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5/28 15:12:30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창의와 나르시시즘
※ 편의상 존대말은 생략했습니다.

:: 창의와 나르시시즘 ::

나르시시즘은 호수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매혹되어 다가가다 호수 빠져 죽은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관념적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주제이다. '표상적 자아에 매혹되어 폐쇄되어 있는 자기' — 를 가리킨다 할 수 있다.

나르시시즘은 대개 부정적으로 이야기된다. 그리고 사회적인 맥락하에 실용성을 위해, 보다 의미를 확장해서 적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 그걸 모두 부정적이라 보기는 곤란하다.

창의란 자기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게 생겨난 걸 가리킨다. 그것에 매혹된다고 해보자. 외부의 다른 무언가가 아니라, 내부의 무언가에 매혹된 것이다. 이를 넓게 나르시시즘이라 볼 수 있다. 그가 읽은 책보다, 그가 스스로 떠올린 생각이 더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 생각에 몰입한다.

물론 그 생각을 떠올리기까지, 외부로부터 많은 걸 경험했다. 그러한 과거를 되짚어볼 때, 이를 폐쇄되었다고 말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창의의 순간 그리고 그에 몰입을 놓고 보면, 나르시시즘적이다. — 호수에 빠진 것을 비유로 가져와보자.

내면의 호수에 반짝이는 멋진 것을 보았고, 이에 매혹되어 호수에 깊이 빠져버린다. 그러더니 한참이 지난 후에, 호수 위로 솟아오른다. — 나르시시즘 원작에서 호수에 빠져 죽어버렸다고 한다면, 지금 이것은 부활이라 할 수 있다. 호수는 양수이고, 깊이 빠진 것은 임신된 것이며, 태아로서 성장하여 뭍을 향해 다시 태어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5/05/28 16:08
수정 아이콘
저도 대선 관련해서 맛이 좀 갔나 봅니다
"창의와" 단어가 "청와대" 로 보였습니다 흐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330 [정치] 부동산 정책은 과연? [318] DpnI19823 25/06/16 19823 0
104329 [일반] 국가별 기억나는 음식들 - 아메리카 / 아프리카 [15] 오징어개임5403 25/06/16 5403 5
104328 [일반] 중고 패밀리카 구매 후기(with 케이카) [28] 유인촌7214 25/06/16 7214 21
104326 [일반] 국가별 기억나는 음식들 - 아시아편 [25] 오징어개임5363 25/06/16 5363 4
104325 [정치] [속보] 김건희, 서울아산병원 입원(지병악화) [83] 제논12773 25/06/16 12773 0
104323 [정치] 오늘 윤석열이 기자에게 한 말 [59] a-ha12747 25/06/16 12747 0
104322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15 [10] Poe3615 25/06/16 3615 33
104321 [일반] 요즘 AI가 내 말에 '오구오구' 해주는 이유 [44] 좁쌀7288 25/06/16 7288 3
104320 [정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기본계획의 안이 나왔나 보네요 [184] 윤석열11018 25/06/16 11018 0
104319 [정치] [속보] 법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보석 허가 [119] 물러나라Y10579 25/06/16 10579 0
104318 [일반] 이성과 도덕 [30] 번개맞은씨앗5750 25/06/15 5750 0
104317 [일반] 페인터즈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時雨3402 25/06/15 3402 0
104316 [정치] 나는 얼마나 대단한 교통강자인가? [123] 럭키비키잖앙10433 25/06/15 10433 0
104315 [일반] [핫딜]3개월만에 재등장한 로청 입문용 가성비 끝판대장 [32] 길갈9969 25/06/15 9969 1
104314 [일반] 중고거래 당근중독 지수 알아봐요 [19] 오디세우스6396 25/06/15 6396 0
104313 [일반] 미국 미네소타주 민주당 주의원 노린 총격 발생 [34] Croove6516 25/06/15 6516 3
104311 [일반] 광무제를 낳은 용릉후 가문 (11) - 뒤늦은 깨달음, 경시제 유현 (3) [8] 계층방정3609 25/06/14 3609 3
104310 [일반] 반도체 특별법(주 52시간제 예외)의 포인트 [50] 라울리스타9276 25/06/14 9276 16
104309 [정치] 새 정부 인사 검증에 대해서.. (오광수, 이한주, 김민석...) [319] 달푸른14735 25/06/14 14735 0
104307 [일반] 숭고와 아름다움 번개맞은씨앗3668 25/06/14 3668 0
104306 [일반] '필러' vs '키퍼': 보호필름으로 알아보는 성격 [11] 오디세우스4320 25/06/14 4320 3
104305 [일반] 장르소설은 문학인가? - 문학성에 대한 소고 [60] meson4208 25/06/14 4208 14
104304 [일반] 맛있게 먹은 파스타 3개 [6] 데갠6252 25/06/14 6252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