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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17 20:09:34
Name Lucky_Flair
File #1 질럿.jpg (0 Byte), Download : 58
Subject Zealot-광신도의 지치지 않는 무한 질주.


  Zealot

-젤로트당(黨)이라고도 하는데 젤로테스란 그리스어(語)로 열심인 사람을 뜻한다.
  
  그들은 유대인이 신(神)의 선민(選民)임을 확신하고 로마제국에 의한 유대인 지배를

  뒤엎기 위하여 직접적인 폭력이나 무력에 호소하는 열광적 애국자의 집단이었다.

  1세기말 유대인 사가(史家) 요세푸스는 그들을 당시 유대교의 3대 분파였던

  바리사이 ·사두가이 ·에세네에 이은 제4의 당파라고 불렀으며

  제1차 로마반란(66∼70)을 선동한 폭도라고 규정하였다.

  예수의 12제자 가운데 시몬이 열심당원이다.-<출처: 네이버>



그 밖에도 질럿은 십자군 원정때 맨 앞에서 한손에는 성경,

한손에는 무기를 든 채 질주하는 광신도였다고 합니다.

  자신의 종교에 대한 믿음과 지배에 대한 항거, 그것이 바로 질럿의 삶의 목적이었습니다.

(십자군 원정대를 'Night Templer'라고 했으니,
                                     하이 템플러를 보호하며 적을 공격하는 것은 질럿의 숙명?^^)




프로토스의 가장 기본적인 공격 유닛 질럿.

1997년 겨울, 막 수능을 끝내고 처음 스타 크래프트를 접한 저에게,

가장 인상적인 유닛은 질럿이었습니다.

게이트 웨이에서 나올때 외치는 우렁찬 소리 'My Life For Aiur(?)

                             -내 삶은 아이어를 위한 것'(아이어 성은 프로토스의 고향 별이죠)

1:1로 싸우면 기본 유닛 중에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하는 공격력,

하드코어 질럿 러쉬는 프로토스의 로망이자 남자의 로망이죠.

(한때 장래에 질럿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죠-_-)





대학엘 들어가고 우연한 기회에 질럿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되면서,

질럿에 대한 저의 애틋한(?) 감정은 더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자신이 믿는 바에 목숨을 건다.'

약간은 시대 착오적일 수 있는 이러한 특징이,

당시 20살이었던 제 가슴에 불을 질렀습니다.






처음 목숨을 건 상대는 사랑하는 연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세.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이 무척이나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목숨걸어 사랑했던 그녀는, 목숨을 버리고 싶을 만큼의 아픔을 주었습니다...




입대를 한 후, 목숨을 걸어 사랑했던 그녀는 떠나고,

낯설고 힘겨운 군생활을 하는 동안, 목숨걸어 사랑해야 할 대상을 발견합니다.

가족...그중에서도 어머님.

건강한 사내 자식이 군대를 가 있음에도 늘 걱정하시던 어머니,

일주일에 한번 이상 군생활 내내 편지를 보내 주시던 어머니는,

가장 힘들던 시절에 깨달은 신앙이었습니다.

(내무실 고참들은 제 어머니의 사랑을 질투하기도 했죠^^)



제대후, 복학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제 용돈 정도에 불과한 돈을 버는 것임에도 만만찮은 일이었죠.

그래서 저에겐 또 하나의 신앙이 생겨납니다.

자신보다는 가족들을 위해 일을 하시는 아버지,

그는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이 됩니다.

자식들 앞에선 힘든 내색하지 않은채 마치 질럿처럼 열심히 살아가시는 아버지는

'영웅'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복학한 후,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새로운 신앙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그것은 바로 '꿈'...


어머니께서 저를 낳고, 아버지 께서 저를 키워주신 보람을 느끼실 수 있도록,

제가 가진 꿈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질주할 때가 왔음을 느낍니다.



질럿, 고작 게임의 유닛에 불과한 그에게서 삶의 자세를 배웁니다.

아무리 스파이더 마인이 쫓아오고, 멀리서 탱크가 포격을 가하고 있어도,

묵묵히 자신의 신앙을 향해 질주하는 질럿...

그것은 지치지 않은 삶의 자세이자 열정의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신앙을 가지고 질주하실 겁니까....?








P.S: 영웅, 화이팅!(과연 어떤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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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_Flair
04/10/17 20:17
수정 아이콘
박정석 선수, 최근 대 테란전 9승 1패에 7연승 중이랍니다.
오늘 대 이윤열 선수전, 힘내시길 바랍니다.
秀SOO수
04/10/17 20:19
수정 아이콘
저는 희망이란 신앙을 가지고...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04/10/17 20:52
수정 아이콘
와아... 멋진 분이시네요.
한 가지에 그렇게 빠질 수 있다는 것...
무언가의 의미를 그렇게 절절히 느낀다는 것...
멋진 일입니다.

저도 영웅 화이팅입니다. ^^
검정색
04/10/17 20:54
수정 아이콘
와우. 멋진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카이레스
04/10/17 21:04
수정 아이콘
제가 최근에 본 글중 가장 멋진 글이네요. 게임하나에 불과할 수있는 질럿에게서 이런 삶의 지혜를 느끼게 해주시다니....감사합니다.
Lucky_Flair
04/10/17 21:08
수정 아이콘
아아...박정석 선수 졌습니다만...그렇게 몰아붙인 이윤열 선수가 대단합니다. 박정석 선수가 멀티하나 견제해보지 못하고 캐리어를 골리앗에게 쫓기기만 하다가 gg를 치는 군요...박정석 선수의 팬으로서 가슴아프지만 ㅜ.ㅡ 이윤열 선수의 승리에 박수를 보냅니다.
04/10/17 22:36
수정 아이콘
질럿 예찬론..아~~....당신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이 우울한 프로토스(저그 너무 어려워요,테란은 벨런싱이 무너진듯)를 떠날수가 없게 하는...이유이지요...
뉴[SuhmT]
04/10/18 02:58
수정 아이콘
질럿이 나올때 하는 소리는 my life for aiur 입니다.
저도 질럿처럼 사랑하고 아콘처럼 영원히 함께이길 원했는데..
Emp 한방에 바보되고 스테시스로 차갑게 굳어진 그녀의 마음을 돌릴 길이 없어서 헤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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