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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3 11:31:11
Name k`
Subject [일반]  PGR의 남편분들 보세요...



.

.

.


전 미혼이라 아내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나더군요..

'좀 더 잘해드려야지.. 말도 좀 더 따뜻하게 해야지..' 마음 속에 늘 품고 살지만 실천이 잘 안 될 때가 있습니다..

크고 대단한 것도 아닌, 겨우 이 두 가지가 말입니다..

그럴 때면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릅니다.. 어디로든 숨고 싶어져요..

그런데 일평생 자식을 위해 헌신하신 노모는 아직도 자식에게 줄 사랑이 흘러넘치시는 모양입니다..

자식 나이가 50, 60이 되어도 부모한테 자식은 한없이 어려보이는 거라며

늘 자식을 궁금해하시고, 걱정하십니다..


어머니는 오늘도 밥을 짓습니다..

어머니 당신이 드실 밥이 아닌, 가족이 먹을 밥을 말이죠..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詩




하루 종일 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 없는

끄떡 없는 어머니의 모습.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시다고,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시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던 나.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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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로니애
12/01/13 11:42
수정 아이콘
사무실에서 울뻔했네요.... 오늘 꼭 전화 해야 겠습니다....ㅠㅠ
12/01/13 11:42
수정 아이콘
이거 참 슬픈 이야기죠.. 예전에 글로 한번 본 적이 있었는데 다시 봐도 슬프네요.
바다란꿈
12/01/13 11:43
수정 아이콘
요즘은 저렇게 했다간 소박(?) 당하기 딱입니다. 시대가 어느 땐데요...
(물론 과도기라 여전히 저렇게 사는 집도 있겠지만요...)
별로네
12/01/13 11:50
수정 아이콘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의 '어머니'를 '나'로 바꿔서 읽어봤는데......
허허.. 문맥상 큰 문제가 없군요... 세상이 많이 바뀌긴 바꼈나봅니다.

1. 회사에서,
2. 회사식당에서,
3. 한여름 사우디에서,
4,5,6. 그대로,
7. 마누라가,
8. 돌아가신 아버지가,

뻘글로 웃기고자 하는게 아니구, 정말 그래요... -_-;;;
민주인후아빠
12/01/13 12:09
수정 아이콘
집사람 만나 7년을 살았는데 작년부터 철들어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현재 우리집 막내를 바라보는 눈을 보면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큰것인지 또 느끼고 있습니다.
아나키
12/01/13 12:11
수정 아이콘
결혼하고나서 깨닳은건 엄마는 아들이 챙겨야되는게 아니라 남편인 아빠가 챙겨야되는거였습니다...-_-
켈로그김
12/01/13 12:32
수정 아이콘
마누라도 챙기고 어무이도 챙기고..
내가 외롭고 힘들땐 누가 날 챙겨주지?..
아우디 사라비아
12/01/13 12:48
수정 아이콘
빌어먹을... 신은 우리에게 왜 이렇게 잔인하게 구는 걸까요?
12/01/13 14:21
수정 아이콘
남자는 하늘이다 남하당의 자랑스런 당원으로서 이런 글 따위에 쪽팔리게 사무실서 눈물 글썽이면 지는 겁니다.
전 이런 글을 볼때마다 항상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합니다. 내가 갑자기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 내 와이프가, 내 아이들이 얼마나 내가 좋은 남편이고 아빠였는지 뒤늦게 깨닫고 폭풍눈물을 흘리는 상상을 합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내가 죽고나면 니들이 이순간을 떠올리며 폭풍후회할 꺼리를 던져주려 합니다. 니들한테 내가 지금 잘 하(려고노력하)는 건 내가 원래 좋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니들이 나중에 뼈아프게 슬프게 만들기 위함이라능!
근데 인간적으로 본문 글은 볼때마다 너무 슬퍼요. ㅠ.ㅠ
Minkypapa
12/01/13 18:02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처음 읽는데, 이해는 가는데 좀 불편하네요.
일진이 동급생 3년간 괴롭히고, 졸업할때 미안하다하는 것 같아서...
애가 나오면 아빠는 아빠가 스스로를 챙겨야죠. 애들도 못 챙기고 부인한테 나까지 맡기면 언제 철듭니까..
요즘은 저렇게 했다간 소박(?) 당하기 딱입니다. 시대가 어느 땐데요... (2)
푸른매
12/01/14 19:02
수정 아이콘
어디서 들어보았나 했더니 예전 김기덕님과 성우 윤성혜님이 목요일마다 하셨던 음악에세이에서 나왔던 내용이네요.
찾아보니 150화 내용이네요..;; 이렇게 글만으로도 보니 참 가슴 아프네요..
그냥 주위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더 잘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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