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4/14 23:03:11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833205342
Subject [일반] Nothing Happens.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는 얘기는 여러가지 의미를 동시에 띄고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처럼, 크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얘기이기도 하겠지만, 저의 경우는 감정을 가만히 냅두면 천천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렇기에, 별 일이 없다는 건 참 저에게는 난감한 느낌입니다. 실은, 이 글을 쓰기 전에도 참 많은 것들을 썼다가 지워버렸습니다. 하나를 집어 어떤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어떤 이유를 들어 지금 제 기분을 말하기도 되게 까다롭고 어려운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약간의 무기력와 우울의 감각은 익숙하면서도 그만큼 되게 어려운 감각입니다. 동시에, 이 무기력의 감정은 일종의 자포자기로 이어지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따지자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싶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어떤 가사처럼, 때때로 '슬픔이 제 집' 처럼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무엇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 혹은 어떤 행동이 도움이 되기는 할 지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구요. 이제는 사회인이니까요.

'별 일 없이 산다'라는 얘기는 그래서 저에게는 굉장히 아픈 이야기면서 또 동시에 바라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별일 없이 살고 있지만, 또 동시에 별일 없이 살고 싶은 것이라고 해야할 것 같네요.

그래서, 별일 없기에, 저는 괜찮다고 말해야하지만, 별일이 없기에, 괜찮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지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조과장
25/04/15 07:41
수정 아이콘
저도 무사무탈함을 유지하며 살려하는데
발전없는 삶은 뒤쳐짐이라 생각되어서
가벼운 죄책감과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미성숙의 기운이 늘 저를 재촉하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aDayInTheLife
25/04/15 08:2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가 되시길.
브이올렛
25/04/15 08:56
수정 아이콘
별일이 없긴요~
이렇게 피지알에 들어와서 별일이없다고 글을 쓰고 계시잖았아요~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수면아래로 가라앉지 않게하는 힘이 되어줄거에요. 
평소에도 님이 쓰시는 글들을 항상 읽고 있습니다. 
계속 피지알에 별일없다는 님의 글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aDayInTheLife
25/04/15 09:3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635 [일반] 물푸레나무와 느릅나무의 시대 [3] 식별4653 25/07/30 4653 6
104634 [일반] 왜 테슬라는 TSMC가 아니라 삼성 파운드리를 선택했나 [43] 어강됴리11955 25/07/29 11955 2
104631 [일반] 투수 vs 포수 [20] 無欲則剛8480 25/07/29 8480 20
104627 [일반] 테슬라가 삼성 파운드리에 베팅하나 봅니다 [78] 어강됴리16374 25/07/28 16374 5
104626 [일반] SKT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 [45] 제논10795 25/07/28 10795 0
104624 [일반] 귀여운 녀석 [9] 소이밀크러버5083 25/07/28 5083 18
104623 [일반] 인공지능과 의료의 미래: 우리는 또 한번 갈등을 마주할 것인가? [70] 여왕의심복7778 25/07/28 7778 29
104622 [일반] 세계화에 대하여 — 저렴한 인재의 시대는 끝이 났다 [8] 번개맞은씨앗4583 25/07/28 4583 1
104621 [일반] 중세시대 사람들이 먹던 기괴한 요리들을 알아보자 [12] 식별4735 25/07/28 4735 8
104620 [일반] 전지적 독자 시점을 보고왔습니다 (스포 조심) [14] Amiel4441 25/07/28 4441 0
104619 [일반] 부산지하철요금 적자안보려면 얼마가되어야할까? [159] 오사십오8856 25/07/27 8856 0
104615 [일반] [팝송] 벤슨 분 새 앨범 "American Heart" [2] 김치찌개4089 25/07/27 4089 0
104614 [일반] 설사의 행복(중요한 자리는 미리 싸세요) [38] 만렙법사5940 25/07/27 5940 40
104612 [일반] [웹툰 리뷰] 무한레벨업 in 무림 심플리뷰 (스포주의!) [26] 일월마가6428 25/07/26 6428 1
104611 [일반] 광무제를 낳은 용릉후 가문 (13) - 경시제, 공신들을 왕으로 [1] 계층방정4009 25/07/26 4009 2
104610 [일반] <판타스틱 4: 새로운 시작> - 미약하지만 준수한. (노스포) [19] aDayInTheLife4488 25/07/26 4488 2
104609 [일반] 신과 거인의 시대 (바이킹 신화를 알아보자) [3] 식별2784 25/07/26 2784 4
104607 [일반] AI시대에는 누가 노벨상을 수상할까요? [16] Categorization6616 25/07/25 6616 1
104605 [일반] 동기부여와 정신승리 번개맞은씨앗4534 25/07/25 4534 0
104604 [일반] 7월초 기준 미장/중국장/국장 개인투자자들 성적표 [34] 독서상품권7468 25/07/25 7468 0
104599 [일반] 이런저런 이야기 [10] 공기청정기3357 25/07/24 3357 6
104597 [일반] 얘, 느 집에는 이런거 없지? - Fig.1님 책 이벤트 인증입니다 [4] Broccoli2764 25/07/24 2764 4
104596 [일반]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 리뷰[스포주의] [16] 메카즈하2456 25/07/24 245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