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2/01 20:34:03
Name Kaestro
Link #1 https://kaestro.github.io/%EC%98%81%EC%83%81%EA%B3%BC%EC%9D%B4%EC%95%BC%EA%B8%B0/2024/12/01/%EB%AA%A8%EC%95%84%EB%82%98-2.html
Subject [일반] 잃을 것이 많아진 어른의 모험 - 모아나2
[주의]

이 글은 모아나1과 2에 대한 스포일러를 다량 포함한 리뷰입니다. 본작을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목차]

규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섬과 잃을 것이 없었던 어린 아이
얻은 것이 늘어난 만큼 잃을 것이 많아진 어른으로서의 모험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 지대를 벗어나야 할 때가 있다
잃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마치며

---

[규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섬과 잃을 것이 없었던 어린 아이]

모아나1에서 모아나가 기존의 체계에 순응하는 사람들이 이룰 수 없었던 성공을 이루는 것은 그녀가 잃을 것이 없고, 실패한 적이 없는 어린아이였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사랑하고 남들이 하면 안 된다고 막는 규칙을 깨서 바다로 나가는 것은 그녀에게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습니다.

모아나 1은 그렇기 때문에 모아나가 바다로 나가자 마자 실패를 맛보게 됩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그녀가 바다로 나가자마자 배를 몰 줄도 모르는 그녀의 작은 배는 그렇게 강하지 않은 파도에 휩쓸려 부서지고, 그녀의 애완동물과 그녀 자신도 죽음의 위험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경험으로 좌절하려는 그녀에게 할머니는 말합니다. “스스로 나아가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라.”

모아나는 분명 모든 면에서 준비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남들이 규칙에 얽매여 있을 때 일어서서 경계선을 넘어섭니다. 모아나는 카카모라와 조우했을 때 ‘실패할 것이다. 죽을 것이니 포기해라’는 말을 들었지만 일어나 카카모라의 배로 돌진하고, 괴물들과 싸울 때에 ‘인간이니 쓸모없을거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뛰어들어 위기에 처한 반신인 마우이를 구해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목소리이기 때문에 좌절에 빠진 마우이는 ‘지금의 너를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 너 자신이다. 너는 구해줄 가치가 있는 아이였을 것이다.’라는 이야기에 구원받습니다.

이처럼 모아나1에서 모아나는 성공을 이루는 데 있어서 실패한 적이 없는 어린 아이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기 위해 규칙을 깨고, 실패하고 좌절하지만 다시 일어섰으며,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저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습니다. 그녀에게 관심사는 오로지 노래의 제목이 상징하듯이 ‘자신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 것인가(How Far I’ll Go)’ 입니다.

---

[얻은 것이 늘어난 만큼 잃을 것이 많아진 어른으로서의 모험]

모아나2에서 모아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섬의 족장 그 이상의 명예로운 자리인 ‘타우타이’가 되었고, 섬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를 존경하며 따르고 있으며, 그녀에게는 한 순간도 떨어지기를 아쉬워하는 여동생이 생겼습니다. 그녀는 섬 밖의 사람을 만나는 모험을 소원하면서도 섬에 3일이면 돌아올 수 있는 안전한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몇 주씩이나 되는 돌아올지 모르는 여행을 떠나는 어린 소녀는 그렇게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모아나에게 시련이 찾아옵니다. 현재 세상은 ‘날로’라는 신에 의해 분열되어 있으며, 이 분열된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모투페투라는 섬에 도달해야 합니다. 이는 항해자로써 선조들도 도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한 위험한 여행입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먼 거리와 험한 바다를 헤쳐나가야 하며, 목적지도 불분명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전의 모험은 직접적으로 세상의 멸망이 식물의 부패와 물고기의 부재라는 현실로 와닿고 있었기에, 당장 출발하지 않는다면 그녀의 섬과 가족, 친구들을 상실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항상 그렇듯 진정한 위기는 이렇게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모험에서 그녀가 얻을 것은 모호하고, 그녀가 잃을 것은 분명합니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모아나가 가지고 다니는 펜던트입니다. 1편에서 할머니가 죽어가며 그녀에게 건네준 펜던트에 들어 있었던 것은 테피티의 심장으로 그녀가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목표를 상징합니다. 반면 2편에서 그녀의 펜던트에 들어 있는 것은 여동생이 건네준 집을 상징하는 불가사리입니다. 그녀는 더 이상 겁없이 바다로 나아가는 어린 소녀가 아니라, 섬의 족장이자 타우타이로서 나아가는 것보다 돌아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 지대를 벗어나야 할 때가 있다]

어른이 된 모아나가 처음에 시작했을 때 모험은 안전 지대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녀는 섬에서 가장 항해를 잘 하는 길잡이이며, 바다의 가호를 받고 있고, 가야할 방향은 선조들이 하늘에 남긴 유성의 길을 따르면 됩니다. 그녀는 선조들의 지혜와 바다의 가호 덕분에, 위험은 있었지만 큰 두려움 없이 자신감 있게 항해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된 궤도 안에 있는 듯 보였고, 모험은 여전히 통제 가능한 영역 안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모험은 점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릅니다. 선조들이 남긴 유성의 길은 폭발로 인해 사라지고, 바다의 가호는 더 이상 그녀를 지켜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의 능력으로 대처할 수 없는 괴물들의 습격에 의해 동료가 죽음의 위험에 처하고, 카누가 항해를 지속할 수 없는 상태가 된 현실을 마주한 그녀는 절망에 빠집니다.

그런 그녀를 구원하는 것이 마탕이와 마우이의 도움입니다. 마탕이는 그녀에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길을 잃어야 한다 라는 조언을 해주며, 마우이는 그녀에게 너는 대단한 사람이고 나는 그것을 알고 있으니 기운내라 며 격려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서고, 여행의 끝에는 마우이의 가호를 벗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날로의 위협을 벗어나 모투페투에 도달하고 세상을 구하는 데 성공합니다.

---

[잃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모아나 2는 잃을 것이 많아진 어른들에게 다시 용기를 불어넣는 작품입니다. 어린 시절의 모아나는 실패와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꿈을 향해 망설임 없이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반면, 어른이 된 그녀는 더 이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많은 책임과 두려움을 짊어지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어른이 되며 겪는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은 그러한 모습이 자연스럽더라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모아나는 여전히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잃을 각오를 하고 나아가는 선택을 합니다. 이는 단순히 성공과 실패를 넘어,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모아나의 여정은 실패와 상실을 겪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우리에게 도전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모아나를 통해 우리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때 진정한 자유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어른이 되어도 잃어버리지 않아야 할 용기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 영화였습니다.

---

[마치며]

모아나의 여정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낼 때 진정한 자유와 가능성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용기를 현실 속에서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른이 된 우리는 상실의 무게와 책임감 때문에 도전에 대한 의심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처럼, 두려움을 넘어서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더 큰 성장을 선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저도 상실이 두려워 도전에 망설이는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그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려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며 저와 함께 모아나의 이야기를 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에이치블루
24/12/01 20:5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어제 보고 왔습니다. 아쉽기도 했지만 좋은 부분도 많았어요.

좋은 부분은 말씀하신 내용이 다 느껴져서 였고요.
아쉬운 부분은 [따라 부르고 싶은(O) 따라 부르기 쉬운(O) 노래가 없었어서] 아쉬웠습니다. 흐흐
24/12/01 21:22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노래는 전작인 how far I'll go, you're welcome은 노래 진짜 끝내줬는데 그에 비해서는 좀 많이 후달린다고 생각합니다 크크
니드호그
24/12/02 09:01
수정 아이콘
길을 잃어도 헤매면서 나간다는 주제는 꽤 공감이 갔습니다…. 사회에서 말하는 이정표, 정해진 길이 있는데 살다보면 그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으면 안되었던 경우가 있으니요 잘 풀린적도 있지만 결국 안됐던 뼈 아픈 경험도 있었고요 흐흐
24/12/02 09:15
수정 아이콘
사실 말씀대로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안 풀렸을 때의 고통을 겪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우리는 안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사람들이 대단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918 [일반] gpt야 놀자03) 천일야화 같은 이야기 해줘 [1] 김아무개1206 24/12/06 1206 1
102898 [일반]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3] 바이든2490 24/12/06 2490 1
102879 [일반] [기차] 강원~부산 고속철 1시간대 연결…원주~부산 12월21일, 강릉~부산 31일 개통 [18] TheZone2521 24/12/05 2521 0
102864 [일반] 경축 비트코인 100k 돌파 [36] 8figures3754 24/12/05 3754 2
102863 [일반] 비트코인이 100,000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8] 덴드로븀2664 24/12/05 2664 0
102851 [일반] gpt야 놀자02) gpt에게 적색편이를 쉽게 설명해달라고 해보자 [6] 김아무개3821 24/12/05 3821 1
102841 [일반] 요즘 근황 [25] 공기청정기9563 24/12/04 9563 13
102820 [일반] [공지]비상계엄 관련 긴급 공지(24.12.03) [22] jjohny=쿠마12604 24/12/03 12604 18
102812 [일반] 연세대 논술시험 효력정지에 대한 항고 인용되었다고 합니다. [25] 설탕물4069 24/12/03 4069 1
102811 [일반] [코인] 다들 수익률 좋으신가요? [98] TheZone6505 24/12/03 6505 0
102809 [일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근 2년간 최고의 일본주식 [12] 독서상품권6148 24/12/03 6148 0
102808 [일반] 아름다움이 모든 것을 결정하던 시대 [11] 식별5184 24/12/03 5184 10
102807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5. 놀랄 녑(㚔)에서 파생된 한자들 [3] 계층방정1509 24/12/03 1509 2
102806 [일반] [잡담] 좋좋소 블루스 - 직원도 남다른 좋좋소 [13] 언뜻 유재석4308 24/12/03 4308 15
102803 [일반] 거래소 '심사 구멍' 인정…하이브 제재는 않기로 [40] Leeka6895 24/12/02 6895 5
102801 [일반] 딸내미 피셜 미국 최고의 여행지... [34] a-ha8600 24/12/02 8600 8
102800 [일반] 삼국지 요약 [43] 식별7532 24/12/02 7532 14
102798 [일반] 여행을 '싫어'하는 분 계신가요? [128] Pygmalion8694 24/12/01 8694 19
102797 [일반] 북한뷰를 볼수있는 스타벅스 [19] 고무닦이6194 24/12/01 6194 0
102796 [일반] 잃을 것이 많아진 어른의 모험 - 모아나2 [4] Kaestro2709 24/12/01 2709 2
102794 [일반] 선생님이 죽었다 : 28살 특수교사의 죽음 [36] 핑크솔져5169 24/12/01 5169 4
102793 [일반] 지금까지 이용했던 항공사 소감-2 [15] 성야무인2474 24/12/01 2474 5
102791 [일반] 리디 마크다운 기념 만화책 추천글입니다 [21] Cand3154 24/12/01 3154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