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6/09 02:58:46
Name Secundo
Subject [일반] 9살의 이별편지
이사를 하게 되었다.
딸아이가 같은 반이었던 일본인 친구에게 편지를 받아왔다.

글씨도 엉망이고, 맞춤법도 틀렸다.
한동안 편지를 읽고 생각이 많아졌다.
다 틀렸는데, 완벽했다.

-----
안녕 나는 유이야.
난 니가 너무너무 좋은 친구야.
내가 까먹은 일도 대신 해주고...
근대 니가 이사를 가야한다니 너무너무 서운하고 이쉬워.
또 니가 아주아주 날 잘 도와줬는대  
이젠 너 없이 내가 잘 헐 수 있을찌 불안해.
하지만 서로서로 보지 못해도 열심히 나도 나대로 해 나 갈게.
그리고 중요항거!
나는 니가 있어서 많이 멋있었다.
내가 더 멋있어 진 모습으로 널 만나꺼니까 안녕.
-----

미사여구가 덕지덕지 붙지 않아도
진심을 전할 수 있다.

가끔 고마운 사람에게 짧은 편지를 써야겠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닥터페인
25/06/09 05:25
수정 아이콘
따님이 참으로 좋은 친구를 두었네요. 비록 몸은 떨어지더라도, 삶의 소중한 추억으로 마음 한 구석에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진심이 전해지는 좋은 글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5/06/09 06:59
수정 아이콘
이사 자주 하지 마세요 아이가크고 나니까 이사때마다 친구를잃게되는게 너무 미안해지더라구요
마스터충달
25/06/09 08:39
수정 아이콘
다 틀렸지만, 완벽하군요.
25/06/09 09:45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좋은 의미로(?) 글쓴이를 기억하는 몇 안 되는 분이라...
저만 읽기 아까워 링크 놓고 갑니다.

https://pgr21.net/recommend/2602
그리움 그 뒤
25/06/09 15:25
수정 아이콘
음.... 내 댓글도 있군. 다행이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때도 같은 아이디군.. 이라고 한 번 더 생각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25/06/09 11:15
수정 아이콘
딸 잘 키웠군 하면서 스스로 대견해지셨겠네요 크크
25/06/09 11:59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저도 가정형편 때문에 초2때 이사했어야 하는데 그때 생각 많이 나네요 크크크크
그리움 그 뒤
25/06/09 15:30
수정 아이콘
난 니가 있어서 많이 멋있었다.

이 표현이 참 좋네요.
제 경험상으로는 한국인들은 친구들끼리 '너때문에 내가 좋은 영향을 받았다/좋아졌다/훌륭해졌다' 이런 표현을 쓰는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25/06/10 10:24
수정 아이콘
낯간지러운 표현을 잘 못하죠 크크
사실 외국에서도 평소에 쉽게 하느냐는 잘모르겠지만.. 일드에서는 참 많이 들었던 류의 대사긴해요.
보리차
25/06/11 10:06
수정 아이콘
완벽하고 멋진 글이네요 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533 [일반] 가족제도에 대한 공상 [14] 번개맞은씨앗6723 25/07/16 6723 1
104532 [정치] 이재명의 인사 철학은 기계적 중립일까요? [178] ArcanumToss14083 25/07/15 14083 0
104531 [일반] 알래스카 가스관에 대한 공상 [33] 번개맞은씨앗8759 25/07/15 8759 1
104530 [정치] 서울시 모스탄 초청 후 취소 [56] lightstone14189 25/07/15 14189 0
104529 [일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는 내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줄 수 있을까? [89] 깃털달린뱀14673 25/07/14 14673 9
104528 [일반] 비트코인 최고가 경신 중 (달러, 원화 모두) [115] 덴드로븀14968 25/07/14 14968 2
104527 [정치] 박원순 성폭력 변론 영화가 못나온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122] 카레맛똥17511 25/07/14 17511 0
104526 [정치] 이재명정부에서 첫 여성 병무청장이 나왔네요 [150] 정대만18886 25/07/13 18886 0
104525 [일반] [스포일러] 슈퍼맨(2025) 보고 온 감상 [9] 류지나8557 25/07/13 8557 3
104524 [정치] 법원의 야당 탄합 해프닝이라던가 [14] Janzisuka10004 25/07/13 10004 0
104523 [정치] 중국의 권력이상은 없다 [50] 如是我聞14723 25/07/13 14723 0
104522 [일반] <슈퍼맨> - 고전적 향취로 담아낸 고전적 히어로. (노스포) [22] aDayInTheLife6314 25/07/13 6314 3
104521 [일반] [팝송] 크리스토퍼 새 앨범 "Fools Gold" [1] 김치찌개5422 25/07/13 5422 2
104520 [정치] 의대생들 "국회·정부 믿고 전원 학교에 돌아갈 것" [115] Davi4ever17954 25/07/12 17954 0
104519 [일반] 군림천하 웹툰. [48] 진산월(陳山月)9845 25/07/12 9845 1
104518 [일반] 에어 인디아 171편 추락 사고의 예비 조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6] nearby7912 25/07/12 7912 4
104517 [일반] [책 나눔 이벤트] 생애 첫 펀딩을 해보았습니다. - 당첨자 발표 [20] Fig.15248 25/07/12 5248 6
104516 [일반] [스포있음] 최근 읽은 로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3선 - 메리 사이코, 악녀는 두 번 산다, 에보니 [19] Nybbas5343 25/07/12 5343 4
104515 [일반] 300년 안에 인류의 99퍼센트가 사라질 것이다 [61] 식별11830 25/07/12 11830 12
104514 [정치] 심심해서 혼자 만든 영화의 마지막 장면 [7] lux8426 25/07/11 8426 0
104513 [정치] 국힘, 특검 '임종득 압수수색'에 "정치 보복·야당 탄압" 반발(종합) [71] Crochen13691 25/07/11 13691 0
104512 [일반] 마을버스에서 있었던 작은 해프닝과 좋게좋게 마무리한 썰.. [5] 李昇玗6977 25/07/11 6977 15
104511 [일반] [강스포] 오징어게임3가 아쉬운 이유 [18] 페이커757012 25/07/11 7012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