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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8/25 02:24:28
Name 종말메이커
Subject [일반] (약스포) 에일리언 로물루스 관람후기
약스포라는 말은 되도록 내용을 스포하지는 않겠지만
읽다보면 대략 내용을 유추할 수 있거나 분위기를 미리 알고가는것 만으로도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약스포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에일리언 로물루스 평이 좋아서 보고 왔는데요,
이미 pgr에 관람평 몇개가 올라왔는데 중복 느낌이 들지만 저는 또 약간 다른 느낌으로 봐서 몇자 적습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리뷰 하면서 전체적인 느낌에 대해 재미있는 코멘트를 남겼는데,
"장타 치려고 욕심 많이 부린 영화가 아니라, 배트를 짧게 잡고 안타를 치는데 집중한 영화' 대충 이런 말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제 감상과 가장 흡사한 평가였고, 영화를 아직 안보셨다면 이 말 들으면 영화가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실 것 같습니다.
분명 잘 만든 영화긴 하지만, 호평들로 인해서 우주대명작급의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갈 영화는 아닙니다.
배트를 짧게 잡았다는건 그만큼 한계도 가지고 있는 영화라는 의미니까요.

개인적인 한줄평을 남기자면 하이틴 슬래셔 호러 무비 에이리언 버전이었습니다. 다만, 기존 에이리언 시리즈의 설정 및 오마쥬에 무척이나 충실한.
이 영화는 한때 유행이었던 '스크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 류의 젊은 배우들이 나와 살인범에 쫓기는 하이틴 슬래셔 공포영화가 가진 장점이 많이 보입니다.
일단 젊은이들이 많이 나와 신선하고, 활기넘치고, 호흡도 빠릅니다. 슬래셔 호러 무비 특유의 점프스케어 남발하는게 나중에는 좀 짜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뭐 이 장르영화 특유의 가장 원초적인 재미요소이기도 하니 적재 적소에 잘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좋았던 점은 매우 알기쉽고 친절하다는 부분입니다. 기존 에이리언에 대한 내용 아무것도 몰라도 살인마(괴물)에게 쫓기는 그 특유의 공포만 이해해도 되는 호러무비처럼 영화를 즐기는 데 아무 문제 없고, 영화의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주요 장치는 매우 공들여 세심하게 설명해줍니다. 중력 발생기는 몇번이고 끄고 켜서 어떻게 작동되는 건지 설명해주고, 총은 처음 잡아보는 여주인공도 왜 잘 쏠수있는지 자동 조준기의 기능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해 줍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저게 대체 뭐지? 싶은 부분이 거의 없이 복잡하지 않고 매우 알기 쉽게 되어있다가 좋은 부분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른데에서도 여러번 언급되는 내용인데 시리즈 특유의 일명 '발암캐릭터' 가 딱히 없다는 부분입니다. 물론 나이 어린 젊은이들이고 여러 행동에 미숙한 면이 보이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보이는 인물들의 행동은 대부분 납득가고,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상황을 억지로 안좋게 몰아가고 공포상황을 유발한다는 듯한 짜증스러움이 적고, 애초에 인물 숫자 자체가 몇명 안되어서 기억하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쉬워요.

위에서 나온 장점들에 더해서 이 영화가 칭찬받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이렇게 라이트 관객 신경을 많이 썼으면서도, 에이리언 헤비팬들이 즐거워할 덕질요소들도 상당히 꼼꼼하게 챙겨 놓았다는 것입니다. 감독 자체가 에이리언 시리즈 광팬이었다고 해요. 기존 시리즈들을 떠올리게 하는 오마쥬 장면들과 대사, 기존 시리즈와 설정이 충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연출과 배려가 돋보이는 장면들이 많아서, 마치 픽사 애니메이션이 같은 영화를 보아도 아이와 어른이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는 부분이 다르듯 다양한 관객층을 아우르는 연출은 감독의 뛰어난 역량이었다고 생각이 되네요.

마지막으로 다른 에이리언 시리즈에서 보기 힘들었던 로물루스만의 장점을 꼽자면 영상미, 그것도 아름다운 우주의 영상미였습니다. 다른 에이리언 어떤 시리즈보다 우주 묘사에 대해서는 훨씬 공들였고 아름답게 묘사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주요 장치로도 등장하고요. 9천만달러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그것도 이런 메이저한 프랜차이저 치고 상당히 저예산으로 제작되었는데(2~3억달려 영화들도 즐비하니) 요소 요소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서 똑똑하고 알차게 찍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개봉한지는 좀 되었지만 늦게라도 영화관에서 그 긴장감과 압박감을 즐길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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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센타우리
24/08/25 02:48
수정 아이콘
프리퀄 2편이 그다지 흥행하지 못하는 바람에 많은 제작비를 투자하는거에 부담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이영화는 성공했으니 앞으로 계속 만들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스캇옹의 마지막 에일리언도.....
아서스
24/08/25 09:32
수정 아이콘
부디 데이빗 놈이 끝장나는것까진 꼭 나왔으면 하는지라,

프리퀄 이야기가 제발 후속작에서 매듭을 지었으면 하고 있습니다.
파르셀
24/08/25 05:30
수정 아이콘
깊이는 얕지만 에이리언 시리즈의 정체성을 잘 잡았고

기존 작품들 오마쥬 및 리스펙이 작품에 잘 녹아든게 호평의 이유라고 봅니다

특히 후반부 그 씬은 주어진 걸 매우 멋지게 이용해서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스컬로매니아
24/08/25 07:30
수정 아이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에이리언 시리즈 광팬이라고 하던데 작품 내내 전작의 장면들이 오마주 되는것을 보면서 `이 사람은 찐이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시리즈 전체와 리들리 스콧 감독에게 바치는 헌사 같아서 매우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호랑이기운
24/08/25 09:49
수정 아이콘
맨인더다크 에일리언버전입니다
자기복제가 심한 편이죠
24/08/25 09:51
수정 아이콘
능력있는 에일리언 오타쿠가 잘 만든 동인지라는 평가도 봤는데 적절한 표현 같았어요.
김유라
24/08/25 11:22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오마쥬 진짜 많이 들어가있죠
군림천하
24/08/25 10:57
수정 아이콘
제발 흥행 성공해서
에이리언 2편 소녀가 어찌 혼자 살아남았는지 찍어주길.
밤가이
24/08/25 11:21
수정 아이콘
쫀득하게 긴장을 줘서 재밌게 봤네요. 이걸로 돈 벌어서 프로메테우스 커버넌트에 이어지는 영화를 한편 더 내줬으면 좋겠네요. 주인공이 마스크가 라스트 오브 어스 엘리 역하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도 했네요.
앵글로색슨족
24/08/25 12:27
수정 아이콘
카세트 퓨처리즘이라는걸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 알게되었는데
너무 어울리더군요.. 이 영화랑
24/08/25 13:35
수정 아이콘
영화의 미니멀함?이 마음에 들어요. 적은 제작비로 이 만큼 만든 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적전설
24/08/25 16: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새로운 에일리언(에이리언 별로에유 ㅠㅠ 영화 공식 제목 좀 바꾸자..) 시리즈를 위해 고전과 결합한 점이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 + 커버넌트 시리즈가 커버넌트에서 별로였긴 했지만 그래도 마무리 되길 희망했는데.. 처참히 망해서 에일리언 시리즈가 끝나나 했는데
로물루스에서 잘 만든 ip의 파워를 느끼면서 고전으로의 회귀는 참 좋았다 싶더랬죠.
시리즈 팬들에게도 뉴비에게도 친절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70년대에 출시한 에일리언1의 후속편 치고는 꽤 괜찮았습니다.(로물루스 시간대가 1과 2의 사이)
24/08/25 19:47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는데 진짜 잘 만들었네요..
이런류로 시리즈로 해도 될 듯.
박세웅
24/08/25 20:20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음..막판에 그 괴물?은 정말..
리처드 파인만
24/08/25 22:23
수정 아이콘
에일리언 팬이라 챙겨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오마쥬가 흠이라 생각했습니다....
작가 본인의 개성을 좀 더 많이 담았으면 어땟을까....
24/08/26 00:37
수정 아이콘
커버넌트 때문에 이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가 바닥으로 떨어졌었는데, 오랜만에 과거 에일리언 느낌으로 나와서 좋았습니다.
바람의바람
24/08/26 13:29
수정 아이콘
오 발암캐릭터가 없어요? 진짜 제취향이군요
시간나면 보러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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