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6/26 10:20:08
Name 두부두부
Subject [일반] 병원 에피소드(전혀 무겁지 않습니다)
1. 옆 팀에 돌발성 난청 환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난청의 경우 초기 치료가 중요하고 방치하면 큰일 난다는 얘기와 함께.
   엇.. 근데 내 귀에서 달그락 소리가 나는데.. 이것도 문제인가..
   당장 회사 주변 이비인후과로 달려갔다.. 감기에 걸리면 매번 강한 약을 처방해줘서 감기를 똑하고 떨어뜨려주는 곳이었다.
   의사선생님이 말했다.. 귓밥 때문이네요. 귓밥 파드릴께요..

2. 연말에 뭐가 원인인지 모르지만. 눈이 퉁퉁 부었다.
   안과를 갔더니 바이러스성인지 뭔지,. 암튼 약을 처방해줬다. 꼴사나운 모습이었는데
   연말이어서 회사를 쉴수도 없어.. 퉁퉁부은 눈으로 직원들과 종무식 인사도 했다..
   그 뒤에는 눈이 뿌옇게 보였다.. 라섹후 시력유지가 잘 되었었는데.. 벌써 노안인가 싶었다
   병원에 갔더니 혼탁이 생겼단다.. 무슨 안약도 3개나 처방해줬다.. 그러다 좀 나아졌다..
  
   몇달 뒤 다시 눈에 뿌예졌다. 또 망했다 싶어 병원을 달려갔다.
   의사선생님이 나이들어 눈에 기름이 끼는거라고 했다. ㅠㅠ. ㅠㅠ.
   인공눈물을 6달치나 처방해주면서 한두방울 떨어뜨리지 말고 이걸로 씻어내듯 왕창 투여하라고 하셨다..
   거기다 온열찜질을 추천해주셨다. 온열찜질한 뒤 눈을 살살 닦아내라고 하셨다.
   당장 쿠팡에서 일회용 온열찜질마스크를 샀다.. 잠이 잘 왔다.. 일어나서 닦으라고 하셨는데.. 한번도 실천할 수가 없었다...

3. 건강검진 때문에 수면 내시경을 했다.
   남들은 푹 잔다고 하던데.. 매번 금방 깨고 어지럽기만 해서 좋은 기억이 없었다.
   그날도 역시.. 깨자마자 너무 차가운 느낌이었다..
   간호선생님이 괜찮냐고 물어보신다.. 눈도 못 뜬채로.. 너무 춥고.. 축축한거 같다고 대답했다..
   간호선생님께서.. "예... 침을 많이 흘리셨어요"라고 했다..


다들 이런 경험 하나씩 있으시죠? 저만.. 시트콤인거 아니죠?
조금이라마 웃으시라고.. 월급 루팡하면서 써보았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흐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디쿠아스점안액
24/06/26 10:33
수정 아이콘
건강하시군요
닉네임을바꾸다
24/06/26 10:40
수정 아이콘
귓밥이라 저는 심심하면 귀 막아서 파내곤 했죠...
24/06/26 10:40
수정 아이콘
저도 수면내시경을 했는데.. 꿈을 꿨습니다.
사람들이랑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똥이 마려운겁니다.
그래서 화장실을 가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화장실을 못 가게하네요..
내시경 끝나고 물어보니 자꾸 내시경을 내보내려고 힘을 주고 일어나려고 했다고..
의사선생님들 간호사선생님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24/06/26 10:57
수정 아이콘
크크크...
이런 글 좋아요.
24/06/26 10:57
수정 아이콘
아 간만에 귓밥이나 파러갈까 크크
Cazellnu
24/06/26 11:02
수정 아이콘
내귀에 도청장치가 있다.
24/06/26 11:48
수정 아이콘
크크 오랜만에 이런 꽁트 같은 수필 보네요
24/06/26 12:54
수정 아이콘
크크크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24/06/26 13: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1번과 비슷한 경험한적이 있는데 갑자기 아침에 일어났더니 한쪽귀만 귀에 물들어간 마냥 먹먹하게 잘 안들리더라구요
그래서 큰일난줄알고 이비인후과 달려갔더니 귀지파는 과정에서 밀려들어간 친구들이 고막을 막아서 그렇다고
귀를 파주시더라구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리움 그 뒤
24/06/26 14:07
수정 아이콘
이렇게 환자들과 소소한 에피소드를 나누면서 잘 지내고 싶은데...
예전보다 환자나 보호자들과 부딪히게 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이 생기네요.
오늘도 중2 부고환염 환자가 엄마랑 같이 왔는데, 약 먹고 금방 증상(고환 통증)이 좋아졌나봐요.
통증이 없어져도 붓기는 남아있어서 며칠 약을 더 먹는게 좋습니다. 그랬더니 안아프니까 내가 약을 안먹이겠다는데 당신이 왜 약을 더 먹으라마라 하냐면서 제가 말하는 중간에 애야 가자 그러면서 나가버리더라구요.
애 엄마만 다시 들어오라고 해서 말도 안듣고 그냥 나가버리면 어떻게 하냐 했더니 내가 약을 먹이기 싫은데 댁이 약 더 먹으란 소리를 내가 왜 더 들어야 하냐면서 성질 내면서 다시 나가버리더군요.
VinHaDaddy
24/06/26 15:16
수정 아이콘
그래놓고 나중에 재발해서 와서는 "왜 그때 약 더 먹으라고 하지 않았냐" "당신이 더 강하게 얘기해서 내가 말을 듣게 했어야지" 등으로 병원탓 의사탓하면 화룡점정...
그리움 그 뒤
24/06/26 15:27
수정 아이콘
위 말 똑같이 썼다가 사족인거 같아서 지웠습니다 크크

실제 15~20년 전쯤인가에 피부과 교수가 고소당했습니다.
무좀약 먹는 환자였는데 당시 무좀약이 간독성이 있을 수 있어 환자에게 계속 간수치 검사하자고 했는데 죽어도 안한다고 약만 내놓으라고 하고 검사를 안했고, 교수가 같이 온 부인에게 남편 설득해서 간수치 검사 좀 하게 하라고 했더니 부인도 교수에게 남편이 싫다는데 왜 검사시키려고 하느냐며 되려 화를 내고 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국 그 환자가 급성간부전으로 사망했고, 그 부인이 교수를 고소했고, 재판 결과 교수가 유죄가 떴습니다.
검사 안했다구요.
더 설득하라구요?
차라리 지지하는 정당을 바꾸게 하거나, 믿는 종교를 바꾸게 하는게 더 쉬울지도요.
지하생활자
24/06/26 21:34
수정 아이콘
말안듣고 자기원하는대로만 하려하는 환자는 진료 거부할수 있게 해줘야됩니다
임전즉퇴
24/06/26 22:48
수정 아이콘
다들 승복 승복 네 알겠습니다 하고 있으면 내 말이 엄청 설득력이 있구나 착각하고 훈련된 치매의 첫발을 내딛죠. 의사도 공부 잘했을텐데 왜 나처럼 설득을 못하는 걸까?
Jedi Woon
24/06/26 18:33
수정 아이콘
수면 내시경 하면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버려서 제가 뭐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3달 전에 했던 대장 수면 내시경은 중간에 깬 느낌이 들고 아래에 뭐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죠.
근데 뭔가 자각은 없이 이런 느낌이 들었던게 생각 났습니다.
지구돌기
24/06/27 00:45
수정 아이콘
듣기로 수면내시경 약물로 프로포폴이 좋은데, 그게 이미지가 안좋아서 요샌 다른 걸 쓰는 병원이 많다고 합니다.
저희 회사분은 프로포폴이 아니면 영 느낌이 안좋아서 프로포폴로 해주는 곳을 찾아서 검진받는다고 하시던데...

저도 수면내시경 할 때 마다 끝나고 개운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있고, 뭔가 멍하고 찜찜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서 막연히 약물 차이가 아닐까 생각하긴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783 [일반] <핸섬가이즈> - 오묘하고 맛깔나는 (호불호는 갈릴) B급의 맛.(노스포) [24] aDayInTheLife7788 24/06/27 7788 4
101782 [일반] 물고기 입속에서 발견된 쥐며느리? [19] 식별11773 24/06/27 11773 11
101779 [일반] 육아 1년, 힘든 점과 좋은 점 [59] 소이밀크러버8246 24/06/27 8246 38
101778 [일반]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스포유, 전편 보신분은 스포무) [9] 헝그르르7131 24/06/27 7131 0
101776 [일반] [추천사] 핸섬가이즈, 썩시딩 유 '시실리2km' [37] v.Serum8443 24/06/27 8443 7
101773 [일반] 인터넷 가입 피싱 사기 전화 이야기 [24] 류지나7938 24/06/26 7938 1
101771 [일반] 병원 에피소드(전혀 무겁지 않습니다) [16] 두부두부8857 24/06/26 8857 19
101770 [일반] 우리는 왜 '오너'의 경영권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100] 사람되고싶다13030 24/06/26 13030 50
101769 [일반] 삼국지 장각은 거대한 음모의 희생자였을까? [4] 식별6932 24/06/26 6932 10
101768 [일반] <테이크 쉘터> - 증폭하다 끝끝내 삼켜버릴 불안.(스포) [4] aDayInTheLife6424 24/06/25 6424 1
101767 [일반] 문화와 경제의 동반론 [13] 번개맞은씨앗8296 24/06/25 8296 2
101766 [일반] 턱 이에서 파생된 한자들 - 턱? 빗? 유방? [10] 계층방정7302 24/06/25 7302 7
101765 [일반] KT는 네트워크 관리를 목적으로 사용자의 통신을 감청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8] Regentag13123 24/06/25 13123 6
101764 [일반] 추천게시판 운영위원 선발 결과를 공지합니다 [5] jjohny=쿠마7386 24/06/24 7386 11
101763 [일반] [속보] 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서 시신 20여구 발견 [115] 매번같은20533 24/06/24 20533 0
101762 [일반] 삼국지 황건적 두목 '장각'은 한낱 사이비 교주였을까 [22] 식별11109 24/06/24 11109 12
101759 [일반] 도로공사/교통안전공단은 혼유사고 방지를 위해 고속도로 주유소에 들어오는 차량 정보를 수집할 계획입니다 [57] Regentag11328 24/06/23 11328 0
101756 [일반] [팝송] 시아 새 앨범 "Reasonable Woman" [6] 김치찌개6977 24/06/23 6977 6
101755 [일반] [서평]《행복의 기원》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15] 계층방정9186 24/06/22 9186 12
101750 [일반] 오늘은 감자의 날 입니다 [23] Regentag8816 24/06/21 8816 3
101744 [일반] 삼국지 황건적의 난이 로마 제국 탓인 이유 [11] 식별9152 24/06/21 9152 17
101743 [일반] 어느새 연고점을 돌파한 [69] 안군시대12194 24/06/21 12194 0
101740 [일반] [전통주가 처음이시라고요?] ①막걸리 취향 찾기 [20] Fig.15920 24/06/21 5920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