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퍽즈 이적설 관련 글을 올렸었는데 조금 보강할 소식들도 있었고 흥미로운 면이 있어 새로 글을 올립니다.
링크의 영상 'Will complications at the NBA impact Perkz to NA?' - Travis Gafford 내용을 옮기고, 알려진 다른 정보들과 간단한 사견을 조금 덧붙였습니다.
LCS에는 NBA 자본의 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팀이 네 팀 있습니다. 디그니타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CLG (뉴욕 닉스/매디슨 스퀘어가든 컴퍼니), 플라이퀘스트 (밀워키 벅스), 골든 가디언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불행하게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NBA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면서 이 LCS 구단들에게도 그 충격파가 닥쳤습니다. 실제로 위의 네 팀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지출 규모를 전보다 줄이게 될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NBA로부터의 여파가 퍽즈의 북미행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퍽즈의 이적료로 거론되는 금액은 이미 알려진 대로 500만 달러. 가장 영입에 근접했다던 C9 입장에서도 지불하기를 꺼린 액수입니다.
하지만 그 금액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C9의 선수를 팔아 이적료로 그 금액을 충당하는 것입니다. 이미 리코리스와 니스키가 팀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고, 이 두 선수의 이적료를 마련해 더한다면 C9 입장에서는 부담이 훨씬 줄어들겠죠.
리코리스는 북미 로컬 선수 중에서는 명실상부 최고의 매물 중 한 명이고 당연히 책정된 가치가 높았습니다.
제이콥 울프에 따르면 리코리스 영입에 가장 앞섰던 팀은 골든 가디언스이며, 175만 달러의 이적료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큰 액수를 제의했던 팀이 플라이퀘스트이고, 150만 달러의 이적료를 제시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두 팀이 모두 NBA 자본에 얽혀있는 구단들이죠.
결국 두 팀 모두 '예산상의 문제'로 리코리스 영입 경쟁에서 철수했습니다. 트래비스 가포드의 소스에 따르면 이 예산상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두 팀의 물주인 NBA 자본의 수익성 악화에 큰 악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리코리스의 이적으로 최대 200만 달러에 가까운 이적료까지 생각했던 C9의 계획은 무너졌습니다. 가장 앞섰던 두 경쟁자가 시장에서 퇴장하면서, 현재 리코리스의 예상 이적료는 1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편 니스키의 경우는 북미에서 별다른 영입 경쟁이 없다고 하며, (오히려 유럽 리턴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로컬인 것과 로컬이 아닌 것은 LCS 이적시장에서 천지차이인만큼 C9이 니스키 이적료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C9이 선수 이적으로부터 충당할 수 있는 현금이 크게 줄어들면서, '퍽즈는 C9으로 갈거라' 호언장담하던 기존의 예상도 흔들리는 단계라고 합니다. 여전히 굳이 따지자면 C9 쪽이 가장 가능성이 높겠지만, 이전만큼 확신할 수 없고 변수가 커진 상황. 트래비스 가포드는 며칠전 퍽즈의 C9행 확률이 '90%' 라고 장담하던 관계자의 이야기를 전했었지만, 리코리스 이적이 난항에 빠지면서 지금은 다소 회의적인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한편으로는 또 다른 방향의 나비효과로, 경쟁자들이 나가떨어지고 리코리스의 이적료가 쭉 떨어지면서 새로운 로컬 탑 라이너를 보강하고자 하던 TSM 측에는 상당히 큰 호재가 되었습니다.
TSM은 이미 POE 영입에 성공했고, 또 다른 플라이퀘스트 선수인 이그나도 TSM으로 향할 것이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만약 이적료가 낮아진 틈을 타 성공적으로 리코리스 영입까지 성공한다면 TSM은 비역슨의 은퇴 공백을 꽤 훌륭하게 채우고 새 시즌의 로스터를 꾸릴수 있게 됩니다. 나비효과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는 팀이죠.
아무튼, 궁극적으로 C9이 퍽즈를 영입할 이적료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퍽즈가 NA로 향할 확률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C9 외의 북미 행선지라고 해봤자 100 씨브즈와 이블 지니어스 정도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 팀들이 퍽즈를 마음을 채우기는 많이 부족하죠.
이렇게 되면 G2 측에서 요구하는 이적료의 수준도 점차적으로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영입 경쟁에서 밀려났던 유럽 팀들에게도 실낱같은 기회가 다시 생기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북미행 확률이 더 높다라고 봐야겠지만요.
그나마 유럽 팀들 중 퍽즈의 행선지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팀은 바이탈리티입니다. 실제로 알파리 + 퍽즈를 모두 영입하면서 슈퍼팀을 꾸릴 웅장한 계획도 가졌던 팀이라는 비하인드 소식도 이미 나왔었죠. 기본적인 자금 여유는 있는 팀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바이탈리티의 슈젠더, 콤프, 라브로브같은 선수들이 (아직 1부리그에서 성과는 딱히 없지만) 해당 포지션 유럽 최고 수준의 유망주들로 인정받는 선수들이라 유망주 군단을 이끄는 퍽즈의 모습을 만약 볼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 재밌기는 할 것 같습니다.
여전히, 이상적으로는 퍽즈의 프나틱 행이 선수와 팬들에게는 최선의 방향이긴 합니다. 심지어 다수의 G2 팬들조차도 퍽즈의 프나틱 행에 대해서 오히려 반기는 입장이죠. (퍽즈는 구단의 레전드이고, 무엇이든 퍽즈가 원하는 방향으로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팬들이 많으니) 그러나 오셀롯이 프나틱 이적만큼은 허락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과연 철회할지는 의문입니다.
프나틱의 새 미드라이너 후보로는 니스키, 리더, 페비벤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LEC 타이틀을 경쟁하는 정도라면 몰라도 국제무대 성과를 위해서는 명백히 세 후보 모두 턱없이 부족한 상황. 아마 G2 프런트의 완강함과는 무관하게 프나틱 쪽에서도 퍽즈 영입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는 않을것 같은데.. 오셀롯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결코 쉽진 않겠죠.
퍽즈의 이적이 워낙 큰 건이다 보니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퍽즈의 구단과 오셀롯에 대한 불만 내지는 불화설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오셀롯이 해당 내용은 일단 부인했습니다. '지금은 이적 상황을 다 말할 수 없지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때까지 여러 루머들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다려달라' 는 입장. 뭐 말 그대로 내부적인 사정을 저희가 다 알수는 없긴 하니..
쉽게 결론이 나지 않고 꽤 길게 끌릴 이적협상이 될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이적시장의 개장까지는 이제 5일 남짓의 시간이 남았습니다.