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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21 12:06:31
Name reefer madness
Subject [일반] 홀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

한번씩 저는 홀로 술을 마시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주변의 모든 친한 친구(사실은 술친구)들이 핸드폰/페이스북/스마트폰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밤의 계획이 어긋날수 있기에, 그리고 한번씩 우수에 젖어 밤하늘을 안주삼아 술한잔 기울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를수 없기에, 저는 홀로 술을 마시게 됩니다. (사실, 굳이 마시지 않아도 되지만 저는 집에다 맛있는 술을 가져다 놓는 철두철미한 성격이기 때문에..!)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홀로 마시게 되면, 저는 몇가지 법칙을 제 스스로에게 부여합니다. 이런 법칙을 부과하게 될정도로 자주 그런다는 말은 아닙니다(하하).

1. 안좋은 일이 마음속에 담겨진 상태에서 홀로 술마시지 말 것.

사실, 홀로 술을 마신다는것은 어떻게 보면 행복한 사람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쓸쓸한 마음에 홀로 알콜을 섭취했다가는 더욱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어갈 수 있죠. 게다가 외로운 마음에 핸드폰이라도 쥐게 되면 정말 안좋은 결과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로 저는 최대한 여유로운 마음으로 홀로 술을 마십니다.

2. 평상시 친구들이랑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보다는 좀 더 고급스러운 술을 마시자.

네, 이것 또한 제게는 꽤나 중요한 규칙입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모여있는 장소에서는 술의 고급/저하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있을때에는 술을 마시는 사람들끼리의 분위기만이 좌우지 할 뿐, 그것이 싱글몰트 위스키이던 나폴레옹 꼬냑이던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홀로 술을 마실때에는 술의 숙성깊이가 분위기를 어느정도 좌우하는 듯 합니다. 가령, 저처럼 1940년대 재즈 LP를 틀어놓은 상태에서 홀로 술을 마시게 된 처지의 사람이라면, 좀더 성숙된 술이 그 자리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겠죠. 물론 그 재즈음반이 녹음된 같은 해의 술을 마실순 없겠으나, 12년산 조니워커 정도면 그럭저럭 상대해줄 만한 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3. 홀로 술 마실때 전화통화는 금물! 그러나 국제통화는...?

제가 캐나다 이민자라서 토론토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주 한국에 갈려고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아서 한번씩 하는 통화가 활력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간대의 차이(정확히는 13시간 차이가 납니다) 때문에 마음내킬때 전화를 하기가 십지 않습니다. 오후 3-5시에 친구의 생각이 난다고 치면, 한국에서는 오전 4-6시에 전화를 받게 되는 꼴이니까요. 게다가 만약에 제가 여기서 여러 사람들과 술을 마신다거나 하면서 밤을 보내고 있을때 간혹 한국에 있는 친구들 생각이 나곤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자리에서 국제전화 카드를 꺼내서 전화를 할까요? 대답은 no.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제게 그런 모티베이션을 주는 일이 바로 홀로 밤에 술을 마실때 입니다. 홀로 밤하늘밑에 앉아서 위스키를 기울이며 담배연기를 내뿜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오랜 벗에 대한 갈망이 느껴지고 한번 전화통화나 할까 하는 마음이 쌓여 결국에는 대화에 이르기까지. 아, 저는 이래서 홀로 술을 마십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저는 홀로 술한잔 기울이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홀로 술을 마실려는 개인 스스로가 괜찮은 여건만 만들 수 있다면 말이죠.


p.s 여친 혹은 좋아하던 사람으로부터 차이고 얼마 되지 않은 분이시라면 이글은 그냥 무시하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홀로 술마시는것을 합리화 할 방법이 없어요! 시간이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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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21 12:09
수정 아이콘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제가 홀로 술을 마시고 있지 말입니다.
왼손잡이
11/08/21 12:18
수정 아이콘
저는 혼자 술마시는것은 야구나 영화를 보면서 맥주까지다! 라고 한계를 정해둔 사람이였는데

얼마전에 쥰마이? (검색해보니 만드는 방식에 따른 종류더군요) 라는 사케를 먹어봤는데... 허허 이런술이라면 혼자서 먹어볼만하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혼자 마시는 술은 정말로 기분을 풀기 위함이 아니라 좋은 기분을 더 흥취에 젖게 하기 위한 동반자로만 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울할때 혼자마시는 술은 정말 독이에요 독.
별마을사람들
11/08/21 12:34
수정 아이콘
거의 매일 퇴근 후에 혼자서 술을 마시는 습관이 8년 가까이 되어 갑니다.
맥주 피처 작은 거 하나 마시고 부족하다 싶으면 캔 하나 더 마십니다.
가끔은 이러다가 알콜 중독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염려스런 마음도 들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기분좋게 마십니다.
이곳 피지알의 여러 게시물을 읽어보고, 음악을 듣거나 시를 읽습니다.
술이 어느정도 취한 상태에서는 그런 것들이 더 감흥을 불러 일으켜 스스로 행복해 하곤 하지요.
물론 하루 일과가 피곤하고 우울할 때도 있지만 적어도 그 술을 마시는 순간과 그 이후에는 그런 것들이 많이 풀어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는 술 취한 상태에서는 남들에게 전화를 하지 않게 되더군요. 스스로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마무리로, 스타를(요즘엔 스타2) 몇 판하고 잠듭니다.^^
세르니안
11/08/21 12:45
수정 아이콘
거의 3일에 한번쯤은 한 2~3시간 운동하고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을 사서 마시는게 일이 되었습니다.
뭐 주변 사람들은 맥주한캔이 칼로리가 얼마냐며 처음에는 타박도 했는데 60키로 감량한 지금은 주변에서도
운동하고 술마시면 살빠지냐는 등 놀라워 해서 칼로리따위 신경안쓰고 그냥 마십니다.
특히 여름에 열대야 속에서 신나게 걷고 마시는 맥주 한캔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크크
11/08/21 12:46
수정 아이콘
워낙에 혼자 술 먹는걸 자주 해서 법칙이고 뭐고 없습니다.
집에서 먹기도 하고 술집에서 먹기도 하고 공원에서 먹기도 하고 이마트에서 먹기도 하지요.
기분 좋을 때 먹기도 하고 우울할 때 먹기도 하고 그냥 먹기도 하고..
맥주 위스키 와인 사케 가리지 않고 먹네요. 이제는 술집 주인 아저씨가 왜 젊은 놈이 혼자 술먹고 다니냐고 핀잔주신다는 ㅠㅠ [m]
11/08/21 13:16
수정 아이콘
저도 혼자 마시는 걸 즐깁니다.. 사실 너무 즐겨서 탈이지요..;

센치한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과 함께 마시는 편이구요.. 요새는 야구가 안주가 되어 주네요..

reefer madness 님처럼 가끔 위스키나 꼬냑을 마시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소주를 즐깁니다..

그리고 나름 법칙(?)이 있다면 '안주는 부실하게 먹지 말자' 입니다..

단 부작용이 있죠.. 살찝니다.. 유유
Grateful Days~
11/08/21 14:15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혼자 먹고있습니다.

우울하다기 보단 외로워서 먹는다고 할까요.
Aisiteita
11/08/21 15:14
수정 아이콘
아침이나 낮에 술드시는 분도 계시군요. 시도해봄직스럽네요.
11/08/21 16:42
수정 아이콘
혼자 술 마시기를 즐기는 또 한 명의 사람으로써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
제 규칙도 써봅니다.
1. 소주 마실 때는 2병까지만.
2. 맥주 마실 때는 1.5L 까지만.

단 부작용이 있죠.. 살찝니다.. 유유 (2)
드론찌개
11/08/21 16:45
수정 아이콘
저도 집에서 많이 마시는데 올해 들어서 거의 매일 마셔서 문제에요. 귀찮아서 술약속은 안나가고는 집에서는 만취할때가지 마시고 그러니까... 취하면서 음악 듣고 방송보고 만화책 보고 이러는 걸 즐겨서 그런건데 자꾸 이러니 체력이 떨어지네요. 요즘은 일부러 참고 쉬어주고 조절하고 있어요.
네오크로우
11/08/21 21:15
수정 아이콘
원체 술을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편인데 저는 혼자 마시는 게 좋더군요.
원래 술 마시는 습관이 기분 나쁠 때, 스트레스 받을때, 우울할 때, 이럴 때는 안 마시는지라 (이럴 때 마시면 꼭 다음 날 뒤끝이...)
친구들 하고 마시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혼자 마실 때가 술 양 조절하기도 좋고 맛도 좋고.. ^^;;

사실 친구들이랑 마시면 다들 엄청난 주당들이라 늘 벅찹니다. 전 소주1.5~2병이 딱 좋고 그 이상 무리한다면 한 병정도는 더 가능한데
친구들은 어떤 맥시멈이라는 것이 존재하질 않아서 제가 지쳐버리거든요.

그러고 보니 술을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여태까지 취할정도로 마셔본 적은 몇 번 없네요.
다들 아시겠죠? 약~간 알딸딸 한 기분! 딱 거기까지만 마십니다.
난그랬어
11/08/21 21:23
수정 아이콘
저도 혼자서 술 마시는걸 좋아합니다. 아니 오히려 혼자 마시는게 더 편하고, 술맛을 즐기기도 더 좋더군요.
혼자서 뭔가 하는걸 좋아하는데, 주위에선 이상한 놈이라고 하네요..;;
아리수
11/08/21 23:28
수정 아이콘
이글을 보고 냉장고에 있던 조니워커 12년산 마지막 한잔을 들었습니다.
한적하니 조용한 주말의 마지막 밤에....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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