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배너 1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9/22 09:59:44
Name 중성화
Subject [일반] 퇴사 후 세계여행 - [1] 카자흐스탄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2022년 16개월간의 첫 세계여행 이후 지금까지 형편에 따라 장기여행과 단기여행을 반복하며 약 60여개국을 여행하였습니다. 문득 제 인생에 전환점이 되어준 이런 경험들을 먼 미래에 나이가 들어서도 잊지 않도록 글로 남겨보는 것이 어떨까 해서 볼품없지만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첨부된 유튜브 영상은 여행 당시 개인소장용으로 편집했던 개인 소장용 영상입니다.

-----------------------------------------------------------------------------------------------------------------------

1. 이유

2022년 4월 30일 퇴사
2022년 5월 2일 세계일주 시작

서른 중반, 5년간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인사부에 보고한 퇴사 사유는 "세계여행". 당시 나를 빤히 쳐다보며 황당해하던 인사담당자의 모습이 기억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내 결정의 목적이 "퇴사"였는지 "여행"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나름 운좋게 좋은 회사에 취업하여 젊은 나이에 차장직급을 달았던 나는 부모님의 자랑이었고 대학생인 동생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허나 나는 너무도 지쳐있었다. 매일 평가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그 사회가 내게는 버거웠고,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반복적인 하루들과 실적압박속에 나는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나에게는 쉼이 간절했다.

물론 퇴사전에도 휴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회사를 다닐 때에도 주말이 되면 일본, 대만 등 가까운 나라로 잠시 떠나 한숨을 돌렸고, 1년에 한두번 있는 휴가철에는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을 여행하며 사회에서 멍든 마음을 얕게나마 치유했다.

허나 짧은 일탈로는 이 근본적인 질식감에서 해방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아무리 좋은 여행을 하여도, 돌아오면 또다시 모니터 속 쌓여있는 엑셀시트들에 파묻혀 잠시 멈춰있던 쳇바퀴를 다시 끙끙대며 돌려야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몇 년 내내 이 고민을 했다. 나는 그 돌파구로 더 긴 여행을 선택헸다. 이 모든 현실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긴 여행. 나는 그렇게 퇴사를 결심했다.


소식을 들은 주변인들은 용기있다 부럽다 말했지만, 비겁한 현실도피에 용기 따위의 거창한 감정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여행의 동기는 참기 힘든 현실의 무료함과 싫증으로 이미 충분했다. 이 따분한 일상과 지독한 사회에 질려 도망가는 나에게는, 오히려 그 어떤 불평이나 외도없이 꿋꿋이 견디고 살아가는 그들이 더 부러웠다.

나에게는 여행을 해서는 안될 이유가 수백가지도 넘는다. 나는 게으르며 충동적이고 활동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집돌이에 가깝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그리 즐기지도 않는다. 심지어 잠자리는 극도로 예민하여, 낯선 곳에서는 밤새 잠을 설치기 일수이다.

나는 그저 내가 익숙했던 모든 일상의 것들을 버리고 싶었고, 그게 내 여행의 이유의 전부였다.

마음의 결심이 선 순간, 회사와는 인수인계 3개월 기간으로 협의를 하고 여행준비를 시작했다. 장티푸스, 황열병, 코로나, 간염 등 온갖 예방접종들을 맞으러 다니고, 오랫동안 못 볼 가족들에게 인사도 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여행경로와 예산을 계획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내가 여행에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은 3500만원이었고, 이를 넘기는 순간 귀국하기로 마음먹는다. 사무실에서 조차 몰래 세계지도를 펼쳐놓은채 가고 싶은 곳들을 마킹하고 해당 국가들의 평균 숙박비, 식비, 교통비등을 검색해가며 최선의 루트를 찾아보았다. 그 과정자체가 이미 여행이 시작된 듯 너무 즐거웠다. 마치 아이로 돌아간 것 같았다.

허나 곧 이런 계획은 무의미함을 알게 된다. 가고 싶은 곳들은 너무도 많았고, 어느 곳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많은 곳들을 모두 가보기엔 내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난 "칠레 이스터섬"이라는 최종목적지만 정해놓고, 모든 과정은 그때그때 내 기분에 맡기기로 한다.

그렇게 나는 퇴사 후 이틀만에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2. 소란

나는 왜 카자흐스탄을 첫 여행지로 선택했을까.

매체에서 비춰지는 카자흐스탄의 모습들은 대체로 웅장한 실크로드 유산과 유목문화쯤이 다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카자흐스탄을 선택한 이유는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우연히 보았던 유튜브에서 카자흐스탄사람들의 소박한 삶 속 미소와 여유에 매료되었고, 그 곳은 내게 항상 꼭 가보고 싶은 국가 중 하나였다.

특히 빠르고 소란스러운 삶을 떠나 쉼을 찾아가는 나에게, 끝없이 펼쳐진 초원 위 느릿한 시간 속에서 고요히 살아가는 그 곳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난 어디에 위치한 국가인지도 모른 채, 그 흔한 여행가이드북조차 찾기 힘든 미지가 주는 신비로움에 이끌려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에 도착했다.

예상은 했지만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숙소로 가는 교통을 알아보는 것부터 현지 통화를 인출하는 것 까지 모든 것이 난관이었다. 영어도 통하지 않는 그 곳에서 도움을 청할 이는 없었다. 그렇게 끙끙대며 공항 근처 ATM기와 씨름을 하고 있을 때 낯익은 언어로 누가 나를 부른다.

"혹시 한국인이세요? 도와드릴까요?"

뒤를 돌아보니 인자한 인상의 아저씨가 서있었다.

아저씨는 현금인출을 도와주며 숙소까지 가는 택시를 잡아주겠다고 했다. 소통조차 안되는 타지에 홀로 처음 도착하여 내심 불안감을 갖고 있던 나에게 그 아저씨는 너무도 고마운 존재였고 나는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저씨가 이끈 곳으로 가니 택시기사가 마치 나를 기다렸던 것 처럼 차 문을 열고 서있었다. 나를 도와준 한국어 아저씨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망설임없이 택시에 탑승했다.

여행이 이토록 쉬울리 없다. 당연하게도 사기였다.

이 사람들은 택시기사들과 각 언어 능력자들끼리 결탁하여 관광객들 상대로 사기를 치는 집단이었고 택시에서 내릴 때 나는 실랑이 끝에 택시기사 강압에 못이겨 기존 금액에 10배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했다.

사회의 소란을 피해서 도망치듯 온 낯선 땅에서의 첫 걸음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작부터 소란스러웠다. 낭만과 평온으로 가득할 것만 같았던 세계여행은 이제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수많은 여행경험이 쌓인 지금이야 나도 당연히 안다. 누군가 지나치게 쉬운 길을 제안한다면 그것은 대체로 틀린 길이다. 장기여행은 기존의 질서와 규칙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적응력이 요구된다. 매일 변화되는 환경과 주변의 낯선 이들이, 나를 불확실한 선택의 기로에 던져놓고 하루에도 수없이 시험한다.

그리하여 여행은 실패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이후에도 나는 여행길에서 크고 작은 수많은 실패들을 경험했고 어찌보면 앞으로 내가 써나갈 글들은 그 실패담들의 모음집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 많은 선택들속에서 실패를 원천적으로 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저 덜 실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혹시라도 실패하게 된다면 곧 찾아올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상받으면 된다.






3. 단 잠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내 첫 번째 숙소는 알마티의 작은 캡슐호텔이었다. 개미굴을 연상시키는 작은 상자들이 층층이 쌓여 있고, 그 중 한 상자가 일주일 동안 나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긴 비행과 일련의 사건들로 피곤이 몰려오는 몸을 그 좁은 공간에 잠시 뉘이니, 발끝이 벽에 닿을 정도로 비좁았다. 허나 "내 인생에서 이보다 더 마음이 풍족한 잠자리가 있었던가?"하는 생각에, 그 곳은 마치 나에게 안락하고 포근한 5성급 호텔처럼 느껴졌다. 그 비좁고 낡은 상자 하나가, 내 인생 가장 사치스러운 여정의 출발점이 되었다.

알마티는 첫 날부터 나에게 참으로 행복한 도시였다. 아기자기한 젠코브 성당부터, 도시와 설산이 멋지게 어우러진 콕토베 언덕까지,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유명한 모든 명소를 눈에 담으려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첫째날 밤, 여행의 시작을 자축할 겸 작은 보드카 한 병 들고 숙소 테라스로 나오니 이 계절쯤 내린다는 무수한 알마티의 꽃눈들이 나를 맞이했다. 너무도 아름다웠다. 이미 낮에 겪었던 택시 사기사건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달빛을 머금고 밤하늘에서 떨어지던 그 꽃눈들은 마치 여행의 시작을 축하라도 해주듯 나를 환영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별 대단할 것 없을 그 순간이 내게는 후에 알마티를 기억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행복한 순간이 되었다.

그동안 그토록 되뇌었던 여행의 이유가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무엇을 보러 온 것도 아니고, 배우러 온 것도 아니다. 내 생에 처음 조우할 풍경들 속에서 내가 느낄 감정들을 경험하러 온 것이다.

그렇게 첫 날을 마무리하고 다시 캡슐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온 사방이 막혀있는 그 작은 상자 안에서 나는 인생 가장 큰 해방감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라운 밤이었다. 몇 년 간 불면증으로 약과 처방전을 달고 살았던 나였는데, 이 날 이후로 완전히 치유되었다. 매일 밤 내게 고통을 주던 그 불면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무딜링호흡머신
24/09/22 10:37
수정 아이콘
멋진 여행을 하셨는데
필력도 좋으시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저는 저 쳇바퀴같이 굴러가는 삶과
반복되는 평가와 경쟁의 압박감이
안맞는 사람이 당연히 있다고 보고요(yes or no가 아니라 이것도 그라데이션이죠)
스트레스,우울증,불면증....

이게 안맞는 사람은 빨리 직종을 바꾸든
삶의 환경을 바꾸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롤롤트롤롤
24/09/22 11:07
수정 아이콘
글이 예쁘네요.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하겠습니다.
24/09/22 12: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남자분이라면) 처자식 부모님 에서 자유로울수 있어야...
고연봉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장이지만 정작 본인은 힘들어 퇴사하는 심정은 저도 똑같이 겪어봐서 이해합니다.
세속적 성공을 감당할만한 그릇이 못되는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말씀하신 '지독한 사회에 질려 도망가는 나에게는, 오히려 그 어떤 불평이나 외도없이 꿋꿋이 견디고 살아가는 그들이 더 부러웠다.' 저도 똑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똑같이 입사했지만 도망간 저와 달리, 버티고 버텨 팀장 부장 달고 수억대 연봉을 받고 강남 입성해 사는 대학동기를 보면 말이지요...
여수낮바다
24/09/22 15:27
수정 아이콘
빨리빨리 다음 글도... 힐링받고 갑니다 흐흐
4인 가족 비행기에, 아이들도 안전할 숙소, 애들 입맛에도 만족할 식사 등등 따질게 너무나 많아서 전 엄두도 못 낼 계획이네요
그래서 부럽고, 또 궁금합니다.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압박!)
마제스티
24/09/22 16:09
수정 아이콘
저도 퇴사하고 싶은 맘이 꿀뚝 같은데 대단하십니다.
다음글도 기대하겠습니다.
태연청하아이유
24/09/22 17:44
수정 아이콘
에픽하이의 빈차가 알고리즘을 지배하네요 ㅜㅜ
달과별
24/09/23 03:58
수정 아이콘
97%의 사람들은 여행에 관심이 없고, 현실 탈출이나 퇴사 후 자유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댓글들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네요 흐흐

60개국 레벨에서는 아직도 볼게 많이 남으셨어서 두근두근 거릴게 많지요. 번아웃을 조심하며 모험의 양상이 바뀌는 여행 후반부도 이어나가실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안 이어나가셔도 전혀 상관 없고요! 화이팅
24/09/24 02:52
수정 아이콘
멋진 여행의 서막을 읽으니, 이 여행이 어떻게 끝을 맺을지가 벌써 궁금해지네요. 길고 긴 여행의 끝이 다가왔을 때 어떤 심정이셨을지, 일상으로 돌아간 이후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저를 포함해서, 제가 만났던 여행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여행과 일상간의 자리매김에 관해서 어떤 결론을 내리셨는지. 그런 얘기를 들려주실 순간까지 여행기를 이어나가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밀로세비치
24/09/24 08:0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너무 흥미진진하네요!
Zakk WyldE
24/09/25 01:35
수정 아이콘
부럽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카지흐스탄
영상이랑 사진이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멋져 보이네요.
스폰지뚱
24/09/29 14:51
수정 아이콘
카자흐스탄에서 택시 이용하기:
얀덱스 고 앱을 깐다.
로그인을 한다.
결제수단은 한국 신용카드로 설정한다. (현금도 가능)
택시를 잡는다.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을 정확히 설정한다.

카자흐는 택시가 따로 없고 죄다 얀덱스지요.
혹시나 오시는 분들께 참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820 [일반] [공지]비상계엄 관련 긴급 공지(24.12.03) [22] jjohny=쿠마12720 24/12/03 12720 18
102812 [일반] 연세대 논술시험 효력정지에 대한 항고 인용되었다고 합니다. [25] 설탕물4145 24/12/03 4145 1
102811 [일반] [코인] 다들 수익률 좋으신가요? [98] TheZone6599 24/12/03 6599 0
102809 [일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근 2년간 최고의 일본주식 [12] 독서상품권6329 24/12/03 6329 0
102808 [일반] 아름다움이 모든 것을 결정하던 시대 [11] 식별5284 24/12/03 5284 10
102807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5. 놀랄 녑(㚔)에서 파생된 한자들 [3] 계층방정1582 24/12/03 1582 2
102806 [일반] [잡담] 좋좋소 블루스 - 직원도 남다른 좋좋소 [13] 언뜻 유재석4393 24/12/03 4393 15
102803 [일반] 거래소 '심사 구멍' 인정…하이브 제재는 않기로 [40] Leeka6980 24/12/02 6980 5
102801 [일반] 딸내미 피셜 미국 최고의 여행지... [34] a-ha8718 24/12/02 8718 8
102800 [일반] 삼국지 요약 [43] 식별7686 24/12/02 7686 14
102798 [일반] 여행을 '싫어'하는 분 계신가요? [128] Pygmalion8820 24/12/01 8820 19
102797 [일반] 북한뷰를 볼수있는 스타벅스 [19] 고무닦이6302 24/12/01 6302 0
102796 [일반] 잃을 것이 많아진 어른의 모험 - 모아나2 [4] Kaestro2813 24/12/01 2813 2
102794 [일반] 선생님이 죽었다 : 28살 특수교사의 죽음 [36] 핑크솔져5304 24/12/01 5304 4
102793 [일반] 지금까지 이용했던 항공사 소감-2 [15] 성야무인2575 24/12/01 2575 5
102791 [일반] 리디 마크다운 기념 만화책 추천글입니다 [21] Cand3305 24/12/01 3305 1
102790 [일반] K-유튜브 광고 관련 드는 불길하기 그지없는 생각 [15] 카아4574 24/12/01 4574 5
102789 [일반] 삼국지로 가는 길 [3] 식별2279 24/12/01 2279 8
102788 [일반] 러우 전쟁의 출구전략.. [42] 헝그르르6062 24/12/01 6062 1
102787 [일반] 모아나2 간단후기(스포) [11] 하이퍼나이프4334 24/12/01 4334 1
102786 [일반] [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2] 김치찌개1632 24/12/01 1632 1
102785 [일반] 친구의 계급, 친구의 거리 [35] 만렙법사5071 24/11/30 5071 24
102784 [일반] AI와 함께하는 즐거운 글쓰기. (3가지 AI 비교글) [14] 오빠언니2644 24/11/30 2644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