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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1/19 17:03:31
Name 윤여광
Subject [일반] [yoRR의 토막수필.#37]똥강아지

[BGM]
[아즈망가 대왕 OST 中]


  어렸을때부터 동물을 참 좋아했다. 사는 동네가 시골이다 보니 집에서 나와 학교 가는 길에만 개며 닭이며 이집 저집에서 키우는 가축들이 천지였던지라 그 녀석들 머리에 손을 대고 쓰다듬느라 몇번이고 학교에도 늦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면 우리 아버지 어머니 개 한 마리 들여놔 주실법도 한데 개는 딱 질색이라며 매번 내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시곤 했다. 사방 천지에 깔리고 깔린게 강아지며 개인데 굳이 집구석까지 그 지저분한 것들을 들여놔야 하겠느냐 하는것이 아버지의 지론. 어린 나이에 그 말을 도저히 거역할수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그 사방 천지에 깔린 개들을 찾아 좋다고 쫓아다니던 어느 날. 뉘집 개인지 알수 없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위험 천만하게 도로변에 나와 벌벌 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연히 그 녀석을 품에 안고 어디로 데려가야 할 지 한참을 헤매다 결국엔 학교 뒷마당 사육장에다 집어넣어버렸다. 차마 집에까진 데려갈수가 없었던 지라 일단은 그 곳이 도로변보다는 안전할거라는 생각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그나마 가벼웠다. 다음날부터 어째서 인지 매일 가는 길 매번 마주치던 그 녀석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사육장에 처박아 놨던 그 작은 친구만 생각나기 시작했다. 주인이 어디 사는 누군지는 알수 없었으나 그래도 일단은 주인 없이 내가 기르는 개라고 생각했던 탓인지 나는 거의 매일을 도시락에서 조금씩 밥을 덜어내어 내줬다. 다른 변견들과는 다르게 흰 색의 고운 털에 앙증맞게 박힌 검은 색 얼룩. 그래봤자 잡종이지만 목줄 하나 걸어두고 지저분한 나무 상자에서 먹고 자는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게 보였다. 당연한 일이지만 매번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주다보니 이 녀석도 이제 나를 주인이라고 인식했는지 제법 꼬리치며 쫄래쫄래 따라다닌다. 어딜 돌아다니다 다친건지 다리를 조금 절뚝이는 그 녀석이 보기 안스러웠지만 딱히 어떻게 해 줄수도 없었던 나는 그래도 주워 들은건 있었는지 작은 나무 조각을 부목삼아 절뚝이던 발목에 대고 집에서 몰래 가지고 나온 붕대로 칭칭 감아 묶어버렸다. 내 손이 좀 거칠었는지 부목을 대는 내내 아프다며 낑낑대는 녀석이 안스러웠던 나는 더 이상은 사육장에 처박아 둘 수 없다고 생각해 그 다음날 아무 대책없이 그 녀석들 들고 아버지가 수업을 들어가신 그 반을 찾아가 얼마 안되는 형 누나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소리쳤다.


"아빠. 나 이 개 기를거야! 싫으면 아빠가 집에서 나가!"


  교실은 단번에 웃음 바다가 됐고 강아지 한 마리때문에 싫으면 집에서 나가라는 아들의 외침이 기가 차셨는지 엄하게 굳었던 아버지의 얼굴은 금새 풀어지셨다. 그래도 한 번에 허락하시지 않고 알았다며 집에 가서 상의하자며 어렵게 나를 집으로 떠내미신 아버지는 그 날 저녁 집에 오시자 마자 어머니를 보며 아까 교실에서 보이셨던 어이없는 쓴웃음을 내내 지으셨다. 방에서 금이야 옥이야 강아지를 끌어안고 장난을 치는 나를 아버지가 조용히 불러내시더니 그 개를 꼭 길러야겠느냐고 어느 정도는 포기하신 어조로 말씀하셨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아버지는 참 무서운 분이셨기에 나는 아까와 같은 호기를 부리지 못하고 잔뜩 주눅이 들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기르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교실까지 찾아와 그 난리를 부리고 갔던 아들이 마음이 걸리셨던지 지난 번과는 다르게 조금 생각하시는 듯 하시더니 잠시 이불위에 올려두고 온 그 녀석을 스윽 쳐다보신다. 그러다 내가 대 놓은 부목이 눈에 띄셨는지 저걸 내가 했느냐고 물어보신다. 또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자 우리 아버지 안되겠다는 표정을 지으시더니 알았다고 하신다. 대신 강아지의 수발은 일체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조건하에. 어려울 일 없었다. 배고프다면 먹이면 되고 싸면 치우면 되고 졸리다면 재우면 된다며 나는 그제서야 웃으며 아버지께 아까와 같이 호기 넘치는 다짐을 늘어놨다. 때마침 이불속에서 장난을 치던 그 녀석이 자기를 식구로 받아줘서 고맙다는 듯 아버지 무릎팍 곁으로 애교를 부린다. 아버지도 그 녀석이 밉지는 않으셨는지 손으로 스윽 밀어두신다. 평소같으면 주제 모르는 개라며 대가리를 퍽 내리치셨을텐데. 어쨌든 그 작은 친구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우리집의 다섯 번째 식구가 됐다.


  이제 식구가 되기도 했겠다 그럴듯한 이름이 필요했다. 혼자 결정하기는 어려워 어머니에게 여쭈니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니가 알아서 하랜다. 투덜대며 먹다 남은 밥을 양푼 냄비에 담아 앞에 놔주니 이 녀석 남의 속도 모르고 잘만 먹는다. 이 녀석 혹시 나를 밥주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던 찰나 감기에 걸린 동생이 훌쩍이며 내 옆에 앉아 말하기를.


“형. 얘 이름 뭐야?”
“몰라. 생각중이야.”


  처음 기르는 애완 동물이라 이름 짓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평소엔 이렇게 이렇게 지어줘야지 했던 그 수많은 이름들이 머릿속을 아무리 뒤져도 없다. 개똥도 약에 쓸라면 없다더니.


“그러면 바둑이나 멍멍이로 하지.”


  멍하니 신나게 밥을 먹는 강아지를 보며 동생이 무심히 한 마디를 던진다.


“얘가 바둑이면 니가 영희고 나는 철수냐?”


  너무 흔한 이름에 화가 난 나는 동생을 한 번 쏴붙였다. 동생은 그제서야 내가 조금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았는지 그 큰머리를 부여잡고 어느 정도 생각하더니 또 입을 열었다.


“아. 밥 잘먹으니까 식충이.”


  그 어린 나이에 식충이라는 말은 어디서 들었는지 참 궁금했지만 아니 그 이전에. 밥 좀 잘먹는다고 식충이는 너무 심했잖아. 입에 뭐 집어넣기만 하면 식충이냐. 내가 영 아니다라는 표정을 짓자 동생은 다시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댄다. 그러다 마침내 식사를 다 마치신 우리 똥강아지께서 아직 다 낫지 않은 다리를 절뚝이며 내 옆으로 와 꼬리를 치는 모습을 보더니 동생이 또 입을 연다.


“다리 절뚝이니까 뚜비.”


  이유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지만 뚜비라는 어감이 맘에 들었다. 사방천지에 널린 누렁이니 바둑이니 하는 흔한 이름보다야 개성 넘치지 않은가. 다 큰 개라면 모를까 이런 조그만 녀석이 살짝 살짝 다리를 저는 모습은 그저 귀엽게만 보였던 나는 그 이름을 받아들이고 마침내 흰 몸뚱이에 앙증맞게 검은 반점 몇 개 박아둔 그 친구는 뚜비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개를 기른다는 것이 그다지 어렵게 생각지 않았던 나는 몇 번 고역을 치러야했다. 이불 속에 품고 자면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끙끙대는 통에 몇 번이고 잠에서 깼고 밖이 춥다고 방안에서 데리고 놀자면 이 녀석 잠시만 한 눈을 팔면 여기 저기 오줌이며 똥이며 싸대고 다니는 판에 어머니께 걸릴까 노심초사하며 그걸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기다 가끔은 밖에 나가서 걷는게 좋다하여 데리고 나가니 이게 혼자 신나서는 제 덩치에 몇 배는 큰 견공들 앞으로 쫄래쫄래 뛰어가 집을 내놓으라는 듯 짖어대는 판에 잔뜩 성난 그 친구들 달래며 뚜비를 데려 나오기가 수차례였다. 또 말짱히 을 거니는 닭들은 왜 쫓아다니는건지. 이 녀석이 먼저 달려가 닭들에게 성을 내면 날지도 못하는 포동포동한 그 조류들은 잠시 놀래서 푸다닥 대다가 이내 상대도 안될 조그만 녀석인걸 알았는지 이내 달려들어 일제히 쪼아댄다. 뒤늦게 쫓아온 나는 뚜비 옆에서 안떨어지면 다 잡아서 튀겨버릴테다 라며 알아듣지도 못할 공허한 외침을 남기며 그 일방적인 공격을 말리러 뛰어든다. 이제 지나칠 곳은 다 지나쳤다고 안심할 때 즘에 뚜비 이 녀석 도로변에서 뭘 또 발견하고는 그 앞에서 으르렁댄다. 뭔가 했더니 사마귀다. 뱀이고 뭐고 무서운 것 하나 없었던 나는 기세 좋게 쳐들은 그 두 앞발에 완벽하게 기가 죽어 뚜비를 품에 안고 냅다 뛴다. 내가 저건 못 이겨. 무섭게 날개를 퍼덕이며 쫓아오는 사마귀를 등에 지고 나는 뚜비를 품에 안고 죽어라 뛰었다. 강아지 한 마리 산책 시키러 나왔다가 나만 동네 한 바퀴를 뜀박질로 돌아버렸다. 그 때 그 말을 처음 알았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고.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 방구석에서 조용히 자고 있던 뚜비를 데려 나와 산책을 가려던 찰나 아버지가 집 앞에서 물을 끓이고 계신다. 라면을 끓이실 것도 아닌게 뭔가 큰 냄비다 보니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그 옆에 앉아 무슨 일이신가 쳐다봤다. 이것 저것 준비하시던 아버지는 집 아래 언덕에 닭장으로 들어가시더니 크고 검붉은 깃털 가득한 녀석을 하나를 잡아오신다. 우리 집에서 기르던 닭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혹여나 아버지가 닭을 훔쳐온 것이 아닌가 걱정했으나 윗집 주인이 내려와 뭐 도와줄거 없냐고 묻는 것을 보고 그건 아니구나 하고 안심했다. 그 순간.


“후꾸엑”


  세상 천지에 다시는 듣기 싫은 괴상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아버지 손에 붙잡혀 푸드덕 대던 그 녀석이 목이 돌아간 채 힘없이 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랬다. 닭 잡는 날이었던 것이다. 닭이라면 그저 밀가루 잔뜩 입혀 튀긴 동네 후라이드 치킨이라고만 알지 닭을 어떻게 잡는 건지 몰랐던 나는 난생 처음 보는 잔인한 장면에 기겁을 하고 꺄아아악 하는 기집애 같은 비명과 함께 뚜비를 안고 냅다 뛰었다. 또다. 또 뛰는건 나고 뚜비는 내 품에 안겨있다. 어째 산책다운 산책이 없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그렇게 맛있기만 했던 닭고기가 왜 그렇게 갑자기 싫어지는건지. 터덜 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뚜비는 아직도 내 품에 안겨 있다. 이제 다리는 다 나았을법도 한데 이 녀석 내가 산책 가자는 눈치만 주면 다리를 절뚝댄다. 어린 놈이 벌써부터 요령을 피운다. 그래도 아까 아버지 손에 잡혀 있던 그 불쌍한 조류의 모습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아 돌아가는 길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 동네에서 기르는 가축의 대부분은 이 날 저 날 이런 저런 핑계 삼아 동네 어르신들 모여 잡수시는 안주 거리로 요긴하게 쓰인다는걸. 그 중에는 멋 모르고 앞에서 짖어대는 뚜비를 잡아 먹을 듯 노려보는 덩치 큰 견공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생각을 하자 더욱 더 무서웠다. 이 작은 녀석을 먹다니. 한 그릇도 안나올텐데.


“뚜비야. 뚜비는 형아가 국 속에 안들어가게 해줄게.”


  지켜주겠다는 말 한 마디 폼나게 하지 못하고 국에 안들어가게 하겠다니...말을 다시 할까 생각하다 보니 벌써 집 앞이다. 집 앞 쓰레기 통에는 멋지게 푸드덕대던 깃털들이 한 웅큼이다. 또 집에 들어가기 싫어졌지만 해도 떨어진 마당에 어린 놈이 강아지 끌어안고 갈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집에 가야지.


  집에 들어가자 이제 왔냐며 얼른 와 밥 먹으라는 아버지의 독촉이다. 밥상에는 당연히 아까 잡은 닭 한 마리가 보기 좋게 올라와 있다. 평소같으면 좋아라 달려들었겠지만 밥상 위 그 친구가 마지막 남기고 간 유언이 너무나 비극적이었던지라 쉽사리 앉을 수가 없었다. 결국엔 배가 안 고프다며 일찍 밥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어머니는 별 일이라며 내일이라도 먹으라며 다리 하나를 뜯어 접시에 따로 덜어두셨다. 식구들이 맛있게 식사를 하는 동안 나는 뚜비를 밖으로 데려 나와 내 손가락 하나를 부여잡고 이리 저리 데굴데굴 굴러대는 귀여운 작은 친구를 보며 웃고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이쁠까 하며 웃다 웃다 지쳐서 이제는 자야 할 시간이 되어버렸다. 웃기는게 자자니 이제 또 배가 고프다. 그럴만도 한게 식겁하여 뛰쳐나가 미친 듯이 달려나간게 이웃 동네 학교까지 가버렸으니. 밥을 먹자니 식구들이 깰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자자니 배가 너무 고프고. 하여 생각난게 어머니가 따로 빼두신 닭다리. 그거 하나라도 먹고 자자며 살금살금 부엌으로 들어가 닭다리가 담긴 접시를 가져 나오는데 성공했다. 혼자 먹을까 하다 그래도 뚜비도 저녁 못 먹였는데 같이 먹어야지 싶어 이 녀석들 데리고 나왔다. 살점을 뜯어 주니 역시나 좋다고 잘 먹는다. 달랑 다리 하나 먹었는데 왜 그리 배가 부른지 참 기분 좋은 밤이었다. 그런데 뚜비 이 녀석 뭔가 부족했는지 내 손가락을 물고 끙끙댄다. 뭐 더 뜯어줄게 없다 시피 했던 닭다리 뼈. 나는 무관심하게 이거라도 뜯으라며 뚜비에게 그걸 건넸다. 이 녀석 좋다고 물어뜯는다. 다리는 부실한게 씹는건 잘하네. 한참 뼈를 물어뜯던 뚜비는 이제 됐다는 듯 내 무릎위에 올라와 앉는다. 집에 들어가자는 뜻이다. 그렇게 닭다리 하나의 만찬을 끝으로 그 날 하루가 저물었다.


  그리고 뚜비는 그 날 밤 새 잠을 못 이루고 켁켁대며 괴로워했다.


  뭔가 심상치 않은 증상을 보이는 뚜비를 두고 학교에 가자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읍내 수의사에게 보이고 오겠다는 어머니의 약속을 몇 번이고 확인하고서야 집을 나선 나는 그 날 학교 수업 내내 아무 생각 없이 뚜비가 괜찮을까 하는 생각에 연필을 몇 번이고 바닥에 떨궜다. 수업을 다 마치자 마자 미친 듯이 집으로 뛰어 어머니는 보자 마자 뚜비는? 하고 물었다. 어머니, 나를 안됐다는 듯 한 번 쳐다보시더니 말씀하시길.


“너 어제 닭다리 먹고 개한테 뼈줬어?”


줬었다. 닭뼈. 버리긴 아깝고 살점 뜯어주자니 귀찮았던 그 닭다리 뼈.


“개는 닭뼈 먹으면 안되. 에이그.”
“왜? 왜?”
“개는 닭뼈 먹으면 목에 걸려서 죽어.”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 지옥이 있다면 여길까. 그 말인 즉슨 내가 뚜비를 죽였다는 말 밖에 되질 않는다. 차마 어머니에게 그래서 뚜비가 죽었냐며 물어보지도 못했다. 죽었으니 그리 말씀하시는거겠지. 나는 그 자리에서 가방이고 뭐고 다 내팽개친채 울며 불며 난리를 쳤다. 뚜비 데려오라며. 그 작은 녀석한테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 괴로워 참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다보니 아버지가 집으로 들어오신다. 이미 알고 계셨던 듯 내가 울고 있는게 무슨 일 때문인지 아신다는 듯 토닥이신다. 그랬다. 애초에 어린 아들이 쉽게 정을 줬다가 그것을 빼앗겼을 때 받을 상처가 싫으셨던 것이다. 그래서 한사코 강아지를 반대하셨다. 그러나 지금 와서야 어떻게 할 텐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버린 친구인걸.


  어느 누군가에게 한 없이 애정을 쏟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주는 만큼 받고 싶은 것도 그렇고. 그러나 맹목적이라 하여 다 좋을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좋다고 주는 것이 받는 이에겐 독이 될 수 있는 것. 그건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애정은 받는 이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그 작은 친구에게 지금에서라도 미안하다 말하고 싶다. 그래도 같이 뛰어 놀던 그 시간은 서로 고마운 시간이 아니었을까 하며 웃어보기도 한다. 네가 처음 있었던 그 도로보다는 그래도 좁긴 했지만 따뜻했던 우리 집이었고 반겨주는 이가 있던 아늑한 곳이었을테니.


내 손가락 물고서 방바닥을 이리 저리 굴러다니는 그 작은 친구와는 그렇게 이별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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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1/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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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그저 조금만 더 꾸준히 연재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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