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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1/01/13 14:07:52 |
Name |
토루 |
Subject |
[LOL] 재미로 보는 LCK 개막 전 개인적인 팀 별 로스터 감상 및 이런저런 이야기 |
드디어 오늘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던 LCK가 개막하게 되었습니다.
각 팀 별로 로스터가 제출되고 케스파컵을 통해 어느 정도의 전력이 공개되었는데요. 각 팀과 선수들, 그리고 팀에 대해 가지는 인상을 공유하고 개막 이전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흥미를 돋구고자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심도있는 분석글은 아닙니다. 제 티어는 이전 시즌 실버(를 가장한 현 배치고사 브론즈)입니다.
팀 순서는 지극히 주관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2021 스프링 예상 순위입니다.
1 .DWG KIA
칸 체이시
캐니언
쇼메이커
고스트
베릴
명실상부 현 시점 세체팀, 담원입니다. 롤도사가 되어 협곡을 찢어버리던 괴수너구리는 중국으로 떠났습니다만, 월드급에서도 압도적인 격차를 보여준 세체정 캐니언, 포스트 페이커 시대의 쌍두마차 쇼메이커, 인간승리 고스트, 그리고 자신의 시그니쳐 판테온을 배신하고 사랑을 쫒아 레오나에게 우승 스킨을 안겨준 이 시대의 순정남 베릴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2019 한체탑 칸의 국내 귀환 + 꼬마 김정균 감독의 조합도 기대해봄직 합니다. 챌코를 어느 정도 봐왔던 입장에서 2020 챌린저스 코리아 서머를 최종우승한 체이시 선수도 굉장히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머 결승에서 체이시 선수는 어썸 스피어 팀 소속이었고 상대는 진에어 그린윙스의 타나 (여러분이 아시는 그 타나 맞습니다) 였는데, 전방위적으로 꽤나 격차를 내면서 압박한지라 진에어를 응원했던 진붕이 입장에서 소주를 들이마시게 한(...) 주범 중 한 명이었습니다. 어썸 너희들이 이렇게 잘하면 우리 진에어 선수들은 재취업 어떻게 하나....
담원이 2021 스프링의 지배자 중에 한명이 되리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고, 심지어는 대항마로 손 꼽히는 T1이나 젠지라도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 의심되기까지 합니다. 팀합이 올라온 서머에는 가능할지 몰라도 스프링까지는 명실상부 압도적 담원의 독무대가 아닐까요. 담원 게임하는 걸 보면 와 얘네는 뭘 어떻게 하는 거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너무 압도적인 기억들이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이 포스를 꾸준히 유지한 채로 올해도 든든한 롤드컵 컨텐더팀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고된 LCK의 암흑기를 종결지은 담원 버스 승차감 너무 좋아 올해도 롤드컵 우승시켜조
다만 이런 담원에도 불만이 하나 있는데, 선수들 특히 베릴과 캐니언 선수를 돋보이게 할 밈이 별로 없어요(...) 베릴 선수야 프리코네와 오타쿠 이미지 + 강퀴 해설 닮음 등으로 게임 외적인 밈 요소들이 많지만 사실 인게임에서 활약할 때 그런 걸 드립으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고, 김건부 선수도 북극곰 밈이 있지만 공식 중계에서 쵸오오오오오비 하듯이 김 건 북 극 곰 !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보니 뭔가 심심하고 포스도 제대로 안 살고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각성체 + 완전체 + 탑신병자 + 광기 밈을 가진 너구리 선수가 포스트 페이커 수준으로 모든 밈을 빨아들였는데 담원에서 사라져서 더 그런 감도 있고요. 이렇게 된 이상 담원의 똘기를 담당하고 너구리 밈을 보급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담튜브 편집자(밤에노)의 퍼스널 브랜딩 실력을 믿어보겠습니다. 힘내라 담원! 힘내라 밤에노!
+ 기아의 스폰서 합류를 축하합니다. 담원이 롤드컵 한번 더 우승한다면 나중에 연봉 많이 받아서 신차 뽑을 때가 되면 기아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을 엄중히 숙고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2. T1
칸나 제우스
커즈 엘림 오너
페이커 클로저
테디 구마유시
케리아
양대인 + 제파 롤드컵 우승 감독 코치진의 영입, 케리아의 영입, 초초초특급 유망주 제우스의 수혈 등으로 잡음은 조금 있었지만 굉장히 호화로운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절치부심한 T1입니다. 작년 탑 생태계에서 너구리 밑 삼두룡이었던 칸나도 있고, 바텀도 주전경쟁을 본격적으로 할테니까 클라스가 있는 테디와 전면에 나설 구마유시가 기대되기도 하고, Just Faker의 존재 등으로 아무래도 올해 정규시즌에서 담원 다음 가는 성과를 거두지 않겠나 싶은 기대가 큽니다. 10인 로스터 자체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기는 합니다만, 하지만 역시 양파라면 다르지 않을까? 양파라면 여기서 기적을 창출해주지 않을까? 어쩌면 올해에는 정말로 페이커가 다시 한번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롤드컵을 들어올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회로는 제 마음 속에서 열심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언더독 팀을 더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서 페이커 선수의 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리그오브레전드 그 자체를 상징하는 페이커 선수의 마지막 서사를 함께 지켜보고 싶은 마음은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긴 하더라구요. 원래 인생이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왜 다들 우지 선수의 엄청난 팬까지는 아니었지만 신불해님의 우지 글 보면 눈물 나잖아요.
아닌가? 나만 울었나?
이야기가 좀 옆으로 샜는데, 다시 T1 이야기로 돌아오면 압도적인 팬덤의 크기만큼 구설수도 많고 스토브리그에서 이슈도 많고 팬들끼리 치고박고 싸우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옆에서 관전하는 제3자 입장에서는 비시즌 기간을 그래도 사건 구경하면서 재밌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이렇게 아드레날린을 뿜어대는 게 또 스포츠의 맛이기도 하니까요. 아 물론 LS-폴트 문제와 레딧 등지에서 인종차별로 한국 팬들을 전부 Toxic 하다고 몰아가는 기류가 형성되었을 때는 조금 힘들긴 했지만 저는 결과적으로 이정도면 T1측에서 꽤나 애쓴 흔적이 보이는 형태로 일이 마무리되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이 사건을 거치면서 브위포 선수는 정말 멋있었습니다.) 옆집 씨맥 감독을 둘러싼 일처리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사실 트럭 대절로 국내 최정상 감코진 수혈해오고 원론적인 영역에서라도 사과하는 행보를 기업 입장에서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그래도 정말 잘 끝난 일이죠. 이제 시즌도 들어가니까 T1에서 더 구설수도 안 흘러나오고 선수들이 오롯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좋은 성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Gen.G
라스칼
클리드 플로리스
비디디 카리스
룰러
라이프
주전 멤버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다시 한번 대권에 재수하는, 대권 재수생 Gen.G입니다. 룰러 라이프의 스쿼트 300kg은 가볍게 할 것 같은 단단한 하체힘과 압도적인 바텀 파괴력을 기반으로 2019 한체정 클리드, 솔리드한 탑솔러의 정석 라스칼, 그리고 폼은 조금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스프링 떄부터 무력은 건재함을 늘 증명해온 원조 댕겅파 비비디까지. 롤드컵 8강의 고배를 마신 Gen.G는 카리스의 콜업과 플로리스의 영입 정도를 제외하면 주전을 그대로 유지한채로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합니다. 아마 젠지가 정규시즌과 LCK 내부에서 지배자의 지위를 내려놓게 되리라 예상하는 분들은 많이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항상 약자멸시 하나는 제대로 증명해온 팀이었고, 월즈 급에서는 몇가지 약점들이 지적되어오더라도 정규시즌과 LCK 내부에서는 2020 시즌 동안 패왕의 자리를 유지해온 젠지였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2년차가 접어들면서 더 완숙된 팀합과 전략의 폭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이 역할에는 뛰어난 감코진의 역량이 필수라고 생각되어 조금은 불안한 점이 있기는 합니다. 다른 건 다 잘하는 데 수학만 완벽하지 않은 학생 근처에 뛰어난 수학과외 선생님이 없는 느낌이에요. 아... 부모님 애가 충분히 서울대 갈 수 있는데 물론 어렵겠지만 어떻게 잘 한번 과외 선생님 구해서 붙여주시죠 하는 제3자 입장에서의 아쉬움이 들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매물 부족이나 옆그레이드 등의 문제로 쉽지는 않은 일이겠죠.
제 주변에 룰러 선수를 굉장히 좋아하는 팬이 한분 계시는데, 인성도 좋고 팬서비스도 좋고 다른 팬들이 보내는 장문의 응원글에도 성실히 늘 감사하다고 길게 답장해준다고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젠지팬들 중에서 룰러 선수의 롤드컵 2연패와 커리어 상으로나 포스 상으로 역체원에 등극하는 걸 기대하고 있는 팬분들이 많은데, 이 시나리오도 현실이 되면 참 멋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또 작년 한화생명 이후 큐베 선수가 구직난을 겪다가 Gen.G 소속 스트리머로 함께하게 되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복지관련해서도, 선수 생명 관련해서도 많이 신경쓰는 좋은 기업 중에 하나가 Gen.G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미지를 받은 또 다른 팀은 아프리카 프릭스) 앞으로도 꾸준히 이스포츠씬에서 멋지고 신사적인 이미지로 남아줬으면 좋겠습니다.
4. NONGSHIM REDFORCE
리치
피넛 주한
베이
덕담 웨인
켈린
역시넛신, 역시농심. 최고의 영입을 성사시킨 농심입니다. 대체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모르겠지만 피넛 선수를 데려와서 채팅창을 역시농심으로 도배시켜버리는 최고의 성과를 냈습니다. 이것이 농심 프런트의 힘인가? 농런트의 전투력이... 이정도였나!
이세계 페이커 리치 선수와 스프링의 처참한 실패 이후 서머에서의 활약으로 LGD 롤드컵 진출의 빛나는 결과물을 달성해낸 피넛 선수, 그리고 2년차 절치부심해 돌아온 덕담과 당당히 수위급 서포터 인재임에 의문이 없는 켈린 선수까지 탄탄한 로스터를 지닌 팀이 바로 농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쌩 신인인 베이 선수의 경기력에는 어쩔 수 없이 의문점이 붙겠지만, 이정도의 수위급 선수들과 함께 첫 시즌을 보내게된 이상 베이 선수도 성장해나갈 토양은 차고 넘친다고 생각하구요. 우리 탑 리치, 우리 정글 피넛, 우리 서폿 켈린인데 사실 이것보다 좋은 매물을 구하려면 구할 수야 있겠지만 정말 감사한 라인업이죠. 저는 개인적인 예측과 언더독을 사랑하는 사심 조금 섞어서 2021 스프링 농심 4위(정규시즌 말고 최종순위 4위)를 감히 예측해봅니다. 언젠가는 LCK의 구세주가 될 팀일지도 몰라... 오빠!! 이름은 농심이라고 해ㅡ(채소연 톤으로)
인성적으로 구설수가 있었던 베이 선수를 영입하면서 사과문부터 올리고 재발방지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던 것도 참 멋진 행보였다고 생각하고, 팀 다이나믹스 시절 챌린저스 코리아의 마지막 승강전 대표로 올라와서 당당히 농심의 스폰을 받는 금전적으로 안정적인 팀이 되어오는 과정도 다사다난 했고 임팩트가 적을 수 있어도 분명히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저는 챌린저스 코리아를 그래도 챙겨 봐왔는데 팀 다이나믹스가 그 당시 서라벌보다 그다지 잘하지 않았었거든요. 제 부족한 눈에도 힘들 것 같은 면면들이 꽤나 보여서 승격은 힘들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라운 성과를 거두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농심의 적극적인 지원과 리브랜딩 속에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게 된 만큼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좋은 성과 있었으면 합니다.
농런트에 대해서 좋은 말 많이썼는데 이러면 새우깡 보내주시나요. 저희 어머니가 농심새우깡 매운맛을 참 좋아하십니다.
농담 아닙니다.(단호)
5. kt Rolster
도란
보니 블랭크
유칼 도브
하이브리드
쭈스
케스파컵을 통해서 유칼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KT롤스터입니다. KT 팀들이 스토브리그를 지내면서 거물은 도란 밖에 잡지 못하고 그대로 유칼 1년 더 믿어본다는 선택을 한 감코진에 대해서 트럭을 보내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막상 케스파컵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좋은 경기력이 나와서 와, 이정도면 올해 실력으로 충분히 증명할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란 유칼 라인업의 무력, 피지컬을 믿고 판을 만드는 플레이가 핵심일테고, 도란 선수는 명실상부 너구리가 사라진 현재 한체탑에 가장 가까운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서포터인 쭈스 선수는 2020 서머 챌코 우승팀 어썸 스피어 소속 서포터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줘서 믿고 충분히 한 시즌 맏길 만한 인재라고 보구요. 하이브리드 선수도 설해원 프린스(APK 프린스) 소속일 때 펜타킬을 3번이나 달성하는 등 자신만의 플레이가 있는 선수고 보니 블랭크 라인업에서 누가 주전일지는 알기 어렵지만 강동훈 사단이 시스템의 중요성을 역설해온만큼 개인적으로는 KT 아카데미에 있었던 보니 선수가 활약하는 그림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칼 선수는 기억을 되찾아야겠죠. 유칼 선수는 하루 속히 루키 선수에게 빼앗긴 기억을 되찾아와서 재림 예수를 폐위시켰던 그 날의 기억을 다시 한번 증명해낼 필요가 있습니다. 오오 소년이여 빌런이 되어라...
하지만 저는 유칼 선수, 터질 거라고 봅니다. 터질 듯 안 터질 듯 애태우는 선수 많았고 결국 끝내 터지지 않은 선수도 많았지만, 강동훈과 함께하는 이번에는 다르다 이번에는. 한번 리그 최정상급의 수준을 보여준 선수는 이만한 리스펙을 보여줄 충분한 근거가 있고 제반조건을 어떻게 마련하냐에 따라서 충분히 그 역량을 만개할 기회가 오리라고 봅니다. 아직 나이도 적구요(쵸비랑 동갑, 21세) 지금부터 쇼메이커 선수가 2년간 극심한 부진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쇼메이커 선수에 대한 기대를 접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처럼, 포스트 페이커로 주목받았던 유칼 선수가 분명히 다시 기적처럼 회복하는 날은 올 것이다. 올해 스프링은 그 전초전이 되어서 5등을 할 것이다. 이런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습니다. KT는 DRX 시절부터 자신이 만들어온 팀에서 고난의 행군을 견뎠던 강동훈 감독과 구 대퍼팀의 의지를 잇는 유칼 선수의 스토리가 녹아있는 팀이라고 생각하는데, 온전히 이 서사를 증명해내고 감동을 안겨주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6. Hanwha Life Esports
모건 두두
아서 요한
쵸비
데프트
비스타
쵸비-데프트라는 거물 미드 원딜 딜러 라인을 영입하는데 성공한, 스토브리그 또 한명의 승리자 한화생명 이스포츠입니다. 스토브리그가 시작하고 쵸비가 언해피를 띄운 시점부터 모두의 관심은 쵸비에게 쏠렸고, 쵸비 선수가 데프트 선수와 함께 택한 행선지는 밥이 맛있는 걸로 정평이 나있는 백여사님 (한화생명 공식 유튜브에서 쓰는 실제 애칭입니다) 보유국 한화생명이었습니다.
당연히 거물급 미드 원딜에, 케리아에 비견되는 괴물 서포터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경력직 신인(?) 비스타. LPL에서 어느정도의 기량은 충분히 선보이고 LCK에 입성한 모건 선수와 호주 리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아서, 두샤이 두두, 2020 스프링 시즌 어썸 스피어를 먹여살리던 소년 가장 요한까지 내실있게 보강한 알찬 라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S급으로 이미 증명은 차고 넘치게 되어있는 쵸비-데프트의 딜러진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는 만큼 구 DRX가 그랬듯이 나머지 라인의 캐리력과 폼도 함께 성장하는 상승기류를 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스프링 시즌에 과연 명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부호가 붙기는 합니다. 일년 장기농사를 보면 딜러진이 S급인 이상 못해도 중박 이상은 무조건 해주리라는 믿음이 있는데, 비스타 선수는 사실 서포터로서 신인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을 소화하는 것이고 (작년에도 LCK에 뛰어서 신인이 아니긴 한데 원딜로 뛰었으니까요) 탑/정글 라인업에서 증명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산적해 있습니다. 팀합을 맞춰나가면 되는 것이지만 신인/유망주로 불릴 수 있는 선수들을 탑 정글 서폿에서 모두 돌리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몰라도 단기적인 스프링에서는 성적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렇게 해서 유망주 포텐셜을 터트려서 롤드컵 진출을 포함한 일년 농사를 잘 짓는다면 충분히 성과가 될 수 있겠지만요. KT 5위 한화생명 6위를 예측하는 이유는 감독코치진의 역량 차이가 다소 있지 않나 하는 주관적인 견해가 있어서, 선수들의 평균적인 폼을 단기간 내로 끌어올리는데 KT가 한화생명보다 조금 더 비교우위에 설 수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6위까지 포스트시즌이 확대된 만큼, 핫식스라는 별명도 있었던 한화생명이 포스트시즌도 진출하고 거기서도 변수를 만들고 좋은 성과를 그려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데프트 선수의 마지막 해일 수도 있으니까요.
7. Liiv SANDBOX
서밋
크로코 온플릭
페이트
루트 레오
에포트
2020 T1 소속 서포트 에포트 선수의 영입과, 챌코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크로코 선수의 영입으로 조용하지만 확실히 전력보강에 성공해낸 샌드박스입니다. 과거 담원의 승격을 이끌었던 김목경 감독의 선임도 호재일 것이고, 무엇보다 2020서머 동부 최강 미드 동체미 페이트 선수가 든든하게 중심을 지탱해주고 있습니다. 라인전 하나는 클템식 표현으로 힘이 장사인 서밋 선수도 있고, 루트 레오 선수도 남은 원딜 자원 중에서 충분히 현실적인 대안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호재인 것은 Liiv 국민은행의 네이밍 스폰이 들어왔다는 것이겠지요.
저점이 높지만 고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안정성은 좋지만 폭발력에는 의문부호가 있다. 2019~2020 시즌의 샌드박스 게이밍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부분들이고 분명 더 큰 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들임에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T1에 있을 때부터 좋든 싫든 화끈한 플레이로 경기 전체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온 에포트 선수의 영입과, 관계자 피셜로 쫄지 않고 '내가 해낼테니까 들어가자' 를 실전에서 외칠 수 있는 유망주 크로코의 존재는 분명 많은 샌드박스 팬들이 목말라했던 폭발력의 부재를 보완해낼 수 있는 좋은 영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망주의 실력을 키우고 플레이를 다듬는 김목경 감독님의 역량도 신뢰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아주 큰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루트 선수와 레오 선수의 그다지 멀지 않은 역량상의 거리(...)와, 서밋 선수가 2019 시즌의 기억을 되찾지 못하고 다소 헤메는 모습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고, 이러한 점을 근시일 내로 해결하는 것은 어쩌면 쉽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Liiv 국민은행의 스폰도 들어왔고 거대 MCN 샌드박스가 브랜딩 사업을 착실히 진행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을테니 성적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면 큰 인기를 얻고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국민은행이 이스포츠 시청자들의 국민 주거래 은행이 되고 샌드박스 네트워크가 이스포츠 콘텐츠의 절대 강자가 되는 그날까지 롤드컵 우승의 꿈을 함께 꾸었으면 좋겠습니다. 종신 네이밍 스폰 가즈아.
8. Afreeca Freecs
기인
드레드
플라이 케이니
뱅
리헨즈
미국 생활을 거치고 LCK에 컴백한 뱅 선수의 귀환과, 서폿 최대어로 손꼽히던 리헨즈 선수의 영입, 그리고 고점 하나는 증명해온 무력의 정글러 드레드, 말이 필요없는 국대 탑솔 15억의 남자 기인, 판독기라는 별명과 함께 2020시즌 댕겅파 미드 이외의 모든 난적들을 진압해온 토벌대장 플라이까지, 유망주를 긁어보는 경향이 강한 현 LCK 분위기에서 베테랑 선호 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낸 아프리카 프릭스입니다. 드레드 선수도 고점이 높고 플라이 선수도 두말하면 입아픈 베테랑에 매년 중위권은 무조건 가는 미드고, 기인 뱅 리헨즈 선수는 각각의 포지션에서 자신의 역량을 만개한 찬란한 성과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 오브 베테랑입니다.
이렇게 한가닥하는 선수들을 모아둔 아프리카 프릭스인데, 고점이 나올까에 대해서는 어쩌면 근시일 내로는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선 릭비 감독과 리라 코치의 감코진이 신인 감코진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어색함이 없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인물들입니다. 큰 틀에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단기간에 팀합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데 있어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어쩌면 그게 당연한 일입니다. 기인/드레드/플라이의 상체 조합은 작년에도 많이 긁어보았지만 결국 저 조합에 합당한 조각은 드레드보다는 스피릿이었다는 것이 전체적인 경기력 차이로 증명되었다고 보고, 과연 스프링 시즌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드는 지점이 있습니다. 뱅 리헨즈를 기반으로 한 베테랑 바텀 듀오의 경기력도 이제 막 합을 맞춰보는 것이니만큼 생각한 것만큼은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는 지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케스파컵에서의 경기력을 보면서 으라차차 무력쇼가 나오지 않는 이상 스프링 내로 이 팀합을 정리해내는 일이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고, 일년 농사는 몰라도 단기간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프리카 프릭스를 8위로 두었습니다.
다만 아프리카 프릭스가 분명히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었고 한체, 아니 세체 수준에서 경쟁하던 전력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한 기우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평균적으로 어느 스포츠나 팀합의 화학적 결합은 다수의 팀게임 경력이 있는 베테랑들이 신인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스프링에 아프리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분명히 있습니다. 또 아프리카 프릭스의 레전드라고 불리는데 어색함이 없는 스피릿 선수가 아카데미 코치를 맡으면서 양적으로, 질적으로, 인게임적으로도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여러면에서 존재할테니 그런 노하우들이 잘 이어져내려오고 역량으로 촘촘히 엮어낼 수 있다면 분명히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프릭스가 리그오브레전드를 포함한 이스포츠 씬에 공헌하고 있는 부분이 참 많고, 서수길 대표가 스피릿 선수를 어부바 하는 등 참 의미있고 기억에 남을만한 퍼포먼스를 챙겨준 기억이 많이 남아있어 애착이 많이가는 팀 중 하나입니다. 좋은 성과로 증명해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9. Fredit BRION
호야
엄티 치프레인
라바
헤나
딜라이트
신생팀, 프레딧 브리온입니다. 젠지의 롤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최우범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팀이며, 신인 위주로 처음부터 밑바닥에서 대들보를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리핀에 영입되어 경기를 치렀던 호야 선수는 2020 초반의 표식 선수의 임팩트처럼 챌린저스 코리아에서도 그리핀 소속으로 눈에 띄는 플레이를 많이 보여줘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지켜보고 있는 선수입니다. 엄티 선수는 2020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진에어에서 열심히 했는데 2020 스프링 챌린저스 코리아에서는 7등하고 챌린저스 승강전으로 보낸 범인(...) 의혹을 받고있지만 그래도 2021 시즌 챌코에서는 명실상부 챌체정이었고 (정규시즌 1위) 무엇보다 진에어맨이니까 항상 애정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라바 선수는 한화생명이스포츠에서 여러차례 포지션 변경을 겪은 다사다난한 선수생활 끝에 프레딧 브리온의 주전 미드로 복귀했습니다. 헤나와 딜라이트 선수도 챌린저스 코리아와 아카데미 생활을 겪은 신인 유망주에 속하는 선수들입니다.
LCK의 높은 장벽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미는 프레딧 브리온은 아예 처음부터 인프라, 팬 유치, 팀합 구축, 실력 상승 등을 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당면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생팀이 좋은 감독과 인적 자원을 가지고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서는 현실적인 한계 앞에서 험난한 방향으로 이어나가곤 합니다. LCK 프랜차이즈 선발 과정에 제가 사랑하는 진에어(...)를 꺾고 올라간 것이 사뭇 밉기는 하지만 새롭게 도전하는 팀의 앞날에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진을 계승하겠다는 구호와 함께 정신적 후계자를 자처한 만큼 그에 걸맞는 감동을 주는 운영과 서사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이스포츠 저변을 확대시키는데 기여하며 리그 내적으로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거두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엄마가 원래 신입생은 박수쳐주는 거랬어요!
10. DRX
킹겐 디스트로이
표식
솔카
바오
레베카
우여곡절이 많은 스토브리그를 보낸 DRX입니다. 성대한 활약으로 팬들의 무수한 애정을 받았던 쵸비와 데프트, 케리아와 도란이라는 1군 주전들이 FA 절차에 따라 내부 이슈로 이탈했고, 그리핀과 DRX을 잇는 소년만화의 주인공 김대호 감독은 그리핀 사건의 여파로 인해 징계 조치를 받고 감독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남은 자리를 T1과 젠지의 뒤를 잇는 3대 아카데미팜이라는 말을 듣던 DRX 자체 아카데미 팜에서 보충해냈지만, 한명 한명이 세계레벨이었던 작년의 그림자를 채우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많습니다. 그러나 경기 외적으로 현재 T1의 생태계를 만들고 브랜드를 이끌어낸 최병훈 감독을 단장으로 선임하고 여러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쏭 감독대행을 영입하는 등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소년가장 표식, KT와 LPL에서 리그를 경험한 킹겐 선수 정도를 제외하면 솔카 바오 레베카 선수는 신인이라 호칭하기에 어색함이 없는 선수들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자신의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스타플레이어들도 언제나 신인이었던 시절이 있고, 또 김대호 감독 대행을 비롯해서 인재를 키워내는데는 출중한 인력들이 잘 배치되어있는 것이 DRX이니 많은 출전 기회와 실전 경험을 토대로 스프링 시즌만이 아니라 더 넓게보고 차근차근 진행해나간다면 분명히 그리핀이나 담원 같은 소년만화 팀에 못지 않은 긍정적인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목에 폭탄목걸이가 걸려있는 상태에서 DRX가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을 것 같냐고 한다면 어렵다고 말하겠지만(...) 언제나 어느 팀이나 성장의 시간은 필요한 법이니까요. 스프링 시간을 발판 삼아서 더 단단하고 내실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시 이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DRX가 되었으면 합니다.
신년을 맞아 새롭게 진행되는 LCK, 여러가지 스토리가 있고 각자 나름의 준비 과정을 열심히 거친 멋진 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심의 매운 새우깡을 기다리겠습니다.
PGR러분들도 다함께 다들 재밌게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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