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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24 17:11:44
Name 류지나
Subject [기타] 올드월드의 종말 - 보충 이야기 2.


-4500 ~

잇차 공방전(https://namu.wiki/w/%EB%A6%AC%EC%9E%90%EB%93%9C%EB%A7%A8(Warhammer)#s-8.4)


리자드맨의 외곽도시들은 하나 둘 씩 무너져갔으며, 도시들이 무너지면 무너질수록 리자드맨이 구축한 대지연결망의 힘도 약해져갔습니다.
마침내 리자드맨들이 최초로 세운 도시인 잇차를 두고 공방전이 벌어지는데, 이 공방전은 무려 4세기동안 벌어졌다고 전해집니다.
기나긴 공방전의 시간, 잇차를 책임진 것은 1세대 슬란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위대한 슬란이었던 크로악이었습니다.

크로악은 도시 전체를 감싸는 에너지 방어막을 펼치고, 이 방어막에 닿는 카오스의 악마들을 모조리 산화시키며 잇차를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기나긴 공방전으로 쌓이는 피로와 에너지의 고갈, 무너진 대지연결망으로 인한 피해 등으로 이 방어막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지경에 이르르게 됩니다.

결국 크로악은 이 소모전의 끝이 멸망임을 직감하고 방어막을 외곽쪽으로 폭발시키면서 잇차를 포위한 수십만의 악마떼를 산화시켜버립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을 모르고 카오스가 줄지어 잇차를 공략하였고 잇차는 피비린내나는 공성전을 시작합니다.

휘하의 스킹크, 사우루스, 크록시거들이 카오스와 혈투를 벌이는 동안, 크로악은 일생 일대의 대마법을 준비하기 위해서 높이 쌓은 피라미드 위로 올라가 정좌하여 명상하면서 에너지를 끌어모으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군주가 명상을 끝나기 전까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충실한 템플 가드들 몇 명만이 크로악을 호위하고 있었습니다.

크로악에게서 심상찮은 기운을 느낀 카오스의 악마들이 발악하며 일제히 크로악을 죽이려고 몰려들었고, 크로악을 수호하는 템플 가드들은 최후의 최후까지 버티다가 몰살당합니다. 그들의 분투가 헛되이 끝나기 직전, 크로악이 눈을 떴으며 곧 크로악 주변에 어마어마한 마법 폭풍이 일어나더니 잇차 주변의 모든 카오스 악마들을 분쇄하기 시작합니다. 그 광경은 과장없이, 신의 역사였으며, 하늘에서는 무수한 운석들이 떨어지면서 악마들을 폭사시켰고, 넘치는 마력으로 인해 시간마저 조종당하고 있을 지경이었습니다. 수백만의 악마들은 그렇게 일제히 갈려나가버립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카오스의 신들이 크게 분노하여 자신들이 추린 12명의 챔피언, 블러드써스터를 출동시켜 크로악을 저지하려고 합니다. 크로악의 마력 폭풍을 뚫고 이들 피에 젖은 전사들은 크로악에게 당도하여 일제히 들고 있던 무기로 완전히 무방비한 상태인 크로악을 조각조각 내서 죽입니다.

그러나 위대한 크로악의 정신은 육체가 죽음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대마법을 완성시킵니다. 잇차 주변에 몰려와있던 모든 카오스의 악마들을 송두리째 파멸시키는 대마법이 발동되었고, 대마법의 빛이 사라지자 남아있는 카오스의 악마들은 단 한마리도 없었습니다. 크로악의 희생으로 잇차는 구원받은 것입니다.



[케인의 검을 뽑은 아에나리온과 그레이트 볼택스]


한편, 에버퀸과 결혼한 아에나리온은 아슈리안의 화신답게 보이는 카오스를 쓸어버리며 분전하고 있었으나 카오스의 물량에 짜부라지는 것은 리자드맨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에나리온의 절친한 친구이자, 엘프 중 가장 위대한 마법사이며 피닉스킹의 부관이었던 '칼레도르 드래곤테이머'가 아에나리온에게 한가지 전략을 제안합니다.

칼레도르의 주장은, 이대로 소모전을 펼치면 끝은 필멸이니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엘프들 중 가장 뛰어난 마법사들을 모아서, 그들이 힘을 합쳐 거대한 회오리(그레이트 볼택스)를 만들고, 이 회오리가 카오스의 기운을 빨아들여 공허 세계로 추방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성공만 한다면 카오스의 악마들이 현세에 구현할 힘을 잃고, 카오스의 침공을 저지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에나리온은 자칫 실패했다가는 그대로 엘프들의 역사를 끝장낼 그 장대한 계획에 동의하지 않았고, 절친했던 아에나리온과 칼레도르의 사이는 갈라지게 됩니다. 칼레도르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떠나버렸고, 친구이자 부관을 잃어버린 충격에 빠져있던 아에나리온은 이내 더 큰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는데,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이 거주하던 아벨로른의 궁정이 카오스에게 습격당해 전멸했다는 것입니다.

에버퀸 아스타리엘은 사망하고, 딸 이브레인, 아들 모랄레온은 행방불명이라는 소식을 접하자 아에나리온은 이성을 잃고 맙니다. 그는 급히 케인의 신전에 가서 케인의 검을 뽑으려고 시도하였습니다.

케인은 엘프들이 모시는 만신전의 수많은 신들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엘프들은 케인을 경배하지 않습니다. 케인은 전쟁과 살육에 미친 신으로, 자신의 챔피언에게 어마어마한 힘을 부여하는 것도 사실이나, 케인의 검을 뽑는 모든 사람은 살육에 미치게 됩니다. 사실상 케인은 카오스 신의 오염과 다를바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당연히 아에나리온 주변의 모든 엘프들은 아에나리온을 저지하려고 안간힘을 다했으나, 이 모든 방해를 무시하고 아에나리온은 케인의 검을 뽑게 됩니다.

케인의 검을 뽑자 아에나리온은 기존의 아슈리안의 화신에 이어 케인의 화신으로 두 신의 화신이 동시에 축복을 주는, 전례가 없는 강력한 전사가 됩니다. 그러나 케인의 검의 저주로 인해 케인은 반쯤 돌아버리는데, 머릿속으로는 계속 살육을 이야기하는 케인의 검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도 그는 피닉스킹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모라시'라고 불리는 엘프 여인이 접근해왔으며 모라시는 뛰어난 마법사이자 약재술사로 자신이 만든 마법약으로 아에나리온의 고통을 경감시켜주었고, 둘은 결혼하게 됩니다.


아에나리온은 카오스의 재침공에 맞서 싸우면서도, 온통 모든 세상이 회색빛으로 보이고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무기질적인 엘프가 되어버립니다. 그런 그가 정신이 드는 것은 모라시와의 혼인을 통해 낳은 자신의 아들 '말레키스'를 돌볼때 뿐. 그렇게 잠깐 정신을 차릴 때마다 엘프의 위대한 정신력을 총동원하여 왕다운 책무를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에나리온은 후처인 모라시에게는 사랑을 느끼지 못했으나, 모라시의 아에나리온에 대한 사랑은 진실한 것이었고 이 가족애가 아에나리온을 지탱해주게 됩니다.


얼마 뒤, 아에나리온의 곁을 떠난 칼레도르가 독자적으로 '망자의 섬'이라는 곳에서 그레이트 볼텍스의 의식을 거행하였고, 낌새를 알아차린 카오스의 악마들이 일제히 망자의 섬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비록 안좋게 헤어진 사이였으나 친구이자 엘프의 장래를 걱정하는 위대한 마법사를 그대로 버려둘 수는 없는 법. 오래동안 함께 싸워온 전우인 용 인드라우그니르를 타고 출진할 준비를 합니다.

예언가 능력도 있었던 모라시는 아에나리온의 죽음을 직감하고 필사적으로 유혹하고 호소했으나, 최후를 직감한 아에나리온은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전의 위대함을 되찾은 상태였습니다. 모라시의 필사적인 호소를 무시하고 아에나리온은 자신이 죽을 전장을 향해 날아갑니다.



망자의 섬 상공은 수십만의 악마로 드글거리는 상황이었고, 의식을 유지하기 위한 엘프들은 필사적으로 방어중이었습니다. 그 순간 들이닥친 아에나리온은 주변에 보이는 모든 카오스를 도륙했습니다. 두 신의 화신의 강력함이 어찌나 대단했던지 카오스의 악마들조차 아에나리온을 맞닥드린순간 공포에 휩싸여야 했습니다.

그 순간 하늘이 갈라지며 아에나리온 앞에 카오스 신의 챔피언이 등장했습니다. 젠취가 직접 축복을 내린 데몬로드 카이로스 페이트위버가 아에나리온의 첫번째 도전자였습니다. 각종 마법을 쏘아대는 카이로스를 상대하며 카이로스의 발톱이 아에나리온의 가슴을 뚫었으나 그 순간 아에나리온이 휘두른 칼에 의해 카이로스의 머리가 두 조각나며 카오스 렐름으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두번째 도전자는 슬라네쉬의 챔피언인 느카리였고, 이들은 이미 한번 구면으로 상대하여 느카리가 패배한 적이 있었습니다. 패배의 원한을 갚고자 느카리가 나선 것이었고 혈투끝에 느카리의 집게가 아에나리온의 갈비뼈들을 으스러뜨립니다. 그러나 아에나리온은 다시 고통을 참으며 느카리의 몸통에서 심장을 도려내 터트려버리며 다시금 승리를 거둡니다.

세번째 상대는 너글의 챔피언인 쓰로틀 걸글스퓨였습니다. 쓰로틀은 이미 두 명의 카오스 챔피언을 쓰러뜨린 아에나리온에게 경의를 표하며 결투에 임합니다. 쓰로틀은 부상으로 비틀거리는 아에나리온에게 시종일관 우세를 점했으며 자신의 위액과 담즙을 아에나리온에게 씌워 부상을 악화시킴과 동시에 아에나리온이 고통에 몸부림치게 만듭니다. 아에나리온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아에나리온의 가장 충실한 친구이자 전우였던 용 인드라우그니르가 여지껏 그 어떤 생물도 볼 수 없었던 어마어마한 고룡의 아우라를 펼치며 브레스로 쓰로틀을 불태워버리고 조각을 발톱으로 조각내버리며 쓰로틀에게 승리를 거둡니다. 바로 그 순간...


인드라우그니르가 옆구리에 강력한 일격을 맞고 아에나리온과 함께 지상으로 나동그라집니다. 마지막 카오스 신 코른의 챔피언 하그림 드레드액스의 기습이었습니다. 다 죽어가는 아에나리온과 인드라우그니르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는 하그림. 그러나 최후의 최후까지 아에나리온은 힘을 짜냈으며, 자신의 몸을 도외시한 아에나리온의 일격에 하그림이 두조각으로 갈라지며 모든 카오스 신의 챔피언들을 물리치며 망자의 섬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아에나리온이 하그림에게 승리를 거둔 바로 그 순간, 칼레도르의 그레이트 볼택스 의식이 완성되었고, 수천년동안 올드 월드를 침략해오던 카오스의 악마들은 그레이트 볼택스가 카오스의 기운을 빨아들여 내뱉음으로서 모조리 물질세계에서 쫒겨나 자신들의 왕국(카오스 렐름)으로 사출당하게 됩니다. 마침내 올드 월드가 카오스의 침략에 맞서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그레이트 볼택스의 완성에는 대지연결망으로 지켜보던 슬란들의 지원또한 있었습니다만 엘프들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승리를 거뒀으나 아에나리온은 곧 죽을 운명. 그는 마지막까지 남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신과 마찬가지로 만신창이인 인드라우그니를 타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향할 곳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케인의 검이 최후까지도 -엘프들을 모조리 멸절하고 살육하자- 속삭이던 유혹을 떨쳐내고 케인의 검을 제자리에 반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힘으로 자신을 케인의 신전으로 태워주고 사망한 인드라우그니르 옆에서 아에나리온 역시 힘이 다되어 숨을 거둡니다.




리자드맨과 엘프의 활약에 힘입어 세계는 카오스의 위협에서 벗어났습니다.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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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4 18:14
수정 아이콘
방대한 세계관은 언제나 두근거리게하는 맛이 있네요
20/11/24 18:25
수정 아이콘
디시인사이드 블랙라이브러리 마이너 갤러리에서 크로악이랑 40k의 마그누스랑 누구 마법이 더 쎄냐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압도적인 의견이

'어디 마그누스 따위를 크로악에 비비냐?' 라는 것이였습니다. 이 글을 보니 역시 워해머 세계관(40제외) 최강자....
고거슨
20/11/24 19:19
수정 아이콘
리자드맨 너무 멋있어요.ㅜㅜ
공탄공(공룡에 탄 공룡)만 해도 기절하겠는데
종족 전체가 언성히어로ㅠㅠ
세인트
20/11/25 17:34
수정 아이콘
으 다음편 기다리다가 일하느라 이제서야 봤네요 손에 잡힐듯한 설명 고맙습니다!!
워해머 세계관 이야기는 아예 모르다가 두 분의 글로서 접하는 워린이이지만 크로악과 아에나리온 둘은 정말 대단하군요.
거기다 아에나리온은 결국 마지막에 저 지경이 되어서도 결국 폭주하지 않고 검을 다시 반환하기까지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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