 와이프와 같이 게임하기 [22] 란돌10054 12/01/15 10054 0
34702 [일반] 갓 돌을 지난 조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29] 애국청년6201 12/01/15 6201 0
34701 [일반] [야구] 기아 타이거즈 용병구성 완료/최희섭에 대해 강경책으로 선회 [36] giants6427 12/01/15 6427 0
34700 [일반] 대몽항쟁 1부 - 2. 어긋난 시작 [5] 눈시BBver.25423 12/01/15 5423 3
34699 [일반] 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포죄의 위헌 가능성 [42] 삭제됨4149 12/01/15 4149 0
34698 [일반] 민주통합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중 [92] 뜨거운눈물5896 12/01/15 5896 0
34696 [일반] 성곽 답사 다녀왔습니다.2 [2] 자이체프3260 12/01/15 3260 1
34695 [일반] 알고보니 한국 브랜드들.jpg [51] 김치찌개12884 12/01/15 12884 0
34694 [일반] 밥 먹는데 혼자인게 참 서럽네요 ㅠ_ㅠ [56] Eva0108934 12/01/15 8934 1
34693 [일반] 역사를 바꾼 발명품과 사회적 특성의 관계 [13] swordfish4751 12/01/14 4751 1
34692 [일반]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69] 스타핏5038 12/01/14 5038 0
34691 [일반] 늦게 돌아보는 2011년 올해의 책 리스트 [21] KID A6459 12/01/14 6459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