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1/26 13:27:49
Name a-ha
File #1 1.jpg (94.6 KB), Download : 1304
Subject [일반] 우리가 실험실의 뇌가 아닌 것을 알 방법이 있을까? (수정됨)


여러분의 급우 니콜라스는 지금 여기 앉아서 한국어 억양을 가진 교수의 서양철학개론 강의를 듣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실상은 어젯밤 니콜라스가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지구를 지나가던 짖궃은 외계인 과학자들이 니콜라스의 침실에 들어가 그의 뇌를 살짝 꺼내 왔다. 그러고는 영양소가 그득한 액체를 담은 커다란 병에 그 뇌를 넣어 뇌가 생존하며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또 이 뇌에 여러 전극을 꽂아 그들의 슈퍼컴퓨터에 연결시켜 놓았는데, 슈퍼컴퓨터는 니콜라스의 뇌가 마치 그가 지금 이 강의실에 앉아 강의를 듣고 있도록 느끼는 방식으로 신호를 조작하며 뇌와 정보를 주고 받는다. 자, 이제 여러분들에게 질문한다. 니콜라스의 뇌는 자신이 이 강의실에 앉아 있지 않고 실제로는 큰 병속에 전극을 꽂은 채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미네소타주립대학 서양철학 강의 (홍창성 지음)]

요즘 읽고 있는 책에 위와 같은 내용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진짜 저런 상황이라면 니콜라스의 뇌가 본인이 처한 진짜 상태를 인식할 방법은 아무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존재한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나 자신 안에 있는 관념들 뿐"이라는 주장을 유아론이라고 한다던데 영화 "매트릭스"에서 다루었던 주제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다 그냥 우리의 마음 속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난 것일 뿐 실존하는 것은 나와 나의 관념뿐이라면 마음 밖 외부 세계의 존재를 의심의 여지 없이 확인할 방법은 없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이 다 뇌에서 벌어지고 있는 화학적 반응의 결과에 불과하다면 우리의 존재라는 게 좀 허무한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 매트릭스 속에서는 모피어스가 빨간 약을 주면서 네오를 깨어나게 해서 외부 세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했지만 현실에서의 빨간 약은 찾을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외계인님들...기왕이면 다음 주에 로또 1등 당첨되는 자극으로 부탁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11/26 13:39
수정 아이콘
제가 살아오면서 "차라리 실험실의 뇌였으면 좋겠다. 이 순간이 시뮬레이션 게임의 한 장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엄청나게 많이 했습니다. 그런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더군요. 시험날짜는 어김없이 다가오고, 인사평가는 항상 진행되었습니다.ㅠㅠ
24/11/26 13:42
수정 아이콘
그거 다 게임 진행 에피소드라서 프로그래밍되어있어 바꿀수 없습니다(아님)
페스티
24/11/26 13:49
수정 아이콘
유아론자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치는 의지입니다! 현실(시뮬레이션 게임의 한 장면)을 바꿀 수 있는 의지가 부족하신 것입니다 ㅠㅠ
전자수도승
24/11/26 16:26
수정 아이콘
"현실은 깨지 않는 악몽이다" 였나........ 아마 러브크래프트였나요?
모링가
24/11/26 13:41
수정 아이콘
그래서 어떻게 살아도 자유라는 말이 성립하죠
다만 고통을 느낄 것인가 다양한 쾌락의 범주에서 더 좋은 기쁨을 갈구하며 살아갈 것인가
머스크는 시뮬레이션 우주를 믿는 사람이며, doge코인의 doge를 정부효율부로 만들어버린 사태를 볼 때, 정말로 그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겨울삼각형
24/11/26 13:45
수정 아이콘
제 다양한 성적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망가, 야동들이 수두룩하게 새롭게 나오고 있는것과

게임을 좋아하지만 정작 주변엔 같이 게임할 사람한명없는 제 현실을 보니

통속의 뇌가 아닌게 확실합니다..
유리한
24/11/26 13:48
수정 아이콘
그것이 통속의 뇌라는 증거일지도..?
자가타이칸
24/11/26 16:27
수정 아이콘
이게.. 통속의 뇌가 아니라는 증거라면?

그래서 인생을 현실에서 실질적으로 조지고 있는 거라면?
24/11/26 13:53
수정 아이콘
아... 그거 깨달음을 얻으면 되는데 쉽지 않음
파고들어라
24/11/26 13:53
수정 아이콘
"내가 통속의 뇌라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온 우주가 사실은 내 머릿속에서 나온게 아닐까? 나의 죽음은 곧 우주의 죽음과 다를 것이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는데 이걸 인도에서 기원전에 이미 생각했더라고요. 범아일여 라는게 있다는걸 알고 놀랬던 적이 있습니다.
24/11/26 13:55
수정 아이콘
이런류의 이야기를 좋아하기는 한데
제가 제작자라면 세상을 이렇게 디테일하게
세팅 할순 없을거 같아요.
한화우승조국통일
24/11/26 14:11
수정 아이콘
어차피 외계 chatgpt가 만들지 않을까요
안군시대
24/11/26 13:59
수정 아이콘
세상엔 소수의 인간들의 상상력 만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져서, 이게 실험실에서 다 만들어질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소위 심연이라 불리는 세계는 진짜..
24/11/26 16:19
수정 아이콘
초기값 몇개만주고 (빛의속도, 우주상수) 시뮬레이션돌려보는거죠. 기상천외한걸 하나하나 세팅하는게 아니구요.

그 결과가 윗댓글에서말한 다양한 성적취향을 포함하는것일수도있고요
바로 아래 댓글의 재미없고 힘든 자극만받는 대다수의 사람을 양산하는것일수도있고요..

유토피아가 나오는 시뮬레이션에 성공했을수도 있죠..
24/11/26 14:00
수정 아이콘
통속의 뇌라면 굳이 이렇게 재미없고 힘든 자극만 주는 외계인은 변태 아닌가...
레드빠돌이
24/11/26 14:03
수정 아이콘
통속의 뇌라고 인지할 수 있는것 또한 프로그래밍이 된거겠죠.
결국 빨간약을 먹는 선택을 빨간약을 먹었다는 착각을 일으킬뿐 파란약을 먹은것과 다름이 없는것이죠

그래서 저는 세상은 나의 인지범위 바깥이 아니라 인지범위까지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몸짓이 내가 꽃으로 불러주니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듯이 내가 바라보고 인식하는 그 시선이 바로 세상 그 자체가 되는거죠.
24/11/26 14:05
수정 아이콘
초자연적인 존재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세계에서 신이 있냐 없냐를 얘기하는것과 딱히 다를게 없네요.
결국 우리세계에 영향이 있을때나 의미가 있지 있든없든 우리세계안에서는 똑같다면 그냥 사고놀이 이상의 의미는 없어서..
통속의뇌도 그래서 누군가는 언젠가 깨어나서 뇌만둥둥떠있는 자신을 인지한다고 믿을때나 의미가 있는거지 모두가 이렇게 살뿐이라고 하면 통속의뇌든 뭐든 상관없지요.
유료도로당
24/11/26 14:05
수정 아이콘
저는 이 농담 좋아합니다.

우리가 통 속에 든 뇌가 아니라면? 실제로 지금 인생을 조지고 있는 중이라면?
24/11/26 14:09
수정 아이콘
차라리 그냥 "통속의 뇌"라고 해줘...ㅠㅠ
메카즈하
24/11/26 15:29
수정 아이콘
이 말 쓰러 들어왔는데 이미 있군요 크크크크
안군시대
24/11/26 17:38
수정 아이콘
빌게이츠님! 제발!
24/11/27 00:30
수정 아이콘
아 이거 쓰려고 들어왓는데..
깃털달린뱀
24/11/26 14:09
수정 아이콘
어차피 의미란 스스로 부여하는 거라 생각하기에... 통속의 뇌든 아니든 별 차이 없겠지요. 특히 이걸 깨고 나올 수 없는 한.
회색사과
24/11/26 14:10
수정 아이콘
통속의 뇌임을 인지할 방법이 없고, 인지한다해도 벗어날 방법이 없다면 통 안에서 행복하는 길을 찾아야죠 크크 
24/11/26 14:18
수정 아이콘
빨간약을 먹으면 됩니다. (매트릭스)
24/11/26 14:33
수정 아이콘
저게 가능할 과학기술력을 가진 존재들이라면 꼼짝없이 당해 줘야지요 뭐.
VictoryFood
24/11/26 14:36
수정 아이콘
내가 통속의 뇌라니 참 덧없구나(무상)
통속의 뇌는 고통 뿐이다(고)
통속에서의 나라는 것은 없다(무아)
이제 다시는 통속의 뇌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해탈)
닉네임을바꾸다
24/11/26 14:37
수정 아이콘
뭐 사실 뇌는 두개골이란 통속에 갇혀있고 그 안에서 인지한 신호를 가지고 세상을 구성하니까 그게 그거죠...크크
24/11/26 14:50
수정 아이콘
뇌과학책을 읽어가며 보면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자아'라는 건 뇌 속에 갖힌 불청객에 불과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내 몸에서 내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아주 작은 영역이기도 하고)
모든 결정도 행동도 뇌와 몸이 알아서 하고 있는 것이고, 나는 그냥 1인칭시점의 영화를 보듯이 그 결과만을 구경하고 있는 것 뿐인데 마치 내가 컨트롤러를 쥐고 뇌와 몸을 조종한다는 착각을 하는 게 나의 자아라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날아라조슈아
24/11/26 14:38
수정 아이콘
저도 종종 저런 생각 해봤는데 죽으면 내가 통속의 뇌인지 실존하는 인간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죽는 순간 의미가 없어지기에...크크
24/11/26 14:45
수정 아이콘
일정 수준의 지능이 있어야 거울을 인식한다고하는데 반면에 인간은 이게 다 실험실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는걸보면 크크
24/11/26 14:46
수정 아이콘
그럼 나한테 동덕여대 사태나 만들어서 보여주는 신호조작자가 너무 악질인데요 크크크크
24/11/26 14:54
수정 아이콘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파란약이냐 빨간약이냐)

미스터 앤더슨은 자기가 사는 곳이 현실이라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무언가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현실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하고 있죠.
네오도 자기가 사는 곳이 현실이라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마찬가지로 무언가가 만든 가상현실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하고 있죠.
둘 다 무한 겹의 매트릭스 따위의 상상은 하지 못합니다.

야훼신화에 등장하는 야훼는 자신이 무언가에 의해 만들진 게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다고 믿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자신이 가상현실을 만든 개발자이기는 하지만,
그런 자신 또한 다른 가상현실 속의 존재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캐릭터죠.
이 캐릭터는 결국 인간 버전의 무신론자를 한 발 뒤로 미룬 무신론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작자를 만든 제작자를 만든 제작자를 만든...'이라는 무한퇴행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이런 무신론적인 구조를 취할 수 밖에 없으니
결국 야훼신화 같은 것도 무신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장자는 좀 다른 태도를 취합니다.
"나비가 진짜고 장자가 가짜다" 라는 것도 아니고
"나비가 장자가 된 것인지 장자가 나비가 된 것인지 알 수 없다"라고 합니다.
노자는 '道可道非常道', 즉 '도를 도라 말한다면 그건 이미 도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이를 서양인들의 언어로 바꿔보자면 '절대진리나 신이 설사 있다 해도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할 수 없다'는 정도의 말이 겠지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보기에는 '알 수 없다'라는 말 외에 도나 신이나 진리에 대해 어떤 설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기를 치는 것이겠습니다.


카렌 암스트롱의 '신의 역사'를 읽다 보면, 이 중 많은 부분은 "신에 대해서 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말하고 싶당"이라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대환장 분투기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4/11/26 15:08
수정 아이콘
거 기왕 통 속의 뇌인거 커스터마이징이나 잘해주지 왜 랜덤 돌려가지고ㅠ
24/11/26 15:43
수정 아이콘
상관 없죠
통속의 뇌건 통속의 뇌가 아니건
허락해주세요
24/11/26 15:48
수정 아이콘
통 속의 뇌면 어떻습니까, 지금 느끼는거는 난데.
호랑이기운
24/11/26 15:50
수정 아이콘
이 글과 리플들이 내 뇌에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을 해보면...
24/11/26 23:13
수정 아이콘
뇌에서 나온다? x -> 외부의 슈퍼컴퓨터가 넣어준다 o
지탄다 에루
24/11/26 15:53
수정 아이콘
통 속의 뇌라면 필살기를 공짜로 쓸 수 있을텐데 현실은..
24/11/26 15:59
수정 아이콘
통 속의 뇌가 아닌 것 처럼 살고 있죠. 마치 진실이 있고 이 순간이 현실인 양 살고 있죠. 그 우리의 행동이 바로 그게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한화우승조국통일
24/11/26 16:16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좌뇌 3025020번 뉴런입니다
24/11/26 17:52
수정 아이콘
통속의 뇌면 생긴거 차은우로 좀 해주면 안됩니까?
캐릭터 커마가 왜 이래 빡치게
퀀텀리프
24/11/26 19:05
수정 아이콘
인간이 컴퓨터를 발명한지 100년도 안되었는데 AI, 가상세계, 로봇 이 나오고 있음요.
100억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우주를 생각하면 우주 컴퓨터의 용량과 속도는 어떨까요 ?
무어의 법칙을 따랐다면 2의 50억승이란 숫자가 나오죠.
ComeAgain
24/11/26 20:25
수정 아이콘
역으로 가야죠. 우리가 통을 만드는 거라면?
고기반찬
24/11/26 20:35
수정 아이콘
사실은 내가 5초 전 양자거품에서 생겨나서 뻘댓글을 달고 있다고 생각하다 잠시 뒤 사라질 볼츠만 두뇌가 아님을 반증할 수 있는가?
환상회랑
24/11/26 22:39
수정 아이콘
신이 '날으는 스파게티'와 같은 취급 받듯이 '통속의 뇌'도 의미없는 가정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인간이란 생물이 갖는 존재의 한계에 다다르면, 한계 넘어의 것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절대로 알 수 없는 불가지인 겁니다. 불가지에 대해 어떠한 추측과 상상, 논리와 이론을 만들어내도 그건 가짜일 수 밖에 없단걸 대부분 인정 못하죠. 호사가들의 인물평과 비슷해요. 누군가에 대해 별의별 소리를 덧붙이고 그 중엔 나름 그럴듯한 평도 나오지만, 그게 실제 그 인물의 진실, 진심에 얼마나 근접했을까요. 인간은 믿고 싶은대로 살다가 끝은 동일하게 싸늘한 몸뚱아리만 남기고 떠나죠. 사실 통속의 뇌가 맞을지도 몰라요. 그걸 자신이 진심으로 믿는다면 말입니다.
방구차야
24/11/26 23:15
수정 아이콘
꿈속에서도 어느정도의 인지와 통제가 일어나듯이..숟가락 구부리기나 고양이 기시감같은게 일어나면 알아차릴수 있을겁니다. 뇌안에서 존재하는 세계라면 생각의 흐름에 따른 주변반응이 따라올거고 장시간 완벽한 현실로 혼동하기가 오히려 더 어렵지 않을까.. 고로 엄연한 현실은 받아들여야한다
실제상황입니다
24/11/27 00:39
수정 아이콘
알아차릴 수 없게끔 설정된 꿈일지도 모르죠 크크. 꿈속의 꿈은 설정값이 다른 것뿐이고. 설정놀음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결국 그냥 오컴의 면도날적으로다가 눈앞의 현실을 깔끔하게 믿으면 되긴 하지만요. 다만 저는 뭐 믿음은 다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믿고 싶은 대로 믿으면서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이 정녕 비어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고요. 어차피 인간은 먼지에 불과하죠.
방구차야
24/11/27 00:50
수정 아이콘
그래서 인간이 알수없거나 검증할수없는 영역에 대한 믿음을 종교같은걸로 승화해온걸 겁니다. 종교는 예수나 부처일수도 있고 조상이나 심지어는 돈같은 물질적인 보증을 믿는것일수도 있고요.

현실외의 영역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극복하기에는 현실의 증거만으로 충분하지 않기에 그 이상의 [믿음]을 이끌어낼수 있는 상호인증장치(블록체인..?)가 결국 종교가 된것일테죠. 죽은후 우리는 모두 천국에서 다시 만날것이라는 서로간의 믿음이 죽음의 공포와 허무적 불확실성을 버티게해주는 효과말이죠.
헝그르르
24/11/27 05:29
수정 아이콘
유기물 연산체계로 컴퓨팅하고 있는 자가발전 자가유지 dna베이스 시스템으로 생존과 생식이 기본 세팅값이라 하면 굳이 통속의 뇌와 현생 인류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네요.
실제상황입니다
24/11/27 09: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컴퓨팅으로 치면 세상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팅이죠. 인간에게 자유의지 따위는 없다는 게, 그냥 파리나 박테리아 수준으로 없는 것도 아니고 설탕 한 줌이 없는 것처럼 자유의지가 없다는 게 유물론의 논리적 귀결이고요. 행위자 원인론 시전하면서 그 끝없이 형성되고 있는 게 아무튼 나고 아무튼 나의 자유의지야! 라고 따질 것 같으면 통속의 뇌든 출생 이래 지금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블랙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총잡이 존스든 상관없고, 설령 세상이 결정론이라 하더라도 혹은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조작당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박테리아라 하더라도 완전한 자유의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일진데 절대다수는 자유의지를 그렇게 사유하지 않죠. 비정상적인 뇌를 달고 사이코패스로 태어난다거나 쇠파이프에 머리가 꿰뚫려서 인간성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린다거나 하다못해 생리 때문에 예민해진다거나 하는 것조차 자유의지가 아니라 내외적 환경변수의 조성으로 인한 통제이탈로 셈하는 편이고요. 정녕 행위자 원인론 시전하면서 자유의지 성립시킬 것 같으면 이 모든 게 다 그냥 똑같은 자유의지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절대다수의 인류는 자유의지를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죠. 여전히 고전적 자유의지가 그래서 압도적으로 대세고요. 문제는 유물론적 세계에서 고전적 자유의지란 성립불가능하며 그것은 일종의 영혼론 내지 이원론이라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이고...
헝그르르
24/11/27 11:34
수정 아이콘
자유는 상대적인거고 자유의지는 언어유희라 생각합니다.
물리법칙 안에서 인간이란 유기체 안에서 지구나 대한민국이란 공간안에서 나이와 생물학적 한계안에서 절대적인 자유라는게 존재 할 수 없고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개념밖에 있을수 없구요.
자유의지는 법적 종교적 필요 이외에 딱히 필요한지 모르겠고 몇몇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관념이나 규범 같습니다. 말장난으로 느껴져요. 결론이 날 수도 없고 결론이 날 필요도 없다고 봐요.
실제상황입니다
24/11/27 12: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물리법칙 안에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배를 받는 게 아니라 절대적인 지배를 받는다는 게 형식논리상의 귀결이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결국 환상으로서의 자유의지를 끌고올 수밖에 없죠. 다만 한편으로는 그 환상을 내재화하지 않고서는 인간은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가 없게끔 프로그래밍된 존재이기도 하고요. 자유가 없다 함은 책임까지도 없는 것이니까요. 책임이란 자유선택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서 성립되어온 인격적 비평이니까요. 스스로의 행위에 책임질 수 없는 존재. 그게 우리가 믿어온 인간이고 또 우리가 믿어온 인간성일까요? 아니죠 그냥 오토마타죠. 아니 아예 그런 책임 따위가 전혀 존재할 수 없는 세계. 주어진 값대로만 출력되는 세계. 그게 우리 세상의 진상이죠. 그러니 환상으로나마 자유를 성립시켜온 것이고요. 물론 그마저도 그렇게 환상을 체화할 수밖에 없게끔 형성되고 발생되어 왔다는, 또 그렇게 컴퓨팅되고 프로그래밍되어 왔다는 유물론의 자연법칙적 인과율이겠지만 말입니다.
헝그르르
24/11/27 14:29
수정 아이콘
자유라는 관념이 생긴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그 환상이 없어도 오랜기간 잘 살아 왔던걸로 보여요.
시대적 상황속에서 자유가 주어진지 오래 안되어 책임으로 도피하려는걸 에리히 프롬이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잘 서술에 놓았죠.
실제상황입니다
24/11/27 20: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과거의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자유란 관념을 명확하게 인지하지는 못했을 수 있지만 요즘이랑 그 행동원리가 크게 다를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죠. 즉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완전히 모든 것을 다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는 게 아니라 주어진 한계 내에서 그랬다는 거지만요.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는 그러한 발상 자체가 파탄에 이르렀고요...

물론 논리적으로 파탄에 이르렀다는 것뿐이지 절대다수는 아직도 영혼을 믿는 것처럼 자유를 믿고 책임을 믿고 노력을 믿으며 살아가죠. 실은 컨트롤 가능한 것은 일말도 없는데 말입니다. 어느 정도 컨트롤 불가능한 게 아니라 100% 컨트롤 불가능하죠. 인간을 포함해서 삼라만상은 인과율의 절대적인 지배를 받을 따름이고 무수한 조건들이 무수한 입력값으로 주어질 따름이니까요. 그러한 조건들의 발생과 이동, 그리고 다양한 만남들이 있을 뿐이고. 조건화의 결과로 그 어떤 복잡다단하고 불확정적인 확률값을 도출한다 할지라도요. 대가리에 난수발생기 때려박아 넣는다고 그게 자유의지는 아닌 것이죠.
헝그르르
24/11/28 00:34
수정 아이콘
스스로 선택 할 수 있는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는건 너무 현학적 표현이예요.
그냥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굳이 선택 할 수 있는거처럼 이라는 사족이 필요할까요? 그래서 전 자유의지를 말장난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 혹은 결정론에 대한 반발이 있으신거 같은데 통속의 뇌나 현생인류를 유기물 컴퓨팅 시스템이라고 한다고 그것이 결정론을 옹호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의미없다 생각하는 자유의지가지고 대화를 통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긴 어려울것 같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4/11/28 04: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의식레벨에서 그러했다는 것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자유의지는 말장난이고 환상이더라도 사람들은 그와 관련된 인지를 믿어왔다는 것이죠. 고로 자유의지가 실재한다는 게 아니라요.

그리고 뭔가 오해가 있으신지 핀트가 어긋나는 느낌인데 저는 결정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게 자유의지가 결정론과 양립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물론 결정론과 양립불가능하는 것 자체는 참입니다만 자유의지는 결정론 이전에 유물론 선에서 컷당하는 개념이란 거지요. 인과율이란 것도 1차적으로는 결정론이 아니라 유물론을 함의하고요.

또 1가지 오해를 하고 계신 게 있다면 자유의지는 저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말씀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통속의 뇌나 현생인류를 유기물 컴퓨팅 시스템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만 그 이전에 이 세상 자체가 컴퓨팅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보다 거시적으로 자유의지의 덧없음을 개론적으로 부연드리고 있을 따름이지요 반론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떠한가 이전에 이 세상의 존재양상에서 이미 자유의지는 성립 불가능한 환상이란 것입죠.
헝그르르
24/11/28 10:07
수정 아이콘
제가 글을 잘못 읽었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766 [일반] 양재천의 눈내린 밤(데이터 주의) [11] nearby4139 24/11/28 4139 4
102765 [일반] 클리퍼스: 역사상 최악의 프랜차이즈 [17] 해맑은 전사5865 24/11/28 5865 1
102764 [일반] [서평]《사인 코사인의 즐거움》 - 어렵지만 아름답고 실제적인 삼각함수의 역사 [8] 계층방정2716 24/11/27 2716 8
102763 [일반] 재빠른 윈터 타이어 후기 [52] 시무룩7255 24/11/27 7255 4
102762 [일반] 눈이 싫다.. [38] 대장햄토리6094 24/11/27 6094 1
102761 [일반] 아베의 세 번째 화살, 일본의 기업 거버넌스 개혁 [17] 깃털달린뱀5240 24/11/27 5240 14
102759 [일반] 12월 8일, 연세대 수시 자연계열 논술전형 추가 시험 시행됩니다. [23] 매번같은4326 24/11/27 4326 0
102756 [일반] 네이버 멤버십에 넷플릭스가 추가되었습니다 [43] 설탕가루인형형7246 24/11/27 7246 2
102754 [일반] 페이커 외교부 기조연설 전문 [25] 설탕물7687 24/11/26 7687 37
102750 [일반] 우리가 실험실의 뇌가 아닌 것을 알 방법이 있을까? [58] a-ha6440 24/11/26 6440 0
102749 [일반] 기독교 작가 GOAT의 귀환. G. K. 체스터턴 탄생 150주년 기념판 [107] Taima4766 24/11/26 4766 3
102748 [일반] 지금까지 이용했던 항공사 소감-1 [62] 성야무인5887 24/11/26 5887 4
102747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3. 골 곡(谷)에서 파생된 한자들 [6] 계층방정1607 24/11/26 1607 1
102746 [일반] 울트라에서 프로맥스로..아이폰 10달 사용기 [13] Lord Be Goja3968 24/11/26 3968 15
102745 [일반] SNS, 메신저는 아무리 엄청나게 성공해도 오래 못 가는 듯 합니다. [53] 뭉땡쓰8068 24/11/26 8068 4
102742 [일반] <위키드> - '대형' '뮤지컬' 영화가 할 수 있는 것.(약스포?) [19] aDayInTheLife2304 24/11/25 2304 1
102740 [일반] 『눈물을 마시는 새』 - 변화를 맞이하는 고결한 방법 [33] meson7201 24/11/24 7201 68
102739 [일반] <아케인 시즌 2> - 기대보단 아래, 걱정보단 위. (약스포) [13] aDayInTheLife4551 24/11/24 4551 2
102737 [일반] 린치핀 — GPT 세계에서 대체 가능한 톱니바퀴를 벗어나려면 [22] Kaestro6824 24/11/24 6824 10
102736 [일반] [팝송] 트래비스 새 앨범 "L.A. Times" [1] 김치찌개4622 24/11/24 4622 1
102735 [일반] 하프 마라톤 거리 뛰기 성공 [19] a-ha6389 24/11/23 6389 21
102734 [일반] 아케인 시즌2 리뷰 - 스포 다량 [38] Kaestro5265 24/11/23 5265 1
102733 [일반] DDP 야경을 뒤로 하고 프로미스나인 'DM' 커버 댄스를 촬영하였습니다. [22] 메존일각4307 24/11/23 4307 1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