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9/22 23:50:13
Name 젤다
Subject [일반] 박찬욱은 봉준호의 꿈을 꾸는가 - “어쩔수가없다”(노스포)
영화에 대한 식견이나 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사람의 글임을 먼저 양해 부탁드립니다.
내용에 대한 스포는 거의 없을 예정이니 그 부분은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시사회로 볼 기회가 있어 미리 보게 되었습니다. 1인 동반인데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어쩔수가없이’ 혼자 보고 왔네요 흑

영화는 전체적으로 블랙 코미디물에 가깝습니다. 사실 블랙 코미디는 얼마나 재기발랄하냐에 따라 재미가 크게 좌우되는데, 나쁘지는 않지만 아주 뛰어나지도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휴대폰 1대로 엄청난 긴장감과 유머를 이끌어냈던 ‘완벽한 타인’같은 영화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원작이 따로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배경이나 장르의 유사성 때문인 것도 같고. 박찬욱 감독치고는 그 관객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는 자제하고, 편집도 알아보기 쉽게 한 것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박찬욱 연출 상 매운맛이 어느 정도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맵찔이도 먹을 수 있는 순한 맛이어서 약간 기대 외였어요. 저는 맵찔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매운 영화 잘 못 드시는 분들은 안심하고 보셔도 될 거 같아요.

다만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이야기 진행과 감정선에 딱 떨어지게 끝나는 느낌이라면, 이 영화는 약간 ‘여기서 더 할 얘기가 있다고…?’하고 진행하다가 어중간하게 끝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그것도 감독의 스타일이고 의도였겠지만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연기력 순위 탑으로 꼽는 이병헌, 이성민 배우가 나왔는데 으랏차차 차력쇼는 별로 없었다는 것? 대신 전반적인 연기의 톤이 균일해졌고 손예진 배우의 연기도 튀지 않고 괜찮았던 거 같습니다. 제일 돋보인 건 염혜란 배우였네요.

아무튼 영화를 보고 막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오르거나, 돈/시간이 아깝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돈은 안 들었으니 당연할지도). 물론 누군가가 그래서 귀멸의 칼날 무한성이랑 어쩔수가없다 중에 한 편만 봐야 한다면 뭘 추천할래? 라고 하면 귀칼을 추천하겠습니다.

제 평점은 3.5 입니다.

덧) 개인적으로 차승원 배우는 등장할 때마다 갑자기 ‘으하하하하’하고 웃으면서 마이사로 변신할 거 같은 묘한 기대감이 드네요. 너무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하신 것 때문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여자)아이들
25/09/23 00:53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걸작은 아니겠지만, 차라리 대중에게 크게 어필해서 흥행작이라도 되었으면 하네요
빼사스
25/09/23 09:27
수정 아이콘
해외평 중에 기생충보단 못하지만 그걸 떠올리게 한다던데 딱 그건가 싶네요
25/09/23 10:10
수정 아이콘
박찬욱은 뭐랄까

육각형중에서 내용물이랄지. 오리지널의 그 무엇 없이 본인특유의 스타일리쉬 스탯만 극한으로 치솟아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다보니 본인만의 알맹이가 더 단단한 봉준호와는 이제 급차이가 나버리기 시작한것 같습니다
군령술사
25/09/23 10:25
수정 아이콘
봉준호 감독을 더 좋아하는 입장이지만 그렇게는 생각 안해요.
헤어질 결심을 보고난 여운을 아직도 느끼고 있거든요.
25/09/23 10:47
수정 아이콘
저도 헤어질결심은 엄청 좋게봤습니다

박찬욱작품중에 가장좋았던 투톱이라고 할정도로요 (JSA, 헤어질결심)

아이러니하게 자기스타일을 좀 버리고 만들면 제느낌에 괜찮은게 나오는것 같더라구요

근데, 어떻게보면 그게 아이러니인거죠
군령술사
25/09/23 11:00
수정 아이콘
좀 그런 면은 있죠.
저는 봉준호 감독은 '장난스런 완벽주의자', 박찬욱 감독은 '배운 변태'의 이미지로 생각하는데요
'변태' 부분이 많이 부각되면 박쥐 같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너무 뒤틀린 애정이라 평범한 관객은 공감하기 어려워지는 그런 느낌이요.
반면에 '배운' 부분이 중점이 되면 헤어질 결심 같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보니 변태스럽게 신경쓴 미장센을 볼 여유가 생기죠.
개인적으로는 양쪽면 모두 균형 잡힌 아가씨 같은 작품을 많이 만들면 좋겠어요.
실제상황입니다
25/09/23 13:20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정작 평가가 정말 좋았을 때는 그렇게 자기스타일 버렸을 때가 아니라
그 오리지널한 알맹이 없이 극한으로 치솟아 있는 스타일리쉬 스탯 몰아칠 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바카스
25/09/23 10:26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4학년 자녀와 같이 봐도 문제될건 없을까요?

올해 같이 본 영화가 마인크래프트, 릴로&스티치, 드래곤 길들이기, 슈퍼맨, 판타스틱포, F1, 좀비딸이었습니다.

얼굴도 같이볼까했는데 내용상 같이 볼 영화는 아닌거 같아 스킵했구요.
덴드로븀
25/09/23 13:50
수정 아이콘
어쩔수가없다 : 15세관람가

인간의 욕망과 도덕적 붕괴를 풍자적으로 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적 수단을 포함하고 있으나, 범죄와 폭력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성적 맥락의 언어 사용과 성행위 장면이 있으나 지속적이지 않으며, 총으로 사람을 협박하고 죽이는 장면, 물체로 사람을 가격하는 장면 등 신체나 도구를 이용한 물리적 폭력과 상해, 살인, 신체훼손이 나타나지만, 블랙 코미디적 과장으로 사실적이지 않게 표현된다.
성인의 음주와 흡연, 청소년의 흡연 장면이 있으나, 약물 사용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으며, 욕설 및 비속어 사용은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이다. 또한 불법 가택 침입, 청소년 비행, 사체 훼손 및 은닉 등에서 모방위험의 요소도 구체적이지 않게 표현한다. 공포를 제외한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15세이상관람가.

문제가 되겠죠...
바카스
25/09/23 14:02
수정 아이콘
하이고.. 감사합니다ㅜㅜ
25/09/23 14:20
수정 아이콘
초4랑 볼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
ArchiSHIN35
25/09/23 10: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느끼는 박찬욱감독님은 뭔가 날선 느낌과 날 것의 느낌, 그 특유의 에너지가 좋았던 감독인데 최근엔 너무 미장센과 자기만의 디테일에 집착하시는게 아닌지,
헤어질 결심에서 중간 어느 지점을 찾으신 듯한 느낌이였는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자게 운영위 현황 및 정치카테고리 관련 안내 드립니다. + 선거게시판 오픈 안내 [29] jjohny=쿠마 25/03/16 35449 18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7] 오호 20/12/30 313289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67331 10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73247 4
105051 [일반]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의 연관성 논란 [35] 여왕의심복3782 25/09/23 3782 46
105048 [일반] 일본 극우 성향 유튜버 [155] 요케레스8314 25/09/23 8314 1
105047 [일반] 트럼프 "美자폐증 급증은 타이레놀 탓… 쿠바는 자폐없어" [126] 유머8475 25/09/23 8475 4
105046 [일반] 베르세르크 '매의 단' 모티브가 된 '백색용병단'을 알아보자 [3] 식별2111 25/09/23 2111 8
105045 [일반] 나의 물 생활 이야기~ (스압) [19] BK_Zju2921 25/09/23 2921 25
105044 [일반] 박찬욱은 봉준호의 꿈을 꾸는가 - “어쩔수가없다”(노스포) [12] 젤다4405 25/09/22 4405 2
105043 [일반] 15kg 감량하고 10km 달리기 완주하기까지 [34] Kaestro3652 25/09/22 3652 22
105041 [일반] 잇섭 아이폰 17 케이스 사과문 [40] Leeka6327 25/09/22 6327 5
105039 [일반] 실제 중세 전장에서의 기사도는 어땠을까? [7] 식별2777 25/09/22 2777 14
105038 [일반] 복리에는 기억이 필요하다: 한국이 퇴직연금을 이해하지 못하는 구조적 이유 [54] 전상돈6801 25/09/22 6801 29
105037 [일반] 강릉보다 더 심각한 가뭄 사태를 국가단위로 겪고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60] 독서상품권9347 25/09/22 9347 2
105036 [일반] [풀스포]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 "사연의 칼날" [16] Farce4233 25/09/21 4233 8
105035 [일반] 중세 최악의 용병단을 알아보자 [6] 식별5223 25/09/21 5223 22
105033 [일반] 협박,모욕죄 합의 해줄려했는데 상대편이 얼렁뚱땅 넘어갈려하네요. [43] 그때가언제라도12189 25/09/21 12189 4
105032 [일반] 특별한 경험 [12] Tiny Kitten4354 25/09/21 4354 16
105031 [일반] 꿩 먹고 알 먹고를 제대로 누린 오늘 [12] 광개토태왕9183 25/09/20 9183 10
105030 [일반] 베르세르크 '그리피스'의 실제 모티브를 알아보자 [6] 식별8183 25/09/20 8183 34
105028 [일반] <모노노케 히메> - 그래서, (혹은 그래도) '살아라.' (스포) [25] aDayInTheLife3359 25/09/20 3359 1
105025 [일반] 2군은 괴로워(일본 프로야구 토크쇼) [6] 無欲則剛4213 25/09/20 4213 1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