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1/03 22:50:27
Name 사업드래군
Link #1 https://pgr21.com/freedom/94703?divpage=20&sn=on&ss=on&sc=on&keyword=%EC%82%AC%EC%97%85%EB%93%9C%EB%9E%98%EA%B5%B0
Subject [일반] 주식 장기투자의 어려움 -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 것인가? (수정됨)
이전에 "우량주식 장투의 어려움" 이라는 제목으로 한 번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즉, 내가 뛰어난 가치투자자라서 미래에 이 회사의 가치가 엄청나게 우상향 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투자한다고 해도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 주로 MDD (Maximal Drop-Down, 최대낙폭) 과 전고점 회복까지의 기간으로 설명했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 초우량 기업, 그리고 QQQ와 같은 ETF의 장래를 확신하고 투자한다고 해도

애플 : MDD -82.2%, 전고점 회복까지의 최대기간 17년
마이크로소프트 : MDD -74.6%, 전고점 회복까지의 최대기간 17년
구글 : MDD -65.3%, 전고점 회복까지의 최대기간 5년
아마존 : MDD -94.4%, 전고점 회복까지의 최대기간 10년
QQQ : MDD -83.0%, 전고점 회복까지의 최대기간 16년
삼성전자 : MDD -64.8%, 전고점 회복까지의 최대기간 5년

어디 몇 년간 무인도에 갖혀 매도버튼을 누를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제정신을 가진 투자자로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정신나간 폭락과 지루한 횡보를 무한히 버텨야 하며, 그 쯤되면 아무리 확신을 가진 가치투자자라도 이 회사에 대한 믿음을 바꿀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정신을 차려 그 믿음을 바꾸고 드디어 매도버튼을 누르는 순간 회사의 주가는 향후 몇 년간 끝도없이 하늘로 날아오를 것입니다...

자, 그나마 이것은 이 회사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을 때의 얘기이며, 위에 등장한 회사들은 모두 긴 시간동안 살아남은 '생존자'들입니다.
즉, 전형적인 '생존편향'을 가지고 쓴 글입니다. 어쨌든 긴 시간동안 무인도에 갖혀 매도버튼을 누르지 못했다면 지금쯤 엄청난 수익률로 보답을 받았다는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만약 무인도에 갖혀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갖혀 돌아왔는데, 매수시점보다 주가가 더 떨어졌다면? 아니, 아예 상장폐지가 되어 나의 자산이 휴지조각이 되었다면?
에이, 전도유망하고 뛰어난 기술력과 영업능력을 갖춘 글로벌 탑 기업에 투자하면 설령 위기는 있더라도 결국은 보답받을까요? 아니면 개별기업이 너무 위험하다면 이런 글로벌 탑 기업들에 분산투자하면 그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까요?

World-Maket-Cap-1984-2024


위의 그림은 1984 ~ 2024년까지 5년 단위로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을 표시한 그림입니다.
하늘색은 미국기업, 빨간색은 일본기업, 노란색은 중국기업 뭐 이런 식입니다.

40년간 대부분 시총 상위는 미국기업입니다. 1989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는 미국의 독무대입니다.
일본 버블붕괴의 직전인 1989년에는 일본기업이 시총 최상단을 싹쓸이했습니다. 미국 기업의 미래는 매우 절망적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시는 그 많던 일본기업이 최상단에 등장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의 경제가 붕괴직전까지 갔고,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약진하던 2009년에는 미국기업은 불과 3개만이 남아있었으며, 중국이 세계최대의 기업들을 보유하였으며 브라질과 같은 신흥국가들의 미래도 매우 밝아보였습니다.

2010년 이후에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의 독무대입니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라는 땅짚고 헤엄치는 사기적인 기업이 반칙성 상장을 하였지만 그마저도 단 몇년만에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밀려 존재도 없이 리스트에서 사라졌습니다.

CAGR (연평균 수익률)이나 MDD (최대낙폭)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그냥 시총 10위안에 있던 기업들이 리스트 내에 연속으로 살아남는 생존만 보더라도

Exxon Mobil 1984~2014 (30년)
Microsoft 1989 ~ 2024 (25년)
General Electric 1984 ~ 2004, Walmart 1994 ~ 2014 (20년)
Apple / Google / Berkshire Hathaway 2014 ~ 2024 (10년), Royal Dutch Shell 1994~2004 (10년)

10년 이상 연속으로 살아남은 기업이 불과 8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5년 단위로 끊은 것이라 약간의 오차는 있습니다.)
최상단에서 살아남는 것이 절대로 만만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렇게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앞에서 말한 엄청난 MDD와 전고점 회복까지의 지루하고 울화통 터지는 기간을 견뎌내야 합니다.

즉, 요약하면
1. 가치투자자의 관점에서 장기투자를 한다해도 내 예측이 맞을지는 수십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음. 틀리면 수십년간 기회비용을 날리게 됨.
2. 설령 그 관점이 맞는다고 해도 수십년간 미친듯한 폭락과 기약없는 전고점 회복의 기간을 견뎌야 하며, 그 기간동안 믿음이 변하지 않아야함.
3. 그 믿음이 변치 않는다고 해도 내 기업보다 훨씬 더 잘나가고 있는 핫한 기업들을 보게 되면 눈이 뒤집힘.

물론 이것은 단순한 Buy & Hold 전략을 취할 때의 이야기이며, 실제로 수십년간 이런 전략을 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퀀트투자, 트레이더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손절매를 하지 않는 전략을 취할 필요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또한 굳이 투자를 주식에만 몰빵할 필요도 없고 채권, 금, 현금 등에 자산을 배분하고 리밸런싱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자산배분하다가 재산이 줄어든 빌 게이츠 형님 빼고...)

아무쪼록 올해와 내년에도 좋은 투자성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포프의대모험
24/11/03 23:10
수정 아이콘
장투할거면 인덱스에 넣으라는거군요 (아무말)
24/11/03 23:30
수정 아이콘
QQQ = 인덱스죠
MDD -83% 16년 존버
서린언니
24/11/03 23:38
수정 아이콘
저도 연금펀드랑 다른거 2개 40만원씩 넣은게 있는데 ... 결국은 성공했습니다 둘다 60만원대에 팔았어요.
그 이유는 저 수익이 날때까지 6년 반정도 걸렸고 일본에 있느라 1달에 한번 오는 카톡밖에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는거죠.
한국에 있었으면 수시로 확인하다 못견디고 다 팔았을겁니다....
Jedi Woon
24/11/03 23:50
수정 아이콘
종목 고를 자신도 없고 지금 1등 기업이 10년 뒤에도 1등일거란 보장이 없고 그렇다고 기업 분석하는 것도 귀찮으니 그냥 지수추종 ETF 만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2년 되가는데, 확실히 FOMO 는 견딜 수 있는 것 같습니다.
8월에 폭락했을 때 잠시 흔들렸지만 저가 매수 기회다는 생각으로 버티니 꾸준히 올라가더라구요.
24/11/04 00:30
수정 아이콘
FOMO는 둘째치고.. MDD만 고려하면 안되겠죠.
운 나쁘게도 최고점에 사고, 그 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고 기다린다라는 가정이 너무 비현실적이니까요.
인덱스 투자에 한해 Buy&Hold의 진리는 Just Keep Buying이 아닐까 싶습니다.
손꾸랔
24/11/04 02:22
수정 아이콘
QQQ -83.0%는 2000년 IT 버블때겠군요. 공교롭게 지금은 AI...
물론 실적이 있어 그때와는 다르다고는 하지만, 역시 묻지마 눈먼돈이 떠받치는 부분도 분명 있을테니 안테나는 쫑긋 세워놓고 있어야겠죠.
미드웨이
24/11/04 03:11
수정 아이콘
닷컴버블은 극초창기에 있던 예외사례지 실적이 나오는 지금 일어날 일은 아니죠.

다만 닷컴버블과 다른 이유로 대폭락이 올수도 있겠고요. 대공황 직전의 사람들은 -88%가 올거라고 아무도 생각못했을테니.
독서상품권
24/11/04 07:00
수정 아이콘
1950년대에는 US스틸이 그렇게 미국인들 사이에서 핫한 주식이었는데 현실은 지금 US스틸의 주가와 시총이 그때보다 훨씬 낮다는...
전기쥐
24/11/04 07:09
수정 아이콘
그냥 개미는 미국지수 추종하는 패씨브 전략밖에 답이 없습니다. 개별주를 잘 고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요.
24/11/04 08:10
수정 아이콘
애플은 포레스트 검프가 영화에서 샀다는 시기도 아니고 영화 나오고 나서 샀어도 지금까지 보유했으면 거의 1000배가 올랐군요.
장기 보유란 그렇게 해야하는 건데 일반인들은 1994년 이후 10년 가까운 횡보를 견딜 수가 없었을텐데,
장기 보유를 해도 사실 애플처럼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니...
미야와키 사쿠라
24/11/04 08:44
수정 아이콘
국장 적립식 펀드 10년간 부었는데 -15%가 넘습니다. 팔 생각은 없는데 과연 지금이 저점일지 확신이 안듭니다.
시드라
24/11/04 09:28
수정 아이콘
국장 종목들로 구성된 펀드라면 장기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전세계 상황을 봐도 미장밖에 우상향이 없고 이것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다른데보단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덴드로븀
24/11/04 13:16
수정 아이콘
중국이 10년내에 미국을 이길거라는 믿음이 있다면 존버의 이유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국장으로 초장기로 들고가야 하나? 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죠.

코스피 / 코스닥 차트를 주봉/월봉으로 10~20년치 보고있으면 이게 맞나? 싶으니까요.
No.99 AaronJudge
24/11/05 18:21
수정 아이콘
국장은..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신창섭
24/11/04 11:15
수정 아이콘
30년 전에 애플을 안 사고 인텔을 샀다면?
...
본문에도 있지만 10년 연속 살아남은 기업이 몇 안되는거 확인 할 수 있어서 ETF 사는게 맞긴 한데
이러면 도파민 부족으로 재미없어서 개별주로 손이 가게 되는게 힘들죠
시드라
24/11/04 11:16
수정 아이콘
코로나 때 주식 시장에 입문했고 그 때 나스닥, 슨피 500을 IRP에 소액 투자했는데

한두종목 크게 먹은거 말고 평균으로 보면 저걸 못이기더군요

그래서 저도 늦었지만 추세 따라가는 투자를 메인으로 하자라고 마인드를 바꿨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너무 오른 시점에는 적립식 돈 투자를 적게하고 단기적 폭락 등이 올 때는 더 투자하는 식으로 하려고 합니다
마술사
24/11/04 12:21
수정 아이콘
종목 선택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싶으신것 같은데
정작 이유로 든건 MDD 인건 좀 의아하네요
주식매매 타이밍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려면 MDD가 맞고
그 대책으로는 분할매수 방식을 생각해볼수 있겠죠

종목선택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려면, 전체종목중 몇종목이 몇년간 인덱스대비 아웃퍼폼 했다거나 이런이야기가 나와야 할것 같습니다
사업드래군
24/11/04 13:42
수정 아이콘
MDD를 예로 든 건 이전 글에서의 얘기였고 (살아남아 잘 나가는 기업조차 수십년간 고비를 겪어야 한다), 본론에서는 현재는 시총 10위 안에 있던 기업들도 몇 년 안에 10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지 매우 불확실하다는 얘기입니다.
구체적인 통계를 들 수도 있지만 가볍게 쓴 글이라 구체적인 통계는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타이밍 얘기는 아닌 게, 어차피 지금 잘 나가는 종목이 장기적으로 우하향한다면 분할매수가 아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1989년 전 세계 시총 1위 찍었던 NTT에 장기 분할매수해봐야 손실이 계속 누적될 뿐이니까요.)
No.99 AaronJudge
24/11/04 21:09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지수추종 하고 있지만 이게 절대적인 진리라고는 생각 안합니다..지금이야 미국 지수들이 하나같이 미쳐날뛰고있지만 그렇지 않았던 횡보시기도 분명 있었기에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이게 저한테 맞는것같네요
자급률
24/11/04 23: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589 [일반] 한국피자헛이 오늘부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58] 독서상품권7090 24/11/05 7090 2
102588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7. 범 호(虎)에서 파생된 한자들 [6] 계층방정1497 24/11/05 1497 5
102587 [일반] [독서후기] <나라,권력,영광> - 팀 앨버타 [10] Restar2320 24/11/05 2320 3
102585 [일반] [서평]《우리말 '비어', '속어', '욕설'의 어원 연구》- 우리 마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말들 [8] 계층방정2452 24/11/04 2452 2
102584 [일반] 서부개척시대 사람들은 뭘 먹고 살았을까? [30] 식별7123 24/11/04 7123 43
102582 [일반] [잡담] 2024년 응원 스포츠팀 정산 [20] 언뜻 유재석4905 24/11/03 4905 5
102581 [일반] 주식 장기투자의 어려움 -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 것인가? [20] 사업드래군5964 24/11/03 5964 8
102580 [일반] 아직 미국증시는 더 상승할 여지가 한참 남은듯합니다 [43] 독서상품권12953 24/11/03 12953 0
102578 [일반] 제마 뛰고 왔습니다. [22] 럭키비키잖앙5484 24/11/03 5484 14
102577 [일반] 서부개척시대의 생존꿀팁을 알아보자 [21] 식별4016 24/11/03 4016 14
102575 [일반] (스포)오징어게임 뒤늦게 보고 크게 충격받았네요 [81] 마술의 결백증명12222 24/11/02 12222 8
102574 [일반] 지역축제리뷰입니다..근데 이제 라면을 곁들인... [23] 소시8243 24/11/02 8243 14
102573 [일반] 게임, 이대로 괜찮은가? [126] 카시므8837 24/11/02 8837 26
102572 [일반] 농경의 기원을 알아보자 [10] 식별4311 24/11/02 4311 18
102571 [일반] 엔비디아가 올해 11월 8일부터 다우지수에 편입됩니다 [12] 독서상품권4745 24/11/02 4745 0
102570 [일반] 중국, 한국 포함 9개국 내년 말까지 비자 면제 시범 적용. [35] BitSae5809 24/11/02 5809 2
102569 [일반] 오랜만에 영화를 봤습니다. <파묘, 보통의 가족> [5] 김삼관3566 24/11/01 3566 0
102568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2 [12] Poe5450 24/11/01 5450 66
102567 [일반]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 이야기 [17] 식별6314 24/11/01 6314 28
102565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6. 국문할 국(鞫)에서 파생된 한자들 [7] 계층방정2324 24/11/01 2324 3
102564 [일반] 무지성 적립식 미국지수 투자의 최적화 [134] Chandler13952 24/10/31 13952 108
102559 [일반] 바이킹은 왜 약탈했을까? [14] 식별5072 24/10/31 5072 16
102555 [일반] 내 아들의 친모 달리기 훈련기. [29] likepa8137 24/10/30 8137 3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