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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0/05 20:23:15
Name 노틸러스
Link #1 https://battlica.com/hle
Subject [LOL] 생활e스포츠의 미래를 점령할 수 있을까? 한화생명의 점령전 도전 이야기
이 이야기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햇박사가 될 예정이었던 저는 "모바일 생활 e스포츠"라는 주제로 중년세대의 게임 참여의도에 대한 분석 논문을 국내 모 학회지에 투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1차 심사 결과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멘트가 있었습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생활e스포츠 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e스포츠는 한국이스포츠협회의 공인 종목에만 붙일 수 있는 단어이므로, 니 논문에서 말한 모바일 게임들은 e스포츠도 아니고, 심지어 생활e스포츠라고 할 수도 없다" 는 투의 심사결과였지요.

저는 이에 반발하기는 했지만, 심사자와 댓거리를 해 봤자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의 좁은 학계와 상명하복의 멋진(!) 전공을 가지고 있었기에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순순히 두손두발 다 들고 "모바일 생활 e스포츠"를 "모바일게임"으로 변경하여 다행히 게재에 성공했지요.

하지만 "생활e스포츠의 진흥"에 대한 제 열망은 여전히 꺾이지 않았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부족하게나마 e스포츠산업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활 e스포츠"를 활성화시켜야 e스포츠의 저변이 확대되어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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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에 따르면, 이스포츠는 "전문 이스포츠"와 "생활 이스포츠"로 나뉩니다.

2. “전문 이스포츠”란 이스포츠 선수들이 행하는 이스포츠 경기 활동을 말한다.
3. “생활 이스포츠”란 여가와 친목도모를 위하여 행하는 자발적이고 일상적인 이스포츠 활동을 말한다.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 약칭: 이스포츠법 ), 제 2조 1,2항.

나름 성장한 지금의 저라면 해당 법률을 가지고 요리조리 무빙을 쳐봤겠지만.. 뭐 그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구요.
여튼 요지는, 생활e스포츠의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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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e스포츠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거창한 소명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없습니다. 결국 돈과 시간이 소모되는 일이기에 큰 단체들이 움직여야 하죠. 과거 나이스게임TV의 클랜배틀이 그리하였고, 라이엇의 PC방 대회들은 초기에는 목표한대로 대회가 잘 진행되었지만, 경제력 등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없어지거나 축소되었던 것이 생활e스포츠 사업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것을 증명해주는 예시가 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대기업인 한화생명e스포츠가 주최하는 점령전의 [시즌2]가 개최된다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자본력과 체계가 뒷받침되어있는 단체에서 지속적인 시도를 하기 때문이죠. 특히 전연령대회라는 점, 시즌1이 분명히 잘 안되었을텐데 생활e스포츠증진을 위한 아마추어 대회를 큰 규모로 연다는 점과 전연령층을 상대로 한 대회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 게임단 아카데미와 협력을 하고 있는데, 아카데미 클래스 같은 중고교생 등을 위한 대회는 많지만 전연령층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는 찾아보기 어렵기도 하구요.

IwQ55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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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세대의 연령 상승으로 인해 어느덧 리그오브레전드도 '하는 e스포츠'에서 '보는 e스포츠'로 전환이 되고 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다만 "플레이하는 생활 e스포츠"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유인이 제공된다면, LOL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단 생활e스포츠대회는 점령전만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나원큐 집롤대회"도 있었고, U리그와 같은 대학리그도 태동의 시기에 접어들었지요. 장애인 e스포츠대회도 언젠가 글을 써봐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긴 한데, 매우 잘 되었으면 좋겠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모쪼록 여러 대회들이 함께 성공하여서 '영원한 e스포츠'라는 우리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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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ymaster
23/10/05 20:51
수정 아이콘
[또한 e스포츠는 한국이스포츠협회의 공인 종목에만 붙일 수 있는 단어이므로, 니 논문에서 말한 모바일 게임들은 e스포츠도 아니고, 심지어 생활e스포츠라고 할 수도 없다.]
거꾸로 말하자면, e스포츠가 케스파의 공인 종목에만 제한되는 경우의 한계를 고찰해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각 게임별로 선수들이나 관계자가 직접 협회를 만들어서 그 협회가 케스파에 가입하는 구조를 한 번 그려보고 있네요. 그래서 기존 공인 종목도 정식 종목이 되려면 결국 협회가 있어야 하고, 아니면 모조리 시범 종목으로 강등당하는 식으로 전환되는 것 까지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각 게임별 협회가 있으면 게임 개발사와 협력할 수도 있고, 게임 개발사가 개발을 포기하면 재산권을 넘겨받아서 e스포츠는 이어나가는 그런 구조도 그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의 상업화를 경계하는 쪽에서도 e스포츠를 거부할 명분이 줄어들기도 하고요.
그림이 너무 큰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특히나 지금 생활체육 쪽으로 해서 각시도별 게임협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까지 생각해보면 이런 발상이 얼마나 현실적일지도 의문이고요. 다만, e스포츠 종목 선정 권한이 케스파 쪽에 너무 집중되어있는 것 같아보이기도 하고 해서 한 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노틸러스
23/10/05 21:02
수정 아이콘
미처 예상해보지 못한 방향인데, 좋은 방향이네요.

답변을 쓰지 않은 저 문장에 대한 제 답변은 [공인 종목의 여부를 떠나 게임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e스포츠로 포함될 수 있다] 였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또 길어지니까 일단 이 글에서는 줄였습니다.

본글에서 논하고자 했던 주제는 아니지만, 결국 협회라는 것이 존재해야 하는 의의가 분명히 있기에 언젠가는 여러 협의점을 찾아야 할 때가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냐고
23/10/06 10:03
수정 아이콘
생활이스포츠란 말은 생소한 개념이라 흥미롭네요.
나이가 조금씩 들다 보니 같이 게임할 사람이 귀해져서 좀 아쉬웠는데, 생활이스포츠가 활성화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크크
아파트 夫子회(라고 쓰고 게임커뮤니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노틸러스
23/10/06 10:10
수정 아이콘
래미안아파트 부자회와 아이파크 부자회의 관리비빵.. 귀하네요

조기축구회같이 조기게임회가 당연해지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헤헤
manymaster
23/10/06 10:29
수정 아이콘
생활e스포츠가 생소한 용어이긴 한데, 그냥 스포츠적인 게임을 하면 생활e스포츠지 않나 하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높으신 분들에게까지 먹힐려면 결국에는 제도화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겠더라고요.
여기에서도 한두 글 정도로 제도화된 생활e스포츠의 필요성 관련해서 간접적으로 언급된 적도 있었는데, 제가 대한체육회 규정을 뒤적거릴 일이 있었다보니 대한체육회 규정 중심으로 생활e스포츠의 제도화 방법에 대해 댓글 단 적도 있었지요. 케스파에서 선수 등록제를 동호인에까지 확장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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