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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9/08 13:58:29
Name RapidSilver
Subject [콘솔] 리뷰) <토니 호크의 프로 스케이터>가 위대한 게임인 이유 (수정됨)
메타스코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토니 호크의 프로스케이터'라는 게임에 대해 굉장히 익숙하실 것입니다.

젤다의 전설, GTA 시리즈 등 쟁쟁한 네임밸류의 타이틀들 사이에서 이례적으로 '스포츠 게임'으로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역대 비디오게임 메타스코어 2위에 당당히 랭크되어 있지요. 1999년 첫 작품인 <토니 호크의 프로 스케이터 (이하 토니 호크)>를 시작으로 2020년대인 현재까지도 꾸준히 새로운 타이틀이 나오며 롱런하는 사랑받는 시리즈이자,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스케이트, SSX, BMX 더 게임등 숱한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 시리즈의 선구자격 역할을 한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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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코어 98점, 역대 메타스코어 랭킹 2위, BAFTA 수상, 시리즈 중 최고의 명작이라 평가받는 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 2]

<토니 호크>시리즈는 전설적인 프로 스케이터 '토니 호크'의 이름을 딴 스케이트보드 게임 시리즈입니다. 토니 호크는 90년대말~00년대 절정의 인기와 기량을 뽐내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였고, 53세인 2021년 현재도 스케이트보드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살아있는 스케이트보딩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16년 그의 시그니쳐 무브인 900(공중에서 900도 회전하는 기술)을 48세의 나이로 성공시켜 화제가 되기도 하였고, 최근에도 2020년(이라고 쓰고 2021년이라고 읽는) 도쿄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종목의 해설자로 나서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종목 해설자로 등장한 토니호크와 로이터 뉴스의 인터뷰. 아직까지도 마이너한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딩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의미와 감회에 대해 말합니다.]

사실, 실존인물의 이름을 딴 스포츠게임이 '감히' 쟁쟁한 오리지널 게임 타이틀들을 누르고 메타스코어 2위에 랭크되어있다는 사실은 많은 게이머들의 심기를 자극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합니다.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보고 자료를 찾아봐도, 이 게임이 정말로 메타스코어 98점을 받을만한 훌륭한 게임인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보니 '스포츠 게임이 다 거기서 거기일 것 같은데, 도대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싶은 제 안의 반골기질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왔었지요. 그러다가 2020년 <토니 호크>시리즈의 리메이크작인 <토니 호크 1+2>가 PC와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한 여러 플랫폼으로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기회에 이 시리즈를 한번 제대로 파헤쳐보고 평가해보자는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틈틈히 <토니 호크>, <토니 호크 2>,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판 <토니 호크 1+2>까지 플레이 해왔고, 솔직히 말해 매 순간이 충격적이었습니다. 90년대말 00년대 초의 스포츠 게임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은 게임플레이 설계와 레벨디자인에 감탄하고, 또 어느순간 이 게임을 마스터하려고 계속해서 시간을 쏟게 되었죠. 그리고 리뷰를 쓰기 위해 여러 기사와 영상을 통한 조사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토니 호크>시리즈는 게임 이름때문에 빛을 덜 본 타이틀'인 것 같다는 확신마저 생기게 되었습니다. 반골기질은 개뿔 제가 스포츠 게임에 대한 편견에 가득차 있었던 똥멍청이었다는걸 깨달아버린거죠.

이 리뷰는 <토니 호크 1>, <토니 호크 2>, 그리고 시리즈의 최신작 <토니 호크 1+2> 플레이 경험과 조사를 기반으로, 이 게임이 왜 선구적인 스포츠 게임이며, 더 나아가서 왜 동시대의 다른 장르의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뛰어난 설계와 진보성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이 시리즈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어떤 점이 이 시리즈의 매력포인트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가이드 관점에서의 서술도 덧붙이려고 합니다.

1. 모든 게임플레이 메커닉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플레이어의 창의성까지 자극하는 절묘한 레벨 디자인

우선 <토니 호크>시리즈의 기본 게임 진행 방식부터 살펴봅시다.


[토니호크 1+2의 첫 스테이지이자, 토니호크 1의 첫 스테이지를 리메이크한 Warehouse 스테이지]

<토니 호크>이전의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들이 정해진 트랙을 일직선으로 달리게 한 것과 달리, <토니 호크>시리즈의 모든 스테이지는 [트랙] 형식이 아닌 [샌드박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달려야하는 코스와 도착점이 있는것이 아니라, 스테이지에 각종 장애물과 지형지물, 하프파이프, 난관 등이 널려있지요.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스테이지를 탐색할 수 있으며, 2분의 제한 시간동안 스테이지에 배치된 목표물을 수집하거나 특정 트릭을 수행하며 콤보점수를 쌓을것을 1차적 목표로 제시합니다. 각각의 목표들은 하나씩 달성해도 진행상황이 저장되기 때문에 재도전하며 각각의 도전과제들을 따로 달성해도 되지만, 실력있는 플레이어라면 모든 목표를 2분의 제한시간 안에 한번에 달성할 수도 있습니다.

컨트롤러의 각 버튼에는 4가지의 핵심 트릭 동작이 할당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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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호크 1+2의 플레이스테이션 기준 버튼 할당]
점프동작인 알리(Ollie), 체공상태에서 보드를 손으로 짚는 동작인 그랩(Grab), 보드를 뒤집는 동작인 플립(Flip), 난간이나 지형지물의 가장자리 등에 걸치거나 그런 지형을  타고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동작인 립(Lip)과 그라인드(Grind)가 그것인데요, 여기서 격투게임과 유사하게 레버(혹은 방향버튼)을 함께 커맨드를 입력하면 각각의 기본 트릭에서 파생된 동작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레버를 앞으로 밀며 플립을 입력하면 보드를 앞쪽으로 뒤집고, 좌우로 밀며 플립을 입력하면 보드를 측면으로 뒤집는 식이지요. 이렇게 레버+버튼 형식으로 트릭의 커맨드를 구성해놓았기에, 수십가지의 다양한 트릭을 비교적 간단하고 직관적인 조작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스케이팅 도중 콤보에 실패하거나 균형을 잃어 넘어지지(Bail) 않고 트릭을 연속적으로 성공하며 점수를 쌓으면 스페셜 상태에 진입합니다. 같은 트릭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스페셜 게이지와 점수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스페셜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면 다양한 트릭을 사용해야 합니다. 스페셜 상태에서는 스케이터가 더 빠르게 질주하고 일반 상태에선 사용할 수 없는 스페셜 트릭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토니 호크>시리즈의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구성이며, 여기서부터 <토니 호크>시리즈의 절묘한 레벨 디자인이 시작됩니다.

<토니 호크> 시리즈의 스테이지위에 존재하는 모든 지형지물은 플레이어와 상호작용 할 수 있습니다. 보이는 모든 벽은 타거나 밟고 뛰어오를 수 있으며, 모든 난간과 가장자리에서는 립 동작을 수행하며 미끄러질 수있습니다. 게임의 첫 스테이지인 창고 스테이지에서는 스테이지의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평면적이며, 하프파이프의 바로 위쪽이나 점프대 바로 앞쪽과 같이 도달하기 쉬운 곳에 스테이지 클리어 목표를 배치하였기 때문에 기본적인 조작을 익히면 충분히 모든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수집요소의 배치 위치가 점차적으로 까다로워집니다. 일정 속력이 나오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높이나 장애물이 생기고, 까다로운 난간이나 가장자리에 수집요소를 배치하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스페셜 게이지를 채우고 유지하는 법을 숙달해야 하며, 이전 스테이지에서 사용하지 않았을수도 있는 올리나 립 트릭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맞추어 스테이지들은 점차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구성으로 변해갑니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면 간단하고 평면적이었던 초반부 스테이지인 창고와는 달리, 다운힐과 같은 중, 후반부 스테이지에의 구성은 굉장히 입체적이고 지형지물의 배치도 다양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지형의 디자인은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 볼 수있는 지형 디자인과 상당히 유사한 감각을 전달합니다.


[토니 호크 1+2의 모든 스테이지 과제 달성 스피드런 영상. 후반부 스테이지로 갈수록 입체적이고 복합적으로 변해가는 스테이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점진적 레벨 디자인이 뭐가 그리 특별하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모든 훌륭한 게임들은 이렇게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으니까요. 만약 여기서 그쳤다면 <토니 호크>의 레벨디자인을 극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토니 호크>의 레벨디자인이 단순한 점진적 디자인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이유는, 모든 게임플레이 요소들이 계속 순환하며 플레이어의 실력향상뿐만 아니라 창의성까지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토니 호크>의 수집요소 배치는 단순히 게임을 클리어하는 목적으로만 동작하지 않습니다. 수집요소 배치를 통해 게임의 기본 원리에 대해 자연스러운 숙달을 유도하는 한편, 플레이어가 안전한 코스를 벗어나 새롭지만 위험한 코스를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위치에 지속적으로 배치됩니다. 지면에 착지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난간을 타야 한다던가, 하프파이프를 높이 뛰어올라 가장자리에 올라타야 한다거나, 연속적으로 벽을 타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하는 위치에 배치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기존의 안전한 코스에서 벗어나 새롭고 위험한 코스를 계속해서 시도해보게 됩니다. 이렇게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축적되면,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도전과제가 제시하지 않은 새로운 나만의 코스를 찾아보고 시도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일반적인 플랫포머 게임이 대부분 일방향으로 진행되기에 자신만의 코스를 개발한다는 관점에서의 게임플레이가 힘든 반면, 토니호크의 스테이지 구성은 높은 자유도의 입체적 샌드박스 구성이기에 찾을 수 있는 코스의 경우의 수가 무한대로 발산합니다.

샌드박스 형식의 스테이지 위에서 기본적인 트릭의 조작법을 익히며 스페셜 게이지를 이해합니다. 속력을 얻어 제시된 수집요소와 스테이지 과제를 달성합니다. 스테이지 과제는 플레이어에게 활용 가능한 코스와 지형지물을 계속해서 노출시킵니다. 플레이어는 기존의 '안전한' 코스 외에 수집요소가 제시하는 '리스크'있지만 매력적인 새로운 코스를 발견하고, 시도하게 됩니다. 새로운 코스를 시도하는 와중에도 콤보를 계속 유지하고 점수를 높이기 위해 다른 트릭을 시도하고, 이는 다시 게임의 기본 조작을 더 정확하게 숙달하도록 유도 합니다. 단순히 한번 게임을 클리어하고 끝내는것이 아니라, 모든 게임플레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순환하며 게임을 정해진 목표 그 이상으로 숙달하도록 만드는 매력을 발생시키는 것이지요.

2. 스케이트 그 자체뿐만이 아닌, 스케이터들의 문화와 정신까지 담아내다

<토니 호크>시리즈의 디자인은 단순히 스케이트 보딩 그 자체를 게임플레이로 구현한 것 뿐만 아니라, 스케이터들의 문화와 정신까지도 충실하게 게임플레이에 담아내었기에 스케이터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48세의 나이로 900을 성공시키기 위해 수십번 넘어졌다 일어나는 토니 호크]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스케이트 보딩의 쿨하고 멋진 면만 보기 마련입니다. 자유롭게 도시를 질주하며 묘기를 뽐내는 스케이터들을 막연히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곤 하죠. 하지만 스케이터들은 트릭 하나를 성공시키기 위해 수십번을 넘어지고 구릅니다. 그렇게 (말 그대로)뼈가 부러지는 노력을 통해 트릭을 성공하였을 때의 기쁨과 성취감을 위해 달리는 것이겠죠.


[제가 직접 플레이한 토니호크 1+2 클립. 원하는 트릭을 구사하고 점수를 달성하기 위해 수없이 구르고 넘어집니다]

묘하게도 <토니 호크> 시리즈의 게임플레이에는 이런 점들이 잘 녹아있습니다. 게임플레이는 직관적이고 자유롭지만, 원하는 플레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수행이 필요합니다. 여러 트릭을 연달아 구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높이를 확보해야 하고, 캐릭터의 밸런스를 지속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같은 '플립', '그랩'류 기술이라도 동작에 따라, 회전수에 따라 필요한 체공시간이나 밸런스가 달라지므로, 수십가지에 달하는 트릭들을 직접 시도해보며 이에 대한 감각을 체득해야 합니다. 숱한 실패와 실험을 통해 원하는 트릭과 콤보 구성이 성공한 순간의 짜릿한 쾌감은, 웬만한 다른 게임에선 느껴보기 힘든 감각이었지요.

이렇게 <토니 호크>시리즈가 스케이트보딩의 정신까지 게임플레이에 잘 녹여낸 것은, 아마도 <토니 호크>시리즈 제작에 토니 호크 본인이 적극 참여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됩니다. 토니호크의 인터뷰에 따르면 제작자 네버소프트가 '아 그건 게임에 구현하기 힘들 것같아요'라는 말을 한번도 하지 않고, 토니호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였다고 합니다. 다양한 트릭을 네버소프트 제작현장에서 직접 시연함은 물론, 스테이지 구성이나 게임에 포함되어야 하는 트릭 등에 대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시켰구요. 그러다보니 스테이지의 구성이 일반적인 스포츠게임처럼 정돈된것이 아니라 굉장히 자유분방하며 펑키한 느낌을 주는것 또한 <토니 호크>시리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플레이 외적인 스테이지 디자인, 음악, 게임에 등장하는 스케이트와 스케이터들의 디자인에도 깊게 참여했다고 하니, 스케이터들의 취향과 문화를 제대로 저격하는 게임이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3. 기술적으로도 진보한 프로덕션 밸류

뿐만 아니라 <토니 호크>시리즈는 기술적으로도 여러가지 시도를 통한 진보성을 가졌던 타이틀이었습니다.

99년 당시 게임에서는 굉장히 생소한 기술이었던 모션캡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토니 호크 본인이 직접 모션캡처 배우로 참여해 트릭을 직접 시연하고 이를 게임에 그대로 담아내었다고 하지요. 모션캡처가 처음으로 사용된 영화가 1990년 <토탈 리콜>이었으며, 한국에서는 2010년대 와서야 모션캡처가 활발히 시도되었던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기술적 시도이자 진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 제작사 네버소프트에서도 처음으로 하는 시도였기에 모션캡처에 대한 상당한 우려가 있었다는 후문도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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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호크 1제작 당시 모션캡쳐 장비를 달고 직접 트릭을 시연하는 토니 호크]

물리엔진의 세심한 활용도 <토니 호크 1>의 기술적 성취 중 돋보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것 처럼, 3차원에서의 자유로운 이동을 구현함과 동시에 다양한 트릭들의 필요 체공시간과 밸런스가 자연스럽게 설정되어 부드러운 게임플레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물리엔진의 구현도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그렇기에 동시대 게임과 비교해보았을때의 <토니 호크>에서의 부드러운 3차원 공간에서의 스케이트보딩은 개발자들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충격적인 것이었지요.   

또한, 시리즈 최고 명작으로 평가받는 2000년작 <토니 호크 2>부터는 <토니 호크 1>의 단순한 아케이드식 게임구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게임플레이 수단을 시도하고 정착함으로써 그 볼륨과 깊이를 두배, 세배로 향상시켰습니다. 새로운 트릭을 추가함은 물론이고 일종의 성장형 모드인 커리어 모드의 추가, 나만의 스케이터를 커스터마이징하고 스탯을 세부 조정하여 자기만의 플레이스타일을 구성할 수 있게 했으며, 단순히 제시된 스테이지를 극복하는것 뿐만 아니라 나만의 스테이지를 만들고 직접 플레이 가능했고 멀티플레이를 통한 실시간 점수 경쟁도 가능하였습니다. <토니 호크 1>의 핵심적 게임플레이와 절묘한 레벨디자인은 그대로 계승, 발전시키면서 더욱더 높은 프로덕션 밸류를 가진 게임을 탄생시킨 것이지요. 사실상 이후 <토니 호크>시리즈의 모든 요소들이 <토니 호크 2>에서 정립되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론 : 멋지지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스케이터들의 세계, 방구석에서 경험해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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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정발되었던 토니 호크 2의 이효리 캐릭터. 한국 정발 버전에서 핑클 캐릭터와 노래가 삽입되어 많은 이들의 의문(?)을 자아냈습니다. 한국 정발판 카피를 구해보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했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습니다... 흑흑]

안타깝게도, <토니 호크>시리즈는 한국어화, 한국 정식 발매와는 거리가 먼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토니 호크 2>는 핑클 캐릭터를 추가하는 등 액티비전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함께 한국에 정식발매되었습니다만, 정작 한국어화는 되지 않았고 당시 국내 패키지게임의 침체기와 맞물리는 등 여러 악재가 겹쳐 매니아들만 하는 게임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여러 유통사가 한국 콘솔게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요즘에도, 장르의 매니악함 때문인지 <토니 호크 1+2>는 국내에서 정식 발매되지 못했다는 점은 굉장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저도 북미 닌텐도 e샵을 통해 간접 구매하여 게임을 즐기는 중이구요.

하지만, 이런 장벽에도 불구하고 <토니 호크>시리즈는 한번쯤 경험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코스를 따라 점프를 하며 공중곡예 몇바퀴 하고 내려오는 양산형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들과 달리, <토니 호크>시리즈는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해 깊게 이해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활용하고 창의력을 발휘할수록 깊은 게임플레이를 선사하는 매력을 가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싱글플레이어 게임도 멀티플레이어 게임 이상의 깊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제 평소 지론에 완벽히 들어맞는 게임이기도 하고요. 수십시간 <토니 호크 1+2>를 플레이했지만, 손이 빨라지고 시스템에 적응할수록 더 다양한 트릭을 시도해보는 재미가 아직까지도 쏠쏠합니다. 물론 지금도 심심하면 자빠지고 넘어지지만요.

혹시나 저처럼 스포츠게임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토니 호크>시리즈를 바라보신 분이 있다면, <토니 호크 1+2>를 통해 직접 경험해보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해외 계정을 통해 구매해야한다는 번거로움과 언어의 압박은 있지만, 원작을 훌륭하게 리메이크했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큰 볼륨의 <토니 호크>게임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마침 북미 PS스토어에서 29.99달러로 할인중이니 더더욱 훌륭한 기회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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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래퍼혜니
21/09/08 14: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가끔 메타 크리틱에서 평점 랭킹 보는데 다른 대부분의 타이틀은 이름만 봐도 해본 게임이든 안해본 게임이든 대충 그 점수가 납득이 됬었는데 유독 이 게임은 대체 왜 평점이 높은 건지 감이 잘 안오더라구요. 제가 플레이는 못해봤지만 해당 의문을 깔끔하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면 꼭 리메이크 버전 즐겨 봐야겠어요!
RapidSilver
21/09/08 16:07
수정 아이콘
저도 '이게 뭐라고 점수가 이렇게 높음?'같은 심리로 약간 심기불편한 상태로 게임을 접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했던 자신이 너무 바보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의 레벨디자인이 참 감명깊었었는데, 토니 호크를 해보고 나니 오히려 십년도 훨씬 전에 그와 유사한 수준의 레벨디자인을 선보였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21/09/08 15:28
수정 아이콘
제 고등학교시절 쉬는 시간은 토니호크 타임이었습니다. 스페셜 떴을때 점수 곱절될때의 그 쾌감은 말로 할수가 없죠.
RapidSilver
21/09/08 16:04
수정 아이콘
싱글플레이어 게임을 깊게 파고드는걸 좋아하는 취향인데, 스포츠게임이라는 편견때문에 이렇게 제대로 취향저격인 게임을 왜이리 늦게 시작했을까 후회가 될정도로 재밌게 즐기는 중입니다. 연속콤보를 성공했을때 쾌감이 엄청나요 크크
21/09/08 17:44
수정 아이콘
처음에 알리였나요. 그걸로 버프 왕창 걸어놓고 이후에 실패하지 않고 속도내고 진행하는 스킬트리.. 로 진행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랜만에 추억소환시켜주시는 글 감사합니다.
은빛사막
21/09/08 15:38
수정 아이콘
정성들인 깔끔한 리뷰글 잘 봤습니다!
RapidSilver
21/09/08 20:1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이츠씽
21/09/08 15:39
수정 아이콘
너무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RapidSilver
21/09/08 20:1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민트밍크
21/09/08 17:04
수정 아이콘
저도 궁금했는데 그에 대한 대답을 너무 잘 써주셨네요
RapidSilver
21/09/08 20:13
수정 아이콘
역시 궁금하면 직접 해보는게 제일인것같습니다. 해본다고 누가 때리러 오는것도 아니니까요!
인생은이지선다
21/09/08 18:38
수정 아이콘
제가 중학생때 즐겼던 게임. 여러가지 트릭을 연결해가면서 몇 십만점을 한번에 올릴 때 쾌감이 엄청나죠.

당연히 고점수를 위한 빌드도 있고, 맵마다 다른 빌드도 존재했었죠. 이어가면 갈 수록 곱셈이 붙어서 더 큰 점수를 얻지만 그만큼 실패할 경우 지금까지 이어온 점수들이 한번의 실수로 다 날아가버리는....

그 당시에 나오기 힘든 다이나믹함과 자유도가 있었습니다. 제 인생 게임이기도하구요.

아 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온게임넷에서 나름 대회도 열렸었습니다. 선수들하는 보는 맛도 장난 아니였죠. 기술이 이어지면 정해진 타임이 끝나도 콤보가 끊어질 때까지 연장되는데 막판 역전도 꽤나 나왔었죠.
RapidSilver
21/09/08 18:43
수정 아이콘
글이 너무 길어질것같아 추가하지 않았지만 말씀하신대로 오버타임 메커닉과 각각 토니 호크 2, 3에 추가된 매뉴얼, 리버트 트릭은 콤보를 제한없이 이어가게 만들어서 자유도와 더불어 쫄깃한 긴장감까지 선사하는 훌륭한 설계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리메이크작에선 토니 호크 1, 2의 레벨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후속작들의 모든 게임플레이 메커닉을 가져와서 상당히 재밌는 플레이들이 가능한게 인상깊었습니다.
blacksmith01
21/09/08 19:31
수정 아이콘
THPS2는 게임도 좋지만 ost도 정말 좋습니다.
요즘도 가끔씩 듣곤 하죠.
RapidSilver
21/09/08 19:43
수정 아이콘
OST 라인업이 정말 빵빵하더라구요
퍼블릭 에너미, 모스뎁,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등등...
음악들이 스케이트보딩에도 굉장히 잘 어울리구요!
라방백
21/09/08 19:51
수정 아이콘
OST가 진짜 기가막힙니다..
21/09/08 22:06
수정 아이콘
이거 저 엄청 어릴 때 온게임넷에서도 방송 해줬던 거 같은데
정말 재밌어 보였는데 말이죠.
RapidSilver
21/09/08 22:21
수정 아이콘
보는맛도 굉장히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트릭이 수십 수백개가 되기 때문에 다양한 트릭을 구경하는 맛도 쏠쏠하고, 콤보가 끊기지 않으면 2분을 초과해도 오버타임이 계속 적용되기 때문에 고수들끼리 경쟁구도에서 상당히 흥미진진한 구도가 연출될것 같습니다. 고수들의 하이스코어 영상을 보면 정말 눈이 즐거워요!
샤르미에티미
21/09/08 22:14
수정 아이콘
한때 메타크리틱 엄청 보고 다닌 사람으로서 잘 봤습니다. 정립이 잘 안 됐을 때 점수라서 (웹진이 얼마 없을 때)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말 잘 만들어서 점수가 높은 것이었군요.
RapidSilver
21/09/0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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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리뷰 숫자만 가지고 보면 20개 정도로 시간의 오카리나와 비슷하기도 하고, 메타스코어가 집계된 90년대말 00년대 초의 명작 게임들도 대부분 비슷한 리뷰 숫자로 점수가 구성된것이니, 동시대 명작들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도 되는것같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메타스코어가 높은것뿐만아니라 BAFTA수상과 함께 판매량도 굉장히 잘나왔다고 하니 고득점이 충분히 납득되기도 하고요.
21/09/09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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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은 많지만 딱 한마디 하자면 저에겐 인생겜입니다
RapidSilver
21/09/0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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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합니다! 크크
Polkadot
21/09/0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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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했던 게임 중 슈퍼마리오64와 더불어 가장 인상깊던 게임입니다.
묘기에 실패하고 땅에 떨어질 때 죽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끔찍한 효과음들이 기억에 남네요. 우지끈이라던지 빠각이라던지 부숴지면 안될게 부숴진 듯 했던...
RapidSilver
21/09/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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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부러지는 소리와 유혈효과는 좀 의외의 요소이긴 했어요 크크
전반적인 레벨디자인에서 3D마리오 시리즈의 바이브가 느껴졌습니다
及時雨
21/09/0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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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스케이트보드보다 재미있다!
RapidSilver
21/09/0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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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실제 보드엔 문외한이지만 이번 올림픽 룰이 고난도 기술 사용을 권장하는룰이라 성공하는장면보다 실패하고 넘어지는 똑같은 장면만 보여서 보는재미가 떨어졌다는 썰이 있더라구요
21/09/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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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부터 궁금했던게 이 글을 보고 완전히 해소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RapidSilver
21/09/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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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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