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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5 23:22
현재 기초쪽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사람 죽는걸 보는 걸 정말 싫어합니다. 실제 실습때 봤습니다만 도저히 못 견디겠더군요. 소아던 성인이던 말이죠.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23/10/15 23:34
녹두로님이 요즘은 수박게임이라는 걸 많이 하더라고요. 멍때리며 보기 좋습니다. 잠드시기 전 잠시만이라도 숨돌리며 봐보세요 수고많으십니다.
23/10/16 00:02
이런 이야기나 교사분들 이야기 들으면 뭔가 사회 전체적으로 단호한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 문화상 그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네요.
23/10/16 00:11
가장 많은것을 배우고 달라지는 시기 라고 생각합니다
뜨겁고 행복한 3년되셨으면 좋겠습니다 5프로는 가슴에 남을만한 좋은기억 10프로는 기분 좋은 기억 10프로는 기분 나쁜 기억 5프로는 가슴깊이 남을만한 나쁜기억 나머지 70프로는 하루하루반복되는 일&환자 좋은추억 많이 남기시길!
23/10/16 00:19
응원드리며, 우리 사회가 뭔가 합리적 보상체계가 무너진 느낌입니다. 의료계는 미용쪽 너프시키고 건보는 필수진료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지원 하지 않으면 답이 없을듯요. 감기나 물리치료 등 경증 자기부담은 확 올리고요
23/10/16 07:08
위에도 써있지만 애초에 미용은 여유있으신 분들이 하고 바이탈은 없으신 분들이 많은게 어떻게 보면 문제의 근원이라… 미용을 너프하는것도 비합리적인 거 같아요.
23/10/16 08:03
너프한다 라고할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특별소비세 도입같이 환자들 부담을 늘린건데 이것도 완전히 합리적인가 하면 그것도 쉽지않아보여요
23/10/16 14:22
미용이 요즘은 스마트폰처럼 보편재가 된 느낌입니다. 젊은 직원들 보면 커플들끼리 생일선물로 미용치료이용권 같은거 선물하고 그러더군요. 지금 의료계 내에서도 편하면서도 돈도 많이 버는 미용쪽 쏠림이 심한지라 너프 필요한거 같고요, 세금 추가 보단 직역을 개방하는게 합리적이라 봅니다. 솔직히 레이저 등 상당수 시술을 간호사들이 하쟎아요
23/10/16 00:40
일년차의 삶 응원합니다.
전공의법 후에 수련환경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보이는 것 보다 훨씬 어렵고 인정 못 받는 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내과 주니어스탭 1인입니다. 그래도 그때 치열하게 고민하고 찾아보고 공부하는 것들이 앞으로 내과의사로서 환자 보는 데에 다 기초가 되게 될겁니다. 부디 꺾이지 마시고 힘 내시기를 응원합니다.
23/10/16 00:49
응급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시간이 된다 해도 다음 글은 쓰지 말고 온전히 본인을 위해 쓰세요. 논의건 투기건 큰 의미 없어요.
(추가) 닉네임이 어째 익숙하다했는데, 후기인턴 어플라이하고 인턴 수료 후 내과전공의 수련중이신가보군요. 항상 마음의 버퍼를 갖고 환자와 보호자를 대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유는 지닐 수 있길 바랍니다.
23/10/16 08:59
만나는 사람의 절대 수가 많은 직업은 진상 비율이 적어도 진상을 자주 만나게 될 수밖에 없습죠..
거기다 사람 목숨이라는 게 다른 상황이었다면 젠틀했을 사람도 눈돌아가게 만들 정도로 중대한 일이다보니 바이탈과 의사가 진상을 많이 만난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23/10/16 10:09
물론 소수일텐데 아무래도 그 임팩트가 크니까요. 10명 정상적인 손님을 받아도 한명이 난리치고 욕하고 하면 그게 상처로 남으니까..
23/10/16 00:59
사회적 비용만 쳐묵쳐묵 시원하게 갉아먹는 일당백 개진상들이 갈수록 늘어난다는게 문제가 상당하다고 봅니다. 한숨만 나오네요... 힘 내시길 바랍니다 ㅠ
23/10/16 01:32
고생 많으십니다. 덕분에 저희가 편안하게 잡니다.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많이 주무실 수 있길 빕니다. 현실을 모르고 말로 떠들 수 밖에 없지만 진상처리법 같은 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미용쪽에 60, 100만원 시원하게 긁는 게 현타가 오신다고 하셨는데, 지인 분께서 양심적인 곳에 일하시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드는 걸 보니 현실이 더 아득합니다 바이탈과 미용의 대조를 보면 문제가 많고, 근본적인 원인이 표에 있는 거 같아서 해결이 안 될 거라 생각이 되니 참 답답합니다 현장에 계시면 얼마나 더 답답하시겠어요 부디 본인과 주변 분들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어쩌다가 나라에 운이 좋다면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만 기대해 봅니다.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요.
23/10/16 01:54
바이탈 하는 사람들이 현타오는 시점은 누구나 다 비슷한거 같습니다.
나는 저 개진상들과 씨름하고 욕먹고 소송 당해가며 50명은 봐야 버는 돈을 미용하면 4~5명 레이저 띡띡 하면 벌 수 있다는게... 나는 잠도 못 자고, 떡진 머리하고 병원에서 일어나는데, 풀메이크업 하고 출근해서 우아하게 사는 마이너과 동기들 보면 이게 무슨 짓인가 싶죠. 그냥 딴 건 필요 없고 진료나 맘 편히 했으면 합니다... 개진상들 안 받아도 되도록... 별 거지같은 사소한 일에 소송 걱정 안하도록... 죽고 싶다고 온갖 난리 치고 다 거절하고 나가는 사람을 병원에서 치료 안 했다고 고소 당하는 (무죄 여부를 떠나서 고소 자체가) 그런 상식 이하의 말도 안되는 일 만이라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23/10/16 02:15
이국종 교수도 일전에 K 성형외과 K 뷰티미용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그분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하는줄 아느냐 욕하지 마시라 했었죠
K 미용 효과 좋습니다. 제가봤을땐 그 돈 내고 받을만 합니다. 50 100 턱턱 긁는다는데 심지어 그 가격조차도 다른 나라보다 쌉니다. 애초에 그정도 만족도를 못주면 그 가격을 받으면서 유지될수가 없는 시장이겠죠. 다들 열심히 일해서 번 돈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데 무안단물 미스트같은 효과였으면 퇴근길에 칼맞습니다. 바이탈 하다보면 별 생각이 다 듭니다. 마음도 많이 꺾여나갑니다. 아 모르겠다. 갈사람 가는거고. 보낼사람 보내드리고. 니인생 니가 사는거고 내인생 내가 사는거고 알아서들 해라. 내가 신도 아니고. 이 개진상들. 개 꼴도보기 싫은놈들. 나도 그냥 미용 할란다. 그런데 차마 발걸음이 안떨어지네. 집에 가서도 자꾸 환자 랩이 생각나고 바이탈이 생각나고 이미지가 생각나네. 그런 사람들이 바이탈 합니다. 깎여나간 마음이 역치값을 넘어서기 전까지는요. 내과 계속 하실지는 모를일이죠. 알수 없죠. 다만 이 철학도 가치관도 부재한 세상에서 옳고 그름이 어딨겠습니까. 마음 가는대로 하십쇼. 오직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23/10/16 02:27
아…..하긴 그쵸
사람 몸이란게 당연히 병원에 가도 충분히 악화될 수 있죠… 그저 믿는것밖에 도리가 없긴 해요…
23/10/16 07:12
보통 필수의료 이야기하면 내외산소라고 해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이야기 하고 거기에 응급의학과 등 치료에 사람의 생명이 오갈수 있는곳도 포함할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3/10/16 07:14
위에 말씀하신 내/외/산/소에 더해서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을 더 포함하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집중 조명되었던 과들이죠. (기획 단계에서 일부러 바이탈과들을 집중조명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23/10/16 07:12
지금 의료환경이 어쩌고 저쩌고를 떠나서 1년차 추석때 정말 24시간내내 일하다 다음날아침 마이너과 친구와 같이 오전에 커피한잔하는데 명절인데 못내려간다고 투덜되며 아무일없이 푹자고 일어나서 드라마보러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았을때 3년차 밤새고 icu 나와서 커피마시는데 문득 내동기들중에 지금시간에 병원에 있는 친구가 몇없음을 느낄때... 그럴때 힘들었던 거 같아요
세상에 정답은 없는것 같습니다. 마음가는대로 하시고 내 마음이 다치는 일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다음글은 쓰지마시고 소중한 휴가기간 가족들 친구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세요
23/10/16 07:29
고생많습니다. 저도 아나필락시스 환자 살려놨더니 소송하셔서 답변서 쓰고 있는 와중에 글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대학에 남은게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 안남았으면 송사도 안걸리는 건데 싶기도 하고...
저도 다음글은 안쓰시길 추천드립니다.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뺏기는데다가 바뀌는 건 없습니다. 논쟁으로 사람 생각은 안바뀌더라구요. 열심히 설명해도 상대는 글을 보지 않아요.
23/10/16 08:15
그래도 사람상대하는 서비스업중에서는 탑티어 아닙니까 서비스업 다른업계들도 진상은 많습니다 더 힘들고 수입이 훨씬 적은경우가 많죠 극소수의 조금 더 나은경우만 보지마시고 아래를 쳐다보면 진상상대하실때 멘탈관리에 도움되실듯
23/10/16 08:33
내과 선배로서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저는 생로병사 중에 생 빠고는 나머지를 다 책임지는 과라서 내과를 선택했습니다만... 15년 넘게 구르다보니 이제 둥글둥글해져갑니다 다행히 내시경이 너무 적성이 맞아 후회하지는 않지만 후배님도 세부 전공 잘 선택해서 보람있게 일해나가시길 바랍니다 응원할께요
23/10/16 08:44
아버지 종합병원 입원하시고 임종하실때까지 병동간호사님들, 인턴 선생님, 주치의 선생님, 담당교수님 모두 정성으로 살펴주셔서 많이 힘들지 않게 보내드렸습니다.
10년 넘은 지금도 어머니와 그 때 의료진분들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고 종종 이야기 합니다. 진상도 많지만 고마움 잊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는걸 알려 드리고 싶어서 댓글 남겨요.
23/10/16 09:06
저도 올해초에 아버님을 지병으로 떠나보내서, 공감합니다.
다만 민원인이든 학부모든 진상고객이든 환자든 간에, 업종에 따라 사실 90~99%는 별문제없거나 고마운 고객/학생/환자인데 1~10%가 힘들게 하는거니까요.. ... 저도 아버지 쓰러지셨을때 응급실에서 한 6시간 있어봤는데.. 결국 모든 환자 및 보호자들은 나부터 봐달라.. 고 할수밖에 없어서.. 정말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23/10/16 09:01
참 우리나라가 항상 이래요. 구조 개혁 없이 소신 의지 있는 사람 갈아 넣어서 대충 때우는 게 전방위로 이뤄지니. 대다수 국민들도 자기 일 아닌데다 사람 갈아넣는 거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게 슬프죠. 압축 성장의 반박용...
항상 감사합니다.
23/10/16 10:34
저도 한표 더합니다. 이것도 정치이슈 다 돼가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뭔가를 더 듣는다고 해서 의견에 반영할 의지 자체가 없을 거라
23/10/16 11:04
글의 방향이 어떻든 글쓴이의 의견이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지금 의사가 의대 증원에 대해 글을 쓰면 어떤식으로든 린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굳이 멘탈에 금 갈 행동 하지 마시는 걸 추천합니다
23/10/16 11:53
사실쓰셔도 되는데 멘탈 금갈 각오는 하셔야할겁니다.
정치적 이슈가 되어버려서 마음에 칼한자루 가지고 댓글쓰시는분들이 꽤 될것같아서요
23/10/16 15:54
글쓴님의 맨탈을 걱정해서죠.
글에 언급된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우기던 진상 환자들처럼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보고 응 의사 적폐라는 사람들의 댓글이 주루룩 달릴껀데.. 걱정되죠.
23/10/16 11:54
학교에서 진상부모, 소아과 진상, 산부인과 진상
집값고공행진, 교육비고공행진, 표퓰리스트 정치인의 득세 뭔가 한방향인듯 하네요. 해법도 출구도 매우 힘들어보이구요.
23/10/16 12:01
어차피 이해 안하는사람들은 이 악물고 모른척 해요. 저도 다음글은 굳이 안쓰시고 푹 주무시는거 추천합니다.
본인들은 하라고 해도 못할거면서 바이탈과 안하는 사람들한테 돈만 밝힌다 힘든 거 싫어한다 그러고 바이탈과 힘들다 그러면 너네만 힘드냐 다 힘들다 그만 징징거려라 그럴거라... 힘든 길 가시네요~ 소아과 후배님은 빠른 탈출 권유드립니다. 남들 안하는데는 이유가 있어요...
23/10/16 12:11
정치이슈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정치이슈라고 하면 보통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데 이 이슈는 아니라서요. 의사 / 나머지 간의 정치이슈인가봅니다
23/10/16 15:43
추가글은 안쓰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어차피 말한다고 바뀔 안건이였으면 진작에 변화가 있어야 했던거라... 사람들은 결론을 정해놓고 거기에 이유를 찾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도 많이 경험해보셔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이제 와서 뭘 하더라도 한참 늦었구요.
23/10/16 16:59
의사 지인들과 이야기를 하보면 드는 생각입니다.
요즘 사회에서 사람 얼굴 마주대고 일하는 영역에서 진상없는 영역이 어디있을 까요. 검사,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의 권위는 많이 낮아졌고, 사람들의 권리의식과 배경지식은 높아졌습니다. 당연히 궁금한게 있으면 묻고 따집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최대한 답변을 하고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의사분들은 이런행위, 의심하거나 묻거나 따지는것을 굉장히 그 직업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진상으로 취급하더라구요. 바이탈의 고충도 있지만, 피부미용은 고충이 없을까요? 바이탈에 문제있어 오는 사람들이 마치 저소득, 저학력 처럼 쓰셨는데 그 분들이 제기하는 민원의 정도는 글쎄요... 피부, 미용은 쉽게 돈 버는것 같아 보이나요. 시원하게 한방에 턱턱 60, 100씩 긁는 분들은 그만큼 즉각적인 미용효과와 개선을 바라고 시원하게 긁는겁니다. 그 원하는 결과가 안나왔을 때 그 사람들의 갑질은 생각안해보셨을까요. 시원하게 긁는 고소득, 고학력 분들이 제대로 온갖 인맥 동원하여 문제제기하고 소송걸때 얼마나 무서운지 아실까요. 결국 각자의 고충을 짊어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사담이 길어졌는데, 왜이리 의사선생님들은 설명하고 이해시키는것을 극혐하는지 의문입니다.
23/10/16 18:06
설명의 의무가 있어서 설명드리는게 당연하긴 한데... 보통은 의사 본인이 급해서죠 환자 상태 때문에 급하든 본인 일정 때문에 급하든
23/10/16 19:34
제 개인적인 경험을 비춰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비교적 한량한 곳에서 근무를 해서 그런진 몰라도 환자 한 분당 적게는 3분, 보통 5~10분, 많게는 30분까지 진료를 봅니다. 보통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시거나 설명할 내용이 많은 환자분, 노인분들에게 시간을 많이 할애합니다. 최대한 내가 알고있는 내용들을 다 알려주려고 설명하고 보통의 경우는 환자분들이 만족해하고 고마워합니다. 문제는 제 경험상 10~20% 정도는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환자들이 있어요.
첫째로, 귀 닫고 입만 열어서 자기 할말만 하는 사람들. 진료를 보고 치료방향을 설명하려해도 제 말을 끊고 자기 할말만 합니다. '환자분 이 병은 aa병인데 약을...', '아니 근데 내가 어제는 아랫배가 아팠는데 오늘은 옆구리가 아프고, 어쩌구저쩌구...', '그러니까 그건 bb한 이유 때문이...' '그랬더니 오늘 아침에는 설사를 눴는데 양이 어쩌구저쩌구...' 이게 무한 반복입니다. 초창기에 무작정 들어줄때는 1시간 동안 들어본적도 있어요. 제가 대화를 하려해도 무작정 말을 끊고 본인 아프고 힘들었던 인생 일대기를 다 풀고 가셨습니다. 어쨋든 진단은 단순 장염이라 별건 없었지만요. 의외로 이런 분들이 꽤 많습니다. 둘째로, 녹음기 켜놓고 꼬투리 잡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진료실에 녹음기 들고 들어오는걸 막을 순 없고 대놓고 틀거나 몰래 틀고 들어오는 사람들 상당히 많아요. 잘못된건 아니지만 취조당하는 느낌이고 최대한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보니 방어진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녹취록으로 경찰서에서 전화 받은적도 있어요. 물론 실수도 잘못도 없어서 금방 마무리 되긴 했지만 한번 경험하게 되면 정신적으로 충격이 큽니다. 그래서 녹음 하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꼬투리 잡힐만한 말은 최대한 아끼고 필요한 말만 하고 밖으로 보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차갑고 불친절하게 느꼈을거에요. 그래도 어쩔수없습니다. 주위에 실제 의사의 잘못이 없는데도 의료사고로 처벌받는 지인들 이야기를 간혹 듣게 되거든요. 셋째로, 답정너... 진짜 제일 답이 없는 경우지요. 제가 뭐라 말하든 본인이 듣고싶은 것만 듣고 이해하고 싶은대로 이해해서 사실을 왜곡해버립니다. 예를들어 수술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는데 이걸 의료사고로 왜곡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부작용은 수술하고 1~5% 확률로 생겨요.' 라고 말하면 '그건 의사선생님이 잘해서 안생기게 해야겠죠?^^ 생기면 안되니까 부작용이잖아요?' 라는 식이죠. 여기서 올바르게 바로잡지 못하면 진짜로 의료사고 당했다고 욕하고 소송건다고 협박하는 환자들도 생깁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진단을 이미 내리고 필요한 약도 다 정해서 병원에 와서는 의사가 본인이 생각한거랑 다른 진단을 내리면 '돌팔이네, 진료를 못보네' 부터 시작해서 '병도 못맞추는데 돈을 못내겠다, 다 필요없고 이 약이나 내놔라' 라는 식의 떼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일 많이 오는 위에 세가지 경우 말고도 더 많은 사례들이 있는데 정확한 상황이 기억이 안나서... 여튼 저런 환자들한테 한번 말리면 진료시간이 엄청 길어져서 진료실 밖에서는 난리납니다.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되냐, 의사 진료실 안에 있냐 부터 시작해서 밖에 있는 간호사, 직원들에게 욕설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왜그런진 몰라도 똑같은 시간을 기다려도 진료실이 환자들이 빠르게 들락날락 할때는 민원이 적은데 한 명의 환자를 오래 보면 민원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실제로 저런 환자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했을때 책잡히고 꼬투리 잡혀서 피곤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는 나름 좋은 마음으로 시간을 들여서 쉽게 설명하려고 예를 들어 설명했는데 그 예를 가지고 의료사고니뭐니 하는 경우도 있었고, 질병을 설명할때 부작용이나 나빠지는 경우를 설명할때는 의사가 환자에게 협박하니, 이딴식으로 빠져나가려고 하지 말라니 등등 안좋은 소리만 더 많이 듣고 상처받게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면 설명은 최대한 간결하고 방어적이게 할수밖에 없어집니다. 그러다 고마워하고 좋아하는 환자들을 만나면 다시 또 열심히 설명하다가 또 민원 걸리면 간결하고 방어적이게... 이게 계속 반복되더라구요. 물론 최대한 열심히 진료를 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리는게 옳바른 진료이겠으나, 저는 마음이 좁아서 그런지 의료소송에 대한 불안감을 항상 가지고 있어서 자세하게 말을 못하는 겁쟁이라 그럴수도 있습니다. 보통의 좋은 의사들은 궁금한것들을 물어보면 잘 대답해주시니까 뭐든 다 물어보세요. 그럼 의사가 이해시키는걸 극혐하지 않는 다는걸 느낄수 있을거에요. 여튼 사담이 너무 길어져서 이만하겠습니다.
23/10/16 21:34
다른 분들이 님을 걱정해서 관련글은 더 이상 쓰지 않기를 바라는 댓글을 썼습니다
그분들 댓글이 잘못된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중국이나 북한같은 권위주의 국가가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님이 국가 반역하는 발언을 한거 아니고 의사로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걸 말하는겁니다 반대 의견, 비판적 의견 마음껏 말할수있는 곳입니다 남의 눈치 보지마시고 님 스스로 판단하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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