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국가대표 1군, 2군, 3군을 뽑는다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제 순수 정규시즌 퍼포먼스만 곁들인.

예측, 포텐, 가정 이런 건 빼고요.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을 겁니다.

객관성이나 일관성이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라인마다, 팀마다, 경기마다, 픽마다 다 특성이 있고, 그런 특성들을 고려하다보면 당연히 기준은 달라질 수 있죠.

투표자의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만 선정해야 한다면 투표 방식을 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주관들이 모인 공감대를 확인하고, 또 개별적으로는 나와 비슷한 기준의 투표자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뭐 그러는 데에 투표의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올프로 투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의외로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거죠. 

그래서 소제목이 "어떤 [기준]으로 뽑으실 건가요?"가 아니라 "어떤 [마인드]로 뽑으실 건가요?"입니다.

기준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인드가 최소한은 되어야지요.

혹시나 '아몰랑 귀찮아 생기는 것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고 밑져야 본전이기만 한 거 걍 아무나 찍어 이딴 거 왜 하는지' 라는 마인드로 투표에 임한 관계자들은 없기를 바랍니다. 

 

최소한 투표의 근본적인 목적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진지하게 투표에 임하도록 하는 것, 일차적인 책임은 투표의 설계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투표의 취지와 중요성, 무게감을 한지에 궁서체로 적어 두루마리 문서로 관계자들에게 돌린다거나,

설문 내용을 입체적으로 여러 문항 구성하여 다각도로 고민한 후 최종 선택을 하게 한다거나, 

투표에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 희박하거나 픽의 근거를 논리적으로 대지 못할 경우 엄마에게 이른다고 협박을 하거나 뭐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죠. 

특히 잘 보지 않는 해외 팀 선수를 국제경기에서 만나게 될 때, 이 선수가 시즌 퍼스트팀이다 세컨팀이다 하는 것이 팬덤 사이에서 꽤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어 왔습니다. 

당장 저만 해도 해외 리그 나가 있는 한국 선수들이 시즌 올프로 팀에 들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괜히 가슴이 웅장해지고 중량도 조금 더 쳐지고 길바닥에 쓰레기도 줍게 되고 그러더라고요.

이미 자연발생되어 있는 권위를 선정 시행체가 일부러 훼손할 것까지는 없지 않겠습니까. 

좀 진지하게 쓴 글로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프로팀 온라인 대회라도 열면 어떨까요?] 라고 그냥 한 줄로 질게에 올리긴 싫었거든요....;;

기왕에 올프로팀 서드까지 뽑았고, 누가 세컨이네, 누가 퍼스트네, 경기수가 어쩌고 싸울 바에 그냥 한 번 붙어봅시다.

진영 바꿔서 2판씩 풀리그하고 동점 나오면 결정전 한 판 하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요.

어차피 아시안게임 대표도 뽑을 거 아니에요.

그럼 이렇게 각 팀에서 폼 좋은 선수들로 차출해서 합 맞추는 방식도 미리 좀 연습해두고 점검해두면 좋잖아요.

사실 그냥 경기가 보고 싶어서 그런거긴 해요. 

주4일도 감질났는데 이제 결승전 끝나면 뭐 보고 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