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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7/14 22:02:12
Name RapidSilver
Subject [기타] 성룡과 빗뎀업부터 단테까지, 내 취향의 뿌리를 찾아서 (수정됨)
이 글은 아보카도피자님께서 게임 게시판에 작성하신 71805번 글 [3D 액션 게임에 대한 잡설 with 몬헌, 프롬소프트, etc]를 읽고 제가 떠올렸던 여러가지 액션게임에 대한 여러가지 잡생각들을 가볍게 정리한 글임을 우선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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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작 액션게임 <스파르탄 X, 영문명 Kung-Fu Master>는 액션,격투게임의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임입니다. 횡으로 화면을 스크롤 하며 나타나는 적을 물리치는 방식을 정립하여 빗뎀업(Beat'em up, 한국과 일본에선 벨트스크롤 액션이라 불리는 장르)장르의 시초격 게임으로 알려져 있고, 각종 합본팩이나 에뮬레이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플레이되었기때문에 이름은 모르시더라도 게임플레이 화면을 보시면 '아 이게임!' 하시는 분들이 많을정도로 친숙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단순하면서도 의외의 다채로운 게임성을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의 모든 무브셋을 활용하여야 대처가능한 다양한 패턴의 적이 등장하며 의외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꽤 난이도가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을 제작한 니시야마 타카시는 이후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 아랑전설 시리즈 등의 제작에 참여하며 2D 격투게임 제작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로 부상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패미컴 버전 스파르탄X 플레이영상] 

그런데, 사실 이 스파르탄X가 성룡 주연의 액션영화 <쾌찬차, 영문명 Wheels on Meals>를 게임화한 작품이었다는 사실은 알고 계셨나요? 스파르탄X는 쾌찬차의 일본 개봉명이며, 게임 내 주인공의 이름 토마스 역시 성룡이 맡은 배역의 이름과 동일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게임의 내용은 성룡보단 이소룡과 <사망유희>을 떠올리게 만들었기에 우리나라에선 '이소룡'이란 별명으로 통했지만, 어쨌든 거의 모든 액션게임의 조상격이라 할 수 있는 이 게임이 성룡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는것은 액션게임 매니아를 자처하는 저에게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유년기에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액션무비스타가 성룡이었기 때문입니다.

유연하고 번득이지만,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성룡표 액션

최근에는 정치적 스탠스와 사생활 문제 등 칭찬보단 욕을 훨씬 더 잡수시고 계시지만, 아시아의 액션영화사를 논할 때 성룡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것입니다. 성룡의 액션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주변의 상황과 사물을 즉흥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하지만, 위기로 몰리는 과정에서도 특유의 여유와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이렇게 촬영된 재기발랄한 액션신을 고전 홍콩 액션영화의 스타일로 복잡한 카메라워크나 자잘한 프레임 컷 없이 온전하게 담아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숙함을 가리기 위해 정신없이 편집하는 흔한 액션씬과 달리 빠르고 날렵하지만 명확한 액션시퀀스가 관람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고전 홍콩 액션영화의 스타일에 성룡 특유의 임기응변과 유머가 결합되어 독특한 성룡만의 스타일이 탄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룡표 액션 코미디물의 전형을 보여주는 러시아워의 도자기 격투신]

경쾌하고 빠른 액션은 흔히 '킬링타임 영화'로 소비자들에게 가볍게 인식되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창의적인 액션코미디를 완성할 수 있는 그 배경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짜여진 치밀한 설계와, 같은 장면을 가장 임팩트있게 전달하기 위해 수십 수백번을 반복한 치열한 연습이 숨어있습니다. 그렇기에, 액션 영화 자체를 가볍게 소비할 수는 있더라도 성룡처럼 일정한 경지에 오른 제작자들의 철학과 노력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을것입니다. 한창때의 성룡은 보험회사조차도 보험가입을 거부할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으며 촬영에 임했다고 하니, 그 열정이 어느정도인지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겠지요.


[개인적으로 성룡의 베스트 액션신 중 하나로 꼽는 폴리스 스토리 2의 놀이터 격투신]

저는 꼬꼬마 시절부터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취권, 쾌찬차, 폴리스 스토리, 홍번구, 러시아워 같은 작품들을 비디오가 고장날때까지 돌려보며 자라왔던 탓에, 알게 모르게 성룡의 액션철학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왔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묵직하지만 정직한 액션보단 빠르고 창의적이며 반사적인 액션을 선호하고, 단순한 사람대 사람이 아닌 주변환경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액션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선호는 액션 게임을 보는 관점으로 자연스럽게 전달되었습니다.

액션게임에 대한 나의 관점

저는 게임이 영화 등의 다른 매체와 가장 크게 다른점으로 '플레이어의 참여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습니다. 취권을 제가 보나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 보시나 영화의 액션시퀀스는 달라지지 않습니다만, 다크소울을 고인물이 플레이하냐 초보가 플레이하냐에 따라서 화면에 표시되는 양상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또 같은 사람이 플레이하더라도 갑옷을 다 벗어제끼고 부러진 직검으로 플레이하느냐 마법캐로 플레이하느냐에 따라서 플레이양상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흔히 우리는 초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나랑 다른게임 하는것같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기도 하죠. 사실은 다 같은게임인데도 말이죠.

이런 여러 개인적 경험과 게임관이 결합되다보니, 저는 액션게임도 '게임다움'을 위해서는 유저의 창의성과 다양한 선택지 활용을 독려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 미래에 나올 궁극의 액션게임은 게임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환경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마치 성룡의 영화를 연상케하듯 나만의 액션시퀀스를 만들어가며 전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하기도 합니다. 주변 환경과 사물은 물론 적들의 공격까지 끊임없이 발생하는 무한에 가까운 변수가 발생하여 다양한 무브셋으로 계속해서 임기응변해야하는 액션게임, 솔직히 설레시잖아요?


[라오어2 플레이 트레일러. 8분부터 볼수있는 주변 지형과 사물을 다양한 양상으로 활용하는 전투를 무엇보다 기대하던 저였기에, 대부분의 유저들이 서사에서 실망감을 느꼈던 것과 실망감의 결이 많이 달랐습니다.]

2D에서 3D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액션게임 발전사에 남아있는 아케이드와 빗뎀업의 유산

다시 빗뎀업으로 돌아와서, <더블 드래곤>, <골든 액스>, <파이널 파이트>등 고전 명작 빗뎀업 타이틀이 대박을 터트리고,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아케이드와 콘솔 시장의 부흥과 함께 빗뎀업 장르도 황금기를 맞습니다. 다양한 오리지날 빗뎀업 IP들은 물론 사실상 유명한 거의 모든 코믹스/애니메이션/영화 프랜차이즈들이 빗뎀업으로 게임화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빗뎀업 게임들이 범람하기 시작했습니다. 닌자거북이, x맨을 포함한 마블 코믹스, 배트맨 등 액션물은 물론이고 심슨가족이나 마이클잭슨처럼 주먹다짐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프랜차이즈나 유명인까지 빗뎀업 열풍에 뛰어들었지요.


[세가의 아케이드버전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 난데없이 군무를 시작하거나 로봇으로 변신하는 마이클의 모습은 당시의 감성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둠>, <버츄어파이터>, <슈퍼마리오 64> 등 비디오게임의 3D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2000년대부터는 온라인 게임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며 빗뎀업도 아케이드 시장의 하향세와 함께 그 인기가 식어갔습니다. 하지만 빗뎀업의 유산은 2010년대를 지나 2021년 현재까지도 여전히 메인스트림 게임에 살아있습니다. 당장 던전 앤 파이터라는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게임중 하나가 정통 2D 빗뎀업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고, 시각에 따라서는 전문가들도 현대의 3D 액션게임을 빗뎀업의 파생장르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픽업아이템이나 스테이지식 진행방식, 스코어링 시스템 등 고전 횡스크롤 빗뎀업의 많은 요소들이 아직까지도 현대 액션게임에 남아있거든요. 특히 2000년대의 액션게임 발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인 <데빌 메이 크라이>, <베요네타>의 아버지 카미야 히데키 디렉터는 데빌 메이 크라이의 디자인 철학에 반영된 빗뎀업, 슛뎀업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향수를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I had the gallery behind me, and to be honest, I really wanted to watch the ending of the game. But if you could beat a game and stand up and walk away that was really cool. I had a gallery behind me, so I had to stand up to walk away from the game. As I’m standing up and I’m walking away from the game, I’m looking at the ending screen thinking, ‘I really want to watch this,’ but I had to stand up because I had to do the cool thing.”

~스페이스 해리어를 아케이드에서 처음 깼을 때를 추억하며
"내 뒤에 구경꾼들이 모여있었고, 전 진짜로 게임 엔딩을 보고싶었어요. 하지만 게임을 깨고 쿨하게 바로 돌아나오면 진짜 개쩔어보이는거죠. 그래서 구경꾼들이 있었으니까, 게임을 깨고 나서 뒤도 안돌아보고 바로 나왔어요. 바로 일어나서 게임을 끝낸거죠. 엔딩 스크린이 시작하는걸 보고 '아 진짜 보고싶은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쿨해보이려고 바로 일어난거에요"

"Even in shooting or action games, if you know that you can just kill this guy this way, but maybe if I could try to do it a little bit cooler, or a little more interesting. Maybe there’s a bit of, ‘hey, I’ve got the gallery behind me and I’m going to show off some play that you’ve never thought of,’ but there’s also the element of showing off to yourself and creating your own play style. I think that had a lot to do with the games I played when I was younger, and that really came to the forefront in DMC."

"슈팅이나 액션게임을 하더라도, 이 적을 쉽게 죽이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좀더 멋지고 재밌는 방법으로도 해보고싶은 마음도 있죠. '뒤에 구경꾼들이 상상도 못하는 개쩌는 플레이를 보여주겠어' 같은 마음도 물론 있지만, 좀더 내 플레이를 뽐내고 나만의 플레이스타일을 창조하고자 하는 자기만족의 욕심이 있는거에요. 제가 어릴때 했던 게임들은 이런 관점에서 할게 많았던것같고, 제가 데빌 메이 크라이에서 가장 전면에 내세운 포인트도 이거에요."

- 2014년 9월 14일 IGN에 올라온 카미야 히데키와의 인터뷰에서 발췌

나만의 창의적인 플레이스타일

잼민이 꼬꼬마 시절부터 오락실이나 문구점 앞 오락기에서 삼국전기, 던전 앤 드래곤과 같은 빗뎀업에 빠져 살며 자라온 저에게 플스방에서 처음 접한 2001년작 데빌 메이 크라이는 취향 저격 그 자체였습니다. 다른 3D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검과 권총을 동시에 사용하여 벌이는 반사적이고 빠른 액션, 카미야 히데키가 말한 '자신만의 플레이스타일'을 장려하는 다양한 무기와 무브셋, 그 스타일이란 개념을 정량화에 화면에 표시하여 즉각적으로 플레이어에게 피드백을 전달하는 스타일 랭크 시스템은 게임을 하는 내내 단순히 게임을 깨는데서 그치는게 아니라 '더 멋있고 능숙하게'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자극했습니다. 거기에, 진지할땐 진지하지만 전투를 시작하기 전엔 항상 농담을 던지며 항상 여유로 가득찬 주인공 '단테'의 모습은 내가 동경하던 액션무비스타 성룡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기도 했거든요.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반격해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현대의 많은 액션게임은 방어수단을 간편화하고 단순화하는데 집중하고 있기에 구르기 회피, 쳐내기 등 간단한 조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PS4의 갓 오브 워 시리즈가 대중과 평론가의 호평과 달리 매니아들에게 다소 비판적인 평을 듣는것도 이 관점에 있지요. 하지만 이 시리즈는 가장 최신작인 데빌메이크라이 5에서도 즉발로 사용할수있는 단테의 방어 기술이 20가지가 넘고, 그 기능들 또한 각기 다릅니다. 기본적인 구르기, 점프, 쳐내기만 사용해도 적의 공격을 피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더 멋있게 플레이하기위해서 공중에서 날아오는 적의 공격을 또 다른적을 향해 받아쳐내고, 샷건을 장전하며 미끄러지듯 회피하거나, 위빙을 하며 적의 공격을 가볍게 숙여 피하는것도 가능합니다. 거기에 정교한 히트박스 판정때문에 사실상 조금이라도 이동하거나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기술을 회피에 활용하여 창의적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수단과 도구를 가지고 있기에, 플레이어마다 각자의 방향으로 상황을 컨트롤해가며 서로 다른 플레이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거지요. 사실 복잡하다면 복잡하고 어렵다운 어려운 시스템을 오히려 더 깊게 만든다는건 대중적인 선호에 완전히 반하는 결정이었을 수 있음에도, 최신작에서 이런 방향성을 더 밀고 나와줬다는 캡콤의 결정은 매니아의 입장에선 정말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데빌메이크라이 1은 저에게 충격과 감동을 주었고, 3는 심각한 중2병 증상과 삐뚤어진 겜부심을 주었으며, 4는 싱글게임의 시스템이 깊어봤자 얼마나 깊겠냐는 저의 편견을 제대로 박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어느새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액션게임 프랜차이즈가 되었습니다. 1편 이후 18년이 흐른 후 2019년작 데빌 메이 크라이 5에도 이런 게임의 기본적 기조는 전혀 변하지 않았고, 원작과 비교했을때 훨씬 더 다양해진 선택지와 깊은 시스템, 진보한 기술력으로 무장했습니다. 수백시간을 플레이했지만 켤때마다 새로운 콤보나 플레이스타일을 시험해보게 되는 이 게임의 시스템에 감탄하게되고, 10년을 넘게 플레이했지만 데메크4를 '마스터'했다고 감히 말하지 못하는 석유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다시한번 인간의 창의력에 대해 놀라기도 합니다.

액션게임의 황금기에서 당신만의 멋을 찾아보시길

솔직하게 말해서, 데메크가 서브장르를 대표하는 타이틀이지만 너무 특징이 뚜렷한 시리즈기도 해서 주변에 선뜻 권하기 어려운 게임이기도 합니다. 사실 데메크가 정립한 '스타일리시 액션', '캐릭터 액션', '스펙터클 파이터' 서브장르 자체가 메인스트림 장르였던적은 거의 없습니다. 이 장르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게임이 구작 갓오브워 트릴로지이고 그나마 갓오브워의 최신작은 캐릭터 액션의 공식에서 크게 멀어졌죠. 이 장르에서 명작이라 불리는 베요네타 시리즈도 판매량이 200만장을 간신히 넘길 정도로 대중적 테이스트와는 거리가 멀고요. 오히려 이런 액션게임들에서 좋은 시스템과 아트스타일만을 계승하며 가벼운 게임성으로 풀어낸 게임들이 대중적으로 더 좋은 반응을 얻거나 큰 돈을 벌어들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 서브컬쳐 액션게임에서 데메크의 유산이 남아있는 경우를 자주 보기합니다만, 사실 시스템은 데메크에 비해 많이 가볍습니다. 플레이의 자율성보다는 일본 애니메이션식 표현 그 자체에 더 방점을 둔것이죠. 소울워커나 클로저스같은 국산 서브컬쳐 게임이나 붕괴3rd, 원신, 가장 최근 게임으로는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 같은 게임들이 그것들이구요.


[후방주의(?). 베요네타1에서 초반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Fly me to the moon 컷씬. 이 장르가 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벼운 게임성으로 멋지게 풀어낸 게임들을 무시하거나 폄하하려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간혹 많은 소비자들이 서브컬쳐 액션게임들의 모습을 보고 '캐릭터 액션'장르의 게임들의 게임성과 설계의도에 대해 지레짐작하며 너무 가볍게고 단순하게만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는건 조금 아쉽습니다. 싱글플레이어 캐릭터 액션 게임도 대전게임 뺨침 정도로 깊을 수 있고, 그런 게임플레이를 구현하려면 굉장히 치밀한 게임 메커닉 설계가 수반되어야 하지요. 마치 성룡의 액션영화가 가볍고 우습게만 보이지만 그 뒤엔 치밀한 연습과 설계, 피땀이 숨어있는것처럼요.

그래서 아보카도피자님의 글에 댓글로도 쓴 말이지만, 저는 액션게이머들에게 굳이 캐릭터 액션 뿐만이 아니라 장르나 태그 등, 그 '분류'에 너무 얽메이지 말고 다양하게 액션게임을 접해보시고 고찰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나름 액션게임을 꼬꼬마때부터 20년이상 즐겼다고 자부하는 입장이지만 빗뎀업 범람기, 캐릭터 액션 범람기등 액션게임의 황금기와 비교해봐도 요즈음이 훨씬 다채롭고 창의적인 액션게임들이 많이 나오는것같다는 생각마저 들거든요.

최근 몇년간은 일반적인 게이머들에게는 지속되는 가뭄이었다지만, 액션게이머들한테 정말 이렇게 게임플레이가 다채롭고 컨셉이 확실한 게임들이 연달아 나온적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갓오브워처럼 기술적으로, 서사적으로 뛰어나면서도 대중적인 취향을 확실히 잡은 액션게임은 물론 데메크5, 인왕 시리즈, 세키로, 애스트럴 체인, 마블 스파이더맨, 몬헌 라이즈까지 굉장히 훌륭한 액션 게임들이 연달아서 나오고 있어요. 혹시 모르죠. 그중에서 당신만의 멋과 취향을 제대로 저격할 게임들이 숨어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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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
21/07/14 23:13
수정 아이콘
스파르탄 X때 만들어진 충돌박스방식 피격판정법이 지금의 2D 격투게임에까지 이어지고있죠. 대단한 게임이었어요.
RapidSilver
21/07/15 09:29
수정 아이콘
액션게임으로써 굉장히 선구적인 게임이었던것같습니다.

기본적인 기상 상태 공격, 점프 공격, 하단공격이 전부 용도가 있고 키가 작아서 기본적인 상단공격이 안통하는 적부터 나랑 거리를 벌리려고 앞뒤로 왔다갔다하며 원거리 공격을 하는 적까지 적들의 패턴이나 덩치도 그에 따라 디자인되었다는게, 당시 괜히 인기가 있었던게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TWICE쯔위
21/07/14 23:32
수정 아이콘
스파르탄X는 정식 후속작이 개발되고 있었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Efr9EQkbCSQ

이렇게 아케이드 프로토타입 영상도 존재하죠...(하지만 현실은 뭔가 컬쳐브레인의 비룡의 권3틱한 흔한 액션게임이 2 타이틀을 달고 91년패미컴으로 발매..)
결국 후속작의 형태로 나온게 비질란테였죠.

저도 빗뎀업 게임을 엄청나게 좋아했더랬죠 크크크 저에겐 빗뎀업=액션이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던 공식이었고..
한때는 노미스클리어를 목적으로 엄청나게 파고 들었던 시절도..(노뎀은 힘들고 ㅠㅠ)

뭐..지금도 FPS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만.... 요즘 나오는 게임들 보면 정말 다채롭죠. 그래서 더더욱 만족스럽구요.
RapidSilver
21/07/15 09:37
수정 아이콘
사실 요즘도 정통 2D 빗뎀업 게임들이 나오긴 하지만 정말 각잡고 제대로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게임이 많지가 않아서... 캡콤이 최신의 노하우로 정통파 빗뎀업 스타일 게임을 하나 만들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장 최근 빗뎀업 게임들중에 여러 의미로 제일 충격적이었던게 샼푸...였습니다 크크
及時雨
21/07/14 23:37
수정 아이콘
따거 최근 소식은 너무 듣기 힘들어요...
노망 나신걸로 치고 싶을 정도로 흑흑
RapidSilver
21/07/15 09:38
수정 아이콘
어린시절 영웅들에 대한 환상이 박살나는게 사실 하루이틀일은 아니었지만
요즘 성룡의 모습은 그 이상의 배신감과 실망감이 들더라구요.
raindraw
21/07/15 09:54
수정 아이콘
반면에 주윤발 따거 같은 진정한 따거도 보이니 쎔쎔으로 치죠?
개인적으로는 주윤발 따거 보다 성룡을 좋아했는데 대실망입니다.
이쥴레이
21/07/15 09:06
수정 아이콘
옛날 데빌메이클라이 1편을 했을때 감동을 받은적이 있었죠. 스타일리쉬 액션이 이런거구나 하고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열심히
했었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재작년 데빌메이클라이5 나왔을때 플레이하면서 재미는 있는데 내손이 콤보를 못할정도로 반응 속도가 하락했구나... 하고 좌절했습니다.
게임이 어려운것도 아니고 클리어도 쉽게 했지만 그 콤보 연계기로 높은 등급 받을려고 하다보니 뭔가 스트레스가 쌓이더군요.
액션 쾌감(?)을 느끼며 재미는 확실히 있었지만 세월에 흐름과 내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액션게임이.. ㅠ_ㅠ
RapidSilver
21/07/15 09:41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액션게임을 쭉 즐기기는 했지만 어릴때는 엄청 잘하려고 노력하고 숙달하는 타입은 아니었고 여러 게임을 최대한 많이 깨려고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데메크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파고들면서 오히려 20대 막바지 30대 초입인 요즘 더욱 손속도나 동체시력이 발달한 느낌이 듭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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