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 약 3시간 앞두고 심심해서 썰이나 풀어보자고 글을 씁니다.
게임게시판에 너무 양질의 글만 올라오는 부담감도 줄일 겸...

어제는 KT가 이겼고 오늘은 딮기와 한화의 대결이 있습니다.
정규시즌 1위의 T1은 선택권이 있는데요.
저는 오늘 누가 올라오든지 간에 KT로 정해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1. 젠지를 떨구기 위해 KT를 선택하지 않는다?

어제 불판에서 좀 나왔던 얘기인데요.
우선, T1이 딱히 젠지를 더 어렵게 생각할 것 같지 않습니다. 다른 팀보다야 경계하겠지만 KT보다 더 까다로운 딮기나 한화를 상대하면서까지 젠지를 견제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4강에서 진다고 완전히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굳이 젠지를 고생시키려고 KT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건 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너무 이르게 미드 억제기만 깬 것처럼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패자전 이기고 올라오면서 신인급 젠지 바텀이 경험치를 먹고 더 무서운 기세를 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블엘리미 방식의 최대 단점이 승자전 이긴 팀한테는 원코인이 더 없는데 패자전 결승 이긴 팀이 기세타서 결승에서 한 번 이겨서우승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것이니까요. 이게 T1이 우승 못하는 시나리오 중에선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 + 작년 월즈 PTSD)

2. 딮기나 한화가 더 만만하다?

글쎄요. 캐니언 쇼메이커 데프트가 있는 딮기를 KT보다 더 만만하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다전제에서요. 아무리 저점에 합이 안맞는다고 해도 무섭습니다. 한화가 이기고 올라온다면 제카, 바이퍼 고점도 무서울 것 같구요. 두 팀이 역대급 졸전을 펼쳐서 서로 이기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수준의 경기를 펼친다고 해도 쉽게 손이 안나갈 것 같습니다. 하루 지나면 또 모르는 거니까요.(21년 월즈, 미드 애니를 잊으면 안됩니다.)

3. 업보

딮기나 한화와는 많은 게 얽혀 있습니다. 딮기는 최근 3년 내내 정상에서 서로 치고 받았던, 그리고 양 전감독 + 칸나 이적까지 얽힌 말 그대로 껄끄러운 상대입니다. 그런 딮기를 골랐다가 진다? 부담이 넘 크네요.
한화는 킹겐+제카에겐 작년의 빚이 있지요. 다시 이겨주고 싶긴 하지만 역시 졌을 때 부담이 더 큽니다.
하지만 KT 선수들과는 그렇게 악연으로 얽힌 부분이 별로 없고 역대로도 KT와는 좋은(T1팬 입장에서) 기억이 많습니다.

4. KT와의 팀상성

KT는 최대 강점이 탑이고 약점이 바텀입니다. 탑은 제우스로 최소한 반반이 가능하고 바텀은 T1의 최대 강점입니다. 특히, 다전제에서 후벼파기에 약점과 강점이 맞물리는 구도가 제일 좋죠.
KT 바텀은 루나미, 원거리 서폿을 비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T1은 루나미, 원딜서폿이 강점이라 블루든 레드든 밴픽부터 불리하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딮기나 한화한테는 웬만해선 루나미를 주려하지는 않을 거라 KT가 밴픽부터 더 편합니다.
미드 챔프폭도 탈리야만 제외하면 페이커가 비디디에 꿇릴 부분이 없고 그라가스, 리산드라에선 약우위라 생각합니다.

5. 플레이 스타일

KT는 상체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커즈가 적정글을 휘저으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입니다. 기인과 비디디는 자신들이 강한 타이밍에 적정글이나 다른 라인으로 개입해서 영향력을 퍼트리고, 그 힘을 바탕으로 리헨즈의 발을 풀어주는 걸 선호하는데 이건 T1의 초중반 운영방식과 유사합니다. KT바텀을 초반에 터트리지 못한다고 해도 중반 운영방식이 비슷해서 상대하기 편하고 게다가 이런 구도는 페이커, 케리아가 귀신입니다.

6. 정글

커즈가 세주를 했을 때와 안했을 때의 퍼포먼스가 다른 선수로 보일만큼 차이가 난다지만
T1의 오너도 '오너는 세주가 딱'이라는 칭송을 들을 만큼 세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입니다.(+사실 이거 쓰려고 글 팠습니다.)
또한, 리신에서는 확실한 비교우위가 있어 정글 쪽 밴픽도 편합니다.


7. 결론

KT 상대로 오너가 세주만 하면 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에 KT를 픽할 거라 생각합니다.
(뻘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